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의 7번째 일요일 소담 팝스 1
자비네 루드비히 지음, 함미라 옮김 / 소담주니어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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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고개를 갸웃거리게 하는데 아니나다를까 옆에 있던 딸아이가 "엄마, 7번째 일요일도 있어?"라며 역시나 고개를 갸웃거린다. 순간 알쏭달쏭했던 것일까?? 분명 아무리 긴 달이어도 같은 요일이 다섯 번을 넘지 않는데 말이다.
그러고보니, 8월 19일이라는 날짜가 반복되는 그림을 보니 왠지 같은 날이 반복되는 암시같기도 하다. 그런데 왜 7번이 아니라 더 많은 거지?? 

아무튼, 일요일은 아이들에게뿐만 아니라 부모들에게도 즐거운 날이다. 모처럼 실컷 쉴 수도 있고 가고싶었던 놀이동산이나 공원에도 갈 수도 있고, 아무런 계획이 없어도 그 자체로 즐거운 날이다. 물론 놀토가 껴있거나 앞뒤로 휴일이 있어 연휴가 된다면 더 말할 것도 없다. 

하지만, 다시 또 한 주가 시작되는 월요일이나 개학을 앞둔 마지막 일요일이라고 생각하면 왠지 아쉬움이 앞서 붙잡고 싶은 마음이 간절할지도 모른다. 이 책의 주인공 프레디 역시 마찬가지다. 영원할 것 같던 6주 동안의 방학이 어느새 지나고 마지막 날 '다시는 월요일이 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만 간절하다. 

프레디의 소원처럼 다시는 월요일이 되지 않는다면?
그렇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문득, 언젠가 TV 프로그램에서 보았던 영화 한 편이 떠오른다. 주인공 남자의 반복되는 하루. 정말 똑같은 날이 반복된다. 주인공 남자를 제외한 등장인물들에게는 새로운 하루이건만 남자에게는 똑같은 일상이다. 다만, 남자에 의해 조금씩 달라지는 일상이 사건이 되기도 한다. 상세한 이야기의 내용과 결말은 생각나지 않지만 어쨌든 행복한 결말이었던 것 같다. 남자가 좋아하는(사랑하는?) 여자와 결국엔 사랑하게 되었던가?? 

그러고보면 열한 살 소년 프레디가 주인공인 이 이야기도 결과적으로 보면 크게 다르지 않은 이야기인지도 모른다.
분명히 어제였던 일요일이 다시 펼쳐지는 현실에 처음엔 당황스럽던 프레디가 한 번 두 번 일요일이 반복되자 어느덧 현실로 받아들이게 되고 나중에는 영원히 계속될 것같은 불안감에 휩싸이게 된다. 영원히 오지 않을지도 모를 월요일에 대한 미련도 있지만 자신만이 알고 있는 일요일이 반복되는 상황에서 나름 재미를 느끼는 것도 같고......

소원 팔찌를 잃어버리기 전에 무심코 빌었던 소원이 이루어진 것이라 여기며 자꾸만 반복되는 일요일을 멈출 수 있는 방법이란 다시 소원 팔찌를 끼고 새로운 소원을 비는 것이라 생각하는 프레디. 소원 팔찌를 구하기 위해 사방팔방 알아보지만 허사로 끝나자 마침내 운명처럼 반복되는 일요일에 순응하며 살기로 하는 듯하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이야기 속에서조차 운명은 생각대로 되지 않는가보다. 역시나 영원히 오지 않을거라 생각하며 베로와의 내기에서 보란듯이 제 머리를 싹뚝! 잘라버리며 그래도 자고 나면 다시 원상복귀되어있을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는 프레디.
그날의 사건은 비단 그것뿐만이 아니다. 소년을 구하기 위해 나섰다가 본의 아니게 해프닝으로 끝난 사건과 정원밀집지대에 있는 예쁜 정원의 아주머니와의 약속 등등...... 

정말 다시는 오지 않으리라 생각했던 월요일이 꿈처럼(아니 오히려 당황스럽게) 현실로 제자리를 찾게된 것은 웬수같이 얄밉기만 했던 언니 미아가 건네준 소원 팔찌덕분이라니...... 

제목도 묘한 여운을 던지는 프레디가 들려주는 무한반복될 것같던 일요일의 이야기는, '시간을 되돌릴 수만 있다면...'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다시 한 번 그 시절 그때의 모습이 된다면...' 등등 이루어질 수 없는 소원같은 바람에 대한 조언같은 이야기라고나 할까. 

자~ 어때요?
같은 날이 반복되니까 좋은 것 같은가요?
글쎄요?
돌아갈 수 없기에 더욱 간절한 것은 아닐까요?
한 번밖에 없는 순간이기에 더욱 간절한 추억이지 않을까요?

돌이켜보면 미련이나 후회가 남는 순간이라도 그 나름의 의미가 있지 않을까..
어처구니 없이 맞게된 월요일에 당황하면서도 지겹도록 맡아야 했던 메추라기의 탄 냄새와의 영원한 작별을 기뻐한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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