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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와 달의 공전은 천문학적으로 실증된 사실이지만 
역법은 인간의 발명품으로, 여기에는 그것을 발명해낸 사회의 이해와 우선순위가 녹아 있다.

역법 체계는 천문 현상에 그 뿌리를 두고 있지만, 
신학과 농경, 정치적 이해의 타협을 거쳐 발전해왔다. 
이런 이해관계의 전모는 카이사르가 반포한 율리우스력에서 오늘날 국제 표준이 된 그레고리우스력으로 이전하는 과정이 비교적 잘 기록되어 있으므로 이를 살펴보면 쉽게 알 수 있다.

달이 차고 기울어지는 주기와 1년의 길이가 근본적으로 맞지 않기 때문에 하동지점과 춘·추분점이 달의 변화 주기에 맞춰 항상 같은 날에 표시되는 ‘완벽한‘ 달력이란 애초에 불가능하다!  - P59

순환 주기의 이런 불일치 현상은 역법을 설계할 때 심각한 문제를 초래한다. 적어도 태양과 달의 주기 중 하나는완벽하게 들어맞을 수가 없는 것이다. 그 결과 사계절에 맞춰 살아야 하는 농경사회에서는 태양의 움직임이 무엇보다 중요했으므로, 어쩔 수 없이 달의 움직임을 무시하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졌다. - P67

그래서 음력을 사용하는 여러 문명에서는 자신들의 역법과 계절을 일치시키기 위해 이른바 ‘윤달‘이라는 기법을 이용했다. - P69

이슬람 역법
히브리 역법
로마력
율리우스력
그레고리우스력 - P68

로마인들은 매우 종교적이었을 뿐만 아니라 정치적 성향이 강한사람들이기도 했다. 윤달을 추가하는 시기를 결정하던 폰티펙스 막시무스(Pontifex Maximus), 즉 대제관은 종교뿐만 아니라 정치적으로도 최고 권력을 지닌 자리였다.  - P74

율리우스력이 공식적으로 채택된 해는 기원전 45년이며,
기원전 8년에 아우구스투스 황제 시대에 
윤년을 채택하며 약간의 조정을 거친 이후에는 
로마 제국의 전 기간과 유럽의 로마 이후 시대에 걸쳐 공식적인 역법으로 자리 잡았다. 
이것은 계절 감각이 안정되어야 하는 절실한 필요에 따른것이었다. 따라서 천문학이나 농경과 관련된 중요한 사건을 상용력의 달과 일치시켜 종교적 제의를 적합한 계절에 치를 수 있게 되었다. - P75

각각의 역법은둘 중 어느 것을 더 중요시하느냐에 따라 차이가 드러나는데, 

이슬람력은 달의 위상을 가장 중시하므로 1년 중의 달과 계절의 오차가 매년 조금씩 벌어진다. 

율리우스력은 계절에 가장 큰 우선순위를 두므로 봄과 여름은 항상 같은 달에 시작하지만, 하늘에 떠 있는 달의 위상과는 직접적인 연관성을 찾아볼 수 없다. 

히브리력은 이 둘의 균형을 추구한 것으로, 각종 기념일은 항상 음력 주기의 해당 시점과 일반적인 계절과 맞추려면 때때로 한 달씩 추가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 P76

지구와 달의 공전은 천문학적으로 실증된 사실이지만 역법은 인간의 발명품으로, 여기에는 그것을 발명해낸 사회의 이해와 우선순위가 녹아 있다.
역법 체계는 천문 현상에 그 뿌리를 두고 있지만, 신학과 농경, 정치적 이해의 타협을 거쳐 발전해왔다. 이런 이해관계의 전모는 카이사르가 반포한 율리우스력에서 오늘날 국제 표준이 된 그레고리우스력으로 이전하는 과정이 비교적 잘 기록되어 있으므로 이를 살펴보면쉽게 알 수 있다. - P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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