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에서 홍수까지 - 양승훈 교수의 아주 특별한 창세기 주해
양승훈 지음 / 도서출판CUP(씨유피) / 2014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많은 기독교인들에 비해 한국창조과학에 대한 나의 평가는 조금 부정적이었다.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 과학으로 성경이 진리임을 증명한다거나 기독교를 변호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기독교를 믿지 않는 것은 성경이 비과학적이기 때문은 결코 아니다. 신을 부정하고 싶기에 성경이 비과학적이라고 말하는 것 뿐이다. 그리고 설령 성경이 진리라는 것을 과학으로 납득시키는데 성공한다고 하지라도, 신이라는 초월적 존재를 인정하는 것이지 기독교 교리를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볼 수는 없기 때문이다. 성경이 결코 비과학적이 아니라는 것을 변호하는 그들의 노력과 그것이 신자에게 큰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그들이 전하는 지식은 비신자들과의 대화에서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 창조냐 진화냐 라는 논쟁만 보더라도 학문적 데이터에서 보면 압도적으로 밀릴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물론 데이터량이 진리의 근거가 될 수는 없기는 하지만, 여하튼 섣부른 지식으로 자신만만해 했다고 오히려 낭패당하기 십상이다.

그런데 우연히 양승훈 교수가 젊은 지구론에 대해서 반대한다는 기사를 보았다. 창조과학회에 활동하신 분이 그간의 논거를 뒤집는 주장을 보고서 상당한 신선하게 느꼈고, 먼가 다른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그 분이 창세기 강해를 썼다는 소식을 들었다. 당연히 강한 흥미를 느꼈고 책을 집어 들었다.

양승훈 교수는 먼저 성경은 결코 과학책이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시를 과학의 잣대로 분석한다는 것이 넌센스이듯이, 성경을 과학의 논리로 해석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라는 것을 누누이 강조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큰 충격을 받은 것은 수증기층 덮개 이론이 엉터리라는 것이다. 지금도 한국 창조과학회에서는 창조시에는 궁창위의 물이 지구를 덮고 있었고 홍수 때에 모두 쏟아졌다고 가르친다. 홍수 이전의 사람의 수명이 길었던 이유도 바로 지구를 둘러싸고 있는 물이 유해광선을 막아주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꽤나 설득력있게 들렸기에 나도 사실이라고 생각했느데 저자는 이것은 완전 넌센스로, 만약 그러했다면 온실 효과 때문에 생명체는 살 수 없다는 것이 밝혀졌다고 말한다. 창조과학회에서 이렇게 비과학적인 주장을 그동안 해왔던 것에 일종의 배신감과 허탈감을 느꼈다.

저자의 창세기 주해가 다른 학자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바로 이런 점이다. 그간의 주장들 중에 과학적이지 않는 것들을 지적하고, 과학적 사실보다는 본문에 충실하게 주해하고, 필요하다면 과학적인 설명을 덧붙이고 있다.

저자도 밝히고 있듯이, 이 책은 설교 내용을 바탕으로 한 것이어서, 교훈적 내용을 덧붙히고 있다. 창세기에 대한 색다른 주해와 실제적인 교훈들은 한국 교회 성도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