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비가 내린다. 내가 사는 아파트는 1층인데다 산을 끼고 있어 비가 오면 나뭇잎들의 떨림과 초록의 진동이 느껴진다. 이런 때 커피라도 한 잔 마시며 느긋하게 알라딘을 거닐 수 있다니, 참 괜찮은 날인 듯 싶다.
비가오면 대체적으로 컨디션이 다운되는 편이라 핑곗김에 운동도 안 가고 청소도 안 하고 알라딘을 배회하고 있는데 갑자기 전화가 왔다. 집을 보러 온다고... 에잇~ 하필 이렇게 게으름을 피울 때 또 집을 보러 온다고 할게 뭐람... 하지만 불평을 쏟아놓을 새도 없이 부리나케 의자에서 일어나 집안 정리를 시작했다. 장롱문이 터지기 일보 직전이다...-_-;
집을 내 놓은지 9개월이 다 되어 가는데도 워낙 요즘 거래도 잘 안 되고 거기다 1층이라 좀체 보러 오는 사람이 없었다. 보러 온다고 했다가 열심히 청소해 놓으면 약속을 뒤집는 일도 다반사! 허겁지겁 대충 치우고 다시 알라딘을 돌아다니며 기다리고 있는데 소식이 없다. 또 펑크....? 비때문에 그런가 싶어 아까는 분위기 있어 좋아라 했던 비가 하필 이때 쏟아지는가 원망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