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기타 콩콩꼬마그림책 13
민정영 글.그림 / 길벗어린이(천둥거인)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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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기타'라는 제목에 얼마전 인터넷 기사로 알게된 기타신동 정성하군이 퍼뜩 떠오른다. 작년에 아버지가 올린 정성하 군의 기타 연주 동영상에 유투브에서 1억 번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며 세계인들의 주목을 끌었다는 기사였다. 

13세의 어린나이에도 불구하고 세계적인 연주자들과도 만남은 물론 멜로디와 리듬, 박자를 기타 한 대로 연주하는 '핑커스타일'기타 연주자로 세계적인 발돋음을 하고 있다는 정성하 군,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밖에 딱히 표현할 말이 없다고나 할까...... 

아무튼, 그래서인지 '내 기타'라고 당당하게(?) 자랑하는듯한 앞표지의 'V'자를 그리고 있는 꼬마아가씨가 더없이 귀엽게 다가온다. 

아빠의 기타를 억지로 빼앗듯 가져와 '내 기타'로 삼아버린 꼬마아가씨.
과연 자신보다 큰 기타로 무엇을 할 것인지 사뭇 기대가 피어난다.
혹시 정성하 군처럼 숨겨진 재능이라도?? 

흠.. 기타를 껴안고 이렇게도 치고 바닥에 놓고 저렇게도 친다는 꼬마아가씨의 꼭 감은 두 눈에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그 옆에서 꼬리를 치며 짖어대는 강아지를 보니 연주라기보다는 소음에 가까운 소리라도 나는 것일까?? 

기타에게 책도 읽어주고 미장원 놀이한다며 예쁘게 꾸며도 주고, 텅.텅.텅. 끌고다니며 같이 산책도 하고 들판에서는 탈 것이 되어주고.....
뱅글뱅글 많이 돌기 내기도 하고, 비오는 날 모험도 하고, 밤하늘 별자리도 함께 보는 기타는 정말 꼬마아가씨에게 둘도 없는 친구!
아니 항상 따라다니며 꼬리치는 강아지가 있는 걸보면 셋은 삼총사?? 

아니나 다를까.... 이쁘게 자라서 기타 치며 아름다운 노래를 부르겠다는 야무진 꿈을 가진 꼬마아가씨, 기타가 참 좋다는 꼬마아가씨를 보니 또 다시 기타신동 정성하 군이 떠오른다.
지금부터 기타랑 함께 놀다보면 정말 언젠가는 멋진 가수가 되지 않을까...
꼬마아가씨~ 나중에 멋진 가수가 되기를 기대할께요~~^^



아빠의 기타를 억지로 빼앗아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버린, 그러나 얄밉지 않은
꼬마아가씨~



이렇게도 치고 저렇게도 치고~~



기타로 함께 할 수 있는 놀이는 무궁무진~~



밤하늘 별자리도 함께 보는 다정한 사이, 꼬마아가씨와 기타~
꼬마아가씨의 꿈은 기타를 치며 아름다운 노래를 부르는 가수?



정말 기타가 좋은 꼬마아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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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아이가 되고 싶어요, 두 발로 걷는 개>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두 발로 걷는 개 꿈공작소 3
이서연 지음, 김민정 그림 / 아름다운사람들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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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네 발이 아닌 두 발로 걷는 개라는 제목에 궁금증이 쓰나미처럼 밀려와서 얼른 들고 앉아 읽다보니 어딘지 모르게 한 번쯤은 읽은 듯한 이야기들이 불쑥불쑥 떠올려진다. 

밑도 끝도 없이 함께 살던 형제가 부모님이 돌아가시자 형이 동생을 내쫓아 버리고, 그래도 동생은 형과 사이좋게 지내길 바라며 실망하지 않고 열심히 일하는 모습은 너무 고리타분하게 느껴진다. 요즘처럼 '왜?'를 달고 살고 따지기 좋아하는 아이들이 막연함으로 인한 답답함을 해결하기 위해 책을 읽어주는 부모들을 괴롭히게 될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살짝 피어나기도 한다. 

평소 사이가 좋지 않은 형제였다든가, 형이 심술쟁이에 욕심쟁이였다든가...하는 전제가 있었더라면 좀 나았을까? 

아무튼..... 

부모님이 돌아가시자 형이 동생을 내쫓았다는 대목에서는 '흥부놀부'가,
밭을 갈고난 동생이 씨앗을 걱정하고 있자 갑자기 두 발로 걷는 개가 나타나 씨앗을 뿌리는 대목에서는 '콩쥐팥쥐'가,
비단장수와 동생이 두 발 걷는 개를 두고 내기를 하는 장면에서는 '방귀쟁이 며느리'가,             동생이 개에게 밥을 주는 대목에서는 '황금거위'가,
개의 무덤을 빼앗아온 심술쟁이 형의 모습에서는 다시 '흥부놀부'가 자연스레(?) 떠올려지는 이유는 무엇때문일까?? 

한편으로는, 새롭게 탄생된 우리 옛이야기라는 생각에 반갑기도 하지만 너무 여기저기서 얻어온 듯한 이야기를 짜깁기한 것 같아 뒷맛이 결코 개운치 않은 것 같다.  

물론, 그렇게 다양하지 않은 우리의 옛이야기에 평소 아쉬움이 없던 것은 아니었으나 좀더 작가의 창의적인 작품이었더라면 하는 더 큰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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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아이가 되고 싶어요, 두 발로 걷는 개>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착한 아이가 되고 싶어요! 모퉁이책방 (곰곰어린이) 5
마리안느 머스그로브 지음, 김호정 옮김, 셰릴 오르시니 그림 / 책속물고기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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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교실과 집을 배경으로 자신의 속마음을 이야기하고 있는 주인공 루시는 한창 사춘기를 겪고 있는 딸아이의 마음을 돌아보게 한다.
혹시 딸아이도 루시처럼 폭발할 것같은 분노를 가슴 속으로만 품고 있는 것은 아닐까? 

루시가 하는 일에는 무엇이든 사사건건 트집을 잡고 놀려대는 하신타의 부추김때문에 주변의 아이들까지 루시를 베끼기 대장이라거나 루시는 화장실도 못가는 바보라거나 하는 놀려대는 통에 '교실에서는 절대로 분노를 폭발시키지 않겠다'는 루시의 결심은 번번이 무너지고 만다. 

벌을 받느라 생각의자에 앉은 루시는 마음 속의 분노를 가라앉히느라 애를 쓰지만 매번 자신을 폭발하게 만드는 하신타만큼은 결코 참을 수 없다. 마음 속으로 복수처럼 하신타를 폭풍이 이는 바닷속으로 풍덩 빠뜨리기도 하고, 학습태도표에 붙어있는 하신타의 별을 살짝 떼어내 자신의 이름 옆에다 붙여놓는 루시의 모습은 엉뚱하기도 하고 웃음도 자아낸다. 

이쯤에서 과연 루시는 어떤 아이인지 궁금증이 피어난다. 아무도 못 말리는 말썽쟁이? 아니면 잘 하려고 할수록 어긋나는 살짝 운이 없는 아이? 

아빠와 동생 캘빈과 함께 고모할머니를 마중나간 공항에서 컨베이어 벨트에 훌쩍 올라탄 루시의 모습은 못 말리는 말썽쟁이가 틀림없어 보이는데, 어긋난(?) 첫만남으로 인해 고모할머니에게 고약한 꼬마 아가씨로 찍힌 뒤 일일이 말썽만 부리는 아이로 취급받는 모습엔 딱한 마음이 절로 생겨난다. 에구 쯧쯧!....하는.

6주 동안 고모할머니와 한방에서 생활하게 된 현실이 캄캄하게만 다가오는 사건은 다름아닌 달걀 사건! 평소 달걀 알레르기가 있어 달걀을 먹지 못하는 캘빈에게 달걀을 주지 않는 루시를 욕심쟁이에, 거짓말쟁이로만 여기는 고모할머니의 일방적인 태도에 루시만큼이나 마음이 답답해져 오는데.... 한편으로는 혹시 평소 나도 딸아이 앞에서는 루시의 고모할머니처럼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스친다. 

요즘 부쩍 외모에 관심이 많아지고 나의 잔소리에도 반응이 시원찮은 딸아이를 닦달하면서도 가슴 한켠이 편하지만은 않아 '엄마가 괜히 넘겨짚고 널 몰아세우거나, 억울한 것이 있으면 말하라'고 이야기하며 나름 관용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그것마저 일방적인 나의 착각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긴, 험하게 인상을 쓰며 윽박지르는 엄마 앞에서 아니면 아니라고 말할 아이가 몇이나 될까? 

고모할머니나 엄마, 아빠 그리고 데니 선생님을 통해 평소 딸아이를 대하는 나의 태도를 돌아보게 한다. 아마도 딸아이는 루시를 보며 자신의 모습을 떠올릴지도 모르겠다. 

무조건 처음 본 루시의 모습으로 루시를 말썽쟁이라고 치부하는 고모할머니와 일관성이 부족한듯한 엄마와 아빠 그리고 솔직한 마음을 내보이지 않음으로써 루시가 자신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게 한 데니 선생님은 보편적인 부모나 어른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듯하다. 

다행스러운 것은 고모할머니도 데니 선생님도 루시의 마음에 더 깊은 상처가 남기 전에 자신들의 실수와 잘못을 인정하고, 솔직한 마음을 보여줌으로써 루시의 고민이 더이상 심각해 지지 않은 것이다.

"..난 네가 나쁜 아이라고 생각하지 않아. 루시, 넌 굉장히 독특할 뿐이야. 나쁜 것과 독특한 건 전혀 다른 거란다."는 데니 선생님의 고백과도 같은 말에 정말 아이들 하나하나가 독특한 마음과 행동을 지녔을 뿐이라고 생각하니 착하고 나쁘다는 잣대로만 아이들을 재려는 어른들(부모)이 몹시도 편협하게 느껴졌다. 

아이가 가진 독특함을 인정하는 것이야말로 요즘 우리 어른들이 가져야 할 마음이 아닐까.. 새삼 반성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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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조의 꿈 - 꿈을 이루는 힘, 긍정 꽉채운 아동문고 1
오정은 지음, 고상미 그림 / 채운어린이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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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날지 못하는 새라면 퍼뜩하고 떠오르는 것이 다름아닌 닭, 그리고 타조 쯤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새롭게 등장하는 도도새. 도도새는 현 미국의 국무장관으로 또 전 미대통령 영부인으로, 현 대통령인 오바마와 대권을 다툰 힐러리 클린턴의 이야기를 담은 '여자라면 힐러리처럼'이란 책에서 날지 못하는 새로 등장한 바있는데, 이 책에서 힐러리는 날지 못하는 도도새와 같았던 자신을 끊임없는 열정과 확고한 삶의 목표로 뜨거운 심장을 가진 독수리로 탈바꿈하는데 성공신화를 이룩한 인물로 그려지고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닭도 도도새도 아닌 바로 아프리카의 타조에 관한 이야기이다. 닭처럼 날개가 작지도 않는데 날지 못하는 타조. 그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검색으로 찾아보니, 첫째는 타조룡에서 분화하여 파충류의 속성을 가지고 있는 탓이라는 것과 둘째는 먹이가 부족한 환경에서 한꺼번에 많은 먹이를 먹다보니 불어나는 몸집으로 가슴뼈가 작아졌다는 것이었다.
어쨌거나 날지 못하는 새 가운데 가장 몸집이 큰 새인 타조는 과연 날 수 있을까?

몇 달 전 사자에게 쫓기다가 심장마비를 일으켜 갑자기 세상을 떠난 삼촌이 남긴 편지를 받고 날수 있다는 희망을 품고 찾아온 꼬꼬와 도도.
삼촌이 유언처럼 남긴 편지 속의 남쪽 끝에 있는 얼음으로 뒤덮인 무시무시한 대륙의 검은새를 찾아 떠나는 세 마리의 날지 못하는 새. 상상만으로도 웃음이 나오는데 한편으로는 비장한 생각이 들기도 한다.
또 검은새는 어떤 새일까.. 하는 궁금증도 밀려온다. 

힘겹게 찾아간 남쪽 끝의 대륙에서 만난 검은새는 세 마리의 날지 못하는 새들에게 당장 나는 비법을 알려준다. 그것은 다름아닌 '무조건 날개짓 하며 달리는 것!'
하긴 새들이 나는 것은 날개를 열심히 움직이기 때문일테니 일리가 있기는 하다.

하지만, 아무런 진전없이 힘들기만 한 훈련을 견디지 못하고 이전의 삶을 그리워하며 떠나는 도도와 새로운 농장에의 안락함을 꿈꾸며 떠나는 꼬꼬. 그러나 아랑곳않고 남겨진 타조. 이쯤에서 역시 의문이 피어오른다. 그렇다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남은 타조는 날아야 마땅한 이야기일텐데... 과연 타조가 난다는 이야기일까?

마침내 타조는 하늘로 날아오르는 마지막 단계인 '도약'을 위해 달리는 비법을 알게 되고, 더욱 자신감을 얻게 된다. '달리다 땅을 박차고 날아오르는, 더 높이 날아오르기 위한 도약'을 위해 달려야 한다는 것을 알게되지만 고향으로 쫓겨가는 타조. 자신은 아직까지 날지 못하는 새 그대로였지만, 마음만은 벌써 하늘을 훨훨 날기라도 하는듯 고향에서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바라보는 동물들에게 비록 5초에 지나지 않지만 나는듯 날리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끊임없는 노력의 결과를 보여주는 계기가 생긴 것. 다름아닌 사자의 출현~
그동안 열심히 달리고 또 달린 결과, 비록 날지는 못하지만 사자도 따라잡을 수 없는 빠르기로 위험에서 벗어나는 타조~ 

나중에야 남극대륙의 검은새란 바로 바닷속을 힘차게 나는 펭귄이란 것을 알게 된다. 사실, 나는 것이 무에 그리 대수란 말인가?
자신이 살아가는 환경에서 자유로움을 만끽하며 살아가는 것이야말로 행복한 삶이 아닐까? 

이미 초원의 왕 사자보다도 더 빨리 달리는 타조야말로 진정한 초원의 자유인이 아닐까......
하늘을 날고싶어 간절하게 달려가는 타조는 나는 비법보다 더 중요한 생존의 비법을 얻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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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개입니까>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나는 개입니까 사계절 1318 문고 62
창신강 지음, 전수정 옮김 / 사계절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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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독특하다고도 혹은 그렇지 않다고도 할 수 있는 이야기이다.
내용에 앞서 독특하게 다가온 것은 '나는 개입니까'라는 책의 제목이다. 

제목(문장)이 물음인데도 불구하고 물음표가 없음이 책을 읽은 후에야 마음에 들어왔다. 사실, 물음표를 붙이고 안붙이고의 문제로 여길 것까지는 없지만, 굳이 물음표가 달려있지 않음은 독자를 향한 물음이라기 보다는 주인공 자신(홍메이 아젠-붉은 눈썹이라는 뜻)에게 던지는 자아의식의 문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설핏 스쳐갔다. 

도시의 지하 배수관 속에 살고 있던 토종견이 주인공이다. 죽음이 임박한 할아버지의 마지막 며칠을 긴장하며 보내는 토종견 가족들과 유언처럼 남긴 할아버지의 마지막 소원 '창구'의 존재를 알게된 주인공 막내 견! 아마도, 주인공 막내 견에게 그것은 운명이었을지도......  

창구에 대한 호기심은 잦아들줄 모르고, 어떻게든 '창구'의 존재를 쉬쉬하려는 가족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또다른 운명처럼 만난 연분홍 지렁이와의 만남을 통해 창구의 실체와 창구 너머의 인간세상을 알게된 막내 견. 

언제나 그렇듯 주인공은 이야기 속의 누구도 감히 못하는 도전과 모험을 하는데, 막내 견 역시 마찬가지이다. 이미 자신의 이빨을 뽑아버린 채 자취를 감춘 작은 형에 대한 의문과 창구너머로부터 들려오는 음악소리에 뺏긴 마음은 막내 견을 더이상 지하 배수관 속에 머물게 내버려두지 않는다.

운명처럼 자신에 창구와 인간 세상의 존재를 깨우쳐준 연분홍 지렁이도 없는 지하 배수관은 막내 견에게 아무런 삶의 의미가 되지 못한 탓이기도 하다.

마침내 자신의 운명을 배반하듯 혹은 운명에 순응하듯 인간세상으로 나온 막내 견이 부딪치는 인간세상은 위태롭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막내 견의 외모는 인간으로 바뀌었지만 속성만은 여전히 간직한 채였으니 말이다. 그 어떤 먹을 것보다 돼지갈비를 탐하는 막내 견이 보여주는 인간세상은 지하 배수관 속에서 그의 마음을 온통 빼앗아간 감미로운 음악만이 존재하는 곳이 아니었다. 

한 번도 인간과 인간세상을 겪어보지 못했던 막내 견에게 인간들이 살아가는 모습은 이해하지 못할 것이었다. 비록 '엄마의 집'에서 '큰 또즈'로 살아가면서 겪는 것들이 전부로, 후셩과 또즈, 샤오샤오 그리고 '엄마'를 통해 제한적(?)인 인간의 삶을 체험하긴 하지만 말이다. 물론, 후셩을 협박하던 아이들과 경찰들, 보차이 중학교의 교장과 선생님들, 막내 견을 잃어버린 아들이라며 찾아온 사람들과의 만남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그 자신의 본성(본질?)을 잊지(잃지?) 않도록 한 것은 그러한 인간의 삶 자체보다 연분홍 지렁이와의 만남을 통한 가족들과의 조우때문은 아니었을까? 하긴, 그 스스로 자신이 개라는 것을 잊지 않고 있기도 하였지만 말이다. 

행방을 모르던 작은 형이 우다오 선생님으로, 누나가 류웨(연분홍 지렁이)의 집에서 벙어리의 모습으로, '자유시장'에서 분노에 찬 채 상등품 개가죽으로 그의 앞에 나타난 가족들.... 그가 마주한 가족들의 죽음때문에라도 결코 그는 인간이 아닌, 오히려 자신의 본질(개로서의 운명?)을 깨닫게 된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가 꿈처럼, 환상처럼 체험한 '창구'너머의 인간세상은 결코 그의 삶을 돌려놓을 만큼 가치가 없다는 뜻일지도 모르겠다.

나 역시도 가끔은 인간이 아닌 다른 생명체였으면 할 때가 있다. 물론 인간들의 삶에 염증을 느낀 탓도 있지만, 이미 인간으로서 살아보았으니 다른 삶도 경험해 보고픈 미지의 것에 대한 동경같은 것일지도 모른다. 

문득, 인간세상의 모든 '창구' 너머의 생명들 가운데 하나가 된다면 과연 무엇이 돼볼까 생각하게 되니 그것조차 쉽지 않다. 그러고보면, 나도 이미 인간 본위로 세상을 바라보는데 익숙한 탓이 아닐까......
다만, 정말 가능하다면 새가 되어 원없이 창공을 날아보고픈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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