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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거인 (15만 부 기념 스페셜 에디션)
프랑수아 플라스 글 그림, 윤정임 옮김 / 디자인하우스 / 2024년 3월
평점 :
몇 페이지 안되는 그림동화책이 마음을 더 깊게 울리는 경우가 있는데 이 책도 그랬다.
큰 판형에 온 몸에 문신이 가득한 남자가 산을 바라보고 있는 표지가 시작전부터 참 인상적이였다.
이 책은 회고록 형식으로 거인들의 나라를 찾아 떠난 한 지리학자의 여행기다.
한 지리학자는 우연히 "거인의 이"라는 물건을 사게 되고, 그것을 연구해서 거인들을 찾아 떠나게된다.
그 과정에서 원주민의 습격을 받고, 혼자 남게 된 지리학자는 결국 거인들의 나라에 도착하지만
쓰러지게 되고, 거인들의 보살핌으로 목숨을 구하게된다.
지리학자는 9명의 거인들과 생활하며 거인들의 모든 것을 관찰하고 기록한 후 고향으로 돌아와서 거인들에 관한 책을 출간한다.
당연히 그 책은 엄청난 성공을 거두게 된다.
그러나 거기까지만 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아니 그들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만 책에 내용을 싣고, 또 다른 여정을 시작하지 않았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다시 한 번 찾아간 그곳에서 충격적인 모습을 보게된 지리학자는 결국 모든 것을 버리고 고기잡이배 선원이 된다.
새로운 미지를 발견한다는 것은, 더군다나 그곳에 우리와 다른 무엇인가가 살아간다는 것을 발견한다는 것은
얼마나 놀랍고 대단한 일이겠는가.
지리학자는 거인들을 발견하고는 들뜨고, 벅차고, 세상에 알릴 것을 기대하며 흥분했을 것이다.
그러나 거인들을 보호할 생각은 못했을까?
발견으로 인해 그들이 파괴될 수도 있다는 것은 예상하지 못했을까?
자신의 목숨을 구해주고, 그들과 함께 생활했던 그 시간들을 되돌아보기에는 개척의 의미가 너무나 컸던 모양이다.
왼쪽에는 글이 있고, 오른쪽에는 그림을 배치해서 좀 더 자연스럽게 읽어나갈 수 있었고,
오른쪽 페이지의 그람만 넘기면서 보기에도 충분히 상상력을 발휘해가며 읽어볼 수 있을 것 같아서 좋은 구성인 거 같다.
간단히 보자면 지리학자가 거인을 발견하는 이야기지만
읽어가면서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이다.
그동안 전세계적으로 이런 비슷한 일들이 알게모르게 얼마나 많았을까 싶었고,
생명체든, 환경이든 얼마나 파괴되었을까 싶었고,
그 과정에서 사람들은 얼마나 크고작은 실수와 해서는 안되는 일들을 했을까 싶었다.
지금까지 인류가 발전해올 수 있었던 것은 분명 개척자들의 노력이 있었겠지만 과오도 있었을 것이다.
창조가 많았겠지만 파괴도 많았을 것이다.
안타까운 마음에 "파괴, 멸망"이라는 단어가 많이 떠올랐지만
한편으로는 또 어디쯤에 아직 발견하지 못한 신비스런 곳이 있지 않을까하는 희망적인 생각도 해본다.
어린아들에게도 어른들에게도 울림을 주는 멋진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무료로 지원받은 도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