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어려서부터 아이들에게 가능한 많은 것들을 직접 보여주고 만지게 하고 또 체험의 기회를 주고자 하는 부모들이 적지 않다.
나 역시 어느새 훌쩍 자라 초등 고학년이 된 딸아이가 돌도 되기 전부터 백화점 문화센터를 다니며 아이에게 좀더 좋은 부모로서 또 아이에게 시기 적절한 육아에 대해 배우고자 분주했던 적이 있었다.

돌도 되기 전인 아이를 데리고 다닌 것이 전적을 옳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처음 아이를 키우다보니 딱히 알려주는 이도 없고 방법도 몰라 당시의 나로서는 최선(?)의 선택이었을 것이다. 덕분에 조기보다는 적기가, 내 아이만 생각하기보다는 많은 아이들 가운데 하나인 아이인 것을 일찍부터 고려하게 되어 적지 않은 도움이 되었다.
 

책도 마찬가지이다. 어려서부터 풍부한 책들을 보여주는 것이 아이에게 직접 보고 만질 수 없는 사물과 주변에 대한 이해와 관심의 폭을 넓혀주는 좋은 기회가 된다. 그래서인지 나날이 쏟아져 나오는 아이들 책들은 그 내용도 종류도 다양하고 풍부해 때로는 진작 나왔더라면...하는 아쉬움이 들기도 한다.

이번에 만난 물구나무의 <재미있는 그림책 ?궁금쟁이!> 역시 그런 아쉬움을 들게 하는 책이다.
 

딸아이가 어렸을 때는 자연관찰이란 분야의 책으로 만났을텐데... 뒷쪽에 실린 70권의 책목록을 살펴보니 자연과학그림책으로 달팽이, 두더지, 개구리, 고슴도치....연어, 비버, 사마귀, 올빼미 등등을 비롯해 풀숲에 사는 동물, 바닷가에 사는 동물, 숲 속에 사는 동물과 동물의 엄마 아빠, 동물의 먹이, 적일까 친구일까, 새의 알, 새의 부리, 날씨, 갯벌 등등 어린 아이들이 처음 자연에 관심을 가질만한 주제들로 구성되어 있다.

인체에 무해한 코팅지를 사용했다는데 정말 새 책에서 나는 잉크냄새 같은 것도 전혀 나지 않는 것이 참 좋았다.

무엇보다, 환경오염으로 점점 더 보기조차 힘들어지는 지렁이의 특징과 유용함을 꼴라쥬기법 등으로 재미나게 표현하여 처음 지렁이를 접하는 아이들에게는 징그러움보다는 꼭! 만나고픈 땅굴파기대장으로 기억할 것이란 생각이 드는 책이다.

 

표지- 땅속을 이리저리 헤집고 다니며 흙을 잘게 부숴 주는 지렁이는 밭을 가는 농부이자 환경파수꾼이다~

 

땅굴파기 선수인 지렁이는 흙 속에 나뭇잎과 뿌리 등을 밥으로 먹으며,  신기하게도 여자와 남자가 한 몸에 같이 있단다~  어린 아이들에게는 깜짝 놀랄 일이 아닐까...^^



쪼글쪼글 작아졌다가 길쭉길쭉 늘어났다가 꿈틀꿈틀 기어가는 지렁이는 신기한  용수철같다~  그림이 정말 실감나 힘겹게 인상쓰는 지렁이가 금새라도 피융~하고 튕겨날 것 같다.

 

비가 오는 날 흔하게 볼 수 있는 지렁이여서 물을 무척 좋아하리라 생각했는데,  땅속에 물이 차면 숨을 쉴 수 없다고 한다. 물이 넘치는 욕조에서 곧 죽을 것 같은 지렁이의 표정이 정말 인상적이다~

 

정말 새롭게 알게 된 지렁이는 짝짓기를 하고 나면 알이 담긴 고치가 머리에서 쏙~ 나온단다~  모자같은 고치가 지렁이의 머리에서 톡~ 떨어지는 그림이 신기하다. 
땅속에 고치를 낳은 뒤 2~4주가 지나면 고치를 찢고 새끼 지렁이가 나오고 60~90일이 지나면 어른 지렁이가 된단다~



책 뒤 <지렁이가 더 궁금해요?>코너에 지렁이에 대한 풍부한 정보가 가득~

지렁이의 실물 사진까지 있어, 아이들이 비 오는 날 지렁이를 만나면 반가워 냉큼 만져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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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소가 아니고 젖소일까?

얼마전 많은 사람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불러일으켰던 독립영화 <워낭소리>의 할아버지와 40살 된 늙은 소의 특별한 우정과 사랑을 보며 저절로 흐르던 눈물때문이었을까?

문득, 우리에게 익숙한 누런 황소가 아닌 얼룩 젖소인지 의문이 들어 뒷표지 안쪽에 마련된 70권의 그림책 제목을 살펴보아도 '소'는 보이지 않는다. 그럴듯한 이유를 굳이 찾노라니 저자가 다름아닌 타추 나가타라는 일본작가이다.

아마도, 일본에서는 황소보다 젖소가 더 유용한 것일까...... 물론, 우리들도 요즘 아이들의 건강을 위해 우유를 권장하는 탓에 젖소가 전혀 무관한 가축은 아닌데도 불구하고 우리에게 좀 더 친숙한 '황소'가 아님에 살짝 서운함을 느낀다.

아무튼, 그림과 내용이 참 이쁘다는 느낌은 부정할 수 없는, 게다가 인체에 무해한 친환경 식물성 원료인 콩기름 잉크와 코팅지를 사용해 냄새로 없고 아이들이 입에 넣어도 전혀 해롭지 않다니 요즘 석면 파우더로 엄마들의 분노가 이만저만 아닌데... 다행스럽고 고마운 마음까지 든다.

이제 막 주변의 사물에 호기심이 생겨날 아이들의 궁금증을 풀어줄 이쁜 그림책이다. 
또 젖소의 가장 기본적인 생태적, 외형적 특성을 큼직하게 확대한 특정 부위와 잘 어우러지게 설명하고 있어 무덤덤한 아이들에게는 한껏 흥미를 불러일으켜 주리라~

아이들이 처음보는 자연그림책으로 권할 만한 책이다~
너무 욕심부리지 않고 아이들에게 적당히 콕! 짚어주는 내용과 이쁜 그림이 볼수록 마음에 드는 책이다.

 

표지- 아직 글자를 읽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이게 무슨 그림일까?'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그림이다. 풀잎에 앉은 모기를 먹으면 어쩌나 하는 염려까지 하게 한다.^^



젖소의 몸에 그림을??  그러고보니 젖소의 얼룩무늬가 모두 다르네....  
젖소의 얼룩무늬는 모두 다르고, 얼룩무늬가 없는 젖소도 있단다....

그러고보니, 얼룩말은 흰바탕에 까만줄무늬라고 하던데.. 젖소도 흰바탕에 까만 얼룩무늬구나~ 얼룩무늬가 없는 젖소는 그럼 온통 하얀색인가??



말의 발굽과 젖소의 발굽을 비교한 그림~  
그런데 왜 젖소의 발굽은 앞이 갈라져 있을까? 말과 구분하기 위해서???ㅎㅎㅎ
책 뒤 <소가 더 궁금해요?>코너에 보면, 둘로 갈라진 발굽은 더럽고 젖은 땅에 오래 있어도 썩지 않는다고 한다.



그림도 내용도 참 웃기는 그림~ 
젖소의 가죽으로 의자나 옷, 가방도 만든단다. 젖소라서 볼록한 젖을 달고 젖소 가죽으로 만든 가방을 옆에 두고 가죽으로 만든 소파에 한껏 편안한 자세로 앉아 있는 젖소는 역시나 가죽으로 만든 옷을 입고 있다. 아니 혹시 저 까만 신발로 가죽으로 만든 거 아냐??



책 뒷편에 마련된 <소가 궁금해요?>코너에는 소에 대한 정보가 더 많이 담겨있어 소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자세히 알 수 있다. 물론, 그 양이나 난이도는 어린아이들이 이해하기 어렵지 않아 엄마랑 함께 읽으며 이야기를 하면 좋을 정도이다.  

한 귀퉁이에는 젖소의 실물 사진이 있어, 진짜 젖소의 모습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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