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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모스 시크릿 - 힉스입자에서 빅뱅 우주론까지
아오노 유리 지음, 김경원 옮김 / 북뱅 / 2014년 5월
평점 :
절판
어린 시절부터 자연과 우주는 내게 늘 신비의
대상이었다.
초등학교 때 원자보다 더 작은 쿼크라는 소립자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을 정도로 과학에 흥미가 있었다.
물론 이해에는 한계가 있었을 것이고 또 말 그대로
흥미 수준에 머물렀을 뿐이다.
그러다가 고등학교 때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를 읽고서
우주의 신비에 대해 완전 매료되었다.
우주의 광활함과 경이로움들,
인간이란 존재가 얼마나
미세하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작은 존재가 그 큰 우주에
대해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신비했던지...
그 때부터,
천체 물리학이나 이론 물리학 책들을 본격적으로 읽기
시작했던 것 같다.
물론 모든 내용을 다 이해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대략적인 지식을 얻는 것만으로도 만족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실생활과 거리가 먼 이런
책들에게서 조금씩 멀어졌고,
갈수록 이해도가 떨어져서,
여전히 흥미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손이 잘 가지 않게
되었다.
가끔씩 네이버캐스트의 과학부분을 읽곤
했어도,
관심사에서 멀어지게 되었다.
.
2012년 힉스입자가 저녁 9시 메인 뉴스에 오를 정도로 화제 거리였는데,
나는 속으로 저런 뉴스가 왜 9시 메인 뉴스가 되어야 하는지 의문스러웠다.
그리고 '우주의 신비를 푸는 열쇠'와 같은 선동적인
멘트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우주의 96%가 암흑 물질과 암흑에너지로 구성되어 있고,
힉스 입자는 고작 나머지 4%의 세계에 대한 아주 작은 실마리를 제공할 뿐인데,
게다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전혀 이해하지 못할
내용을 단신이 아닌 메인뉴스로 올려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또한 힉스 입자가 질량을
부여한다는데 도대체 그게 무슨 소리지 하는 의문이 들었다.
하지만 역시나 현실과 먼 이야기인지라 의문을 그냥
덮어버리고 말았다.
그런 나에게 ‘코스모스 시크릿’은 마음 깊은 서랍 속에 묻어두었던 내 호기심을 다시
자극하였다.
힉스 입자에 대해서 제대로 된 설명을 얻을 수
있을까?
너무 어렵지 않을까?
내심 ‘엘러건트 유니버스’
정도로만 설명이 되었으면 좋겠는데 하는 마음으로
책을 펴들었다.
저자는 어려운 책의 주제에 비해 평이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원자에서부터 출발하여 소립자의
구성,
그리고 이 책의 핵심 주제인 힉스입자, 우주의
시작과 현대 우주론에 대한 이론들을 차근 차근 설명하고 있다.
워낙 어려운 주제이기에 최대한 이야기를 쉽게
풀어나가려고 하는 저자의 노력과 흔적을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과학적 엄밀성보다는 이해와 개념에 초점을 맞추어서 설명해 나간다. 그래서
저자는 반복적으로 이러한 설명은 물리학자들이 엉터리라고 말할 수도 있다고 부연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일반독자에게는 저자의 설명이 훨씬 더 나을
듯하다. 그리고 책 중간에 비치한 ‘칼럼’란에 있는 이야기들도 흥미로웠다.
하지만 내가 좀 더 알고 싶고 더 설명을 해
주었으면 하는 부분에서도 너무 쉽게 지나쳐 버려서,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물론,
자세하게 설명했다고 해서,
내가 이해했으리라는 보장이 없는 것도
사실이지만,
그래도 조금 아쉬운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아마도
그 모든 부분을 다 설명했으면 책은 더 두꺼워지고 어려워져서 일반인들이 읽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 한권으로 힉스입자와 우주론에 대해서 제대로 이해한다는 것은
불가능할지 모른다.
그러나 우주에 대해 흥미와 관심이 있는 일반인이라면
우주론에 대한 개략적인 정보를 얻고, 재미있게
읽기에 좋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