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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겨운 우리 춤, 신명 나는 마당놀이 - 우리나라 민속극 이야기
호원희 지음, 이경아 외 그림, 정형호 감수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09년 7월
평점 :
품절
처음 보자마자 기다리고 기다리던 책이어서 반가운 마음에 덥석 읽게 된 책이다.
우리의 역사에 관심이 생기다보니 자연스레 우리의 것에 이것저것 마구마구 알고픈 마음 또한 날로 더해간다.
그 가운데 하나가 바로 우리의 전통 마당놀이였다. 그런데 이렇게 눈앞에 마주하게 되니 어찌나 반갑던지.......^^
작년 초등생 딸아이의 여름방학때 시부모님이 계신 포항에 들렀다가 돌아오는 길에 안동 하회마을에 들렀다. 무엇보다 눈에 띈 것은 '하회마을 관람객 1000만 명 돌파!'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었다. 새삼 우리 것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뜨거움을 느꼈다고나 할까...... 그래서 더욱 하회마을로 향하는 발걸음에는 힘이 실렸다.
주차장에서 버스를 타고 하회마을 입구에서 내리니 때마침 하회별신굿탈놀이 전수회관에서 별신굿판이 벌어지고 있어, 한달음에 달려가 넋을 잃고 보았다. 딸아이는 어느새 동영상으로 담았는지 집에 돌아와서도 한동안 보고 또 보고하며 얼마나 좋아라 하는지... 특히, 마당극에서 보았던 이매를 무척이나 좋아라 하며 이매의 말투를 흉내내기까지 하였다.
작년 딸아이의 체험학습도 학교에서 그리 멀지 않은 양주로, 그곳에서 양주별산대놀이도 보고 탈도 만들었다며 작은 탈에 색칠을 곱게 한 탈목걸이를 들고 왔었다.
집에서 딸아이와 함께 잘게 썬 신문을 물에 불려 종이죽을 만들어 탈을 만들며 즐거웠던 추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지금도 한 번씩 탈을 쓰고 거울앞에서 다양한 동작을 취해보는 딸아이.
이렇듯, 제대로 구색을 갖추어 우리의 탈춤이나 마당극을 해볼 수는 없지만 왠지모르게 친근하고 익숙하게 느껴지는 가락이 역시나 우리의 몸과 마음이 절로 알고 있기때문이 아닐까.......
마당극의 역사와 우리의 대표적인 탈춤과 등장인물들에 대한 정보를 주인공 아름이의 특별활동인 연극부 이야기로 풀어내고 있는데, 지루하게 정보만 나열하지 않고 아름이와 함께 연극부에 들어온 아이들의 이야기와더불어 연극부를 지도하는 고지식 선생님의 위트가 넘치는 진행으로 어느새 아이들은 우리의 전통 마당극인 탈춤 동작까지 배우게 된다.
까마득한 옛날, 인류에게 연극이 발생하게 된 배경과 비로소 우리의 전통 마당극의 배경까지 자연스레 깨우쳐 주는 고지식 선생님의 연극부 수업을 진짜로 듣고픈 마음조차 생겨나게 한다.
각 장마다 <고지식 선생님의 특별 강의>에는 제대로 알아야 할 정보가 알차게 정리되어 있고, 그림과 사진이 풍부하여 본문 내용이 결코 적지 않은데도 그리 부담스럽지 않다.
기록을 통해 삼국시대부터 중국 대륙의 영향을 받기도 하고 일본에 영향을 주기도 하였던 우리나라의 민속극은 고려시대에는 팔관회와 연등회 등 국가행사에서 공연되었으며, 산대놀이, 백희, 나례 등으로 불리웠다고 한다.
산대놀이는 지금까지 전해지는 탈춤(가면극)의 뿌리가 되며, 산대 또는 산디란 산처럼 커다란 무대를 의미한다고 한다.
조선시대에는 나라에서 산대놀이를 주관하는 산대도감을 따로 뒀는데 비용이며 인적 부담이 커 조선 중기부터는 산대도감이 없어졌단다. 그러다 1960~70년대 우리의 전통 문화를 지키고자 하는 이들에 의해 재발견된 우리의 민속극. 그 맥이 끊긴 것이 다름아닌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때문이라고 하니 자칫 사라질 뻔했던 우리의 민속극이 더없이 소중하게 느껴진다.
산대도감이 없어진 이후 국가가 주관하던 산대놀이를 대신해 민간 차원에서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공연하기 시작한 것이 산대놀이 계통의 탈춤이 전국 각지로 퍼져나가게 된 것이다. 산대놀이에 대한 명칭 또한 지역에 따라 새롭게 만들어지니, 서울의 본산대와 경기도의 별산대놀이, 황해도의 해서탈춤, 부산지역의 야류 또는 오광대놀이 등등.... 이제야 언뜻 보아서는 비슷해 보이는 탈춤이 왜 그렇게 제각각을 불리는지 그 이유를 이해하게 된다.
한 권쯤 꼭 마련해 두면 우리의 탈춤이나 전통 마당놀이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높이는데 좋을 책이다.
한 가지, 본문에 탈춤의 장단이나 춤사위, 여러 마당의 대본이 실려있는데.... 그것들을 직접 듣고 볼 수 있도록 부록으로 CD를 넣어준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가 아닐까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