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비가 내린다. 내가 사는 아파트는 1층인데다 산을 끼고 있어 비가 오면 나뭇잎들의 떨림과 초록의 진동이 느껴진다. 이런 때 커피라도 한 잔 마시며 느긋하게 알라딘을 거닐 수 있다니, 참 괜찮은 날인 듯 싶다.

비가오면 대체적으로 컨디션이 다운되는 편이라 핑곗김에 운동도 안 가고 청소도 안 하고 알라딘을 배회하고 있는데 갑자기 전화가 왔다. 집을 보러 온다고... 에잇~ 하필 이렇게 게으름을 피울 때 또 집을 보러 온다고 할게 뭐람... 하지만 불평을 쏟아놓을 새도 없이 부리나케 의자에서 일어나 집안 정리를 시작했다. 장롱문이 터지기 일보 직전이다...-_-;

집을 내 놓은지 9개월이 다 되어 가는데도 워낙 요즘 거래도 잘 안 되고 거기다 1층이라 좀체 보러 오는 사람이 없었다. 보러 온다고 했다가 열심히 청소해 놓으면 약속을 뒤집는 일도 다반사! 허겁지겁 대충 치우고 다시 알라딘을 돌아다니며 기다리고 있는데 소식이 없다. 또 펑크....? 비때문에 그런가 싶어 아까는 분위기 있어 좋아라 했던 비가 하필 이때 쏟아지는가 원망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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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즈행복 2007-08-29 1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사를 가실 계획이신가 보죠? 아, 저도 9월 11일에 이사예요.
벌써부터, 아니 그전부터도 머리가 아파요.
우선 지금 집을 열나 깨끗하게 청소해 놓아야 하고 -곰팡이나 기타 연필자국, 카펫의 뭐 흘린 자국등. 다 사진찍어서 용역비와 함께 새 집으로 청구서 날라온다고 함- 짐도 다 직접 싸야해요. 여긴 시간당으로 돈을 줘서 돈을 절약하려면 제가 다 싸야해요. 그리고 물론 가서도 제가 다 풀어야죠. 흑흑... 꺼이꺼이. 박스도 얻으러 다녀야하고, 그릇은 깨지지 않게 버블랩으로 싸야해요. 멀리 가냐고요? 아뇨. 도보로 15분거리에. 허나 짐 싸고 푸는 것은 마찬가지잖아요. 여기 교육비가 비싸서 월세에서라도 아껴보려고 이사하는데 흑, 경제적 이유는 이유고 당장에 닥친 고생을 생각하니 한숨만 나온다는...

책향기 2007-08-29 15:27   좋아요 0 | URL
미즈행복님 정말 힘들겠어요. 너무 무리하지 말고 차근차근 준비하세요. 지금 고생이 나중에 다 미즈행복님의 복으로 돌아올거라 믿어요^^ 아자아자 화이팅!!!

비로그인 2007-08-29 1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즈행복님의 이야기까지 두 가지 사연을 들었네요.
저도 가을에 이사 계획있어요.
아직 말할 단계는 아니구요.
우리 잘해봅시다.

책향기 2007-08-29 15:29   좋아요 0 | URL
알라딘에 이사 계획 잡고 계신분들이 꽤 있네요. 아영엄마님부터 민서님까지... 민서님 마음에 딱 드는 집으로 이사가길 빌께요*^^*

치유 2007-08-29 15: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그렇군요..다들 이사계획을 갖고 계시군요..전 이사 열두번만에 이 집에 눌러 살아요 눌러 산지 그래봐야 이제 이년...이사는 정말 생각만으로도 머리아픔니다..

책향기님!저희도 일층인데 비오니 춥네요..
일층을 저도 살기 전에 싫어라했는데 지금은 너무 좋단 생각을 더 많이 하며 살아요..
좋은 사람이 보러 올겁니다..힘내세여..^^&

책향기 2007-08-29 15: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배꽃님. 이사를 열두번이나 하셨다니...저는 아버님이랑 같이 살다가 나와서 이사는 두번밖에 안 해봤어요. 처음 이사할 땐 아무것도 못하고 헤매기만 했는데 두번째는 나름 요령이 생기더라구요. 아까 집보러 온다던 사람은 결국 안 왔어요. 흑흑~ 하지만 배꽃님이 좋은 사람이 보러올거라 덕담해 주시니 기분이 마구마구 좋아지는걸요!!*^^*

치유 2007-08-29 15: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 집이 열네번째 집이네요..
그럼요..좋은 사람들 만날거에요..

책향기 2007-08-29 15:52   좋아요 0 | URL
허걱~ 열 네번씩이나 이삿짐 풀고 정리하시기엔 너무 연약하고 우아해 보이시던데... 몸에 보이지 않는 근육들이라도....??^^

순오기 2007-08-30 04: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향기님, 역시 사람의 마음먹기에 따라 모든 게 달라지는 것 같죠? ㅎㅎ
뜻하신대로 집도 팔리고 좋은 곳으로 이사도 하길 바래요.
님의 댓글 따라 예까지 왔어요. 감사 ^*^

책향기 2007-08-30 13:31   좋아요 0 | URL
앗 순오기님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님의 말씀대로 힘든 일 있어도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애쓰고 있답니다. 그래도 지금껏 간절히 원했던 일은 모두 이루어진 편이니 난 운이 좋다고 되뇌이고 있지요! 덕담 고맙습니다^^

마노아 2007-08-30 15: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시집도 안 갔지만 이사 경력이 25번은 족히 되는 걸요. 지금 사는 집에 8년째인데 가장 오래 산 집이에요. 짐싸는 데는 이력이 붙었지만 너무 힘들어요ㅠ.ㅠ
아무튼. 그래서 결국 집 보러 왔나요? ^^;;;

책향기 2007-08-30 17: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훗... 마노아님. 집 보러 결국 안 왔답니다! 저도 결혼 전 이사경력까지 붙이면 그정도 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