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리게 나이 드는 습관 - 노년내과 의사가 알려주는 감속노화 실천법
정희원 지음 / 한빛라이프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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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수명과 건강 수명이 크게 증가했음에도 사회적으로 노인은 65세 이상으로 정하고 있지만 생물학적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이 나돌 정도로 해를 거듭할수록 연령대별 신체 기능은 사람마다 다르다. 넓은 의미의 노인은 노화에 따른 고장이 어느 정도 쌓여 신체 기능이 떨어져 허리가 굽고 걷는 속도가 느려지는 등의 모습이 나타나는 시점부터라고 정의 내린다. 숫자 나이보다 중요한 것은 노쇠의 정도이며, 개인의 내재역량 정도가 경제적 가치 이상으로 인정받을 가능성을 열어둔다. 사람의 노화 속도에도 양극화가 뚜렷하게 나타나 100세에도 헬스장에서 운동하며 자신을 관리하는 사례가 눈에 띄기 때문이다.

내가 먹는 음식, 휴식과 수면, 움직임, 스트레스 등에 따라서 노화의 속도는 빨라지기도 하고 느려지기도 한다. 만성질환의 목록은 성인기를 거치면서 스스로 살아온 삶의 결과라는 전문가의 의견은 식습관뿐 아니라 몸에 배인 생활습관이 시간의 흐름과 상호작용하여 유기체에 일으키는 구조와 기능의 변화를 초래한다는 뜻이다. 노쇠의 진전을 최소화하며 누군가의 돌봄이 필요한 시간을 줄여 가는 과정은 길어진 노년에 삶의 질을 유지하는 전제조건이다. 가속노화의 원인인 흡연, 비만, 운동 부족, 음주, 부적절한 식사 등을 줄이는 일상은 감속 노화를 위한 방편이다.

지난해 친정엄마는 자식들을 마중하러 일어서다 땅바닥에 주저앉아 통증으로 고생을 많이 하였다. 골다공증이 심한데다 엉덩방아를 크게 찧는 바람에 고관절 골절이 발생하여 몸을 움직이기도 힘들 정도였다. 정형외과를 찾아 며칠 입원하며 근원적인 치료를 받으면 통증이 완화될 것이라 믿었는데 뼈의 골밀도가 너무 낮아 시술조차 힘든 상황이라 통증을 완화하는 주사만 두 대를 맞고 퇴원하였다. 퇴원 후에는 실내에서도 지팡이를 짚고 생활할 정도로 삶의 질이 떨어졌다. 걸음을 떼지도 못한 채 영영 못 일어나 침상에 누워 지내면 어쩌나 하는 염려는 엄마의 건강 회복과 함께 줄어들었지만 우려가 크다.

하루에 한두 끼를 먹더라도 무엇을 어떻게, 언제 먹느냐에 따라 우리 몸의 건강 상태가 달라진다. 본인의 건강 상태를 분석한 다음 적절한 식습관을 갖는 것이 노화를 늦추는 건강 습관의 기본이다. 몸이 대사율을 떨어뜨리며 찬수화물이 지방 형태로 저장되는 일을 촉진하는 과당 섭취를 제한하고, 대사 증후군을 악화시키는 술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 매일 먹는 끼니가 누적되어 내 몸의 특성을 만드는 만큼 목표에 맞는 식단을 선택하여 음식을 섭취해야 한다. 단순당이 많이 들어 있는 음료, 단순당과 정제 곡물이 여러 식품첨가물과 버무려진 초가공식품은 금하는 것이 좋다.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는 먹는 순서를 바꿔 섭취하는 방법이 있다. 채소를 포함한 식이섬유→고기ㆍ생선 등 단백질→찬수화물 순서가 한 예이다.

임신과 출산, 육아, 자녀의 결혼, 갱년기를 거치며 비만에 머물러 울울함이 더하다. 살을 뺄 생각을 잊은 채 하루하루 버티며 지내온 시간이 많아서인지 어느새 몸은 통증 신호를 보낸다. 건강검진을 마치고 의사와의 상담에서는 살 빼라는 소리를 수십 년째 듣고 있다. 그 때에는 대사 질환에 시달리지 않으려면 살을 빼야겠다고 의지를 다지지만 직장 생활을 하다 보면 이래저래 건강에 좋지 않은 음식을 필요 이상 섭취할 때가 있다. 회식을 하더라도 저녁을 먹고 늦은 시간까지 있지 않으려는 약속을 이행하는 실천력이 담보될 때 건전한 일상은 건강한 신체기능과 함께 회복 기미를 보일 것이다.

가속 노화를 막을 수 있고, 치매 등 인지기능 저하 속도를 낮출 수 있는 MIND식사를 위한 식단 구성은 건강한 생활 습관 유지에 도움을 줄 것이다. 이 외에도 꾸준한 걷기는 만성질환 예방, 뼈와 관절 건강, 정신 건강에 도움을 줘 노화를 예방한다. 산을 오르기보다는 일상에서 걸을 기회를 찾아 걷기를 습관화하고, 적절한 스트레칭으로 유연한 몸을 만드는 일은 스스로 루틴처럼 만들어갈 수 있다. 더 나아가 자신에게 맞는 코어와 둔근 운동으로 일상생활의 기능성을 높일 때, 노년의 시간은 평정심을 갖고 흐를 것이다.

50대 후반에 치매를 앓던 사촌 오빠가 예순 셋에 세상을 떴고, 중증 치매 로 전문병원에서 돌봄을 받던 팔순의 이모가 세상을 떴고, 아흔 다섯의 시어머님은 요양 병원에서 생활 중이다. 길어지는 노년 인지기능 저하 없이 오롯한 정신으로 살다가는 일이 멀게 느껴진다. 치매약보다 더 효과 있는 생활습관 개선은 충분한 수면에서부터 시작된다. 뒷날 각성제 없이도 활력을 느낄 수 있을 만큼 잠을 자는 것이 일상 회복에도 도움을 준다. 궁극적으로는 지금 맺고 있는 인간관계에서 좋은 만남을 지속하며 사회에 도움 되는 시간을 영위하이 위하여 중년부터라도 내재역량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느리게 나이 들기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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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모모 2024-03-15 2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식사순서까지 알려주네요. 건강도서라 정독모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