잿빛극장
온다 리쿠 지음, 김은하 옮김 / 망고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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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통 "잿빛"이 가득했던 이야기.

"나"는 그녀들을 통해서 무엇을 알아내고 싶었던 것일까?

그녀들은 왜 동반자살을 한 것일까?


이 책은 크게 3부분으로 나뉜다.

"0"은 나의 일상을, "(1)"은 나의 소설을 무대화하는 과정, "1"은 T또는 M의 일상을 그리고 있다.

0과 (1)은 현실이고, 1은 허구이다.

그러나 읽다보면 이 숫자들과 현실, 허구등의 구분이 크게 상관없이 자연스럽게 

시선의 이동으로 느껴질 것이다.

무엇이 실재이고, 무엇이 허구인지 그 경계가 모호해지며 어우러진다.


실존 인물, 사건을 토대로 이 책을 집필한 온다 리쿠 작가.

온다 리쿠 작가가 20대 때 스치듯 발견한 사건은 오랜 시간이 지나도록 그녀의 마음에 남았다.

그 이유를 정확히 알지도 못한 채, 온다 리쿠 작가는 이 책의 "나"가 되어 조금씩 그 사건에 들어간다.


전업 작가가 된 "나"는 오래전 45세 여성 2명이 강에서 동반자살한 사건을 제대로 마주하기로 한다.

이름도, 이유도 언급되지 않은 사건에 왜 그리 마음이 쓰였는지 모르겠지만

그녀들의 이야기를 알아보고, 소설로 쓰고 싶어한다.

동반자살한 실존 사건을 소설화 시키는 "나"의 일상과 그 소설을 무대화 시키는 "나"가 당연히

온다리쿠 작가겠지만 어디까지가 실재이고, 어디서부터가 허구인지 묘한 매력이 있다.

또 실존 인물을 "T"와 "M"으로 탄생시켜 허구 세계를 끌어가는 이야기는 

존재와 사건이 실재 일어났던 일이라그런지 이 또한 실재와 허구의 묘한 섞임의 매력이 있다.


"T"와 "M"은 대학동기로 함께 사는데, 이야기 곳곳에 

이혼녀에 대한 시선, 연상녀에 대한 시선, 

40대 여성 둘이서만 살고 있는 것에 대한 사회적 분위기도 느낄 수 있고,

다른 사람과의 관계형성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둘이서 살다가 한 명이 사라져버리는 것에 대한 두려움등도 느낄 수 있다.


실재로 45세 여성 2명이 왜 죽었는지는 모른다.

사랑때문인지, 경제적 이유인지, 사회적 고립인지, 아니면 또 그 무엇인지.

이 책에서도 온다 리쿠 작가는 그 이유에 초점을 맞추지는 않는다.

다만 '잿빛'으로 변해가는 과정에서 느껴지는 세밀한 감정들이 아쉽고 안타까울뿐이다.

또 의외로 삶에 "잿빛"이 드는 건 큰 사건이 아니라

서서히 스며드는 일상적인 일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공포스럽기도 하다.


"T와 "M"의 마지막 일상은 참 무난했다.

평소와 다름없었다.

온다 리쿠 작가는 그렇게 위로해주는 것 같았다.










출판사로부터 무료로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잿빛극장 #온다리쿠 #망고

#소설 #리뷰 #서평 #독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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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함의 과학 - 친절, 신뢰, 공감 속에 숨어 있는 건강과 행복의 비밀
켈리 하딩 지음, 이현주 옮김 / 더퀘스트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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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은 진단 받은 질병이 없는데도 자꾸 아프다고 하고, 겉모습이 환자처럼 보이기도 한다.

또 어떤 사람은 질병이 있는데도 에너지 넘치고, 좋아보이기도 한다.

과연 이 두 사람의 차이는 무엇일까?


​신체적인 건강이 당연히 중요하지만

신체적 건강만을 가지고 건강을 100% 말할 수는 없을 거 같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단순히 '좋은 기분, 좋은 상황도 건강에 영향을 줄 수는 있겠지'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나 건강에 숨은 요인들이 있었다니 새삼 놀라는 부분도 있었고, 중요함을 다시 한 번 인지하는 계기도 되었다.


​건강의 숨은 요인으로

사람과의 관계, 사회적 연결, 직장, 교육, 동네, 동네이웃, 공정성, 환경등을 이야기하고 

건강의 본질적 요소로

개인의 건강, 집단의 건강을 이야기한다.

친밀한 단 한 명의 사람만 있어도 얼마나 그 사람으로 하여금 위로가 되고, 치료제가 되는지는 

많은 사람들이 겪어 봤을 것이다.

하루중 많은 시간을 보내는 직장과 일에 대해서도 돈을 버는 수단으로만 여기는 것보다

여러가지 만족감을 얻을 수 있다면 그 또한 건강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사람과의 관계나 직장에 대해서는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지만

교육이라던지 우리가 사는 곳이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생각은 별로 해본적이 없는 거 같아서

관련 부분을 읽었을 때는 정말 신선하고 흥미로웠다.

자연 과학" 분야지만 저자의 진료 경험이나 기존의 사례들을 예로 들어서 풀어놓았기 때문에

에세이를 읽는 듯한 분위기로 편안하게 공감하면서 읽을 수 있다.

생각지 못한 많은 것들이 실제 임상 사례로 나타나는 것을 보며

너무 중요한 것들을 많이 간과하며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정함'이 단순히 배려나 매너 차원이 아니라 과학적으로 건강에 미치는 사례들을 보면서

'다정함의 과학'이라는 제목이 또 한번 강하게 각인되었다.


건강을 위해서 좋은 음식을 먹고, 운동을 하고, 여러가지 신체 수치들을 챙기는 것도 좋지만

신체적 건강, 질병의 유무에서 범위를 더 넓혀서 일상의 순간들 속에 숨어있는 건강까지 찾아내서 챙긴다면

더욱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다정함'이 얼마나 사람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지,

일상의 사소한 순간들 속에 얼마나 많은 건강이 숨어 있는지

이 책을 통해 느끼고, 찾아내고, 지킬 수 있었으면 좋겠다.




출판사로부터 무료로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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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한잔 - 문학×커피 더 깊고 진한 일상의 맛
권영민 지음 / &(앤드)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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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언제부터 커피를 마시게 되었을까?

물 종류를 잘 마시지도 않았고, 식사를 하고 차를 챙겨먹는 스타일도 아니였다.

그런데 지금은 식사를 한 후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자주 마신다.

무엇보다 느끼함이 없어지고, 소화되는 듯한 효과가 있어서 좋다.

그리고 회의를 하면서 마신다거나 누군가를 만나면 자연스럽게 커피를 마신다.

또 여행지를 가면 예쁜 카페, 특별한 카페, 맛 좋은 카페를 찾아가서 커피를 마신다.


의식하지 못했는데 언제부턴가 일상에 자연스럽게 스며든 "커피".

이 책을 읽으며 커피에 대해서 다양하게 생각해보며 즐길 수 있었다.

이 책에는 커피의 역사, 문학 속의 커피 이야기, 카페 공간 이야기가 담겨 있다.


커피의 역사에서는 기존에 들어봤던 고종의 "가비"이야기도 나오고,

여러 곳에서의 커피 역사, 고양이로부터 얻을 수 있는 가장 비싸다는 루왁 커피이야기등이 나온다.

저자는 여러 나라에서 마셔본 커피이야기를 자연스럽게 섞어서 풍성한 경험을 들려주었고,

무엇보다 "루왁 커피"의 맛이 제일 궁금했다.

엄청 비싸다는데 과연 먹을 수 있는 날이 올까? 그 비싼 돈을 주고 먹을만한 맛일지가 궁금하다.


커피를 연인에 비유한 작품인 "커피 잔을 들고" 라는 문학 작품이나

밀다원이라는 다방의 공간을 배경으로 삶을 보여주는 "밀다원 시대" 작품도 흥미로웠고,

제목을 많이 들어본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도 눈에 띄었다.

최근 작들이 아니라서 그 시절의 모습도 볼 수 있고, 그 시절에 커피나 다방의 모습은 어땠는지도 볼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커피의 공간인 카페 이야기가 나오는데

작품속에 등장하는 카페를 찾아가기도 하고, "다방"이라 불렸던 대학로의 공간이나

고흐가 그린 밤의 카페 이야기도 재밌었다.

무엇보다 제일 눈에 들어왔던 것은 로마의 중요 유산으로 지정된 "그레코"라는 카페이야기였다.

건물주가 엄청난 월세인상으로 인해 소송도 벌어지고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지금도 다행히 운영은 되고 있는 것 같아서 언젠가 기회가 되면 꼭 한 번 가보고 싶다.


돌아다니다보면 "카페"도 엄청나게 많고,

"커피"를 마시는 사람도 엄청나게 많다.

지금은 "커피 문화"라는 말이 아주 당연한 것처럼 생각될 정도이다.

"커피"에는 단순히 마시는 음료라기보다는 무언가 더 많은 것이 담겨 있는 거 같다.

독서를 하거나 무언가를 할 때 커피와 함께면 즐거움이 배가 되는 거 같기도 하고,

누군가와 이야기하며 함께 마시는 커피에는 진한 삶의 이야기가 담기게 되는 거 같기도 하다.


지금 커피가 너무 끌리는데?

당장 커피 한잔 마셔야겠다.



출판사로부터 무료로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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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한의 열두 달 북클럽 - 순한 맛부터 매운맛까지 소설책부터 벽돌책까지 전천후 지식인이 되는 책읽기
이시한 지음 / 비즈니스북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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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나 독서 관련 책들은 한번쯤 눈이 더 가게 마련이다.

이 책도 독서하면서 한 번쯤은 접해보고 생각해봤던 

"베스트셀러, 과학책, 밀리언셀러, 고전, 벽돌책, 인생책, 처음책, 노벨문학상"등에 대한

이야기를 공감가고 유익하게 풀어놓았다.


"열 두달 북클럽" 이라는 제목처럼 12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최초의 독서"를 시작으로 "인생책"으로 끝나는데 

각 장마다 독서하면서 한 번쯤 생각해봤던 것들이나

궁금했지만 당연시 여기며 넘어갔던 것들, 

도움이 될 만한 독서팁, 여러가지 관련 책들 이야기가 쉽고 재밌게 등장한다.

그래서 아주 술술 잘 읽힌다.


'베스트셀러'는 별 생각없이 들여다보지 않았는데

'베스트셀러가 왜 베스트셀러가 됐는지'를 보니 앞으로는 베스트셀러 분야도 전체적으로 어떤 책들이

있는지 정도의 흐름은 살펴보면 좋을 거 같다..

또 '고전은 고전이니까, 고전은 읽어야 하니까'라고만 생각했지

'고전이 왜 고전인지 그 이유'를 살펴보니 공감도 가고, 더 읽어야겠다라는 생각도 든다.


나도 편독이 심해서 늘 '읽어야지'라고 생각만 하고 있었던 '과학책'을 읽어내는 법,

'좋은 에세이를 고르는 방법', '벽돌책을 격파하는 법'등은

앞으로의 독서 생활에 좋은 팁이 될 것 같고,

독서하면서 궁금했던 "몰입감의 비밀, 한 분야를 대표하는 책의 조건, 독서에 있어 노벨 문학상의 의미'등은

궁금증이 풀리기도 했고, 공감하기도 했다.


중간중간 언급된 책들이 있는데 '읽어봐야지' 생각만 했던 책들은 다시 한 번 잘 기록해놓았고,

읽었던 책들의 등장은 반가웠다.

관련 책들을 적절한 내용과 함께 담아놓아서 더 공감할 수 있었고, 

읽어보고 싶은 책들의 발견은 기분좋은 덤이다.


독서 초보자들이 읽으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고,

꼭 초보자가 아니여도 한번쯤 읽어보며 독서에 대해 생각도 해보고, 

적절한 팁과 함께 좋은 책을 발견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무료로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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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묘한 나라의 여행기 - 어느 괴짜 작가가 사상 최악의 여행지에서 발견한 것들
애덤 플레처 지음, 남명성 옮김 / 예문아카이브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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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라는 말만 들어도 설레인다.

그래서 여행에세이는 늘 관심이 가고, 꽤 많은 책을 보기도 했다.

그런데 이 책은 그동안 만나본 책과는 너무 다른 책이다.

다양한 나라를 가서 겪은 이야기는 맞는데, 그 장소들이 일반적이지 않다.

한 두 곳도 아니고, 어렇게 그런 곳만 찾아갈 수 있는지 작가는 분명 괴짜임에 틀림없다.


영국인 작가 애덤은 여자친구와 새로운 것을 찾아나서기로 하고 각 국을 돌아다닌다.

터키 이스탄불에 도착했는데 시위대때문에 길이 막혀 숙소를 찾아가기도 힘든 상황이 벌어진다.

여행을 갔는데 시위대에 막혀 가질 못하면 어쩌란 말인가?

그래도 터키 이스탄불은 이만하면 다행이다.

중국에서는 이동하기 위해 탄 야간버스에서 수십 시간동안 발이 묶였다.

하염없이 시간은 흐르고, 먹을 것도 거의 없고, 자리는 불편하고, 화장실은 당연히 자연의 세계에서 해결.

정말 상상만해도 짜증나고 최악의 상황이였다.


이스라엘에 가기 위해서 국경을 넘을 때는 속옷만 입고 몸 수색을 당하고, 소지품 수색도 당했다.

아니 이렇게까지 하면서 꼭 이스라엘 국경을 넘어야하나? 싶은 생각이 절로 드는 순간이였다.

팔레스타인 헤브론으로 가는 버스에서는 기사가 권총을 가지고 있고, 버스 창문은 방탄유리다.

불안한 마음을 가지고 이렇게 노선버스를 타야하나?

체르노빌에서는 세계 최대의 발전소가 될 뻔 했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방사능 수치를 확인해가며 서 있었다.

15분밖에 머물지 못하는 상황이였고, 그들은 5분도 안되어 버스에 올라탔다.


시위, 방사능, 분쟁, 휴전, 가난등 돈 주고 가라도 해도 가기 힘든 곳을 자발적으로 가서

위험한 곳을 가고, 어려운 사람들을 만나고, 예상치 못한 상황에 부딪힌다.

상상만해도 어마어마하게 짜증나고 힘들 거 같은데

특유의 유머감각으로 글의 분위기를 잘 끌고 간다.

짜증나는 느낌을 받다가도 피식 웃게 되고,

놀라고 걱정되는 느낌을 받다가도 금방 안도하면서 웃게 된다.

이런 여행지의 이야기는 어디서도 못 들을 거 같아서 신기하기도 했고,

이렇게 힘든 여행을 계속 했다는 사실이 대단하게 느껴졌다.


이상한 곳을 가도, 신기한 곳을 가도 사람들이 있었고, 삶이 있었다.

어쩌면 저자는 그 모든 것이 그저 삶이라는 것을 느끼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과연 나라면 이런 용기있는 여행을 떠날 수 있을까?

고생하고 힘들고 놀라도, 그 안에서 무언가를 찾을 수 있을까?

애덤 작가는 이 순간에도 또 기묘한 나라를 찾아다니고 있을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무료로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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