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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이어준 다섯 가지 기적
모리사와 아키오 지음, 이수미 옮김 / 문예춘추사 / 2025년 5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무료로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이 책은 단순히 책에 대한 이야기를 넘어, 삶을 회복시키는 서사의 힘을 조용하지만 단단하게 보여주는 소설이다.
편집자, 작가, 북디자이너, 서점 직원, 독자가 주인공이자 화자가 되어
한 권의 책이 태어나 읽히기까지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따라간다.
또 그 흐름속에 "사요나라, 도그마"라는 한 권의 책이 인연으로 연결된다.
편집자 '쓰야마 나오'는 '스즈모토 마사미' 작가의 신작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작가 '스즈모토 마사미'는 이혼한 상황에서 딸 아이를 위해 새로운 소설을 쓰기로 하고,
북디자이너 '아오야마 데쓰야'는 아내와 함께 마지막 디자인을 하고,
서점 직원 '시라카와 코코미'는 오랜 상처를 갖고 있는 상황에서 마음을 여는 계기가 되고,
독자 '가라타 가즈나리'는 혼자 살아가다 새로운 설레임을 발견한다.
다섯 명의 인물이 각자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다 한 권의 책을 매개로 서로의 삶에 스며들고 변화해 가는 과정을 보고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내 마음도 들여다보게 되고, 위로 받는 경험을 하게 된다.
한 권의 책이 인연이 되고, 상처를 어루만지고, 기적으로 연결되는 과정은 잔잔하지만 따뜻한 웃음이 난다.
이번 책에도 모리사와 아키오 작가 특유의 섬세한 감정 묘사와 따뜻한 시선을 여실히 느낄 수 있다.
여러가지 이유로 책을 좋아하지만, 닫힌 마음을 여는 열쇠의 기능을 할 수도 있다는 점을 새삼 또 한 번 느꼈다.
큰 행복만을 느끼는 것이 인생이 아니라,
폭우가 내리더라도 그 '폭우 속으로 뛰어들어 흠뻑 젖는 것을 즐기면서 마음껏 노는 곳'이라는 중심 문장이 너무 좋다.
살아가면서 크고 작은 상처를 받을 것이고, 크고 작은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그렇지만 이 책을 읽는내내 지금 내가 있는 곳이 힘들고 어려움이 있더라도, 흠뻑 젖는 채로도 웃을 수 있다는 용기가 생긴다.
'지금'을 즐길 수 있고, '지금'을 중요시 할 수 있는 삶의 태도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수 있다.
작고 조용한 기적이 어떻게 사람을 바꿀 수 있는지 궁금하거나
봄날의 따뜻한 기운을 받고 싶거나
책을 사랑하는 이들이라면 한 번쯤 읽어보면 좋을 소설이다.
“내 인생은 비를 피하는 곳이 아니야. 폭우 속으로 뛰어들어 흠뻑 젖는 것을 즐기면서 마음껏 노는 곳이야. 너도 사실은 그러고 싶은 거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