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합의를 했다. 당신은 우리를 배신했다. 이젠 우리와 또다른 합의를 하고 그들과 맺은 뭔지 모를 합의를 배신하려고한다. 통상적인 합의 방식이 아니다. 결코 전례 없는 일이다."

"정말? 우리 종족은 빌어먹게도 허구한 날 이런 짓을 해."

그것이 몸을 떨었다. "당신 종족은 괴물들이다." - P403

의료국을 나서면서 나는 문득 테세우스가 버린 배의 조각들을 고려해 본 적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바로 그신세겠지. 그렇지 않을까? 나의 다음 복제본이 탱크에서 나오면 이 순간의 나라는 사람은 더이상 그의 서사의 일부가 될 수없다. 

미키 반스는 여전히 살아 있겠지. 
하지만 나는?
나는 이미 유령이다. - P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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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끝 씨앗 창고>를 읽는데 유전형질, 다양성, 유전자 조합 이런 단어들이 나오니 GMO가 궁금하다.
잡지와 신문에서 읽고 책으로 긴 호흡의 글로는 읽은 적이 없어 이번 기회에 읽어봐야겠다.

야생식물 종자와 재배식물 종자 간에는 중요한 차이점이있다. 야생식물은 씨앗을 쉽게, 그리고 널리 퍼뜨리도록유전자가 설계되어 있다. 생물학 용어로 표현하면, 야생식물의 씨앗은 ‘탈립‘한다. - P79

오늘날 세계적으로 작물다양성이 얼마나 보전돼 있는지 가늠하기는 어렵다. 얼마나 존재했는지 알 수 없기에 얼마나 소실되었는지 알아낼 방법도 없다. 2000년 전은커녕 200년 전에 존재했던 작물의 다양성에 대한 정보조차 우리는 알아내지 못한 것이다. - P82

품종과 다양성은 동의어가 아니다. 
전체 종다양성 가운데 몇 퍼센트 정도가 종자저장고에보관되어 있을까? 이 질문에 답하기는 쉽지 않으며, 혼란만 일으킬 뿐이다. - P82

그런데 품종의 소실은 유전자 다양성의 소실과 동의어가 아니다. 물론 둘은 서로 연관돼 있지만 말이다. 멸종한 품종에 들어 있던 형질과 유전자가 잔존하는 품종에서 발견될 수도 있다. 유전자 자체는 멸종하지 않았을 수 있다는 얘기다. 어떤 품종을 바로 그 품종으로 정의해주던 고유한 유전자 조합만 소실되었을 뿐이다. 가능한 일이다. 단 품종의 소실을 실제 다양성 소실의 지표로 볼 수는 있다. 고유 형질들의 영구 소실 없이 작물 품종만 그렇게 많이 소실될 일은 거의 없다는 얘기다. 그리고 확실히, 유전자 조합 자체도 매우 중요하다. 일단 사라지면 유전자 조합의 품종은 사실상 재현이 불가능하다. - P83

농업 초강대국인 미국은 자국이 원산지인 작물이 많지 않고, 배도 미국 토종 작물이 아니다. 미국의 작물다양성은 농업 발생 중심지인 개발도상국들이 한때 가지고 있었던 작물다양성에 비하면 낮은 수준이다.

개발도상국들이 보유하고 있던 작물다양성은 엄청난 규모로 영구 소실되었다. 1960년대만 해도 개발도상국의 농부 대부분은 고도로 다양한 작물군을 경작하고있었다. 이 작물군을 현대식 단일 품종들로 광범위하게대체하면서 치명적인 ‘유전자 침식‘, 즉 고유한 작물다양성이 영구 소실되는 예기치 못한 현상이 나타나고 말았다. - P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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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침입자는 우리였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들의 입장에서는 착륙하는 우주선이 어떤 식으로든 무해하다고 여길 이유가 전혀 없기에 자신들의 고향을 방어할 권리가 얼마든지 있었다고 말이다. - P135

미키? 제발 말해 줘. 우린 동맹이야? - P163

"그 동맹이라는 단어를 우리가 잘못 이해한 것 같아. 마치너희가 프라임이고 우리는 부속물인 것처럼 말하고 있잖아. 동맹이란 그런 거야?" - P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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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물으면 할 말이 아주 많다. 실체화된 또 다른 내게 일어나는 일에 대해 내가 신경 쓸 의무란 뭘까? 방사선을 찍게되는 존재는 나일까 아니면 나처럼 생긴 어떤 남자에 불과할까? 테세우스의 배는 어딘가의 섬에 남아잊힐 지경에 처한 파손된 선체를 두고 뭐라고 말할까? - P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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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발바르의 멋진 풍경과 동물 사진 틈에 낀 사진 하나
어깨에 총을 메고 유모차를 끌고 가는 모습.
뒷배경에는 멋진 설산이 있다.

매년 11월 14일부터 1월 29일까지 스발바르에는 ‘극야‘가 찾아온다. 태양이 직사광선을 보낼만큼 지구에 가까이 오지 않아서 일어나는 현상이다. 태양이 지평선 위로 떠올라도 여전히 산에 가려져 있는 나날이 몇 주고 계속된다. 

그러다 3월 8일이 되어야 햇빛이 롱위에아르뷔엔에 돌아온다. 그러면 주민들은 첫 햇살을 받으러 야외로 쏟아져 나온다. 아이들은 저마다 태양을 표현한 의상을 입고 나와 일주일간 이어지는 태양축제의 개막을 알린다. 기쁨이넘치는 시간이다. 

4월 19일부터 8월 23일까지는 해가 지평선 아래로 떨어지지 않는다. 24시간 내내, 끊임없이 햇빛이 비친다. - P31

스발바르제도에는 세 곳의 주요 거주지가 있다. 

노르웨이인이 대다수인, 주민 2200여 명이 사는 롱위에아르뷔엔은 스발바르의 행정과 문화, 경제의 중심지다. 

바렌츠부르그는 인구 500명의 외딴 러시아령 탄광촌으로, 롱위에아르뷔엔 서쪽에 위치하는데 도로로 연결돼 있지는 않다. 

그리고 롱위에아르뷔엔에서 북쪽으로 113킬로미터 가면 연중 인구가 25명 정도인 뉘올레순이라는 조그만 노르웨이령 북극 연구 공동체가 있다. - P31

스발바르에 사는 모든 주민은 생계 수단을 확보해야 한다. 정부가 베푸는 복지는 제한돼 있기 때문에 거주자수도 제한된다. 롱위에아르뷔엔 주민 중 1970년대부터쭉 살고 있는 사람은 마흔 명이 채 안 된다. 병원이 하나 있긴 한데 임신부는 출산일을 넉넉히 앞두고 본토에 가 있으라는 권유를 받는다. 마을에는 20세기 초 독감 대유행 때 사망한 이들의 시신을 안치한 작은 묘지가 하나 있다. 스발바르에서 죽음을 맞을 수는 있지만 영면할 수는 없다. 더는 매장이 허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 P39

3억 5000만 년 전 스발바르는 적도에 자리 잡았고, 울창한 수목과 양치류는 물론이고, 지금도 스발바르에서 발견되는 흔적과 화석이 말해주듯 공룡도 살았더랬다. 이런 역사에 비추어보면, 여기 산들에 풍성한 석탄이 매장된 것도 별로 놀랍지 않다. 6000만 년 전 스발바르는 오슬로와 위도가 같았다. 그러다가 서서히 북극 가까이 이동한 것이다. - P42

겨울날 캄캄한 밤 기온은 영하로 떨어지고 살을 에는 북풍을 막아줄 담 하나 없을 때는 자연이 모든 것을 압도한다. 이런 자각은 인근 도로와 휴대전화와 다른 사람들을 통해 문명과 안전에 연결돼 있는 일상에 익숙한 방문객들에게는 충격적이고 심원하게 다가올 수 있다. 스발바르를 찾는 방문객에게 롱위에아르뷔엔을 한바퀴 도는 일 정도는 이국적이고 기억에 남는 경험이다. 그러나 마을을 벗어나면 완전히 새로운 정서적 경험을 하게 된다. 말할 수 없이 짜릿하지만 뼛속 깊이불안이 덮쳐오는. - P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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