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FO가 날고 트랜스젠더 닭이 울었사옵니다 - 과학으로 보는 조선왕조실록 살림청소년 융합형 수학 과학 총서 35
이성규 지음 / 살림Friends / 2009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나라의 국보 151호이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된 <조선왕조실록>.
조선을 연 태조부터 25대 철종까지 조선시대의 역사를 편년체로 기록한 역사서로 역사적 진실성과 신빙성이 매우 높다고 평가받고 있는 자랑스러운 유산이다.

실록은 객관성을 위해 전왕이 죽은 후 다음 왕의 즉위 초기에 이루어지는데 춘추관 내에 임시로 설치된 실록청이 주관하여 편찬하였으며 완료된 실록은 정본은 춘추관에 보관하였으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여 충주, 성주, 전주 등 3곳에 필사본을 만들어 보관하였다고 한다.  

임진왜란으로 전주 사고를 제외한 모든 사고가 불에 타버린 후, 전주 사고본 실록을 근거로 태조에서 13대 명종까지의 실록을 다시 4부씩 인쇄하여, 춘추관, 묘향산, 태백산, 오대산, 강화도 마리산에 새로 사고를 설치하여 보관하였는데, 춘추관 실록은 이괄의난(1624)으로 모두 소실되었다. 강화도 마리산 사고의 실록은 병자호란(1636)때 피해를 입어 현종때 보수하여 숙종때(1678) 정족산 사고로 옮겼으며, 묘향산 사고본은 1633년에 전라도 적상산 사고로 옮겨졌다.

그후 각 사고의 모든 실록은 조선 말까지 무사히(?) 보관되다가 일제강점기때 정족산, 태백산 사고의 실록이 조선총독부로 이관되었다가 경성제국대학(현 서울대학교)으로 이장되었고, 적상산 사고본은 장서각으로 옮겨졌다. 오대산 사고본은 1913년에 도쿄제국대학으로 반출되었다가 1923년 간토대지진때 불타없어진 것으로 알려졌으나 2006년 초에 도쿄대학 도서관 귀중서고에 소장되었다는 사실이 확인된 후 2006년 7월 47책을 반환받았다.

장서각 소장의 적상산본은 1950년 6.25전쟁때 북한으로 옮겨진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태백산본은 서울대학교 규장각에 소장되었다가 국가기록원에 이관되었고, 정족산본은 서울대학교 규장각에 보관 중이다.  

오랜 역사만큼이나 우여곡절을 겪으며 오늘날에 까지 이르고 있는 <조선왕조실록>은 역대 왕들의 재위기간에 있었던 일들을 낱낱이 기록한 책이다.
그런 까닭에 'UFO'며 '트랜스젠더 닭'과 같은 근래의 우리들에게도 의문투성이인 사건들이 이미 조선시대에 놀라운 사건으로 등장하였음을 알 수 있다. 

요즘에야 '트랜스젠더'라는 말이 어느정도 보편화(?)되고 있는듯하지만 얼마전까지만해도 트랜스젠더라는 말에 사회전체가 술렁이지 않았던가?
그런데 500여 년도 더 전에 암탉이 수탉으로 변한 까닭이라니, 그것도 요즘의 인위적인 성전환과 달리 어제까지도 멀쩡한 암탉이었던 것이 갑자기 수탉으로 변하다니 그 무슨 징조라는 말인가?

실록에 기록된 트랜스젠더 닭과 관련한 내용이 정치를 둘러싼 일종의 경고라는 지적이 특이하게 다가온다. 다름아닌 '여성'의 정치간섭을 경고하는...... 

또 근래에 들어 외계인 사건이 사실이라는 근거로 동영상이 있네 비밀자료가 있네..하며 끊임없는 혼란과 두려움으로 빠져들게 한다. 그와 더불어 심심찮게 우리의 주의를 끌고 있는 UFO의 출현 역시 아직은 우주에서 유일하게 생물체가 있는 별이 지구라는 것을 의심치 않는 우리들에게 혼란을 주기는 마찬가지다.

과연, 지구밖 어딘가에 또다른 생명체가 살고 있을까? 그렇다면 그들이 지구를 염탐하고 있기라도 한단 말인가? SF영화에 등장하는 외계인들처럼 말이다. 

21세기 최첨단 과학시대에도 여전한 미스터리로 존재하는 UFO가 광해군 1년 8월 25일에 강원도 간성, 원주, 강릉, 춘천, 양양에서 목격되었다는 내용이 자세히 기록되어 있다. 목격된 괴물체의 형상은 햇무리, 베, 호리병, 동이 등으로 각 지역마다 다르게 표현되어 있으나 그 모양은 대체로 둥글고 긴 물체라는 점이 같으며, 천지를 진동할 만한 천둥소리와 연기가 피어올랐다는 공통점이 있는 것으로 보아 각 지역에서 목격한 괴물체는 동일한 것이 틀림없다는 결론이다. 

자료수집에 1년, 저술에 2년, 저자의 3년간의 노력끝에 탄생한 이 책에는 트렌스젠더 닭 외에 상서로운 징조로 여겨지던 알비노 동물들에 얽힌 시대적 해석과 희한하고 이국적인 동물 코끼리 등의 이야기를 다룬 제1부 <조선의 기이한 동물>편을 비롯하여 지진, 흑점, 양성인간, 핼리혜성, 일식 등의 현상을 담은 <조선을 뒤흔든 자연현상>편과 방탄복과 흡사한 면제배갑(면직물을 겸쳐서 만든 갑옷), 유럽 최초의 우량계보다 198년이나 앞서 발명된 세계 최초의 적량적 우량계인 측우기에 담긴 태종의 후회어린 눈물, 한글창제를 둘러싼 또 하나의 의문점, 석빙고, 안경, 전화, 천리경, 염색 등의 <조선의 진기한 기술 그리고 발명>... 모두 3부로 구성되어 있다. 

단순히 조선왕조실록에 담긴 기이한 사건과 현상을 서술한 것에 그치지 않고 과학적 근거를 비롯하여 세계사의 기록과 비교 설명하고 있어 더욱 흥미롭다. 더불어 세계가 기록유산으로 인정한 <조선왕조실록>이 결코 단순한 역사서가 아님을 깨우쳐 주기에 충분하다. 

그러고보니 <조선왕조실록>에는 또 어떤 흥미진진한 사건이 기록되어 있는지 새삼스런 관심이 생겨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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