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의 힘 P -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11가지 비밀
전우영 지음 / 북하우스 / 2010년 1월
평점 :
절판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속담이 있다. 사람의 마음은 정해 놓은 틀이 없기에 복잡 미묘하다는 의미다. 동일한 상황도 어떤 이에게는 대수롭지 않게, 어떤 이에게는 당혹스러운 상황이 되는 것을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인간의 예측 불가능한 마음의 행로를 엿 본다는 것은 관계를 푸는 열쇠와도 같다. 인간은 타자와의 상호작용 속에서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심리학은 이러한 인간의 마음을 탐구하는 학문을 가리킨다. 최근 들어 심리학에 대한 관심이 집중된 경향을 보인다. 지금의 인기도 예전에는 심리학에 대한 편견과 괄시가 심했다. "먹고 살기에도 바쁜데 심리학을 배워서 어디에 써 먹겠느냐."는 자본주의식 선택의 결과였다. 하지만 사회가 다원화되고 개성화될수록 인간에 대한 탐구는 중요한 가치판단의 수단으로 부상한다. 언제나 화두는 인간이라는 변하지 않는 진실이기에 그렇다.

 

        그래서 요즘 서점에 나가 보면 엇비슷한 유형의 심리학 서적이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온다. 인간을 이해하는 올바른 도구로서의 조언자를 자처하며 심리학이 인간의 중심으로 파고들었다. 이런 맥락에서 본다면 이 책 <심리학의 힘, P>는 독자층의 구미에 당기는 콘텐츠를 담아  요구에 부응했다고 볼 수 있다.  쉬운 내용과 잘 알려진 스포츠 스타, 연예인의 행위를 적절하게 버무려 놓았기에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유명한 마술사가 상대방의 의중을 꿰뚫어 보는 독심술처럼 해법이 절묘하고 기가 막힌다. 그 속에서 일정한 패턴을 발견하고 유기적인 관계를 매끄럽게 풀어 주는 일종의 처세의 기술쯤으로 이해하면 되겠다. 그러므로 이 책은 심리학 입문서로 손색이 없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이미 소개된 내용의 윤색에 가까워 진부해 버린 소재의 식상함이 아쉽다는 흠이 있지만 이것도 읽는 이에 따라 개인차를 보이므로 큰 문제는 아니겠다.

 

        책은 전체 11가지 테마로 구성했다. 인간의 본성에 따른 결과인 행위와 영향을 미치는 원인관계를 직접적으로 연결하여 작동하는 실체의 구조에 집중했다. 다시 말해 인간의 감정이 어떤 식으로 작용하는 지에 돋보기를 들이 밀었다. 기실 심리학의 연구 성과는 1+1=2라는 논리추론을 도출해 낼 수도 있지만 1+1=1이 될 수도 있다는 비논리적 결과를 보여 줄 수도 있는 분야다. 그러하기에 인간의 마음을 제대로 짚어 보는 데는 인간의 중추적인 기능을 담당하는 뇌의 기능과 밀접한 연관이 있음을 숨길 수 없다. 소위 마음이라고 하는 뇌의 기능적 연결이 다양한 효과와 경향을 생산해 내는 핵심적인 부분에 해당된다는 이유도 그러하다. 그래서 현대의 심리학은 뇌의 특정부위가 담당하는 영역범위에 따른 메커니즘을 토대로 이해하는 영역으로 빠르게 전이된 상태다. 이 책에서는 독자의 가독범위를 고려하여 구체적인 사례에 무게 추를 두었지만 결국 추구하는 요소는 마음의 이치를 발견하는 지도를 찾는 것에는 변함이 없다.

 

        일반인들보다 대중의 인기를 한 몸에 누리는 스타플레이어에 대한 긴장감이나 심리변화는 상당하다. 실제 이번 벤쿠버올림픽에서 피겨 스케이트의 여제 김연아가 받은 심리적 불안은 가히 상상을 불허할 정도로 컸을 테다. 하지만 그녀는 의연하게 평정심을 유지하며, 자신이 평소에 갈고 닦은 기량을 마음껏 선보이며, 세계의 눈을 매혹시키고 감동의 도가니로 밀어 넣었다. 이처럼, 심리적으로 매우 불안정한 상황을 극복하고 더 좋은 결과를 얻어 내기 위한 방법을 이 책에서는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하고 긴장된 상태, 즉 각성상태가 지속된다는 것은 평소의 습관과 경험치에 따라 달라진다. 각성상태에 따른 부정적 효과는 엄청난 스트레스를 함께 동반하게 된다. 하지만 박지성, 베컴 등은 적재적소에 걸맞은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여 보이기에는 담담하게 대응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지켜 보고 있노라면 오히려 보는 이의 애간장을 녹이게 한다. 이것을 '사회적 촉진'이 유발하는 긍정적인 효과라고 책은 강조한한다.

 

        심리학의 영향력은 앞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마음의 상태를  관찰하는 학문이다. 무릇 원인 없는 결과는 없다. 이 책에서 소개된 집단의 영향, 인간의 생리적 욕망과 사회적 욕망 사이에서 오는 다양한 결과는 우리의 마음을 헤아리는 방법에 해당된다. 그러므로 프로이드가 인간의 발달단계에 따라 상이한 욕구를 보인다는 결론에 도달한 것도 이해 가능한 범주에 놓인다. 비록 칼 융에 의하여 수정되고 보완되기는 하였지만 인간의 상호작용에 따른 관계를 규명했다는 평가는 현재도 긍정적이다. 따라서 인간은 교감하고 관계를 맺을 때 상호작용을 통해 비로소 원활한 하나의 개체로 성장한다는 것이 숨겨진 가치다. 끊임없는 피드백에 의한 원만한 관계의 형성이 사회적 촉진을 돕는 첩경이며 사회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비결이라는 거대한 결론을 도출하게 된다.

 

 

        책은 이러한 사회적 촉진에 대해 독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문근영이 거액을 기부한 사실이 알려지자 기부행위가 증가했다는 사례, 박태환이 올림픽에서 착용하고 나온 헤드폰, 수영복의 구매가 폭발적으로 늘어 났다는 사례 등은 동일시의 투영으로 설명한다. 마이클 조던의 23번 등번호가 박힌 티셔츠도 마찬가지 이야기다. 이렇게 매니아 층을 기하급수적으로 늘려가는 스타들의 행위와 팬들과의 사이에는 일정한 동질감이 그들을 묶게 된다. 동질감은 사회적 욕구를 분출하는 또 다른 창구로 작용한다는 뜻이다. 이처럼, 보이는 것에 집착하는 경향은 인간의 일반화된 경향을 의미한다. 이러한 상황이 주는 막강한 힘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끄는 것이 우리가 찾는 키워드가 아니겠는가.



 

        인간은 명확하게 규정할 수 없는 유기체다. 혼자일 때나 집단 속에 있을 때나 어디서든 주위의 영향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나'라는 존재가 어떤 상태에 머물러 있는 지를 확인하고자 하며 왕성한 호기심을 소유한 사회적 동물이다. 그래서 관계의 정도에 따라 불안해하기도, 행복해 하기도 쉬운 타자의 영향으로부터 벗어나기 힘든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인간은 욕구 내지 욕망에 의해 불안한 상태를 종결시키고 극복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흔히 초인적인 상태를 의미하기도 하지만 이 책에서 보아 알 수 있듯 사고思考의 전환에서 기인한다. 평범한 비타민을 두통을 멈추는 데에 특효약이라는 외관을 형성한 상태에서 우리는 신뢰의 힘을 믿고 의지하게 된다는 플라시보효과처럼 심리학은 인간을 가장 직접적으로 이해하는 학문이라는 사실이다. 그러므로 심리학이 규명하고 밝힌 경향Bias과 효과Effect를 이해한다는 것은 인간을 본다는 의미와 일맥상통하겠다. 이 책을 통해 왜 슬럼프에 빠지고 징크스가 생기며 스트레스가 유발하는 화병의 원인이 무엇인지를 알아 간다는 것은 매우 유익한 일이기에 일독하기를 권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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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0-03-05 17: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심리학, 관심이 많은 분야라서 우리 삼남매 중 누군가 전공하면 좋겠다고 부추기는 중이지요.^^
친절한 리뷰 잘 읽었어요~ 고맙습니다!

穀雨(곡우) 2010-03-08 08:41   좋아요 0 | URL
심리학은 알면 알수록 오묘한 맛이 스며 있는 것 같습니다. 소원대로 성취하시길...^^

다크아이즈 2010-03-08 1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년에 심리학 관련 치유서 읽으면서 마음 다친 것 많이 돌려 놨지요. 근데 도루묵이네요. 반복 학습이 필요할 때인데 좋은 리뷰에 위안 삼고 갑니다.

穀雨(곡우) 2010-03-08 13:50   좋아요 0 | URL
무슨 일이 계셨는지 모르겠지만 도움이 되었다니 다행이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