그것만 내려 놓으라
지명 스님 지음 / 조계종출판사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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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행복해 지기 위해서 오늘을 산다. 요즘은 잘 먹고 잘 사는 것이 현대인의 생활 중심에 있다. 소위 웰빙의 시대를 지나 로하스의 시대로 접어들었음을 의미한다. 그러다 보니 괜스레 소유와 집착에 끊임없는 관심을 쏟게 한다. 새삼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건만 팍팍하고 성마른 삶을 살아가는 우리의 자화상이 못내 아쉽기만 하다. 이렇듯 바쁜 삶에 허덕이는 우리에게 지명스님의 좋은 글귀가 흐려진 눈과 마음을 사로잡는다.




다소 관념적이고 철학적이기는 하나 마음이 절로 환해지는 고마운 글이다. 종교적 색채가 있어 다분히 성급한 편견을 시각을 가질 수도 있을지 모르겠으나 누구나 읽어도 공감하고 교감하게 만드는 우리네 산천의 자애로운 모습을 닮았다. 선문답으로 일관하는 불교색채를 배제하고 스님의 오랜 수행을 통해 얻어진 깨달음의 통찰과 우리네 삶에 파고든 오욕칠정을 바탕으로 적절히 버무려 예시함으로써 무게감을 가볍게 한다.




스님은 이 책을 통해 불교의 진리가 그저 현학적이고 형이상학적인 것이 아닌 현실 속 깊숙이 들어 와 대중과 함께 호흡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이를 통해 우리는 평상심을 얻을 수 있고 그로부터 더 가질려 하는 욕정에서 보다 자유로워지는 진정한 삶의 행복을 얻게 되지 않을까 한다.  




지금 우리 사회는 많은 문제점을 안고 살아간다. 문화재 전소, 패륜적인 끔찍한 사건들, 중국산 음식물 파동, 경제 불안. 연일 신문을 장식하는 헤드라인은 무겁고 답답하기만 하다. 이러한 불행한 사건들의 단초가 되는 것을 보면 나를 내세우는 것 "잘난 체"에서 비롯된다 한다. 순간의 잘못된 판단이 그릇된 결과를 낳고 혼란과 슬픔에 빠지게 한다.




어떻게 하면 우리가 집착으로부터 자유로워 질 수 있으며 그 무거운 짐을 내려놓을 수 있을까? 스님은 자신의 존재를 그대로 받아들이고 우주의 모든 질서가 예외 없이 공평하다는 것, 즉 성주괴공을 유념하라 말한다. 또한 모든 갈등이 마음먹기에 따라 달라지는 것에 있어 인식하기 나름인 일체유심조임을 일갈하며 나눔을 실천하고 소유의 본질이 본시 임시 보관처임을 설파한다.




스님의 잠언서를 통해서 우리는 많은 것을 돌아보고 행복의 참의미가 무엇인지에 대하여 생각하는 시간을 제공받으리라 본다. 남의 눈을 의식하여 끊어 넘치는 것도 잊은 채 그저 제 배불리는 것에만 집착하는 탐욕을 경계하게 되고 게으름으로부터 나를 돌보는 여유를 갖게 한다.




이렇듯 바쁘고 어지러운 이 시대에 곁에 두고 짬짬이 읽으면 머리끝까지 명징하게 만들어 주고 정신을 개운하게 하여 줄 좋은 가르침이 될 것이기에 누구나 한번쯤 읽어야 할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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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년 동안의 과부 2
존 어빙 지음, 임재서 옮김 / 사피엔스21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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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미루어 놓은 숙제를 끝마친 기분이다. 두께에서 가져오는 심리적 압박보다 내용에서 주는 현란한 심리적 변화의 무게감으로부터의 해방이 오히려 더 홀가분하게 한다. 저자는 무엇인가를 말할 듯 말 듯 자신만의 일정한 심리적 마지노선을 그어 놓고 그 범주를 넘지 않으려 무던히 애를 쓰며 어느 샌가 홀연 달아나 버린다. 또한 눈에 띄게 도드라지는 작중인물들의 심리적 묘사가 한 순간도 방심할 수 없게 하여 옴짝달싹 못하게 만들며 그가 만들어 낸 상상속의 세계로 고스란히 빠져 들게 한다.

 

현재를 바라보고 있으나 어느 사이엔가 과거를 회상하며 등장인물이 겪어 온 삶의 무게와 질곡을 그려 내고 있다. 지속적으로 피드백 되는 등장인물의 심리묘사는 그들과 주변 인물들과의 관계에서 형성되고 이어 진 관계가 현재에도 과거에도 그림자처럼 따라 다녀 무수한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전지적 작가 시점에 대한 철저한 지배가 존 어빙의 특유의 매력이 아닐까 한다. 시리도록 차가울 만큼 내면 깊숙이 파고들어 독자의 흐려진 판단을 여지없이 차단시켜 버리며 궤도를 벗어나지 않는 계산된 결론에 이르도록 재촉한다.


불의의 사고로 멋지게 성장한 두 아이들을 잃은 부부가 겪게 되는 심리적 갈등에서부터 이야기는 전개된다. 사고의 여파로 지독스러운 우울증에 빠져 현실감마저 잃게 되어 버린 아내 메리엄과 편집광적인 성도착 증세를 보이며 방탕한 생활로 일관하는 동화작가 남편 테드를 중심으로 이러한 부모로부터 온전한 애정을 받지 못하고 오빠들의 과거에 사로잡혀 자신을 잃어 가는 4살짜리 꼬마 루스 홀의 불안한 관계 속에 의도된 16살 소년 에드가 끼어들게 된다. 1958년 여름 이들이 겪은 이야기가 32년 후 미래의 그들이 받아들일 모습까지 치밀한 연결고리로 얽혀 전개되며 그 두터움이 놀랍기만 하다.

16살 소년 에드와 39살 여인 메리엄과의 예정된 미완의 관계는 에드의 삶에 엄청난 반향을 일으키게 되고 결국 여성에 대한 불완전한 시각을 견지한 어눌한 삶을 살아가게 된다. 더 이상 사회 통념의 사랑의 관습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연상의 여인에게서만 연민의 감정을 느끼게 되며 그로부터 허무하고 고독한 인생의 굴레에 빠져 헤어나질 못하게 한다.

한편 4살 소녀 루스는 어머니의 갑작스러운 부재로 인하여 발생한 기능적 애정결여로 인해 마음속 깊숙이 억눌린 원망과 그리움이 성공한 작가가 되어서도 이분법적인 캐릭터를 형성하게 만들며 아버지 테드와의 애증으로 점철된 불안한 심리관계 속에서 일종의 강박관념에 사로잡히게 된다.

무엇을 말하고자 하였을까? 가슴이 답답할 만큼 짓누르는 무게에 읽는 내내 호흡이 가빠온다. 잠시도 상념에 빠질 시간적 여유를 주지 않는다. 저자의 익숙하지 않은 전개 방식이 어지러움에 울렁증까지 유발한다.

그러나 방대하게 뿌려 놓은 등장인물들의 기억의 편린과 내재된 감정을 끼어 맞추다 보면 서서히 드러나는 연결고리를 발견하게 된다. 그로 인하여 과거와 현재를 연결시켜 회상하며 공간적 영역을 무시하게 만드는 등장인물에 대한 심리적 묘사는 종국에는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반추하게 만든다.

 

이야기는 중반을 넘어 극적효과를 부각시키는 새로운 인물인 해나, 앨런, 하리의 등장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되며 저자가 엮어 놓은 정밀한 부비트랩이 연쇄적으로 터지며 칠흑 같은 어둠이 걷히고 앞이 환해지는 순간을 맞이하게 된다.

루스는 종국에 가서 야 앨런을 잃은 아픔을 하리를 통해 치유하게 되고 오랫동안 자신을 괴롭힌 강박관념에서 빠져 나와 진정한 사랑을 얻게 되며 충만한 삶을 되찾게 된다. 에디 또한 자신의 동정을 바친 메리엄과 극적인 회후를 하게 되며 과거를 뛰어 넘어 영원불멸한 사랑의 완성이 무엇인지를 보여준다.

작가의 상상력을 끝은 어디일까? 읽는 내내 튼튼한 플롯 전개로 인하여 작품 속 또 다른 이야기와의 연관관계가 이토록 치밀할 수 있음에 고개를 주억거리게 만든다. 저자는 스스로를 이야기를 만드는 목수라고 일컫는 데에 아무런 의심할 여지가 없음은 이 작품으로 모든 것을 말해 주리라. 현란한 리얼리즘이 무엇인지 느끼고 싶다면 일독하기를 권한다. 후회하지 않을 값진 시간을 선사해 줄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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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한살의 프라하
박아름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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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하는 미디어의 강력한 영향아래 살아가는 이유인지 모르겠으나 텔레비전 드라마로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프라하의 연인을 통해 새로운 여행지로 각광받기 시작했다. 그런 어설픈 이유가 이 책을 선택하는 것에 대한 결정적인 판단으로 작용한다는 것에는 설득력이 떨어지기는 하겠으나 일반적인 여행이야기와는 차별화 되어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21살 소녀의 프라하 정복기는 핑크빛 내음 가득한 가볍고 경쾌한 신선함이 그 속에 묻어 있기 때문일 게다.


이 책은 비주얼적인 면을 강조하여 소녀가 오랜 프라하 생활 속에 터득한 나름의 여행지를 사진을 곁들여 꼼꼼한 설명과 함께 게재하여 여행 가이드를 해 주는 역할을 톡톡히 하며 그로 하여금 독자들의 눈을 단연 사로잡게 한다.

여기에 또래의 젊은이들이 가질 법한 의문과 선호하는 취향을 골고루 분석하여 알차고 옹골진 정보만을 취합하여 선별적으로 담고 있다. 직접 그린 프라하의 시가지 지도를 통해 볼거리, 즐길거리, 교통정보, 먹거리 등을 세세하게 일러 주어 여행에서 오는 불편함을 상당부분 제거 시켜주게 한다. 개성 넘치는 소녀의 여행 지도를 통해 아마도 프라하를 여행하는 사람이라면 크나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그렇다고 이 책이 여행 도움서의 기능만으로 그치지는 않는다. 온실 속에 화초처럼 곱게 만 자란 자존심 강한 여린 소녀가 인생의 참 의미를 발견하게 되는 제법 흥미 있는 이야기도 덧붙여 놓았다. 비록 일정부분 미흡한 면이 눈에 뜨이는 게 사실이나 인생을 배워 나가는 감수성 풍부한 소녀의 감정을 그대로 담았기에 읽는 재미를 배가시켜 준다.

말 설고 낯선 곳에서 적응하기도 숨이 턱까지 차오를 법도 한데 여행자들을 위한 민박집을 열게 된다는 것이 놀랍기만 하다. 그리움에 목말라 우연찮은 기회에 시작되었다고는 하나 아무런 경험도 없는 앳되기만 한 소녀가 짊어지고 가기에는 벅차 보인다.


아무것도 모르는 이러한 무모함이 그녀에게 용기를 가져다주어 지금의 프라하 풀 하우스 박아름으로 바꾸어 놓았다. 아마도 그녀는 그 속에서 더불어 사는 의미와 소통의 언어를 배웠을 것이다. 자유로부터의 온전한 책임과 반복되는 이별 속에 스며든 감정순화가 그녀만의 색깔을 찾아 가는 인생 여정의 한 부분일 게다.

흔히 사람들을 인생을 여행에 비유하여 여행은 삶의 자유이며 새로움이라 말은 한다. 사람들은 여행을 통해 잃어버린 정체성을 찾는지도 모르겠다. 누군가가 따라 갔을 여행이야기는 메말라 버린 마음을 녹게 하고 그 흥분에 달뜨게 만든다. 그저 인쇄된 풍경에 겨우 만족해하며, 언젠가는 희망을 품게 할지라도 여행은 기분 좋은 것이라는 진실만은 변함이 없다.


젊음이 발산하는 톡톡 튀는 매력이 일품인 책이다. 여행이 목적이 아니더라도 이 책을 손에 쥐게 된다면 상큼함과 동시에 인생을 돌아 볼 여유를 가져다 줄 것이다. 지치고 힘든 일상에 한번 쯤 권하고 싶고 비엔나커피 같은 달콤함을 맛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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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아 불임 클리닉의 부활
가이도 다케루 지음, 김소연 옮김 / 은행나무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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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종족 보존이 자연적 현상이 아닌 인간에 의해서 좌우될 수 있을까? 세상에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불임부부들이 고통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아이를 너무도 원하나 생리적 장애와 기질적 장애에 의하여 생산되지 못하는 것을 말이다. 그와 반대로 쾌락적 행위의 결과에 뒤따른 신성한 책임에 대하여 도외시하는 사람들에 의하여 수없이 많은 새로운 생명이 배수구를 따라 떠내려 사라진다. 실로 아이러니한 현실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모든 사회적 현상이 인간이 신의 영역에 보다 더 근접하였음을 말해 준다. 저자는 본인의 눈을 통해 바라보고 각인된 부조리한 현실을 픽션으로 대체하여 공론화시킴으로서 나름의 해결방법을 제시코자 한다.


강한 흡인력이 전해오는 이야기다. 깔끔한 이야기 전개와 저자의 상세한 설명이 전문적인 의학지식 없이도 빠른 이해를 도와주며 부담 없이 몰입 가능하게 만드는 책이다. 저자가 가진 역량이며 경험에서 터득한 필력일 것이다.


예민한 사회적 문제인 낙태, 대리모, 난자제공행위 등 이 시대를 관통하는 민감한 문제에 대하여 다양한 캐릭터를 창출하여 현실의 갈등과 주인공 리에가 가진 이념과 대립되는 구도를 그려 나간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많은 것을 담고자 시도하고 노력한다. 허구의 형식을 빌린 사회 고발성 다큐멘터리 같은 느낌이다.


불임부부가 현실적으로 취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행하고도 해결되지 못하는 경우 음성적인 방법으로 부부의 정자와 난자를 체외 수정시켜 대리모에 의한 임신인 즉 차복借腹의 형태로 변형된다. 저자가 이야기를 통해 말 하고자 하는 깊은 속내는 이 속에 녹아 있다.


대리모 문제는 다양한 문제와 직면해 있다. 새 생명의 탄생과 둘러싼 정서적 문제, 윤리적 문제와 기존 규범을 뒤흔드는 가족제도문제, 인권침해문제 등 얽히고 섫힌 복잡 미묘한 문제로 발전한다.


무엇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저자가 리에를 통하여 성취한 결과물은 현실 속에서 구현되기에는 비현실적인 것으로 우리 사회의 일그러진 단면을 과감하게 지적하며 관료주의에 빠져 탁상행정의 결과물로 붕괴되는 지역의료기관(2차의료기관)의 사회적 문제를 통해 -의료서비스의 질적 저하, 접근성의 시간적 소요 등 - 작가 특유의 기지를 발휘하여 미디어와 접목시켜 해결코자 한다.


저자가 의료행정의 실태와 문제에 대한 관념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이러한 문제는 비단 일본만의 문제가 아니며 이미 우리나라에도 많은 진료기관들이 자본주의 매카니즘에 가려 위태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많은 것을 담고자 한 저자의 의도가 돋보이는 책이다. 허구적 상상과 현실의 적절한 조화로 사회적 문제에 대한 공유의 폭을 넓힌 저자의 취지에 부합했다. 결국 저자가 제시한 문제의식을 받아 들이는 것은 독자의 몫이겠으나 피할 수 없는 진실은 인간생명의 존엄성은 부인하기 어렵다는 것에 있다. 아마도 성모 마리아를 차용하여 극적 피날레를 더하는 저자의 의도가 무엇인지 가히 짐작이 가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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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전의 리더 검은 오바마 - 세상의 모든 패배자에게 보내는 재기 멘토링
박성래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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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케네디로 불리 우는 흑인 버락 오바마가 미국 헌정사상 최초로 대통령에 당선됐다. 그것도 압도적인 승리이다. 미국인의 열망이 그대로 현실로 실현되는 역사적 순간이다. 오바마의 당선은 여러 가지 의미를 시사해 준다. 오랫동안 숨겨 온 미국인들의 인종차별에 대한 보이지 않는 벽을 허물어 버린 것에 대한 의미는 가히 놀랄 만하다.


이러한 맥락에서 살펴본다면 이 책을 쓴 저자의 예리한 통찰력과 오바마에 대한 관념이 예사롭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이미 일정부분 미국인들의 뇌리 속에 공화당 부시정권에 대한 실망감과 9.11테러이후 자리 잡은 열패감으로 변화를 꿈 꿔 왔기에 오바마의 당선이 예견된 일인지도 모르겠다. 오바마가 흑인이라는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개혁과 변신을 희망하는 미국인들의 내재된 변화의지가 이번 대선에 그대로 작용한 것을 보더라도 말이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유수한 석학들이 오바마에 대하여 이야기를 한다. 그가 걸어 온 삶과 그 속에서 얻은 그의 인생관과 경험에 대해 앞으로의 미국이 나아갈 방향을 예측하고자 함이다. 오랜 기자생활에서 오는 끈기와 인내 덕인지 모르겠으나 저자 박성래가 들려주는 오바마 이야기는 사람을 끌어당기는 힘이 느껴진다.

기자 특유의 분석력과 판단력으로 자칫 범하기 쉬운 영웅 만들기의 맹목성에 대해 시종 일관 객관성을 고수하며 적절한 비판으로 독자들로 하여금 바른 시각을 견지할 수 있는 방향성을 제시하여 준다. 이러한 분명함이 이 책의 매력이다.

저자는 오바마의 유년기부터 성장기까지 그가 걸어 온 횡보에 맞추어 현재의 오바마가 가진 이념과 사상을 유추하여 적용시켜 주고 있다. 오바마는 순탄치 않은 유년기를 보냈다. 이런 와중에 그를 지킨 어머니의 영향이 컸음을 보여 준다. 그러나 그가 쓴 회고록 <아버지로부터의 꿈>은 어색함이 뒤따른다. 이는 어머니로부터 교육받아 아로 새겨진 아버지에 대한 존경심의 발로라고 하나 원망과 회한이 뒤섞여 있음을 저자는 주목하고 있다. 정치적인 야망에서 비롯된 계산된 자서전이라는 의미일 게다. 

한 인물에 대한 평가 작업은 쉬운 일이 아니다. 더구나 동시대를 공존하며 막강한 지위에 이른 사람에 대하여 그에 대한 글을 쓴다는 것은 엄청난 혼란의 시간을 거쳐야 할 것이다. 인물에 대한 부침 없는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말이다. 이런 의미에서 이 책은 해박한 정치지식과 오바마의 통합적 리더쉽을 배울 수 있고 덤으로 시대를 보는 안목을 길러 주는 책이라 하겠다.


버락 오바마는 초당적인 정치적 이념을 바탕으로 미국 근대사에 유명한 링컨의 게티스버그의 연설에 버금가는 2004년 민주당 전당대회 한 번의 기조연설로 영향력 있는 인물로 벼락스타가 되었다.

“희망, 어려움에 맞닥뜨렸을 때의 희망, 불확실성에 직면했을 때의 희망, 담대한 희망입니다. 결국 그것이 신이 우리에게 준 가장 위대한 선물입니다. 이 나라의 초석입니다. 아직 눈에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믿음, 우리 앞에 더 좋은 날들이 펼쳐 질 거라는 믿음 말입니다.” p-18


저자는 오바마가 가진 탁월한 리더쉽의 요체를 그가 인용한 게티스버그 연설의 ‘쪼개진 집’에서 그의 인물됨과 뉴리더로서의 기질을 돋보여 준다.

“우리를 분열시키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ㆍㆍㆍㆍㆍㆍ이 사람들에게 오늘밤 이렇게 말해둡니다. 진보적인 미국이 따로 있고 보수적인 미국이 따로 있는 게 아닙니다. 하나된 주들인 미국 the United States of America이 있을 뿐입니다. 검은 미국이 따로 있고 하얀 미국이 따로 있고 라틴계의 미국, 아시아계의 미국이 따로 있지 않습니다. 오로지 하나된 주들인 미국the United States of America이 있을 뿐입니다.” P-180


이 밖에도 오바마의 일화를 재미나게 분석하여 오바마와 메케인 간에 주고받은 이메일의 전문을 통해 그의 굽히지 않는 용기, 관용과 슬기로움에서 미래를 예측하고 있다. 그가 하버드대학에서 맡은 하버드 로 리뷰의 편집장이 된 사연에서 남다른 정치력을, 상원의원 시절 보여 준 당을 초월한 통합적 의정활동에서 그의 포용력을, 흑백을 아우르는 미국의 희망임을 말이다.

저자는 오바마가 가진 역량을 나누어 가지길 권한다. 불굴의 의지로 중심을 잃지 않는 그의 비범함과 인생관을 본받아 제 것으로 만든다면 솔로몬의 지혜를 얻게 될 것이라 한다.

미국은 현재 끝 모를 벼랑에 내 몰려 있다. 불안정한 물가, 실패의 연속인 외교정책, 일자리 문제, 인종갈등 등 각종 사회문제와 경제문제, 외교문제가 위태한 지경이다. 이러한 난국에 걸출한 인물이 배출되었음은 미국이라는 거대국가가 가진 맨 파워이며 합리적이며 민주적인 사고를 지닌 미국인들의 승리임에 분명하다. 앞으로 오바마가 미국 및 세계사에 끼칠 영향력이 얼마만큼 일지 궁금하다면 이 책을 읽어 보길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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