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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모의 책 - 자기 정체성을 찾아 떠나는 네모의 여행 ㅣ 네모의 여행 시리즈 3
니콜 바샤랑 외 지음, 도미니크 시모네 지음, 박창화 옮김 / 사계절 / 2002년 8월
평점 :
이 책은 이 지구상의 인류와 문명에 대해 소설 형식을 빌어 기술하고 있다. 인류 문명에 대한 방대한 지식을 주인공의 여행을 따라가며 모두 아우르다 보니 내용전개가 완만해서 흡인력은 좀 모자란다는 생각이 든다. 재미를 기대하고 읽기엔 좀 어려운 책이지만, 초등고학년 학생이나 중학생정도 됐을 때 이 책을 읽는다면 인류의 역사와 문명, 세계사를 배울때 스키마의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책의 내용은 매우 단순하다. 주인공 네모라는 아이가 교통사고를 당해 자기자신이 누구인지, 어떻게 살고 있는지에 대한 모든 기억을 잃어버린다. 즉, 인류 문명이 발생하기 전, 인간의 원형상태로 되돌아가 버린 것이다. 이에 네모는 가스파르 삼촌과 여행을 시작하고 인류, 지리, 생태, 과학, 종교, 천문학, 민주주의, 수학, 역사, 그리고 예술과 문학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의 지식을 여행을 통해 다시 습득하게 된다.
이 책은 깊진 않지만 매우 넓은 범위의 지식을 총체적으로 보여주는 책이다. 하지만 이 모든 지식들이 프랑스인으로서, 더 나아가 유럽인으로서의 자기정체성을 확립하도록 도와주고자 하는 의도가 배어있기 때문에 우리 입장에서 읽다보면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어본 듯한 느낌이 드는것도 사실이다. 또 만만치 않은 양의 지식을 따라가다 보면 책장 넘기기가 수월하지만은 않을것도 같다. (내가 너무 교양이 부족해서 그런지....^^:)
하지만 그런 약간의 거북함에도 불구하고 인류문명에 대한 방대한 지식을 폭넓게 갖추는데 큰 도움을 주는 책임은 분명하다.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프랑스인의 자부심과 함께 자아정체성, 역사관을 전달하고자 노력하는 프랑스 역사학자의 가치관과 수고로움이 부럽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