셜록 홈즈의 미해결 사건 파일 3 - 시간을 멈추는 부적 셜록 홈즈의 미해결 사건 파일 시리즈 3
트레이시 버렛 지음, 하정희 옮김 / 아롬주니어 / 2010년 6월
평점 :
절판


<셜록 홈즈의 미해결 사건 파일> 세 번째 권이다. 두 번째 권 '블랙슬로우프의 야수'를 흥미진진하게 읽었던 딸이 진작부터 후속권을 학수고대하고 있던 차에 반갑게 낚아채(?) 뿌듯한 마음으로 딸아이에게 내밀었더니 아니나다를까 휘리릭~ 읽어버린다.
그리고 '엄마, 이 책 재밌다~ 다음 권은 또 언제 나와?'라며 한마디 덧붙인다.

흠.. 벌써부터 다음 권을 기대한다니 어릴적 나 역시도 셜록 홈즈와 루팡 시리즈에 밤을 새던 기억이 있는데 그때는 시리즈를 쌓아놓고 읽었던터라 이렇게 한 권 한 권 감질나게 읽어야 하는 딸아이의 고통(?)이 새삼스럽게 다가왔다. 아닌게 아니라 나 역시도 다음 권이 빨리 나오기를 기다리게 된다. 셜록 홈즈를 간접적으로라도 만나는 즐거움에 말이다. 

세기의 명탐정 셜록 홈즈의 5대 후손인 제나와 잰더 남매가 셜록 홈즈가 미처 해결하지 못하고 남긴, 백 년 넘게 묻혀 있던 미해결 사건 파일을 손에 넣으며 세 번째로 맞닥뜨린 사건은 잰더의 사물함에 들어있던 쪽지 한 장으로 비롯된다.  

두 남매의 명성(셜록 홈즈의 5대손)을 알게 된 잰더의 같은 반 카림 파라그의 5대조 할아버지의 형, 아민이 남긴 마법의 부적을 찾아야 하는 것이 바로 세 번째로 해결해야 하는 사건!

게다가 그 부적이 단순한 부적이 아니라 마법의 힘을 들어있는 부적으로, 오십 년마다 한 번씩 시간을 멈출 수 있는 부적이라니. 또 다가오는 토요일이 바로 오십 년이 되는 날이라고 하니 그 전에 부적을 찾아 시간을 멈출 수 있다는 놀라운 마법의 힘이 진짜인지 알아볼 수 있다니.... 제나와 잰더 남매의 피 속에 흐르는 셜록 홈즈의 명탐정 기질이 사건 해결을 위해 발휘되기 시작한다. 

명탐정 셜록 홈즈의 후손답게 예리한 관찰력과 뛰어난 추리력 게다가 한 번 보면 절대로 잊지 않는 능력까지 갖춘 제나와 잰더 남매가 엉킨 실타래를 풀듯 술술~ 사견을 해결해 나가는 것이 성인인 내게는 다소 심심하게 다가오는데, 제나와 잰더 남매 또래의 딸아이에게는 무척 재미있게 읽혀진다는 것이 흥미롭기도 하다. 

백 년 전 이집트에서 영국으로 건너오게 된 물시계가 감쪽같이 사라지고, 당시 물시계의 경호원이었던 카림의 선조, 아민이 범인임이 밝혀지지만 물시계에 들어있던 마법의 부적을 굳게 믿고 있던 그가 남긴 메모와 '셜록 홈즈의 미해결 사건 파일'에 들어있던 내용이 적시적소에 실마리가 되어 사건이 물 흐르듯 해결됨에도 불구하고 급박하게 진행되는 흐름에 지루함을 느끼지 못하게 한다. 

사건해결을 위한 실마리에 이집트의 여신 바스테트, 오벨리스크, 로제타 스톤, 이집트의 상형문자 등과 더불어 또다른 사건(남매를 협박하는 애틀랜터 운동화?)이 함께 진행되어 더욱 흥미진진하다고 할까..... 

곧 장마가 그치고 불볕더위와 함께 여름방학을 맞이하게 될 아이들에게 권해도 좋을 추리소설 시리즈이다. 
참, 약간 촌스럽던 2권의 표지보다 이번 표지는 좀더 세련미를 느끼게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강남몽
황석영 지음 / 창비 / 2010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지난 달 6월 29일이 우리 역사상 잊지 못할 충격으로 기록된 사건중 하나인 삼풍백화점이 순식간에 무너진지 15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그다지 기억력이 뛰어나지 않은 나조차도 그 무렵에 앞서거니뒷서거니(?)하던 두 개의 큼지막한 사고로 TV에서 시선을 떼지 못하며 충격을 받았던 사건은 다름아닌 성수대교 붕괴와 삼풍백화점 붕괴.

두 사건 모두 건설과 관련된 큰 사건으로 당시 건설에 관련된 관계기관과 책임자들에게 향한 국민적 분노는 한동안 그칠 줄 몰랐다. 한마디로 어쩔 수 없는 자연재해가 아니라 분명한 인재라는 점에서 말이다.
특히, 진작부터 붕괴의 조짐이 보였다는 삼풍백화점의 경우에는 수많은 사상사와 피말리는 구조작업이 생생한 뉴스로 매일매일의 소식으로 전해지며 국민들의 가슴을 졸이기에 충분하였다. 

그럼에도 어느새 15년이 훌쩍 지났나싶게 잊고 살았던 사건이었는데(간간이 최후의 생존자로 구조되었던 3명의 그후 소식이 들렸었던 것도 같다), 얼마전 인터넷서점에서 연재되었던 이 작품 속에서도 중요한 사건으로 나의 어슴푸레한 기억을 더듬게 하였다. 

강남몽(夢)이란 제목에 문득 강남은 꿈인가? 강남은 허무한 꿈에 불과한가? 강남은 꿈처럼 허망하게 무너진다는 뜻일까?... 등등 이런저런 추측이 꼬리를 물고 일어난다. 
강남이 언제부터 지금처럼 꿈(?)의 도시로 부상하게 되었을까? 아마도 근대화로 강남개발이 시작된 이후 부동산 투기바람이 성공을 거두면서부터가 아닐까 싶다. 사회의 질시와 함께 은근한 선망을 받던 세칭 '복부인'이란 말이 등장한 것도 그 무렵이 아니었을까? 

1960~70년대 강남 개발을 위해 강북개발 제한 조치라는 강압적 제도까지 시행한 정부에 의해 우리나라의 부동산 투기는 본격적으로 시작되지 않았을까 하는 것도 짐작케 한다. 

그다지 오래지 않은 몇십 년의 시간동안 부의 상징으로 우뚝 솟아오른 부동산 신화와도 같은 강남 땅의 역사를 다섯 장에 걸쳐 각각의 주인공(대표적인 인물?)을 통해 그려내고 있는데, 룸살롱 출신으로 만만찮은 부동산 소유자에 재벌의 후처인 박선녀를 중심으로 대성백화점의 김진 회장과 부동산 투기로 성공하는 심남수, 조직폭력배 홍양태 등이 우연과 필연처럼(언제나 그렇듯) 관계를 맺으면서 강남 개발사에 각부문별(?)로 굵직한 역할을 맡고 있다. 

강남개발과 관련하여 부동산 투기와 개발을 둘러싼 기회주의자들의 운 좋은 한탕같은 사건으로 펼쳐지고 있는데, 조선왕조의 몰락 이후를 우리나라의 근대사로 본다고 하여도 일제 강점기 하에서 자발적인 근대화가 아닌 점을 고려한다면 일본의 패망이후 정치적 혼란기와 6.25 전쟁을 겪고난 이후가 비로소 자발적인 근대화가 아닐까 싶다.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말이다.

그러고보면, 6.25 전쟁이후 불안한 정세를 경제적인 안정을 도모하고 정치적 정치자금 확보을 확보하기 위해 강남개발이 중요한 프로젝트로 진행되었음도 구체적으로 펼쳐지고 있다. 

무엇보다 우리나라 근대사에 어두운 내게는 2장의 '생존만으로는 충분치 않다'는 부분이 어렵지만 관심있게 읽혀졌다. 바로 대성건설 김진 회장의 파란 많은 삶을 통해 해방이후의 정치적 소용돌이와 함께 제5공화국때 이철희 장영자 어음사기사건까지.... 비록 대성백화점의 붕괴로 승승장구하던 김진 회장의 삶이 그제야 브레이크가 걸린듯 하지만 말이다. 

이야기는 실제 삼풍백화점 붕괴 사건때 마지막으로 구조된 이가 백화점 여점원이었던 것처럼 백화점 점원인 임정아가 구조되는 것으로 끝을 맺고 있다. 주인공 박선녀는 강남몽의 덧없음의 표상인듯 그렇게 죽음의 잠 속으로 빠져든다. 

당시 강남 개발에서 비롯된 사회적인 병폐로 오늘날까지도 질기게 이어지고 있는 일확천금을 노리는 부동산 투기의 바람의 근본을 파헤치는 흥미로운 이야기를 바탕으로 우리 근대사의 정치적, 시대적 흐름을 함께 알 수 있는 굵직한 이야기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UFO가 날고 트랜스젠더 닭이 울었사옵니다 - 과학으로 보는 조선왕조실록 살림청소년 융합형 수학 과학 총서 35
이성규 지음 / 살림Friends / 2009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나라의 국보 151호이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된 <조선왕조실록>.
조선을 연 태조부터 25대 철종까지 조선시대의 역사를 편년체로 기록한 역사서로 역사적 진실성과 신빙성이 매우 높다고 평가받고 있는 자랑스러운 유산이다.

실록은 객관성을 위해 전왕이 죽은 후 다음 왕의 즉위 초기에 이루어지는데 춘추관 내에 임시로 설치된 실록청이 주관하여 편찬하였으며 완료된 실록은 정본은 춘추관에 보관하였으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여 충주, 성주, 전주 등 3곳에 필사본을 만들어 보관하였다고 한다.  

임진왜란으로 전주 사고를 제외한 모든 사고가 불에 타버린 후, 전주 사고본 실록을 근거로 태조에서 13대 명종까지의 실록을 다시 4부씩 인쇄하여, 춘추관, 묘향산, 태백산, 오대산, 강화도 마리산에 새로 사고를 설치하여 보관하였는데, 춘추관 실록은 이괄의난(1624)으로 모두 소실되었다. 강화도 마리산 사고의 실록은 병자호란(1636)때 피해를 입어 현종때 보수하여 숙종때(1678) 정족산 사고로 옮겼으며, 묘향산 사고본은 1633년에 전라도 적상산 사고로 옮겨졌다.

그후 각 사고의 모든 실록은 조선 말까지 무사히(?) 보관되다가 일제강점기때 정족산, 태백산 사고의 실록이 조선총독부로 이관되었다가 경성제국대학(현 서울대학교)으로 이장되었고, 적상산 사고본은 장서각으로 옮겨졌다. 오대산 사고본은 1913년에 도쿄제국대학으로 반출되었다가 1923년 간토대지진때 불타없어진 것으로 알려졌으나 2006년 초에 도쿄대학 도서관 귀중서고에 소장되었다는 사실이 확인된 후 2006년 7월 47책을 반환받았다.

장서각 소장의 적상산본은 1950년 6.25전쟁때 북한으로 옮겨진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태백산본은 서울대학교 규장각에 소장되었다가 국가기록원에 이관되었고, 정족산본은 서울대학교 규장각에 보관 중이다.  

오랜 역사만큼이나 우여곡절을 겪으며 오늘날에 까지 이르고 있는 <조선왕조실록>은 역대 왕들의 재위기간에 있었던 일들을 낱낱이 기록한 책이다.
그런 까닭에 'UFO'며 '트랜스젠더 닭'과 같은 근래의 우리들에게도 의문투성이인 사건들이 이미 조선시대에 놀라운 사건으로 등장하였음을 알 수 있다. 

요즘에야 '트랜스젠더'라는 말이 어느정도 보편화(?)되고 있는듯하지만 얼마전까지만해도 트랜스젠더라는 말에 사회전체가 술렁이지 않았던가?
그런데 500여 년도 더 전에 암탉이 수탉으로 변한 까닭이라니, 그것도 요즘의 인위적인 성전환과 달리 어제까지도 멀쩡한 암탉이었던 것이 갑자기 수탉으로 변하다니 그 무슨 징조라는 말인가?

실록에 기록된 트랜스젠더 닭과 관련한 내용이 정치를 둘러싼 일종의 경고라는 지적이 특이하게 다가온다. 다름아닌 '여성'의 정치간섭을 경고하는...... 

또 근래에 들어 외계인 사건이 사실이라는 근거로 동영상이 있네 비밀자료가 있네..하며 끊임없는 혼란과 두려움으로 빠져들게 한다. 그와 더불어 심심찮게 우리의 주의를 끌고 있는 UFO의 출현 역시 아직은 우주에서 유일하게 생물체가 있는 별이 지구라는 것을 의심치 않는 우리들에게 혼란을 주기는 마찬가지다.

과연, 지구밖 어딘가에 또다른 생명체가 살고 있을까? 그렇다면 그들이 지구를 염탐하고 있기라도 한단 말인가? SF영화에 등장하는 외계인들처럼 말이다. 

21세기 최첨단 과학시대에도 여전한 미스터리로 존재하는 UFO가 광해군 1년 8월 25일에 강원도 간성, 원주, 강릉, 춘천, 양양에서 목격되었다는 내용이 자세히 기록되어 있다. 목격된 괴물체의 형상은 햇무리, 베, 호리병, 동이 등으로 각 지역마다 다르게 표현되어 있으나 그 모양은 대체로 둥글고 긴 물체라는 점이 같으며, 천지를 진동할 만한 천둥소리와 연기가 피어올랐다는 공통점이 있는 것으로 보아 각 지역에서 목격한 괴물체는 동일한 것이 틀림없다는 결론이다. 

자료수집에 1년, 저술에 2년, 저자의 3년간의 노력끝에 탄생한 이 책에는 트렌스젠더 닭 외에 상서로운 징조로 여겨지던 알비노 동물들에 얽힌 시대적 해석과 희한하고 이국적인 동물 코끼리 등의 이야기를 다룬 제1부 <조선의 기이한 동물>편을 비롯하여 지진, 흑점, 양성인간, 핼리혜성, 일식 등의 현상을 담은 <조선을 뒤흔든 자연현상>편과 방탄복과 흡사한 면제배갑(면직물을 겸쳐서 만든 갑옷), 유럽 최초의 우량계보다 198년이나 앞서 발명된 세계 최초의 적량적 우량계인 측우기에 담긴 태종의 후회어린 눈물, 한글창제를 둘러싼 또 하나의 의문점, 석빙고, 안경, 전화, 천리경, 염색 등의 <조선의 진기한 기술 그리고 발명>... 모두 3부로 구성되어 있다. 

단순히 조선왕조실록에 담긴 기이한 사건과 현상을 서술한 것에 그치지 않고 과학적 근거를 비롯하여 세계사의 기록과 비교 설명하고 있어 더욱 흥미롭다. 더불어 세계가 기록유산으로 인정한 <조선왕조실록>이 결코 단순한 역사서가 아님을 깨우쳐 주기에 충분하다. 

그러고보니 <조선왕조실록>에는 또 어떤 흥미진진한 사건이 기록되어 있는지 새삼스런 관심이 생겨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모두가 알아야 할 이별에 관한 이야기 - 이별의 슬픔을 이겨 내는 6가지 방법
로란트 카흘러 지음, 송소민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10년 6월
평점 :
절판


어디선가 들었던 말인가?
사람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죽음'을 향해 가고 있노라고... 

출생 역시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는 것처럼 알고보면 죽음도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기는 마찬가지가 아닐까? 요즘 심심찮게 뉴스거리가 되곤하는 자살같은 죽음을 예외로 한다면 말이다. 그러고보면, 사람의 목숨이란 온전히 하늘에 달려 있다는 말이 케케묵은 옛말인지도 모르겠다. 

더불어, 우리가 생각하는 죽음은 그렇게 멀리 있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 요즘이다. 비록 직접 본 적도 만나본 적도 없는 사람들이지만 갑작스레 사고를 당해 어이없는 죽음을 맞이한 사람들이 적지 않고 또 불행중 다행으로 살아남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문득문득 우리의 삶을 부질없음을 깨우쳐 주고는 한다.

며칠전 인천공항으로 향하던 고속버스가 사고차량이 멈추어 서있는 것을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가드레일을 받고 추락한 사건은 많은 사람들의 안타까운 죽음을 낳고 말았다. 그중 일가족 중에 혼자 살아남은 일곱 살 아이의 경우는 그 자체로도 가슴이 미어지게 한다. 결코 본적도 없는 사람들의 경우지만 말이다.
과연 그 어린 아이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까 하는 문제보다 우선 어떻게 가족들의 죽음을 견뎌낼까 하는 걱정이 앞선다. 

어떤 이유로든 죽음을 통해 사랑하는 사람이나 가족을 떠나보내야 하는 것은 남겨진 사람들의 몫이다. 아이들이건 어른들이건 말이다. 죽음이 두려운 것은 죽음 그 자체보다 다시는 사랑하는 사람(가족)을 실제로 볼 수도 만날 수도 없다는 그 사실때문일 것이다.  

이미 부모님과 이별한 탓에 가슴 속에 시시때때로 밀려드는 그리움을 간직하며 살고 있는 내 경우에도 정말 가슴이 아프고 슬픔이 밀려온 것은 '죽음' 그 순간이 아니라 부모님의 장례를 치르고 일상으로 돌아온 후였다. 길거리를 걷다가 마주오는 사람들 속에서 부모님의 모습을 더 이상 발견할 수 없다는 것. 이렇게 맑은 하늘 아래서 다시는 부모님의 얼굴을 볼 수도, 손을 만질 수도 없다는 바로 그 사실을 깨닫는 순간, 엄청난 슬픔으로 가슴이 무너져 내렸다.
그리고 그 후로도 문득문득 그 사실이 떠올려지면 더욱더 부모님이 그립기만 하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어느 정도 슬픔을 극복할 수 있는 나이(성인)가 되어서 부모님을 떠나보낸 것이라고나 할까..... 그래도 죽음은 남겨진 이들에게는 견디기 힘든 일이다. 결코 가슴 속에서 기억 속에서 지울 수 없는, 어쩌면 평생토록 품고 살아가야 하는 아픔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어린 아이들에게 죽음은 더욱 조심스럽다. 가능하면 겪지 않아야 할 일 가운데 하나가 아닐까 싶다. 그럼에도 요즘처럼 목숨이 하늘에 달렸다고만 믿을 수 없는 세상에서 살고 있는 탓에 이미 죽음은 어린 아이들에게 낯선 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고속버스 사고에서 살아남은 그 아이가 아닐지라도 말이다.
어린 아이들에게는 무엇보다 힘든 것이 사랑하는 가족들과의 이별, 바로 죽음일 것이다. 할아버지 할머니 부모 형제자매와 같은. 

이 책은 마음같아서는 영원히 함께 살고픈 사람들, 그들과의 영원한 이별을 이겨내는 방법이, 실제 아이들이 겸험했던 사실을 바탕으로 잔잔하게 그려지고 있는 여섯 편의 이야기이다. 

사진으로만 볼 수 있는 할아버지의 죽음이 실감나지 않는 레나는 할머니를 통해 때로 죽음에 대해서도 미소지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데, 그러고보면 할머니는 어느새 할아버지의 죽음을 이겨내었음을 어렴풋하게 느끼게 된다.
갑작스런 외할아버지의 죽음을 겪는 톰의 이야기는 죽음이 우리 삶의 일부라는 것을 알려준다. 고모의 장례식을 치르는 루이자를 통해 장례식의 절차를 알려준다. 

무엇보다 견딜 수 없는 큰 슬픔을 겪게된 베니. 아빠가 묻힌 묘지 앞에서도 결코 믿기지 않는다. 삼촌과 숙모의 위로에도 불구하고 베니의 슬픔은 줄어들지 않는다. 갑자기 세상이 변한듯 느껴지는 베니. 엄마의 품에서 실컷 울고나서야 마음이 추스려지는듯 엄마와 동생 소피의 존재를 깨닫는다.
마르크 오빠의 죽음이 자신의 탓이라 생각하는 막시. 하지만 오빠의 친구들과 또 막시의 친구들, 가족들 덕분에 자신때문에 오빠가 죽은 것이 아니라고 깨닫는다. 

책을 읽는 동안 더이상 죽음은 어른들만의 일이라거나 아이들이 몰라도 좋을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분명하게 든다고나 할까.....

101쪽에 <상을 당한 어린이들이 해도 되는 10가지 일>을 보며 더욱 그런 생각이 든다. 마음껏 슬퍼해도 되고, 말없이 가만히 있기만 해도 되고, 불안한 느낌이 들어도 되고, 심하게 화를 내도 되고......

이제는 다시 만날 수 없는, 사람들과의 이별, 그 가슴 아픈 일도 우리 삶의 일부라는 것을 우리 아이들에게 잘 알려줄 수 있는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8월의 7번째 일요일 소담 팝스 1
자비네 루드비히 지음, 함미라 옮김 / 소담주니어 / 2010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목부터 고개를 갸웃거리게 하는데 아니나다를까 옆에 있던 딸아이가 "엄마, 7번째 일요일도 있어?"라며 역시나 고개를 갸웃거린다. 순간 알쏭달쏭했던 것일까?? 분명 아무리 긴 달이어도 같은 요일이 다섯 번을 넘지 않는데 말이다.
그러고보니, 8월 19일이라는 날짜가 반복되는 그림을 보니 왠지 같은 날이 반복되는 암시같기도 하다. 그런데 왜 7번이 아니라 더 많은 거지?? 

아무튼, 일요일은 아이들에게뿐만 아니라 부모들에게도 즐거운 날이다. 모처럼 실컷 쉴 수도 있고 가고싶었던 놀이동산이나 공원에도 갈 수도 있고, 아무런 계획이 없어도 그 자체로 즐거운 날이다. 물론 놀토가 껴있거나 앞뒤로 휴일이 있어 연휴가 된다면 더 말할 것도 없다. 

하지만, 다시 또 한 주가 시작되는 월요일이나 개학을 앞둔 마지막 일요일이라고 생각하면 왠지 아쉬움이 앞서 붙잡고 싶은 마음이 간절할지도 모른다. 이 책의 주인공 프레디 역시 마찬가지다. 영원할 것 같던 6주 동안의 방학이 어느새 지나고 마지막 날 '다시는 월요일이 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만 간절하다. 

프레디의 소원처럼 다시는 월요일이 되지 않는다면?
그렇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문득, 언젠가 TV 프로그램에서 보았던 영화 한 편이 떠오른다. 주인공 남자의 반복되는 하루. 정말 똑같은 날이 반복된다. 주인공 남자를 제외한 등장인물들에게는 새로운 하루이건만 남자에게는 똑같은 일상이다. 다만, 남자에 의해 조금씩 달라지는 일상이 사건이 되기도 한다. 상세한 이야기의 내용과 결말은 생각나지 않지만 어쨌든 행복한 결말이었던 것 같다. 남자가 좋아하는(사랑하는?) 여자와 결국엔 사랑하게 되었던가?? 

그러고보면 열한 살 소년 프레디가 주인공인 이 이야기도 결과적으로 보면 크게 다르지 않은 이야기인지도 모른다.
분명히 어제였던 일요일이 다시 펼쳐지는 현실에 처음엔 당황스럽던 프레디가 한 번 두 번 일요일이 반복되자 어느덧 현실로 받아들이게 되고 나중에는 영원히 계속될 것같은 불안감에 휩싸이게 된다. 영원히 오지 않을지도 모를 월요일에 대한 미련도 있지만 자신만이 알고 있는 일요일이 반복되는 상황에서 나름 재미를 느끼는 것도 같고......

소원 팔찌를 잃어버리기 전에 무심코 빌었던 소원이 이루어진 것이라 여기며 자꾸만 반복되는 일요일을 멈출 수 있는 방법이란 다시 소원 팔찌를 끼고 새로운 소원을 비는 것이라 생각하는 프레디. 소원 팔찌를 구하기 위해 사방팔방 알아보지만 허사로 끝나자 마침내 운명처럼 반복되는 일요일에 순응하며 살기로 하는 듯하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이야기 속에서조차 운명은 생각대로 되지 않는가보다. 역시나 영원히 오지 않을거라 생각하며 베로와의 내기에서 보란듯이 제 머리를 싹뚝! 잘라버리며 그래도 자고 나면 다시 원상복귀되어있을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는 프레디.
그날의 사건은 비단 그것뿐만이 아니다. 소년을 구하기 위해 나섰다가 본의 아니게 해프닝으로 끝난 사건과 정원밀집지대에 있는 예쁜 정원의 아주머니와의 약속 등등...... 

정말 다시는 오지 않으리라 생각했던 월요일이 꿈처럼(아니 오히려 당황스럽게) 현실로 제자리를 찾게된 것은 웬수같이 얄밉기만 했던 언니 미아가 건네준 소원 팔찌덕분이라니...... 

제목도 묘한 여운을 던지는 프레디가 들려주는 무한반복될 것같던 일요일의 이야기는, '시간을 되돌릴 수만 있다면...'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다시 한 번 그 시절 그때의 모습이 된다면...' 등등 이루어질 수 없는 소원같은 바람에 대한 조언같은 이야기라고나 할까. 

자~ 어때요?
같은 날이 반복되니까 좋은 것 같은가요?
글쎄요?
돌아갈 수 없기에 더욱 간절한 것은 아닐까요?
한 번밖에 없는 순간이기에 더욱 간절한 추억이지 않을까요?

돌이켜보면 미련이나 후회가 남는 순간이라도 그 나름의 의미가 있지 않을까..
어처구니 없이 맞게된 월요일에 당황하면서도 지겹도록 맡아야 했던 메추라기의 탄 냄새와의 영원한 작별을 기뻐한 것처럼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