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밤 10시 야간 독서 시간에는
구스타프 말러와 함께 하고 있다.
오늘은 말러가 대단한 독서가라는 대목을 읽었다.
그는 괴테, 장 파울, 도스토옙스키 매니아였다.
1. 급 도스토옙스키 작품들을 다시 읽고 싶다.
2. 말러를 만나니 브람스, 바그너도 알고 싶다.
3. 게다가 말러가 살았던 시대도 좀 살펴보고 싶다.
시간도 없는데, 욕심이 너무 많구나!

카셀에 왔을 때 그는 이제 막 만 스물셋이 되었고, 이 도시에서의 활동은 그의 25번째 생일 바로 전날 막을 내렸다. - P302
말러가 지휘자로서 걸어간 길을 이야기할 때 그의 특징으로 일컬어진 능력, 즉 믿기지 않는 활력과 불같은 열광, 오케스트라와 가수들이 감히 건드릴 수 없는 권위로 공연진으로 하여금 자기 자신들이 해낼 수 있으리라 생각지도 못했던 성과를 올리도록 독려하는 능력은 지휘자로 활동한 첫날부터 엿보이기는 했었지만, 카셀 시절에 와서 더없이 뚜렷하게 드러났다. (그러나 이러한능력에는 동전처럼 뒷면이 있었는데, 그것은 무기력하고 반예술적인 마음가짐을 고집하려는 음악가들에게 거꾸로 저항을, 아니 증오심을 불러일으켰다는 점이다).
우리는 말러가 만약 작곡을 전혀 하지 않았다면 당대의 가장 천재적인 지휘자로서 한스 폰 뷜로, 아르투어 니키쉬와 동급으로 평가받았거나 그 이상이 될 수도 있었으리라는점을 똑똑히 알 필요가 있다. - P310
‘마부석의 학자‘ 베른하르트 말러의 아들 구스타프는 닥치는 대로 먹어치우는 대식가처럼 책을 닥치는 대로 읽어 댄 다독가였고, 스스로도 자신을 그런 식으로 표현했다.
"나는 책을 갈수록더 많이 먹어치우고 있어! 책은 정말로 언제든지 나와 함께하는 유일한 친구라고 할 수 있지! 이런 친구가 어디에 또 있겠나! 그런데 만약 내게 책이 없었다면! 나는 ‘우리 사람들‘ 중 하나의 목소리가 들려오면 주변의 것들은 온통 잊게 된다니까! 내게 책은가면 갈수록 더 친숙하고 위안이 되는 존재가 되고 있어, 진정한 형제요 아버지요 연인 같은" - P329
말러의 문학적 취향은 가장 깊숙한 곳에서는 이글라우 본가에있는 부모의 서가에 의해, 그다음으로는 또한 이글라우 김나지움에서 사용된 교과서에 의해 각인되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 고전들은 말러가 자신이 읽으며 씨름했던 문학작품을 평가하는 확고부동한 발판을 형성했다. 그러나 이렇게 말한다고 해서 그가 교과서에 나오는 고전 이외의 작품들을 질풍노도기에 이미 섭렵했다는 사실을 배제한 것은 아니다. - P346
괴테는 말러의 정신 세계에서 천구의 정중앙에 위치한 태양과도 같은 존재였다.
이 천구에 여러 개의 태양이 존재하는 것을 허용할 수 있다면, 괴테와 장 파울 그리고 도스토옙스키를 이 자리에 올려 놓아야 할 것이다. - P347
이런 재은 그의 독서 방식의 특징이었다. 질 낮은 신간을 하나 읽느니 차라리 좋은 옛날 책을 몇 번이고 더 읽겠다는 것이다. - P348
장 파울은
신과 신에 대항하는 자들에 대한 의문,
삶과 죽음의 의미에 대한 의문,
사랑과 우정의 지속 기간에 대한 의문,
선한 것과 악한 것에 대한 인간 감각의 구명 불가능한 깊이에 대한 의문을 매우 유려한 문장으로 제기했고,
언제나 해학과 슬픔과눈물이 날 정도로 뭉클한 위안이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방식으로 어우러진 글을 통해서 그 물음들에 대한 대답을 내놓았는데
(이러한 요소들이 어우러진 글은 그의 작품이 독자들에게 인기를 끈비결이기도 했다),
이런 모든 의문들도 말러의 마음을 움직였다. - P352
종종 철학적 해석의 대상이 되기도 하는 말러 만년의 독서가 괴테에 집중되어 있었고, 격동의 시기였던 초년의 독서가 장 파울에 집중되어 있었다면, 도스토옙스키는 무엇보다도 말러의 30~40대 시절을 특징 짓는다. - P356
이제 장 파울의 아포리즘 하나로 독서가 말러의 초상을 그리는장을 끝마치려 한다.
장파울이 이런 말을 했다는 것은 우연이 아닌 것 같다.
"우리는 인쇄된 인간들(책들)과의 사이에 실제 인간들 사이에서와는 또 다른 어떠한 아름다운 우정을 맺을 수 있는가! 그들은 우리에게 아무것도 남지 않게 되었을 때 얼마나 의리있게 우리 안에 남아서 위안을 주는가, 영원히! 그들은 얼마나 한결같고, 스스로는 질책을 받을 만한 나약한 행동을 저지르지 않으면서 우리의 나약함을 질책하는가! 그렇다면 나는 도대체 왜 태고의 세계에서 그저 친구들을 불러와서는 안 되는 것일까? 오직 이 친구들만이 시간도, 사리사욕도 모르고, 가장 내밀한 곳까지 우리와 유사해서, 우리 영혼의 일부 같고, 하나의 육체 속의 두 영혼 같은데." - P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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