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동아리 내년 활동 안건에 대본집 읽기를 내가 제안했다. 한동안 낭독 모임으로 진행을 했었고, 그 즐거움을 이번에는 대본집으로 다시 살려보자는 취지다. 너무 좋은 대본집이 많아서 고민을 거듭하다 출판된 작품들을 골라 후보작을 선정했고 현재 투표 중이다. 내가 읽고 싶은 작품이 당첨 되길 바라는 기대감이 쏠쏠하다. 후보작 모두가 좋지만 아래에 붙여두기한 작품들이 높은 관심을 끌고 있다. 이 후보작들 중 하나를 낭독한다면 행복한 시간이 될 것 같다.

진행방식은 그날 참석한 사람끼리 배역을 나누고 낭독하는 것. 감정을 실어 연기를 해도 좋고, 그냥 읽어도 좋다. 아무렴 어떠랴. 좋은 대사를 내가 던져보는 것만으로, 우리가 함께 소리내어 읽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즐거움은 내가 만들어 가는 것이다.
그냥 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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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쪽
나는 곧 깨닫게 되었다. 인간의 정원이 ‘내 눈엔 보이지않아도 나를 보고 있는 존재들‘로 가득하다는 사실을. 그 존재들은 우리에게 해를 끼칠 의도가 전혀 없다. 
하지만 우리를 엄중하게 감시하고 있다. 
우리가 무슨 일을 하든 간에, 
그들의감시를 피해 갈 수는 없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 작은 공원의 관리자들은 동물들이건만, 
인간은 그곳에서 스스로 왕이라고 자처하면서 굴렁쇠를 굴리며 놀고 있다. 
이것은 내게 새로운 발견이었고, 
그 발견이 그리 기분 나쁘게 느껴지지 않았다. 
이후로 내가 혼자가 아님을 알게 되었으니까!

미신에 따라 난 표범이라는 단어를 절대 입 밖으로 내지않았다. 표범은 신들(우연이라는 말의 세련된 표현이다)이 적합한 순간이라고 판단했을 때 비로소 등장하는 동물이기 때문이다. - P43

동물들은 이미 눈앞에 나타난 적이 있는 신들이다. 그러니 그 무엇도 그들의 존재에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 - P47

과연 늑대는 우리와 대면하는 순간을 아슬아슬하게 피해 우리를 지나치더니, 여전히 우리에게로 고개를 향한 채 방향을 바꿔 올라갔다. 그리고 그것이 야크들을 놀라게 했다. 검은털뭉치들은 잔뜩 흥분하여 산비탈 위로 도망쳐버렸다. 

여기서 문득 깨닫게 된 공동체 삶의 비극은, 
그 삶이 결코 평온할 수 없다는 거였다.  - P51

사람은 어째서 자신보다 더 힘세고, 조화로운 삶을 사는 동물을 죽이는 것일까? 

사냥꾼은 총알 하나로 두 가지를 얻는다. 
한 생명체를 죽여서 이득을 취하는 한편, 
늑대처럼 용감하지도 남성적이지도 않고, 
그렇다고 영양처럼 동작이 날래고 균형이 잘 잡혀 있지도 못한, 보잘것없는 자신에 대한 분통함을 푸는 것이다. 
탕! 총알이 튀어 나간다.
"드디어!" 사냥꾼의 아내가 말한다. - P59

나는 곧 깨닫게 되었다. 
인간의 정원이 ‘내 눈엔 보이지않아도 나를 보고 있는 존재들‘로 가득하다는 사실을.
그 존재들은 우리에게 해를 끼칠 의도가 전혀 없다. 
하지만 우리를 엄중하게 감시하고 있다. 
우리가 무슨 일을 하든 간에, 
그들의 감시를 피해 갈 수는 없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 작은 공원의 관리자들은 동물들이건만, 
인간은 그곳에서 스스로 왕이라고 자처하면서 굴렁쇠를 굴리며 놀고 있다. 
이것은 내게 새로운 발견이었고, 
그 발견이 그리 기분 나쁘게 느껴지지 않았다. 
이후로 내가 혼자가 아님을 알게 되었으니까! - P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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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내린 눈 위로 까치가 통통 튀며 걷고 간다.
눈에 찍힌 내 발자국만 봐도 즐겁고 행복한데,
눈표범의 발자국을 본다면 얼마나 신기하고 설레일까.
상상할 수 있는 범위를 초월하는 기쁨일 것 만 같다.

팡테르(표범).
장신구처럼 맑은 금속성 소리를 내며 여운을 남기는 단어다. - P28

눈표범은 지구를 방문하러 내려온 산의 정령이자, 인간의맹렬한 위세가 변두리 지역으로 내몰아버린, 설산의 오래된 점령자였다. - P29

나로선 대체 내 용도가 뭔지 알 길이 없었다. 

그런 내게 주어진 임무는 아무도 뒤처지지 않게 하는 것과 혹시라도 눈표범이 보이면 재채기조차 하지 않고 숨죽인 채 가만히 있는 것이었다. 어느덧 저 밑에 고원이 보이면서 티베트가 나타났다. 마침내, 난 눈에 보이지 않는 동물을 찾아서 여기까지 왔다. 수많은 예술가 중에서도 가장 멋진 남자와 보석 같은 눈을 가진 암컷 늑대 같은 여자, 그리고 생각하는 철학자와 함께. - P31

"저 원무를 보고 있으니, 어지럽군. 마치 시체 위를 돌고있는 독수리들 같아." 내가 말했다.

"태양과 죽음이라..."레오가 말했다. 
"부패와 생명, 하얀눈 위의 붉은 피. 세상은 굴러가는 바퀴 같은 거예요."

옳거니, 여행 중엔 반드시 철학자 한 명을 대동할 일이다. - P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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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여기서 이런 의문이 생길 수 있습니다. 
시드뱅크는 이렇게 많은데 왜 시드볼트는 극히 드물까요? 미국은, 영국, 프랑스는 왜 시드볼트를 짓지 않을까요?

답은 간명합니다. 
그 나라들은 지금도 충분히 잘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자국에 있는 큰 규모의 시드뱅크만으로 충분하기 때문입니다. 그것만으로도 부족함 없이 연구할 수 있고, 자국의 이익을 지키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그래서 그 나라들은 시드볼트가 필요도 없고, 만들 생각조차 하지 않습니다. 기술력만 따지면 우리나라도 시드뱅크만으로 충분합니다. - P43

시드볼트는 기탁받은 야생식물 종자를 무상으로 보관할 뿐 종자의 소유권은 오롯이 기탁 기관에 있습니다. 설립 초기에는 국외기관은 물론이고, 국내 기관마저도 시드볼트를 의심하곤 했습니다. 그래서 시드볼트운영센터 멤버들은 처음엔 "시드볼트? 그게 대체뭔데 우리 종자를 맡아준다는 겁니까?"라는 불신과 싸워야 했고, 나중에는 "우리가 잘 보관하고 있는 종자를 대체 왜?" 라는 의문을풀어 주고 설득해야 했습니다. 지금이야 사정이 좀 나아졌지만 이싸움과 설득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습니다. - P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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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2.25~12.31. 주간 독서
내가 사는 동네는 화이트 크리스마스다.
며칠 강추위에 이은 눈까지 진짜 겨울이 왔다.
빨리 장편을 하나 섭외해야 하는데 갈팡질팡!
읽고 싶은 책은 많은데, 갑자기 궁금한 것들이 생겨
자꾸 자꾸 도서관에서 대출중이다.
집에 쌓인 대출 책을 보니,
겨울잠 준비하는 다람쥐가 생각난다.
어디 숨겨둔지 모르는 씨앗을 가진 다람쥐처럼
대출했으나 그런지 모르고 또 빌리러 간 나.

1. 눈표범/실뱅 테송
티베트 창탕의 눈표범! 그냥 넘길 수 없다.
다큐 [눈표범]을 독후 활동으로 보고 싶은데 국내에 볼 수 있는 곳을 못 찾겠다. 이럴 때는 외국어 능통자가 가장 부럽다.

2. 시드볼트
스발바르 시드볼트에 대한 책의 독후 활동으로
백두대간 글로벌 시드볼트에 대해 읽는다.
지구에서 딱 두 곳 있다는 시드볼트 중 여건상 방문 가능한 백두대간수목원이라도 가고 싶다. 물론 시드볼트 내부는 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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