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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리버링 해피니스 - 재포스 CEO의 행복경영 노하우
토니 셰이 지음, 송연수 옮김 / 북하우스 / 2010년 9월
평점 :
행복을 배달한다는 표제, 살갑지만 엉뚱하다. 분명 고객서비스를 최상의 질 좋은 품질로 보답하겠다는 취지인 것은 알겠으나 어딘지 모르게 물커덩 거리는 이물감은 불편하다. 경쟁사회에서 고객 붙잡기는 다름 아닌 생존의 치열한 전장에 비유되곤 한다. 생존하느냐 아니면 도태 당하느냐의 갈림길에서 고객의 마음을 얻는 것은 회사의 존망과 직결되어 있다. 치열한 경쟁사회를 이끌어 가는 구심점이 바로 고객서비스라는 의미다. 그래서 요즘은 고객의 마음을 얻기 위해 친밀하고 거부감 없는 감성에 호소하는 트렌드로 바뀐 지 오래다. 그것에 핵심가치는 기업의 신인도 제고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하지만 고객의 믿음을 붙잡는다는 것은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것보다 어렵다. 각양각색의 까다로운 고객에서부터 말도 안 되는 억지를 부리는 얄미운 고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람을 상대로 신뢰의 연결고리를 이어간다는 것은 척박한 토양에 씨를 뿌려 결실을 기다리는 것처럼 지치는 일이다. 그러하기에 말만 번지르르한 온갖 미사어구를 갖다 붙인 넘쳐 나는 광고에 별 다른 감흥이 일지 않는 것도 이미 체념된 학습의 결과라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기업의 서비스를 좌지우지하는 고객의 마음 얻기란 어떻게 근접하고 방법을 찾아야 하는 것일까? 행복을 배달하겠다는 야무진 모토로 세상을 상대하는 이 자신감의 근원은 어디서부터 연유하는 것일까?
나는 이 책 <딜리버링 해피니스>에서 그 해답을 엿보았다. 이 책의 저자 토니 세이는 인간관계를 구축하는 뼈대를 제대로 짚어 냈다. 그가 '재포스'라는 인터넷 신발판매점을 운영하는 CEO이기 이전에 인간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덕목을 알아챘다는 사실이다. 이 책이 기존의 성공신화를 답습하고 일정한 테두리를 따라 가기는 하지만 그것은 형식에 불과하고 실제는 그가 깨우친 값비싼 경험의 소회라는 사실이다. 그가 오늘날 재포스를 뛰어난 역량으로 무장하고 엄청난 성공신화를 연이어 달성하고 기록을 갈아 치우는 아우라를 발하는 중심에 선 것도 그의 진정함이 낳은 결과물이다.
그의 신념은 매우 명쾌하고 분명하다. 그것은 '와우'하게 만들기란다. '와우'하기란 고객의 요구에 먼저 부응하는 한 발짝 앞선 서비스를 말한다. 고객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먼저 알기 위해서는 상황을 꿰뚫어 보는 유연한 시선을 유지해야 한다. 토니 세이는 이러한 직원과의 상호관계를 유기적으로 연결하기 위해 밑거름으로 자율과 창조를 생명으로 여긴다. 자율을 근간으로 하기 위해서는 확고한 믿음이 필요하다. 조직관계는 상하 수직적 관계를 시스템을 구축하는 필수요소이기에 관계의 망을 든든하게 연결하기 위해서는 권한과 책임이 뒤따른다. 실제 대개의 조직문화는 보수적이고 수동적인 성향에 구속당하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기업의 존망과 성쇠가 달린 핵심적인 문제로 영업환경이나 기타 외부적인 요인이 있을 수 있겠으나 진실은 기업의 내부적 환경이 크게 좌지우지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토니 세이는 기존의 기업이 가지는 보수적인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문화를 선도하는 것에 집중했음을 그는 말한다.
기업문화, 먹고 살기 위한 문제를 떠나 현대인에게 일의 가치를 일깨우는 근본적인 문제다. 현재의 사회문화 속에서 기업이 담당하는 역할은 인간과 인간을 연결시키고 모이게 만드는 중요한 준거집단이다. 집단적 가치를 누군가의 일방적인 명령이나 권위에 의해 움직이는 시대는 지났다. 이러한 사실은 일하기 좋은 직장에 드는 기업들의 특징들을 보면 대동소이하다. 그러므로 토니 세이가 자신의 모든 정성을 기업문화가꾸기에 역량을 집중하고 그것이 외부적인 힘을 키우는 것이며 자신감 넘치고 진정성이 부여된 활기찬 기업으로 바꾼다는 이치를 깨달은 것, 이것이야말로 눈여겨 볼 가치다. 그가 젊은 나이와 천재적인 능력을 가진 특별한 사례라는 것을 별론 으로 하더라도 삶의 대항해를 위한 위대한 항해술을 인간관계로부터 찾았다.
따라서 행복을 배달한다는 명제는 그것을 달성하고자 하는 전달자의 마음에서부터 시작됨을 알 수 있다. 고객의 기쁨을 위한 일련의 일들이 결국 자신의 행복을 구하는 일이 되고 행복을 위한 일은 소명의식으로 발전한다는 것이다. 물신주의사회에서 이러한 가치를 이해한다는 것은 매우 의미심장한 일이다. 따지고 보면 모든 일의 시작은 마음으로부터 비롯된다는 것에 주목한다면 진실한 마음은 모든 것을 긍정적으로 바꾸는 신비한 힘을 지닌 에너지의 총체인지 모른다. 나는 토니 세이의 활달하고 열려 있는 긍정의 사고에 고무되었다. 그와 대면한 적은 없지만 마주 앉아 대화를 나누다 보면 금세 긍정에너지에 흡수당하고 삶이 새롭게 보일 것처럼 그는 오아시스 같은 존재로 그려진다. 매너리즘에 빠진 당신, 이 책을 보라. 세상이 열리고 새로움이 넘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