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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떻게 글을 쓰게 되었나 박람강기 프로젝트 3
레이먼드 챈들러 지음, 안현주 옮김 / 북스피어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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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양한 경험 속에 가치 있는 일을 찾아 표현으로 남기며 일상의 궤적을 성찰한다. 책을 읽거나 여행을 떠날 때 후기를 남김으로써 자기 나름대로의 삶을 정리하고 개인의 역사에 한 획을 긋는 일로 의미를 부여하고 지낸다. 글을 쓰는 일을 숙명처럼 받아들이고 살아가는 작가의 스타일은 숱한 시간이 흘러도 독자들에게 강한 인상으로 남아 기억 속에 자리할 것이다. 특유의 통찰력과 감정을 지닌 작가의 눈에 비친 제재들이 활자화되는 과정이 녹록치 않다는 것은 글을 써본 이들이라면 명약관화한 일로 받아들여질 것이다. 미국의 하드보일드작가로 유명한 레이먼드 챈들러는 마흔이 넘은 나이에 소설을 쓰겠다고 마음먹은 뒤 첫 장편소설 빅 슬립출간을 시작으로 장편 소설을 잇달아 발표하고 제임스 케인의 소설을 각색하며 할리우드 생활을 시작하였다. <<나는 어떻게 글을 쓰게 되었나>>책에서는 챈들러가 생전에 관계를 맺고 지낸 이들에게 보낸 마음의 편지로 비판과 동정, 공감과 배려 속에 요청을 담은 다채로운 마음을 전하고 있다.


   독자를 머릿속에 그리며 백지를 채워가다 보면 대면하고 말하지 못한 부분까지 적나라하게 표현할 때가 있다. 대화할 때와는 달리 오해의 소지가 있기는 하지만 내밀한 마음을 비추는 글인 만큼 발신인의 마음을 그리며 소통하는 시간은 서로의 관계를 발전시키는 계기로 작용하기도 한다. 폐선유증으로 고생하던 열일곱 살 연상의 아내가 사망한 뒤 극심한 우울증에 빠진 챈들러는 알코올 중독자로 전락한데다 자살 기도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 아내의 죽음 후 몇몇 여성들과 교분을 쌓으며 지냈으나 고독한 삶의 무게에 짓눌려 지내기 일쑤였던 때 편지는 또 다른 탈출구로 고독감을 상쇄하여 주는 기제로 작용했는지도 모른다. 챈들러의 팬으로 자처한 무라카미 하루키는 가슴에서 우러나오는 진정성 있는 글을 챈들러 방식으로 명명하고 전업 작가로 글을 쓰거나 아무것도 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던 그의 글쓰기 방식을 호평했다.


   수강료를 지불하고 플롯의 방법이나 기법을 익히는 강좌들이 개설되어 작가 지망생들은 수업을 들으며 글쓰기 훈련을 연마하느라 시간을 보낼 때가 있다. 챈들러는 글쓰기 기법을 익히기 위해 돈을 지불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하며 글을 쓰고 싶다면 바닥부터 시작해야 함을 강조했다. 상투적인 기교를 익히는 일보다는 열정과 겸손함으로 기존의 작품을 분석하고 모방하는 일부터 시작하는 게 낫다고 여겼다. 아내와 함께 크루즈를 타고 느긋하게 여행하던 중 펄프 잡지를 읽다 글쓰기에 뜻을 두게 되었다니 여행은 미답의 세계로 발을 내딛게 하는 통로처럼 비춰졌다. 추리소설 작가로 저명한 작가 애거서 크리스티를 범죄 구성의 우연성을 들어 혹평하며 탄탄한 플롯을 지닌 탐정 소설을 쓰는 일이 쉽지 않음을 드러냈다. 챈들러는 이야기의 완급 조절에 탁월한 가드너를 대단하게 여겼고, 헤밍웨이의 작품은 자기 복제품이라며 유감을 표했다. 지루한 구성의 글이지만 방대한 지식으로 기교를 부려 쓴 오스틴 프리먼은 고른 긴장감으로 탄탄한 추리소설을 썼다고 극찬했으며 대학 시절부터 알코올 중독자였지만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구축한 피츠제럴드의 절제되고 우아한 미의식은 마법 같은 작품이라고 확언했다.


   영화의 대명사로 불리는 할리우드사의 요구를 들어주는 작가는 어용 작가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전제한 챈들러는 할리우드 기준에 저항할 때 예술은 창조된다고 여겼다. 할리우드 영화의 대본을 각색하는 일을 한 적이 있는 그는 사람들이 꺼리지 않는 가운데 여운을 남기어 그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무엇인가를 작품에 넣으려 애를 썼다. 그 와중에 제작사와 마찰을 빚기도 해 중도에 하차하는 일도 벌어졌지만 자본에 종속되는 작가로 남을 생각은 애초에 없어 보였고 좋은 영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두둑한 배짱이 있어야 한다고 보았다. 그는 탐정 소설의 주인공으로 내세운 필립 말로가 타락한 사회에서 사람들이 괜찮은 삶을 살 수 있도록 투쟁하는 불가능한 싸움을 소설에 담았다. 도덕성으로 무장하여 부조리한 사회에 저항하는 필립 말로를 통해 챈들러는 자신의 생각을 투영해왔던 것이다. 불편한 상황에서 불편한 일을 하게 되는 말로는 고독한 가운데 패배할 수 없는 캐릭터로 창조된 허구의 대리인이다.


  챈들러는 작가로서 투병 중인 아내를 돌보면서도 시간을 내어 글을 쓰면서도 자신이 쓰는 글은 쓰고 싶어서 쓰는 글이 아니었다고 고백하며 위선에서 벗어나려고 했다. 삶의 자부심을 주방도구나 자동차로 표현하지 않는 사람을 좋아한다는 그의 고백은 인간의 진정성에 의미를 두고 퇴색해서는 안 될 숭고한 가치와 세계에 대한 미련 때문에 글을 쓰고 있음을 뒷받침한다. 죽음의 긴 터널을 지나 영면한 지인들을 떠나보내고 고독감으로 힘들어했던 여린 영혼의 소유자였던 챈들러는 살아남은 자에게 짐 지우고 간 회한의 무게를 떨쳐내기 힘들었던 모양이다. 나이가 많은 아내와 살면서 결혼 생활에는 언제나 훈련이 필요하였음을 회고하며 매년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야 하는 숙제가 따른다고 여겼다. 공동으로 해결하고 새로운 세계를 구축해야 할 상대가 먼저 자리를 떠남으로써 절대적 외로움에 빠져든 그는 자멸의 길로 들어서고 말아 안타까움이 더했다. 아내와의 여행에서 작가 생활을 다짐하였고 아내가 투병하다 저세상으로 가버리자 그 역시 지난한 외로움의 병폐를 이기지 못한 채 절필해야 하는 운명에 놓이고 말았다. 맑은 영혼으로 타락한 세상에서 약자들이 편안하게 살 수 있는 세계 구축을 위해 작품 속 인물을 통해 도덕성을 발휘하였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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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문득 어른이 되었습니다]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어느 날 문득 어른이 되었습니다 - 마스다 미리 산문집
마스다 미리 지음, 권남희 옮김 / 이봄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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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른을 앞든 스물아홉 가을은 혹독한 가슴앓이로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다. 치기어린 응석에서 벗어나 좀 더 어른스러워져야 한다는 강박이 그 안에는 자리했고, 판이한 가치관으로 좌충우돌하며 지내기 일쑤였던 결혼 생활의 회의에서 벗어나 자신을 무장하며 살아야 했다. 더 이상의 자기 연민보다는 질적인 삶의 풍요로움으로 곱씹고 회의하던 삶의 행태에서 벗어나 정체성을 찾는 일이 남은 생을 의연히 살아갈 수 있다고 최면을 걸며 지냈다. 행동한 대로 생각하기보다는 생각한 대로 움직이며 행복을 찾는 일은 나이 듦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힘을 준다.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는 주름살과 나잇살을 보면서 거울 보는 일이 두려워지고 사진 찍는 일이 망설여지는 때는 중년 들어 더해진다.

 

   수짱 만화로 유명한 마스다 미리 작가는 여자 캐릭터에 팔자 주름을 넣는 일로 나이 듦을 규정짓고 마흔이 넘은 현재적 삶에서 벌어지는 소소한 일상을 짧은 글로 담아 중년 전에 미처 느끼지 못했던 점을 체득하는 일에 가치를 부여하고 사는 듯하다. 나이 듦은 인생의 종착역에 가까워진다는 말인 만큼 늙어 감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일이 쉽지 않아 뒷걸음질치고 싶을 때도 있지만 회피할 수 없다면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그 상황에 즐겁고 재미있게 보내는 게 우선이다. 가족과 떨어져 독립적으로 사는 저자는 친구들과 어울리며 수다를 늘어놓고 새로운 음식을 맛보기 위해 낯선 카페를 방문하는 변화를 시도하며 매너리즘에 젖는 생활을 배격한다. 보고 싶은 영화와 연극을 보고 그 내용을 곱씹으며 생각을 공유하며 사는 친구들이 있어 소소한 행복을 발견하며 사는 저자는 각기 다른 성향을 지닌 친구의 일상을 받아들여 다채로운 일상을 지속할 수 있었다.

 

   20대 중반에 결혼하여 출산과 양육으로 힘든 시간을 보낸 여느 중년의 여성들과는 달리 경제적 능력을 갖추고 자신의 일을 열정적으로 행하며 사는 비혼 여성을 부러워한 적이 있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가슴에 멍울을 지고 살아야 할 일이 많았던 까닭에 자식을 키우는 일이 녹록치 않음을 절감하고 수월성을 떠올린 탓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타인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 인간관계를 확장시켜 나갈 수 있었고 좀 더 넉넉한 마음으로 배려할 줄 하는 어른으로 자리할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 감사하며 지낸다. 20대에는 보이지 않던 하찮은 일상의 풍경도 고마움으로 다가와 살아있음이 축복처럼 여겨질 때도 있다. 필요 이상의 상품을 구매하지 않는 살뜰함이 배어 장바구니를 가득 채우지 않았고, 특별한 미끼로 고객을 유인하는 메뉴에도 흔들리지 않는 중년이라 행복해 하는 저자를 보면서 동류의식이 더해진다.

 

   숙면을 취하고 일어난 다음날 말간 햇살 아래 설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지는 때가 있다. 예측 불가능한 하루 누구를 만날지 모르는 인생에서 상상도 못했던 일들이 현실화되어 축복이라 여길 수 있는 날이 더 많았다. 아이를 키우며 철이 든 어른으로 자리하여 소소한 일상이 주는 행복에 젖을 때면 유쾌한 일들이 소리 없이 내게로 오는 것이라며 자신을 다독이며 현재를 충실히 살기 위해 노력한다. 나이 들어도 친구들과 어울려 스티커 사진을 찍고 탁구장을 찾는 저자의 명랑함이 중년을 즐기며 사는 인생의 맛을 느끼게 한다. 술을 잘 하지 못하는 이에게 무심코 건네는 한마디가 상처를 줄 때가 있는 만큼 굳이 말하지 않아도 될 말은 배지 않는 게 상대를 위한 배려임을 일깨운다.

   나고 자란 고향은 피폐해진 육신을 달래주는 위안처로 그곳에 자리한 물건들만 봐도 코끝이 찡해질 때가 있다. 붙박이처럼 그 자리에 서 있는 자연물과는 대비되는 생명체의 죽음은 어린 시절을 기억하는 이들이 사라져가는 안타까움에 유한한 인생의 무상감이 자리하고 나이 들기 전에 자주 들러야 할 곳으로 여기면서도 일상에 매몰되어 살다 보니 여의치 않을 때가 많다. 가고 싶어도 몸이 말을 들어 움직일 수 없을 때가 올 테니 운신할 수 있을 때 가슴이 시키는 대로 행하며 사는 소소한 즐거움에 젖는 것도 한 방편이리라. 가슴이 내는 소리에 귀 기울이기보다는 어른이 되어 책임지고 살아야할 명분에 사로잡혀 일상에서 놓쳐버린 일화들을 들추어내 의미를 부여하며 사는 중년의 모습을 그려 본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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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주목 신간 작성 후 본 글에 먼댓글 남겨 주세요.

어처구니 없는 일련의 사고 앞에 망연자실하여

헛헛함만 가득했던 4월이 지났다.

뭔가 일이 손에 안 잡히고 눈물만 자꾸 흘렀다.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 현실로 나타나 제대로 살아보지도 못하고

영면한 어린 영혼들을 위로하며 그들의 극락왕생을 발원하는 게

할 수 있는 일일 뿐이다.

 

5월 창 너머 연초록 잎은 무성해지고 머지 않아 진초록으로 사방은 숲을 이룰 것이다.

청신한 기운이 대한민국 전역에 가득하여 희망으로 차오르길 바라며

5월에 읽고 싶은 책들을 선택하였다.

 

 

푼힐 전망대까지만 밟았을 뿐인데도 히말라야 고봉들이

꿈 속에 보인다.

나야풀에서 시작된 트레킹의 모미를 채 즐기기도 전에

추위와 함께 하며 손 시리게 떨며 달빛 아래 빛나는 설봉을

보던 기억이 떠오른다.

소설가 정유정의 환상 방황이 생각나는 것은 그곳을 다시 찾고 싶기

때문이다.  

 

 

 

 

여행 작가 변종모의 글은 생각 이상의 감동을 전한다.

스트레스를 해소하는데 걷기만큼 좋은 게 없다는데

이번에는 어느 곳을 걸었는지 사뭇 궁금해진다.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사유의 깊이는 더해지고

인생은 농익어 간다.

 

 

 

 

 

 

 

세계적인 지도자로 영적인 구도자로

혼란한 세상에 구원의 등불을 전하는 팃낙한 스님의

감로법은 무명 세계를 밝히는 희망이다.

이전의 책에서 보이던 것과는 달리 여행이라는 단어가

들어가 설렘을 더한다.

 

 

 

 

 

 

 

 

 

50을 바라보는 나이 인생의 정오를 훌쩍 넘겨서인지

이 책의 제목이 눈길을 끈다.

살아갈수록 인생의 정답은 없다고 여기면서도

돌연한 일들로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기는 우연한

일이 필연으로 삶의 무게를 더하게 하는 알 수 없는 인생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며 살아야 할 지 고민케 한다.

 

 

 

 

 

힘들고 지칠 때면 점이나 한번 보러 갈까 마음 먹은 적이 있지만 한번도 점을 보러 간 적은 없다.

지금보다 더 힘들어지면 점집을 찾을 수도 있겠지만 여전히 책으로 궁금증을 풀면서 살아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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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14-05-05 2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점집 문화 답사기는 어쩜 표지가^^
 
똑똑하게 사랑하고 행복하게 섹스하라 - 성전문가 배정원의 All About Sex
배정원 지음 / 21세기북스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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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교 없는 여자는 바람 빠진 풍선 같다는 농담을 귓등으로 흘려보내면서도 유연한 행동으로 남자의 비위를 맞춰주는 일련의 행동으로 상대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도 있어야 한다고 여길 때가 있다. 의리를 중시하고 사람이 자산이라는 생각으로 인간관계의 영역을 확장해 온 남자와의 결혼 생활이 길어질수록 부부는 평행선을 긋고 자신의 영역을 공고히 하는데 치중하느라 서로의 외로움을 어루만져 주지 못했다. 결혼은 부부 간의 육체적 소통을 허락해주는 공인된 의식으로 서로의 정을 쌓을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야함에도 불구하고 원만한 생활이 이뤄지지 않을 때가 많다.

   낯 뜨거운 제목으로 치부하면서도 책장을 열어 내용을 좋아갈수록 결혼 생활 22년 째인 부부의 생활을 돌아보게 한다. 직장 생활에 지쳐 돌아오면 서로에게 데면데면해져 소통의 고리를 찾지 못한 채 시간을 흘려보낼 때가 제법 많았다. 가족끼리 관계를 하냐는 농담 저변에 깔린 음울함을 떨쳐버리기에는 많은 시간이 흘러야 할는지도 모른다. 원만한 섹스는 부부에게 기쁨과 만족감을 높여주는 육체적 대화임을 알면서도 서로에게 익숙해질 대로 익숙해진 부부는 무탈하게 지내며 아이들이 잘 자라는 것을 최고의 기쁨으로 여기며 지내왔던 것도 사실이다.

   아내와 엄마의 자리보다는 여자로서의 정체성을 찾으려는 자의식이 강하게 자리하여 중년 여자의 헛헛함을 채워 줄 무엇인가를 갈구하는 자신과 맞닥뜨릴 때면 당혹스러워질 때도 있지만 새롭게 시도하는 긍정적인 나를 발견하기도 한다. 익숙함에 길들여져 대화를 시도하기보다는 체념하고 살아왔던 생활에 새로운 물꼬를 트게 하는 성 전문가의 조언은 그동안 불온시하고 금기시하던 성에 대한 고민을 면밀히 살피게 한다. 다양한 상담과 조언을 통해 저자는 사랑하는 남자와 여자가 온몸과 마음을 다해 함께 누릴 수 있는 최대한의 소통인 섹스는 단순한 신체적 결합이 아닌 몸과 마음과 영혼의 소통이라고 단언한다.

종족보존을 모두로 하는 성욕은 밑바닥에 자리하고 있지만 그것을 드러내 놓고 욕구를 충족하려는 움직임을 탐탁하게 여기지 않았던 지난 시절에 비하면 지금은 개방적 흐름 아래 인간의 부부가 행복해지기 위한 충족 요건으로 여긴다. 사랑의 한 표현으로 섹스는 상대를 배려하고 존중하는 가운데 화학작용을 일으켜 두 사람 관계를 돈독히 하는 행위인 만큼 서로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교감할 수 있어야 한다. 저자는 남녀의 생물학적 구조의 차이뿐 아니라 심리적 기저의 차이를 바탕으로 기존의 성에 대한 통념에서 벗어나 상대를 사랑하고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가운데 상대를 배려하고 사랑할 때 섹스 역시 진화 발전할 수 있다고 봤다.

   성교 횟수나 시간, 기술적인 측면만을 고려할 것이 아니라 서로의 육체뿐 아니라 영혼까지 사랑하기 위해 두 사람이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일이 몸과 마음을 다해 사랑하는 일로 귀결됨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일회적 관계로 회한에 젖는 일보다는 적절한 신호로 상대의 관심을 모으고 권태를 벗어날 수 있는 자극으로 부부가 충일한 결혼 생활을 지속할 수 있어야 한다. 사랑하는 이들이 결혼하여 그 생활이 지속될 때 연애 시절의 열정은 사라지고 부부 간의 애착관계로 넘어가 서로에 대한 애정이 무뎌지는 게 보편적인 현상이다. 일상에 매몰되어 찾지 못하던 소소한 낭만을 찾아 둘만의 시간을 보내며 생활 속에 변화를 시도하는 일련의 움직임 속에 오랫동안 친밀감을 나누는 관계로 나갈 수 있어야 한다. 상대를 먼저 배려하는 가운데 조화로운 부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금해야 할 것들과 권해야 할 것들을 숙지하여 의무방어전처럼 이뤄지던 섹스에서 벗어나 소통 가능한섹스를 위한 안내서를 통해 나이 들어도 서로를 사랑하며 사는 부부의 모습을 그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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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은 내 친구 - 아이의 두뇌를 깨우는 고전 읽기 가이드
안진훈.김혜진 지음 / 21세기북스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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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간을 내어 책을 읽으며 가치 있는 내용을 전하는 시간 눈빛을 반짝이며 가르치는 이를 쳐다보는 아이들과의 마주칠 때면 뜻 모를 희열이 스멀스멀 피어오른다. 책을 읽고 표현하는 가운데 스스로 발전해왔다고 여기게 될 때면 책과 함께 성장해왔고 앞으로도 책을 읽으며 나이 들어도 도태되지 않는 일상을 이어갈 수 있을 것 같은 막연한 희망이 변죽을 울린다. 삶의 의미를 찾아 현재적 삶에 충실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케 하는 독서는 깨어 있는 정신으로 문제를 해결하며 창의적인 틀을 제공해 준다. 록펠러가 설립한 미국 시카고 대학이 세계적인 명문대로 부상하게 된 비결은 '고전 읽기'에 있었다는 보도가 고전 읽기 운동과 함께 거론될 때마다 불후의 명작으로 불리는 고전의 힘을 가늠케 한다. 흡수력이 좋은 아이들과 함께 고전을 읽고 대화하는 길잡이 기능을 하는 책 <<고전은 내 친구>>는 할머니가 이야기를 전해주었을 때의 흥미를 되살려준다.

 

   등교한 학생들이 자리에 앉아 책을 보는 시간 정숙한 교실에서는 책장 넘기는 소리가 간간이 들리고 책 내용이 어렵다며 고개를 갸웃거리는 아이들과 만나는 아침 자율학습 시간은 더없이 소중하다. 책을 정독하고 생각을 풀어내는 활동을 장려하는 상을 전할 때면 아이들은 다음에는 자신도 독서 상을 받을 것이라며 마음을 다잡는다. 신상필벌(信賞必罰)을 주장했던 한비자와 견줄 수 있는 마키아벨리는 군주론에서 윤리성과 도덕성을 바탕으로 한 나라를 통치하되 변덕스러운 대중을 이끌기 위해서는 두려움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아는 것이 힘이라고 말한 베이컨은 신기관을 통해 많은 자료를 통해 질적으로 새로운 사실을 찾아내는 것이 철학의 참된 임무라 여기며 기존의 귀납적 방법의 한계를 넘는 사유를 담았다. 다양한 고전을 테마 별로 담고 적절한 예를 들어 사유하는 가운데 통찰력 있는 문제 해결로 현안을 풀어가는 열쇠를 제공한다.

 

   부모 슬하를 떠나 넓은 세상으로 나가 돌연한 일들과 조우하면서 살아갈 때 파생되는 만남은 자신의 신념과는 거리가 먼 움직임으로 스스로를 힘들게 할 때가 있다. 그럴 때면 상대가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여 현상 이면의 본질을 꿰뚫어 통찰력 있게 행동할 수 있어야 한다. 여러 유형의 고전은 군상(群像)들의 소소한 일상의 풍경에 깃든 인간의 다양한 본성을 이해하기 위한 자료로 물음에 답하는 사이 질적인 향상으로 자기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준다. 작품 속 핵심을 찾아 함께 궁구하고 예화로 든 이야기에 관한 의견을 나누며 적절한 발문으로 아이의 생각을 끌어낼 때 상승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시험을 앞두고 시험 성적을 올리기 위해 정답을 맞히는 기술을 익혀 높은 등급을 받으려는 이들을 만날 때가 종종 있다. 노력을 기울이기보다는 적당히 정답을 찾는 훈련으로 발등의 불을 끄려는 근시안적 태도로 일관하기보다는 매일 해야 할 일을 적게 지속하는 일이 필요함을 노자는 말하였다. 리어왕은 지도자가 지켜야 할 사회적 윤리를 도외시하고 딸들을 사랑하는 아버지로서의 개인 윤리를 중시하여 나라를 위태롭게 하였다. 분별력을 잃고 행동하다 패가망신하고 공적 조직까지 파괴하는 우를 번하지 않기 위해서는 고전 속 주인공들의 삶을 타산지석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 ‘달과 6펜스의 스트릭랜드는 그림을 그리며 살고 싶다는 내면의 소리를 좇아 안정적인 공간을 벗어나 새로운 세계로 향하는 도전을 서슴지 않았다. 가장의 책임에 얽매여 6펜스로 상징되는 현실적 삶을 잇기보다는 이상을 찾아 달의 세계로 떠났다. 타인의 시선에 짓눌려 자신의 꿈을 유폐한 채 사는 일이 현명하지 않은 일이라고 보았기에 주인공은 실존하고 있음을 증명할 수 있는 곳으로 향하였다.

 

   가족을 위해 헌신적으로 살아왔던 가장이 집을 나가 낯선 이들과 만나 기존의 삶과는 다른 일상을 잇는 삶을 다룬 소설 소금을 읽으며 자신의 감정은 묻어둔 채 지내왔던 아버지의 슬픈 생활에 눈물을 흘렸다. 한 인격체로 존중받고 대우받기보다는 돈을 주고 물질을 채워주는 도구에 지나지 않는 가장의 굴레는 카프카의 변신속 보험 외판원 그레고르 잠자의 죽음과도 상통한다. 한 사람을 그 자체로 존중하고 인격적으로 대하는 일이 쉽지 않음은 인간관계 역시 피상적으로 흘러 자신의 욕구를 채워 주는 수단으로 간주하고 희생을 강요한 데서 기인한다. 딸들을 지원할 부의 토대를 잃고 빈털터리가 된 고리오 영감은 딸들에게 무용지물이 되어 죽음을 맞은 영감의 장례식은 딸들이 나타나지 않아 고리오 영감의 왜곡된 사랑이 자초한 일로 비춰진다. 자식이 자신만을 생각할 때 불효는 시작됨을 일깨워주는 발자크의 고리오 영감은 철학 없이 아이들을 길렀을 때의 화근은 도처에 자리하여 재앙을 초래할 수 있음을 알게 한다. 시대가 흘러도 소중한 정신적 가치를 담은 고전을 시대적 맥락에 걸맞은 변주로 새로운 꿈과 희망을 찾아 나설 때 창의적 삶의 기틀은 마련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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