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하게 사랑하고 행복하게 섹스하라 - 성전문가 배정원의 All About Sex
배정원 지음 / 21세기북스 / 2014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애교 없는 여자는 바람 빠진 풍선 같다는 농담을 귓등으로 흘려보내면서도 유연한 행동으로 남자의 비위를 맞춰주는 일련의 행동으로 상대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도 있어야 한다고 여길 때가 있다. 의리를 중시하고 사람이 자산이라는 생각으로 인간관계의 영역을 확장해 온 남자와의 결혼 생활이 길어질수록 부부는 평행선을 긋고 자신의 영역을 공고히 하는데 치중하느라 서로의 외로움을 어루만져 주지 못했다. 결혼은 부부 간의 육체적 소통을 허락해주는 공인된 의식으로 서로의 정을 쌓을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야함에도 불구하고 원만한 생활이 이뤄지지 않을 때가 많다.

   낯 뜨거운 제목으로 치부하면서도 책장을 열어 내용을 좋아갈수록 결혼 생활 22년 째인 부부의 생활을 돌아보게 한다. 직장 생활에 지쳐 돌아오면 서로에게 데면데면해져 소통의 고리를 찾지 못한 채 시간을 흘려보낼 때가 제법 많았다. 가족끼리 관계를 하냐는 농담 저변에 깔린 음울함을 떨쳐버리기에는 많은 시간이 흘러야 할는지도 모른다. 원만한 섹스는 부부에게 기쁨과 만족감을 높여주는 육체적 대화임을 알면서도 서로에게 익숙해질 대로 익숙해진 부부는 무탈하게 지내며 아이들이 잘 자라는 것을 최고의 기쁨으로 여기며 지내왔던 것도 사실이다.

   아내와 엄마의 자리보다는 여자로서의 정체성을 찾으려는 자의식이 강하게 자리하여 중년 여자의 헛헛함을 채워 줄 무엇인가를 갈구하는 자신과 맞닥뜨릴 때면 당혹스러워질 때도 있지만 새롭게 시도하는 긍정적인 나를 발견하기도 한다. 익숙함에 길들여져 대화를 시도하기보다는 체념하고 살아왔던 생활에 새로운 물꼬를 트게 하는 성 전문가의 조언은 그동안 불온시하고 금기시하던 성에 대한 고민을 면밀히 살피게 한다. 다양한 상담과 조언을 통해 저자는 사랑하는 남자와 여자가 온몸과 마음을 다해 함께 누릴 수 있는 최대한의 소통인 섹스는 단순한 신체적 결합이 아닌 몸과 마음과 영혼의 소통이라고 단언한다.

종족보존을 모두로 하는 성욕은 밑바닥에 자리하고 있지만 그것을 드러내 놓고 욕구를 충족하려는 움직임을 탐탁하게 여기지 않았던 지난 시절에 비하면 지금은 개방적 흐름 아래 인간의 부부가 행복해지기 위한 충족 요건으로 여긴다. 사랑의 한 표현으로 섹스는 상대를 배려하고 존중하는 가운데 화학작용을 일으켜 두 사람 관계를 돈독히 하는 행위인 만큼 서로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교감할 수 있어야 한다. 저자는 남녀의 생물학적 구조의 차이뿐 아니라 심리적 기저의 차이를 바탕으로 기존의 성에 대한 통념에서 벗어나 상대를 사랑하고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가운데 상대를 배려하고 사랑할 때 섹스 역시 진화 발전할 수 있다고 봤다.

   성교 횟수나 시간, 기술적인 측면만을 고려할 것이 아니라 서로의 육체뿐 아니라 영혼까지 사랑하기 위해 두 사람이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일이 몸과 마음을 다해 사랑하는 일로 귀결됨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일회적 관계로 회한에 젖는 일보다는 적절한 신호로 상대의 관심을 모으고 권태를 벗어날 수 있는 자극으로 부부가 충일한 결혼 생활을 지속할 수 있어야 한다. 사랑하는 이들이 결혼하여 그 생활이 지속될 때 연애 시절의 열정은 사라지고 부부 간의 애착관계로 넘어가 서로에 대한 애정이 무뎌지는 게 보편적인 현상이다. 일상에 매몰되어 찾지 못하던 소소한 낭만을 찾아 둘만의 시간을 보내며 생활 속에 변화를 시도하는 일련의 움직임 속에 오랫동안 친밀감을 나누는 관계로 나갈 수 있어야 한다. 상대를 먼저 배려하는 가운데 조화로운 부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금해야 할 것들과 권해야 할 것들을 숙지하여 의무방어전처럼 이뤄지던 섹스에서 벗어나 소통 가능한섹스를 위한 안내서를 통해 나이 들어도 서로를 사랑하며 사는 부부의 모습을 그려 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