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이나 차 있을까 반밖에 없을까? 그림책은 내 친구 18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지음, 이지원 옮김 / 논장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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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의 작품은 참 독특하다. 모호한 그림이 추상화를 보는듯한 것도 그렇고 사물과 일상에 대한 독특한 시각이 그렇다.
앞서 <파란 막대 파란 상자>와 <두 사람>을 통해 그녀에게 왠지 모를 매력을 느끼게 되어 이 책 역시 펼쳐보기 전부터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였다.

'반이나 차 있을까 반밖에 없을까'라는 제목과 하나의 컵에 담긴 물 수면에 서로 다른 관점을 두는 듯 서로 거꾸로 시선을 두고 있는 그림이다. 표지의 그림과 제목에 문득 한 번쯤은 들어보았음직한 이야기를 상기하게 된다.

같은 컵의 물을 보고 '아이구 물이 이 것밖에 없네~'라고 하는 사람도 있지만 '아직 물이 이만큼이나 있네~'하는 사람이 있다며 부정적이기도 하고 긍정적이기도 한 사람의 마음을 표현하는 이야기이다.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의 이번 책은 바로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이 이야기에서 시작한다.

첫 장면은 세 개의 건물이 그려져 있는데 각각 높이가 다르다. 그가운데 중간크기의 건물은 어떤 사람(작은 건물에서 보는)에게는 크게 보이지만 또 어떤 사람(높은 건물에서 보는)에게는 작게 보인다.

한 마리의 개는 사랑하는 사람이 보기에는 아름답지만 싫어하는 사람에게는 끔찍하게 흉하고, 깨끗하게 씻은 소녀의 손은 병원의 의사에게는 아직도 세균이 우글거리는 더러운 손이기만 하다........

세상의 모든 사물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과 같은 상황에 마주치는 우리의 생각은 같을지도 모르지만 제 각각의 입장에 따라 다르게 보여지고 느껴진다. 그것이 바로 '상대적'이고 지극히 '주관적'인 입장에서의 해석일 것이다.

이번에도 역시나 독특한 그녀의 그림과 함께 그녀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보노라면  같은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가끔은 상대방의 입장을 생각해 보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는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절로 떠오른다.

문득, 백 마디의 말보다 이 한 권의 그림책으로 잔잔하지만 아주 설득적인 메시지를 아이들과 함께 보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다른 이의 입장을 헤아리는 배려는 물론 그녀가 상황의 소재로 삼고 있는 인간의 삶의 모습이 예사롭지 않기 때문이다. 

정말 우리가 상대방의 입장을 생각해야 할 주요한 삶의 순간순간과 더불어 우리 스스로 상기해야 할 삶의 의미가 담겨있는 이번 그림책에서도 역시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의 독특한 매력을 실컷 느껴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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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0-10-14 1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의 새로운 상상그림책 <문제가 생겼어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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