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속에서 쏙쏙 뽑은 가족여행지 1 - 역사문화 체험여행
미디어윌 편집부 엮음 / 미디어윌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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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주말이면 무얼 할까 고민될 때 아이와 머리를 맞대고 함께 들여다 볼만한 책이다. 체험학습 GoGo시리즈는 역사 유적지 한 곳을 자세하게 공부할 수 있는 학습안내서 역할을 하는 반면 이 책은 아이들을 데리고 가볼만한 곳을 추려낸 후 기본적인 배경지식과 교통편, 식당에 대한 정보까지 부모에게 더 유용한 정보를 제공해 주고 있다. 그리고 각 여행지마다 관련된 교과서의 학년, 학기를 체크해 주고 있어 학교에서 보내주는 주간학습계획과 비교해 두면 학교 수업진도에 맞추어 여행지를 선택할 수 있어 많은 도움이 될듯 하다.

내가 가장 후한 점수를 주고 싶은 부분은 여행지 주변 맛집 안내와 여행지외에 더불어 가볼만한 곳을 표시한 그림지도! 아이들 공부도 공부지만 열심히 돌아다닌 후 들어간 식당이 기대에 못 미쳐서 그것 하나때문에 그날의 즐거웠던 나들이 기분이 엉망이 되었던 적이 종종 있었던지라 아이들 입맛까지 고려한 식당안내가 나로서는 무척 반갑게 다가왔다. 또 여행지와 더불어 가볼만한 장소도 그림지도에 알기 쉽게 표시해 놓아 길에서 헤매다 버리는 시간이 없게끔 배려해 놓았다. 또한 여행지를 돌아보고 나서 엄마와 아이가 느낌을 기록할 수 있는 여백을 둔것도 눈에 띈다.

전체적으로 한 권의 예쁜 잡지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드는것은 잡지사 기자와 출판사 편집인으로 일했던 저자의 경력때문일까? 풍부한 사진자료와 엄마 아빠로 나오는 모델의 등장 덕분에 잡지를 보듯 부담스럽지 않게 책장이 넘어간다. 
 

몇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아이들도 함께 보라고 엄마와 아이가 함께 느낌을 기록하는 공간을 제공한듯 한데 아이들이 보기에는 글자의 크기가 너무 작다고 생각된다. 또 엄마와 아이가 느낌을 기록하는 여백은 아이들의 글씨 크기를 고려하지 않아 간격이 너무 좁아 기록하기가 좀 힘들겠다는 생각이 든다. 차라리 책에 나온 여행지 목차와 똑같은 순서로 따로 여행일지용 워크북을 만들어 원하는 사람은 별도로 구입할 수 있도록 했으면 더 유용하지 않았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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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의 석간
시게마쯔 키요시 지음, 김훈아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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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1년의 12달을 배경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 12편의 단편 소설 <일요일의 석간>! 벗꽃이 흐드러지는 4월의 사랑 이야기 <꾬꼼남과 털털녀>를 시작으로 5월은 <카네이션>, 일본 근대문학의 대표적인 작가 다자이 오사무의 기일이 있는 6월의 <오우토키의 연인>등이 이어지다가 마지막 졸업을 앞둔 3월의 <졸업 홈런>까지 1년 열두달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가 전개된다.

사실, 저자 시게마츠 키요시가 등장시킨 주인공들은 그닥 잘난 것도 없는 사람들이다. 아니... 오히려 가슴 한 켠에 싸한 아픔 하나씩은 묻어두고, 주류 사회에서 약간은 비켜나 있는 듯한 아웃사이더에 가까운 사람들이라고나 할까...? 그 주인공들의 감정을 따라가다 보면 '그래, 맞아... 그렇지...'하며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게 될 정도로 시게마츠 키요시의 이야기 솜씨는 맛깔스럽고 재치가 있고 감정표현이 섬세하다. 바다 건너 일본에서 살건 우리나라에서 살건 복작복작 이리 엮이고 저리 엮이면서 몸도 마음도 지치게 되면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으로 들어와 쉬고자 하는 마음은 다들 똑같은가보다.

 

그간 일본이라는 나라에 대해 지금까지 내가 갖고 있던 이미지는 가전제품, 자동차, 그리고 포르노, 야쿠자등등 첨단산업이거나 아니면 어두운 밤세계에 속해 있던 것들이었는데 이 책을 읽고 나니 그들의 소소한 일상 또한 우리네의 삶 전반에 흐르는 정서와 그렇게 많이 다르지 않다는것을 느끼게 되어서 갑자기 멀고도 가까운 나라 일본이 그냥 막 가깝게만 느껴지는것이다!! 그러고 보니 일본이라는 나라에 대해 가졌던 단편적인 이미지(주로 부정적인^^;)들로부터 놓여나게 된것도 이 책이 내게 준 선물이라 할 수 있겠다. 원조교제, 탈선, 명퇴, 도시 생활의 각박함등 우리가 심각하게 생각하는 문제들에 대해서 그들도 똑같이 우리처럼 고민하면서 열심히 살고 있다는것을 알게 됐으니까...

 

책의 마지막 장을 덮고 나니 갑자기 남편의 어깨가 넓어 보이기도 하고 또 움츠러 든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몇 년만 지나면 우리 애들도 지금은 어리광 부리며 매달리곤 하는  아빠를 부담스러워 하며 이야기 나누는것도 피하게 될까...?

 

창문 밖 비내리는 소리가 마음속으로 젖어든다. 남편과 같이 빗소리 들으며 시원~한 맥주라도 한 잔  함께 나누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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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지와 빵집주인 비룡소의 그림동화 57
코키 폴 그림, 로빈 자네스 글, 김중철 옮김 / 비룡소 / 200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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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샌지가 머무르는 방 아래는 빵집! 매일 아침 저녁으로 샌지는 빵집에서 흘러 나오는 맛있는 빵 냄새를 훅훅 들이마셨다. 검고 딱딱한 빵, 따뜻하고 달콤한 빵, 바삭바삭한 과자가 풍기는 냄새를 모두.... 그런데 어느날 저녁 빵집 주인이 빵 냄새 값을 내라는 게 아닌가??!! 결국 샌지와 빵집 주인은 재판관을 찾아가고 재판관은 샌지에게 은화 다섯닢을 가져오라고 한다. 과연 샌지는 빵냄새 값을 치러야 할까?? *^^*

내용도 재미있고 그림은 더 유머러스한 "샌지와 빵집주인" !! 빵냄새를 맡는 샌지의 표정이나 심술궂기 이를데 없는 빵집주인의 얼굴을 보고 있자면 절로 웃음이 난다. 1학년 아이들이 국어시간에 흉내내는 말을 배울 때 읽어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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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구단 냄새 나는 아이 - 달리 저학년 동화 2
페르난도 알론소 지음, 티노 가타간 그림, 권미선 옮김 / 달리 / 200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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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강남엄마 따라잡기"라는 드라마가 엄마들 사이에 화젯거리다. 특목고와 일류대학에 자녀를 입학시키기 위해 아이들의 학습매니저를 자처하고 나선 엄마들의 모습을 그린 드라마이다. 이 드라마를 보고 있노라면 우리가 처한 교육현실이 한심하다는 생각에 쓴웃음을 짓게 되지만 한편으론 마음 속 한켠 불안감이 스멀스멀 피어오르는것을 막지는 못하겠는 것이 나 역시 우리나라에서 애들을 키우고 있는 엄마이기 때문이리라....며칠 사이에 내신 반영율이 50%에서 30%로 왔다갔다 하는 정신없는 시절에 그저 우리애가 고 3이 아니라는 사실이 감사할 따름인 평범한 엄마...


게다가 우리 아들놈은 공부도 관심없어... 그렇다고 다른 분야에 딱히 관심을 보이는것도 아닌 터이라 중학생 되기전에  슬슬 공부좀 하라고 닥달을 해야 하지 않을까... 싶은 참에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의 작가는 스페인의 페르난도 알론소이다. 첫 번째 작품인 "페랄과 황새"로 스페인 문화성에서 주는 아동문학상을 받았으며, 그 후 스페인 문학계에서 가장 권위있는 상인 '라사리오 청소년 문학상' '국제 청소년 도서 기구 올해의 도서' '안데르센 명예상'등 많은 상을 받았다고 한다.


교실의 붕괴, 학력지상주의 같은 폐해는 비단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라 저 먼 스페인에서도 똑같이 고민하는 문제인가보다. 하긴 어느 부모인들, 그리고 어떤 사회인들 일등이라는 자리가 주는 자긍심과 사회적 신분 상승의 기회를 마다할 것인가... 이 책은 아빠때문에 늘 일등을 해야만 하는 아이의 중압감과 사회적 신분을 중시하는 아버지의 갈등을 해결해 과는 과정이 재미있고도 따뜻하게 묘사하고 있다.

늘 일등을 해야 하고 일등을 하지 못하면 꿀꿀이 죽을 먹어야 한다고 강조하는 아빠, 아빠에게 인정받기 위해 공부만 하는 후아니또, 말썽장이 아이들을 휘어잡기 위해 기막힌 계획을 세우는 마누엘 선생님이 이야기 전개의 주축이다.

 

마누엘 선생님에 의해 전혀 생각지도 않았던 이유로 교실에서 쫓겨나게 되자 그 충격으로 돌이 되어버리는 후아니또! 이 사실이 언론에 알려지면서 '학교생활의 실패'로까지 문제는 크게 확대되어 버린다. 후아니또를 진찰한 의사는 후아니또의 방에서 구구단 냄새가 진동하는 것을 보고  부모님에게 후아니또를 위한 처방을 내린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구절은 돌이 된 후아니또에게 그래도 산수 문제를 풀라고 하며 시간을 낭비할까 걱정하는 아빠에게 엄마가 하는 말이다.

"우리 아들은 살면서 이미 많은 시간을 잃었어요. 놀 수 있는 시간, 달릴 수 있는 시간, 모험 동화를 읽을 수 있는 시간, 친구들을 사귈 수 있는 시간들을요."

후아니또의 엄마가 해준 이 말은 요즘 우리 아이들을 키우고 있는 모든 엄마들이 귀담아 들어야 할 말이 아닐까!! 나 또한 우리 아들에게서 놀 수 있는 시간, 달릴 수 있는 시간, 친구들을 사귈 수 있는 시간을 빼앗아버린 것은 아닌지 가슴이 뜨끔했으니까....


아이를 잘 키워낸다는 것은 아이가 행복하게 자라게 하는것이라는 너무나 당연한 사실을 진부하지 않은 표현으로 잘 그려낸 동화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나는 어떤 엄마인지 다시 한 번 자신을 돌아보게 만드는 힘이 있는 동화이다. 아이들보다는 오히려 부모가 먼저 읽어봐야 할 책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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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가 한 마리도 죽지 않던 날 (양장)
로버트 뉴튼 펙 지음, 김옥수 옮김, 고성원 그림 / 사계절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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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돼지가 한 마리도 죽지 않던 날'은 어떤 날이었을까? 이 책의 제목을 보자 마음속에 이런 궁금증이 자리잡았다. 주인공 소년 로버트에게 생애 최초의 소중한 소유물이 바로 돼지이고 로버트의 아버지는 바로 돼지를 죽이는 것을 직업으로 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면 이 한 줄의 제목에 인생의 아이러니, 험난함과 함께 소년과 아버지의 마음 속 깊이 품고 있었을 법한 소망까지도 함축하고 있는 듯 하다.

이웃집 태너 아저씨네 소의 출산을 도와 준 답례로 받은 귀여운 돼지 핑키! 핑키는 로버트에게 안기는 순간 로버트의 친구이자 희망으로 자리잡는다. 그러나 인생은 늘 그렇듯이 뜻대로는 되지 않는 법! 어느 날 로버트는 아빠 헤븐에게 병이 있음을 듣게 되고 더군다나 소중한 돼지 핑키가 새끼를 갖지 못함을 알게 된다. 가을이 깊어가고 겨울이 오자 아빠의 병세는 더 악화되고 도저히 삼킬 수 없을 정도로 형편없는 아침식사를 하던 날, 결국 아빠는 로버트와 함께 핑키를 죽인다.

생애 최초로 갖게 된 유일한 소유물이자 소중한 친구를 죽음으로 몰아넣어야 하는 고통......결국 로버트는 아빠에게 말한다. 가슴이 찢어질 것 같다고.....'어른이 되려면 그런 건 이겨내야 해. 어차피 이렇게 될 수밖에 없었다'고 말하는 아빠가 미웠지만 눈물을 닦아주는 아빠의 울퉁불퉁한 손가락과 시선을 다른 데로 향하며 흘리는 아빠의 눈물을 느끼는 순간 로버트는 아빠를 용서할 수밖에 없는 자신을 발견한다.

로버트가 아빠의 죽음을 의연하게 맞을 수 있었던 것은 바로 핑키와의 이별이 주는 고통을 극복했던 과정이 있었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13살 로버트! 장례식 때 입을 양복조차 없어 하느님께 사는 게 지옥 같다고 절규하지만 자신을 사랑하는 가족과 이웃 앞에서는 어른스럽게 장례절차를 처리할 줄 안다. 그는 이제 더 이상 '아버지'라는 울타리 안의 소년이 아니라 스스로 울타리를 만들어 가는 가장의 역할을 해야 하는 어른으로 성장한 것이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천진난만한 소년 로버트의 모습, 그리고 따뜻한 가족과 이웃간의 사랑을 느끼게 되어 흐뭇한 마음이 들 때가 많다. 우연히 이웃집 태너 아저씨의 소 행주치마의 출산을 돕다가 무조건 소의 목구멍으로 손을 넣어 혹을 떼어 내다가 팔을 물리는 장면에선 12살 어린 소년의 무모하기까지 한 용기가, 매티 이모에게 영어교습을 받는 장면에선 순진함과 장난기가, 러트랜드 전시회에서 핑키가 파란 리본을 탔다고 좋아하는 장면에선 동심이 잘 표현되어 있어서 나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떠오르곤 했다. 또 늘 지독한 냄새가 나서 미안하다고 말하는 헤븐에게 '성실하게 노동한 냄새이니 창피하게 여길 필요 없다'고 격려하는 엄마, 이웃을 진정으로 사랑하고 존중할 줄 아는 태너 부부의 모습은 물질만능주의가 팽배하고 이웃을 돌아볼 줄 모르는 각박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어른들이 꼭 배워야 할 미덕이라고 강조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검소하고 욕심부리지 않는 셰이커 교도들의 생활상을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고, 과연 인간에게 종교란 무엇인가 하는 의문도 새삼스레 가져 보았다. 여기서 나오는 아빠의 이름이 '헤븐'인 것은 두 가지 종교적 의미를 담고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첫 째, 셰이커 교도로서 자긍심을 갖고 하느님의 교리를 생활 속에 늘 실천하는 모습을 아들 로버트에게 보여주는 헤븐의 삶은 그 자체로서 아들에겐 인생의 모델이자 종교적 가르침이었을 것이다. 둘 째, 제목에서 풍겨지는 암시처럼 결국 아빠는 죽을 것이라는 즉, 하느님의 나라로 가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작가는 말하고 싶었던 것 같다.

두 번, 세 번 거듭 읽을 때마다 표현은 투박하지만 자상하고 든든한 아빠의 사랑이 마음 속 깊이 커다란 울림이 되어 퍼지는 그런 책..... 나는 과연 진정한 어른으로서 오늘날을 살아가고 있는지, 나의 아이들을 사랑하고 있는지 되돌아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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