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는 죽음을 연료 삼아 돌아간다. 세상에 존재하는 그 어떤 경이로운 기계 장치도 엔트로피로의 전환을 멈출 수는 없다. 인간이 할 수있는 일은 죽음과 공조하거나 죽음을 방관하는 것뿐이다. 다른 길 따윈 존재하지 않는다. - P385

폭발의 한복판엔 화석이 된 과거와 가치를 잃은 미래가 가득했다. - P493

적군의 목숨은 결코 우리 병사의 목숨보다 못하지 않다 - P495

슈오스는 게임판에서 한 가지 목표만 노리지 않는다. 
따라서 모두가 평등한 세계를 추구하는 것이 
그녀의 유일한 목표는 아니었다. 
그러나 가장 결정적인 이유임은 분명했다. - P4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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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다음으로 기억나는 것은 숫자라네. 적과 아군의 사망자 수를 내게 알려주더군. 하지만 원래 전쟁이란 게 그런 거 아니겠나. 그저 누군가의 미래를 앗아가는 일이지." - P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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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교회는 루터를 비롯한 종교개혁가에 대응하여 가톨릭 교리를 분명히 밝히고 공식화하는 "반종교개혁(counter-Reformation)"을 시작했다. 이런 노력의 중심에는 1545년 말 교황 바오로 3세가 공식 소집한 트리엔트공의회가 있었다. 이로부터 모두 6대 교황을 거치며 37년이 지난 후, 비로소 현대적인 그레고리우스력이 도입되기에 이르렀다. - P87

1572년에 교황 그레고리오 13세가 된 후 역법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레고리오 교황은 이 문제를 연구할 위원회를 설립하여 새로운 역법을 만들었다. 그러나 위원회의 설립 일자는 물론이고 공식적인 명단마저도 지금은 찾아볼 수 없다. 이 위원회와 관련해 현재까지 남아 있는 유일한 공식 기록은 1581년에 교황에게 제출된 최종 보고서로, 여기에서 소개된 내용이 바로 오늘날 그레고리우스력으로 불리는 것이다. - P89

릴리우스가 제안한 방법은 윤년 규칙을 
간단하게 조정하여 400년마다 세 번만 1년에서 하루씩 빼는 것이었다. 
가령, 율리우스력에서 4년마다 발생하는 윤년 중에서 서기로 표기한 연도의 뒷자리가 ‘00‘으로 끝나는 해는 평년으로 수정을 하되 그중 400으로 나누어 떨어지는 해는그대로 윤년으로 두는것이다. 따라서 1900년은 윤년이 아니지만, 2000년은 윤년이 된다. - P90

학그것은 바로 부활절 날짜를 어떻게 사계절과 달의위상에 모두 맞춰 적절하게 배치할 수 있는가 하는 점이었다. 
....
즉, 300년마다 하루씩 숨겨진 음력의 길이를 단축하기를일곱 번 반복하고 다시 400년이 지난 후에는 그다음 날하루를 빼는 것이었다. 그런다음 이 2,500 년 주기를 반복하면 된다.
- P91

규칙의 변화와 그 시행에 관련된 정치적 논쟁은 주로 신학적인 이유로 필요한 것으로 여겨졌다. 종교적 축일을 적절한 계절과 시기에 맞춰 지내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이런 생각은 역법 체계에 자의성이 개입할 수밖에 없으며천문학적 자연 질서뿐만 아니라 사회적 우선순위가 거의 같거나 더 큰 비중으로 반영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 P95

그런데 2012년의 소동과 여타 종말론이 달랐던 점은바로 이 책의 주제이기도 한 그 날짜의 근거였다. 현대에 등장한 다른 종말론의 근거가 주로 기독교의 성경을 억지로해석한 것이라면, 2012년에 관한 예언은 마야력을 바탕으로 간단한 추론을 통해 대재앙의 날짜를 정했다는 점에서 가장 큰 차이가 있었다. - P98

마야인들의 역법 : 하브, 촐킨, 롱 카운트 - P103

술툰유적 발굴을 주도했던 보스턴대학교의 고고학자 윌리엄 새터노가 시적으로 표현했듯이, 

서구인들의 시선은 언제나 종말을향하지만, 
마야인이 추구한 것은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 세상이었다. 그들의 사고방식은 우리와 전혀 다르다.
- P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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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쪽
지구와 달의 공전은 천문학적으로 실증된 사실이지만 
역법은 인간의 발명품으로, 여기에는 그것을 발명해낸 사회의 이해와 우선순위가 녹아 있다.

역법 체계는 천문 현상에 그 뿌리를 두고 있지만, 
신학과 농경, 정치적 이해의 타협을 거쳐 발전해왔다. 
이런 이해관계의 전모는 카이사르가 반포한 율리우스력에서 오늘날 국제 표준이 된 그레고리우스력으로 이전하는 과정이 비교적 잘 기록되어 있으므로 이를 살펴보면 쉽게 알 수 있다.

달이 차고 기울어지는 주기와 1년의 길이가 근본적으로 맞지 않기 때문에 하동지점과 춘·추분점이 달의 변화 주기에 맞춰 항상 같은 날에 표시되는 ‘완벽한‘ 달력이란 애초에 불가능하다!  - P59

순환 주기의 이런 불일치 현상은 역법을 설계할 때 심각한 문제를 초래한다. 적어도 태양과 달의 주기 중 하나는완벽하게 들어맞을 수가 없는 것이다. 그 결과 사계절에 맞춰 살아야 하는 농경사회에서는 태양의 움직임이 무엇보다 중요했으므로, 어쩔 수 없이 달의 움직임을 무시하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졌다. - P67

그래서 음력을 사용하는 여러 문명에서는 자신들의 역법과 계절을 일치시키기 위해 이른바 ‘윤달‘이라는 기법을 이용했다. - P69

이슬람 역법
히브리 역법
로마력
율리우스력
그레고리우스력 - P68

로마인들은 매우 종교적이었을 뿐만 아니라 정치적 성향이 강한사람들이기도 했다. 윤달을 추가하는 시기를 결정하던 폰티펙스 막시무스(Pontifex Maximus), 즉 대제관은 종교뿐만 아니라 정치적으로도 최고 권력을 지닌 자리였다.  - P74

율리우스력이 공식적으로 채택된 해는 기원전 45년이며,
기원전 8년에 아우구스투스 황제 시대에 
윤년을 채택하며 약간의 조정을 거친 이후에는 
로마 제국의 전 기간과 유럽의 로마 이후 시대에 걸쳐 공식적인 역법으로 자리 잡았다. 
이것은 계절 감각이 안정되어야 하는 절실한 필요에 따른것이었다. 따라서 천문학이나 농경과 관련된 중요한 사건을 상용력의 달과 일치시켜 종교적 제의를 적합한 계절에 치를 수 있게 되었다. - P75

각각의 역법은둘 중 어느 것을 더 중요시하느냐에 따라 차이가 드러나는데, 

이슬람력은 달의 위상을 가장 중시하므로 1년 중의 달과 계절의 오차가 매년 조금씩 벌어진다. 

율리우스력은 계절에 가장 큰 우선순위를 두므로 봄과 여름은 항상 같은 달에 시작하지만, 하늘에 떠 있는 달의 위상과는 직접적인 연관성을 찾아볼 수 없다. 

히브리력은 이 둘의 균형을 추구한 것으로, 각종 기념일은 항상 음력 주기의 해당 시점과 일반적인 계절과 맞추려면 때때로 한 달씩 추가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 P76

지구와 달의 공전은 천문학적으로 실증된 사실이지만 역법은 인간의 발명품으로, 여기에는 그것을 발명해낸 사회의 이해와 우선순위가 녹아 있다.
역법 체계는 천문 현상에 그 뿌리를 두고 있지만, 신학과 농경, 정치적 이해의 타협을 거쳐 발전해왔다. 이런 이해관계의 전모는 카이사르가 반포한 율리우스력에서 오늘날 국제 표준이 된 그레고리우스력으로 이전하는 과정이 비교적 잘 기록되어 있으므로 이를 살펴보면쉽게 알 수 있다. - P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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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그레인지의 속성은 인류가 언제나 시간과 시간 측정에 집착한다는 사실을 통해서도 분명히 드러난다. 이런 모든과학적 활동이 결국 시계의 발명으로 이어진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식물과 동물의 계절별 순환에 의존하던 신석기 문명에서 해가 바뀌는 시점을 표시하고 예측하는 역량은 인류의 생사가 달린 일이다. 그러므로 가장 오래된 과학의 증거가 시간 측정 분야에서 발견되는 것도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닌 셈이다. - P40

우리는 어릴 때부터 해는 동쪽에서 떠서 서쪽으로 진다고배웠지만, 엄밀히 말하면 이것은 1년에 단 이틀만 맞는 말이다. 태양은 3월 말과 9월 말, 즉 춘분과 추분에만 ‘정동‘ 방향에서 떠서 ‘정서‘ 방향으로 진다. 낮이 짧아지는 겨울에는 남동쪽에서 떠서 남서쪽으로지고 낮이 긴 여름이 되면 북동쪽에서 떠서 북서쪽으로 진다. - P44

이 세 종류의 역법(히브리력, 이슬람력, 그리고 미국이 채택한 그레고리우스 상용력)은 수천 년에 걸쳐 신학과 정치에 따라 분화되었으나, 그 기원을 거슬러 올라가보면 결국 천문학에 이르게 된다. 역법의 차이는 하늘에 보이는 불빛들의 제각각 다른 순환 주기를 수용하는 방법이 그만큼 다양하다는 사실을 반영한다. - P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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