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 1~4 세트 - 전4권 (포스터 에디션) 강풀 순정만화
강풀 지음 / 재미주의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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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세상에는 우연이라고 여기며 살기에는 석연찮은 일들이 존재한다. 지독하게 안 좋은 법칙이 한 사람을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며 불행한 일들을 낳아 마녀라는 올가미를 쓴 채 살아가는 사람이 있다. 예쁜 얼굴에 공부를 잘하는 미정은 자기 의지와는 무관하게 벌어지는 일들에 짓눌려 타인과 어울리는 법을 모르는 듯 외따로 떨어져 지내기 일쑤다. 미정은 같은 공간에서 자신과 말을 섞고 시간을 보내는 이는 부상을 입거나 죽었다. 이유는 알 길이 없었지만 안타까운 일이 생기지 않으려면, 미정은 혼자가 될 수밖에 없었다.

‘미정이를 좋아하면 죽는대.’

미동고등학교 재학 당시 미정에게 호감을 갖고 다가가 말을 걸고, 선물과 함께 사랑을 고백한 남학생은 안전사고를 당하였다. 비오는 날 우산 없이 비 그치기를 기다리고 서있는 미정과 우산을 같이 쓰고 집으로 간 남학생은 돌아가는 길에 감전사하였다. 운구차가 교정을 한 바퀴 돌아나가는 망자의 마지막 길에 애도 시간을 갖는 학생들 입에서는 마녀 때문에 남학생이 죽어나간다는 말이 튀어 나왔다.

미정은 타인의 불행 원인 규명보다는 결과를 초래한 화살이 자신을 향할 때마다 위축돼 지내는 게 상책이라 여기며 하루하루 살얼음판을 내딛는 심정이었다. 많은 학생들이 이용하는 급식소 점심을 포기하고 도시락으로 점심을 해결하며 다른 학생과 말을 섞지 않고 고립되어 지냈다. 동진은 계열이 달라 한 반에서 생활하지는 않았지만 외톨이로 지내는 그녀가 안쓰러워 눈길이 갔다. 판도라의 상자를 열기라도 한 것처럼 불행한 사건은 끊이지 않았고, 미정은 입소문과 따가운 시선에 밀려 더 이상 학교를 다닐 수 없어 자퇴를 하였다.

자퇴한 미정이 집안에서만 생활하며 더 이상 고민 없이 검정고시를 준비하여 대학에 들어갈 수 있기를 바랐다. 하지만 독자의 바람과는 달리 아버지와 함께 감자를 심으러 간 날, 미정의 아버지는 뱀에 물려 정신을 잃은 딸의 상처에 독을 빨아들이다 독이 퍼져 목숨을 잃었다. 급기야는 아버지까지 죽음으로 내몬 마녀라는 소리를 들으며 더 이상 살던 동네에서 살아갈 수 없는 지경에 이르러 동네를 떴다.

통계학과로 진학한 동진은 혼자 생활하는 데 익숙한 중혁에게 다가가 말을 붙이며 먼저 손을 내밀었다. 동진은 혼자 밥을 먹는 중혁에게 먼저 다가가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는 그에게 말을 걸며 자신의 곁을 내어주었다. 후로 둘은 단짝이 되어 비밀로 부치던 일을 공유하며 우정이 두터워졌다. 자발적 함구로 일관하던 중혁은 동진이라면 자신의 비밀을 털어놓아도 괜찮을 친구라 신뢰하며 지냈다.

대학을 졸업하고 데이터 마이너로 일하는 동진은 경찰 시험에 합격해 사이버수사팀에서 일하는 중혁에게 짧은 문자를 남기고 자취를 감추었다. 마녀라는 소문에 휩쓸려 세상으로부터 스스로를 단절한 미정, 그녀를 둘러싼 불운의 법칙을 깨고자 위험을 무릅쓰고 그녀를 스토킹하는 동진의 마음에는 사랑이 자리한다.

‘Shine on you.’

동진은 마녀라 불리는 미정을 사랑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그녀에게 집착하여 관련 자료를 모으고 기록하며 자료를 분석하였다. 그는 그녀와 관련 뉴스를 취재하는 기자처럼 자료를 모아 소요된 시간과 공간에서 이뤄진 대화 내용 등을 블로그에 기록하였다.

대학 때부터 고립되어 지내는 미정에게 관심이 보이며 힘을 준 허PD는 중혁을 찾아와 동진의 실종을 알렸다.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물으며 동진이 위험에 처할 수도 있으니 그를 찾는 데 필요한 단서를 찾다 노트북을 열었다. 중혁이 수사를 하며 동진의 방에 들러 노트북을 열어볼 것이라 여겼는지 그는 중혁의 주민번호를 비밀번호로 설정하였다. 동진은 김중혁 역시 박미정과 같은 일을 겪으며 자발적 고립을 선택하고 침묵을 지키며 대학교를 다녔음을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동진은 미정을 둘러싼 불의의 사고가 미정과 직접적 연관이 없음을 증명하기 위하여 떠올리고 싶지 않은 과거의 불운한 일들을 불러 모았다.미정의 일뿐 아니라 중혁이 겪은 불행한 일들 역시 취재하여 수집한 자료의 패턴을 찾아 서로의 구원자가 되려고 하였다. 동진은 용기가 없어 좋아했으면서도 미정에게 한마디 말도 건넬 수 없던 지난시간을 돌아보고 사랑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증명하였다. 타인에게 해를 끼치지 않은 채로 자신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을 찾아 홀로 지낸 시간을 보상이라도 하듯 미정과 동진, 은실과 중혁은 서로의 마음을 끌어당겼다. 어둠과 침묵 속에 자신을 유폐한 채 지낸 시간, 불행의 늪을 빠져나올 수 있게 할 사랑의 빛은 희망을 투사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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찐 팬을 만드는 습관 - 이제 막 시작하는 작은 회사를 위한 좋은 습관 시리즈 47
박선미 지음 / 좋은습관연구소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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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촌언니는 미스터트롯에 출연한 가수의 팬으로 팬클럽 활동에 적극적이다. 언니 방에는 임영웅 공식 MD 몰에서 구매한 티셔츠, 인형, 피규어, 리사이틀 머그컵, 손거울 등으로 채워져 있다. 언니 집에 들를 때면 새로운 제품을 발견할 때마다 팬덤 문화의 일면을 보는 듯하다. 소셜 네트워크에서 관심 있는 가수를 지지하고 응원하는 이들은 가수 관련 행사에 관심을 기울이며 시간과 에너지를 소비한다. 팬덤 문화를 떠올리게 한 <<찐팬을 만드는 습관>>은 수익을 창출하려는 목적 아래 창업하는 기업에 필요한 조언을 명시하였다.

소비자로 소비 패턴을 보면 믿고 구매하는 브랜드의 신제품 광고를 접하고는 머뭇거림 없이 제품을 사서 경험한다. 신제품이라 망설일 수도 있지만 수십 년을 애용하면서 별 무리가 없었던 점을 비추어 위험 부담을 안는 편이다. 좋아하는 브랜드에 무조건적인 애정을 보내는 고객을 단골로 사로잡는 비결은 <<찐 팬을 만드는 습관>>에 있을 듯하다. 사업 초기에 잘 잡아둔 세팅은 시간과 비용을 절약하며 매출을 늘려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첫술에 배부를 수 없지만 제대로 된 사수가 있는 직장에서 경험을 쌓는 것도 한 방법일 것이다.

‘습관은 나무껍질에 새겨 놓은 문자 같아서 그 나무가 자라남에 따라 확대된다.’

스코틀랜드 작가 새뮤얼 스마일스 말대로 소비자의 구매 습관이 확대되어 수익을 올리는 형태로 퍼져나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저자는 창업 전략 수립에 도움을 준다. 창업하려는 분야의 차별 점에 집중하여 시제품을 만들고 시장 테스트를 진행하며 마케팅에 나서기를 권한다. 특정 브랜드를 좋아하는 고객의 진심에 감응하는 창업으로 고객에게 전하고 싶은 기업의 진짜 마음을 표현하며 찐 팬을 만들어가는 일은 기업 상생 전략이기도 하다. 다양한 정보와 직관을 바탕으로 고객의 숨은 욕구와 창업하는 기업이 추구하는 접점을 찾는 일은 찐 팬을 만들기 위한 선행과제이다.

자산 규모가 작은 기업에서는 자금 손실을 최소화하면서 성과를 거둘 수 있는 고객 확보를 위한 홍보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블로그 마케팅의 경우 검색 결과물로 창업 기업의 블로그 콘텐츠가 노출되도록 검색 최적화 과정을 염두에 두고 고객과 소통하는 창구 마련이 우선이다. 시청자 경험을 최적화하는 데 초점을 두는 유튜브 알고리즘 형성에는 썸네일이 중요하다. 썸네일에는 영상의 핵심 메시지를 한눈에 전달할 수 있는 간결한 텍스트를 포함해 시청자가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구성해야 한다. 인스타그램은 피드, 스토리, 탐색, 릴스 등으로 전 세계로 내 계정을 노출하고 연결한다. 팔로우와 계정 활동을 중심으로 노출되는 인스타그램에서는 릴스와 숏폼 영상을 제작해 팔로우를 모은 뒤, 광고 진행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저자는 최근 시장 리서치를 하거나 카피 등을 만들 때 생성형 AI를 이용해 아이디어를 얻는 경험을 밝히며, 챗GPT, 제미나이 등을 활용하여 생성형 AI와 공생하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밝혔다. 생성형 AI와 대화를 나눈다 생각하고, 자신이 생각하는 것을 자세하게 풀어서 AI에게 질문을 던지며 프롬포트를 작성해야 한다.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 AI와 여러 번 대화를 나누고, 이미지나 동영상을 생성할 때는 예를 꼭 써줘야 한다.

친환경 생활로 인류와 지구에 끼치는 해를 줄여가려는 이들의 가치관과 아울리는 제품 립스틱으로 창업에 성공한 율립 립스틱을 애용하면서도 대표의 피부 고민은 알지 못하였다. 자신의 고민 해결을 위하여 인체에 유해 성분이 없는 립스틱으로 펀딩에 성공하였다. 여러 번 제품을 구매하여 쓴 찐 팬의 경험은 입소문을 타고 유명해진다. 인스타그램을 기반으로 이벤트를 진행하며 잠재 고객들이 망넛이네 빵을 맛보게 하고, 조 대표는 DM을 통해 전달되는 고객의 메시지에 답하며 20~30대 비건 팬들의 마음을 끌고 있다.

‘(중략) 여러 경로를 통해 만나게 된 특별한 장소와의 교감 내지는 공간에서 누릴 수 있는 가치를 공유할 수 있는 장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제주 스테이 폴리오의 홈페이지 안내 글처럼 찐 팬을 확보하여 가는 데 필요한 소통과 공감은 인공지능이 대체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창업하는 작은 회사는 고객을 만나는 데에 염두에 두고 정체성 있는 히스토리로 브랜드 마케팅 전략을 세워 다른 창업 기업과는 차별화된 콘텐츠를 구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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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량한 차별주의자 (30만부 기념 거울 에디션)
김지혜 지음 / 창비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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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 색이 강하고 동향인의 연대가 강한 지역에서의 직장생활은 녹록치 않았습니다. 먹거리 마련에서부터 음식 취식까지 그들만의 범주에 선을 긋고 들어온 사람은 관행을 따라야 하는 불편함이 컸습니다. 첫 직장에서 만난 사람과 짧은 교제 후 결혼한 뒤 지금 딛고 있는 공간에서 생존하기 위하여 기민하게 적응해야했습니다. 어떤 집단의 경계 밖으로 내쳐지는 일은 두려운 일이고, 그 경계 안에 들어가기 위하여 내키지 않은 일도 하면서 지냅니다.

  음식 솜씨가 있는 큰 형님의 눈치를 보며 미역을 천일염에 빨아 양념에 무쳐 내 놓으니,

 “이젠 남해 사람 다 되었네. 짭조름한 미역무침 맛이 좋아.”

  칭찬을 들었지만 달갑지 않았던 이유는 타향인은 동향인의 손맛을 따를 수가 없다는 편견이 녹아 있었기 때문입니다.

   사회적 차별에 취약한 집단을 비하하는 영상이나 방송은 잠재된 편견을 표출시키는 효과가 커 차별을 촉진하는 힘이 있습니다. 발달장애인, 흑인, 지방인, 성소수자 등을 개그 소재로 삼아 이들을 희화화하여 웃음을 조장하는 분위기는 근절되지 않고 있습니다. 유머를 통해 누군가를 비하하고자 하는 욕망은 계속 표출되고 증폭될 수 있음을 알고, 불온한 웃음을 받아들이지 않을 용기는 미디어 수용자의 몫입니다. 소수자를 웃음거리로 비하하는 차별 상황에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을 예민한 사람으로 취급하여 문제화하지 않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노골적으로 상대를 차별할 때에는 누구든 쉽게 인지하여 비윤리적이라는 점을 수용하기 때문에 이를 바로잡을 수 있습니다. 사회적 지위가 낮은 책임은 최선을 다하지 않은 개인에게 있다는 능력주의는 능력 미달의 특정인은 불이익을 당연시하는 관행을 낳습니다. 공정한 평가 규칙을 정할 때 평가 기준은 우선적으로 마련되어야 합니다. 학습자의 수준에 맞는 반 편성으로 학습의 효율성을 극대화한다는 우열반 편성이 패자 모멸을 배제한 채 승자 독식을 부추겼습니다.

  ‘장애인의 기본권인 이동권을 보장하라’ , ‘장애인도 시민이다

   구호를 외치며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시위 보도를 봤습니다. 2001122일 장애인 부부가 역귀성 하다 리프트에서 추락, 사망한 오이도 참사를 기점으로 장애인이 겪는 굴곡진 삶을 떠올렸습니다.

   나에게는 불편함이 없는 구조물이나 제도가 누군가에는 넘어 설 수 없는 장벽이 될 때, 우리가 누리는 혜택을 당연하게 여기며 자신이 누리는 특권이라 여기지 않았습니다. 기득권임을 알아차리지 못한 채 자연스럽게 문명의 이기를 누리며 생활해 왔음을 반성하고 상황이 다른 데서 오는 소수자의 불이익을 떠올립니다. 장애인의 이동권 보장을 생각지 않고 지내온 시간, 나는 다른 사람을 차별하지 않는다는 생각은 착각이었습니다.

  ‘서는 데가 바뀌면 풍경도 달라지는 거야.’

  내가 살고 있는 세계가 어떻게 기울어져 있는지 알기 위하여 나와 다른 자리에 있는 사람과 대화하며 소통하는 가운데 소수자의 아픔에 공감하며 이들과 연대하는 범시민적 교육이 이뤄져야 합니다. 이주 노동자는고용허가제로 마음대로 고용주를 떠날 수 없는 상황에서 내국인과 차별 없는 대우는 요원하여 보입니다. 불평등한 사회가 고단한 이유는 사회 구조적 문제를 개인의 노력으로 해결해야 하는 어려움에 봉착하기 때문입니다.

    다양한 사람들이 모인 사회에서 획일화된 기준을 똑 같이 적용함으로써 세상이 평등해질 것이라는 기대는 비현실적 요소가 큽니다. 집단의 차이를 무시하는 중립적 접근은 일부 집단에 대한 배제를 지속시키는 요인으로 알고, 생명적 유기체의 다양성과 차이를 염두에 둬야 합니다. 어떤 사회를 만들 것인가에 대한 물음을 던질 때에는 우리가 지향해야 할 공동 가치를 포괄적으로 담아 해법을 풀어나가야 합니다. 차별받지 않기 위한 노력에서 차별하지 않기 위한 노력으로 전환할 때, 무의식적으로 행했던 습관과 태도를 돌아보고 이를 고쳐나갈 수 있습니다.

   국적, 성별, 장애, 나이, 종교, 가족상황, 학력, 지역. 성별정체성 등 차별 요소는 도처에 내재되어 있습니다. 다양한 차별 요소만큼 차별의 양상 역시 다양합니다. 따라서 차별을 일률적으로 규제하기보다는, 각각의 상황에 맞는 합리적인 대응으로 해결해 가야 합니다. 입법화되지 않은 차별금지법 제정만으로 차별을 해결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차별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람들의 인식 변화를 유도하는 사회 내의 다양성과 포용성을 강화하는 교육을 도입해야 합니다. 법적 대응보다 대화와 소통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접근이 더 바람직합니다.

 ​ 「장애인 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었지만, 실상은 장애인이 만족할 만한 실효를 거두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개별성을 수용하고 차별 없는 사회로 나아가는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하여 구성원들의 사회적 합의와 대화를 통한 사회적 인식 개선은 절실합니다. 일상에서 벌어지는 복합적인 차별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차별금지법 제정이 절실합니다. 하지만 차별금지법 제정은 안 된 상태이므로 특정 대상을 차별한 경우에는 책임 있는 조치가 필요합니다. 가해자에게 배상책임을 물어 사회적 경각심을 높이는 법적 조치가 병행되어야 차별 받는 이들이 줄어들어 평등 사회로 진전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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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감소, 부의 대전환 - 인구경제학이 찾아낸 미래 비즈니스 모델 총정리
전영수 지음 / 21세기북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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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통계청 ‘인구동향조사’에 따르면 시도 합계 출산율이 0.76으로 2023년 0.72명보다는 소폭 올랐다고 하지만 저출생으로 인구 절벽을 연상케 한다. 인구가 줄면 나라가 망할 것 같은 불안감으로 노년의 삶을 스스로 무장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커졌다. 저자는 인구 감소로 ‘경제 활동→소득 획득→소비 증가→조세 확대→재정 확충→복지 지출’의 순환 경제가 흔들릴 수 있음을 적시하고 우려하는 이들에게 발상의 전환을 요구한다. 위기 변수로 해석될 인구 감소=장기 불황이라는 구조적 편견을 넘어설 대안을 제시하는 책에서 인구 소멸이라는 위기를 기회로 삼기 위한 자구책을 찾을 수 있다.

불확실성이 대두되는 미래를 대비하려면 인구 변화를 상수로 한 인구 구조를 미래 계산에 투입을 전제해야 한다. 초저출생 속 초고령화 시대에 맞춰 기업들의 마케팅 방식도 달라져야 한다. 산토끼를 겨냥했던 양적인 마케팅에서 질적인 소비 주체로 나설 집토끼에 집중하는 형태로 전환하는 방식이다. 한 번 구매한 고객이 단골이 될 수 있도록 유도하여 기업의 플랫폼 생태계 안에서 이들이 더 구매하도록 이끄는 방식이다. 여행자가 사고 없이 귀국할 시 보험료 10%를 환

급하는 카카오페이손해보험, 코스피 주가지수와 연동하여 매주 커피 가격이 변경되는 윅스프레소 등의 마케팅이 눈에 띈다. 메신저로 시작한 카카오가 금융, 쇼핑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해 고객의 마음을 붙잡는다.

인구 감소에 따른 인구 변화에 순응하며 기업은 실효성 있는 인구 해법을 위한 자원을 투입하여 가치를 창출하는 길을 모색해야 한다. 공공기관인 정부가 위기를 기회로 바꿀 정책을 제시하고 영리를 추구하는 기업이 공조하여 미래 기획을 도모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인구 변화와 경제 성장 관계를 연구하는 저자는 정년 연장이 본격적으로 확대되는 1970년대 생과 함께 생존과 성장을 꾀하는 중추 세대임을 강조한다. 높은 성장기에 유아기와 소년기를 보낸 1970년대 생은 남다른 소비욕구와 구매력을 갖춘 세대로 사회생활을 시작할 때부터 무한 경쟁에 노출되어 분투하며 실리를 추구해왔다.

전통적인 노후 생활과는 확연히 다른 지금의 노후 생활은 가족 공동체가 붕괴되면서 봉양과 양육의 교환 질서가 파괴되었다. 인구 변화로 가족이 해체되면서 각자도생의 생활 준칙이 적용되면서 노후 안전망에 대한 준비를 각가 알아서 해야 하는 시기에 이르렀다. 65세 이상이 전체 인구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초고령화 사회에 근접한 때에 초저출생으로 총인구가 급감하면 20% 상향을 차지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초고령화에 안착하기 위한 전제는 퇴직 후 재취업 시장을 조성하고 지원하는 재고용으로 정년을 연장하다 정년을 폐지하는 순으로 나아갈 필요가 있다.

인구의 도시 집중에 대비되는 지역 소멸을 막을 방법은 지역의 호재를 활용할 환경을 조성하여 지속 가능한 상생과 발전 도모에 있다. 인본주의에서 나온 서비스와 내수 시장의 활성화를 위한 선진국 형태의 강소기업을 지원하는 정책이 실현되어야 한다. 개인을 관계와 공간으로 구조화한 사회에서 생존 본능을 더하고 질적인 성장을 도모함으로써 인구 변화가 낳은 위기를 벗어날 길을 찾아 나서야 할 과제가 던져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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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흐르는 대로 - 영원하지 않은 인생의 항로에서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들
해들리 블라호스 지음, 고건녕 옮김 / 다산북스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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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난 순간부터 생명체는 죽음을 향해 가고 있지만 끝을 알 수 없기에 죽음에 가까워질수록 불안감은 더한다. 1년 전 호스피스 병동에서 지내던 이모가 세상을 떴다. 폐암 말기 진단을 받고 시한부 인생이 시작되었다. 이모는 중증 치매를 앓다 세상을 뜬 큰오빠를 가슴에 묻은 지 2년도 채 안 되어 폐암 진단을 받고도 의연하였다. 이제 환갑 넘긴 아들이 먼저 갔는데 호흡기를 달고 연명 치료하는 대신 종교단체에서 운영하는 호스피스 병동을 찾았다. 마지막 순간까지 정신을 붙들고 기도하던 이모는 설을 사흘 남겨두고 피안의 세상으로 갔다.

뜻밖의 임신으로 아들을 낳은 싱글맘 해들리는 미래를 두려워할 시간에 오늘을 살자는 신조로 새로운 삶을 설계하였다. 간호학교를 졸업하고 수련 과정을 거쳐 가정 간호를 전담하는 호스피스 간호사로 바쁘게 움직였다. 그녀는 한 가정의 가장으로 아들과 함께 살아야 했기에 가정과 일을 양립하는데 나은 방법으로 호스피스 간호사로 일하게 되었다. 그녀는 한 번도 가보지 않은 낯선 길을 걸으며 환자와 공감대를 형성하는 일과 가정 간호의 규칙을 따르는 일 사이에서 균형을 지키기 위해 애쓰면서도 환자와 연대하기도 했다. 고령자로 요양원에서 누군가의 돌봄에 의존하여 십 년 넘게 머물다 세상을 뜨는 경우가 흔한 농촌의 장례 풍경이다.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짧은 나이, 죽는 복을 타고 나야 집에서 사나흘 앓다 죽음을 맞는다지만 뜻대로 안 되는 인생사라 죽음을 염두에 두고 살아간다.

“케이크를 먹어요.”

마흔에 원인 불명의 폐암에 걸려 가정간호를 받는 엘리자베스는 요가 선생으로 일하였다. 나이에 비해 앳된 환자는 마흔밖에 살지 못할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하였으면서도 죽음을 목전에 두고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였다. 요가 강사로 일하였던 환자가 식이장애를 앓으며 몸매를 유지하기 위하여 애썼던 간호사에게 먹고 싶은 것은 먹으라고 하였다. 하고 싶은 일을 다음으로 미루고 아등바등 살다 생이 끝날 수도 있음을 기억하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듯하다.

“할 일 있으면 해요. 하지만 계속 내 간호사로 둘 거라고 장담하지 못해요.”

만성폐쇄성 폐질환을 앓는 할머니가 해들이게 건넨 말이다. 간호사에게 벽을 치고 있는 완고한 할머니가 마음을 열고 자신의 이야기를 전하기까지 시간은 걸렸지만, 환자의 곁에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위안이 되는 경우가 있다. 말기 암 환자로 피폐해질 대로 피폐해진 샌드라는 극심한 통증을 조절하며 집에서 임종하기까지 호스피스 간호사의 도움으로 잠깐이나마 삶다운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며 고마워했다.

죽음을 향해 흘러가는 시간을 거꾸로 돌릴 수 없는 형국에 삶이 흐르는 대로 내맡길 수밖에 없다. 죽음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진 레지를 돌보았던 리사는 레지가 세상을 뜨고 오래지 않아 극단적인 선택을 하였다. 리사를 지켜주지 못하였다는 자책과 시어머니 바베트를 평온히 보내주지 못했다는 죄책감으로 해들리는 힘들었다. 이를 지켜 본 동료의 제안으로 심리 치료를 받으면서 자신을 제대로 돌보는 것이 우선임을 깨닫고 환자를 대하는 방식을 배워 과하게 감정을 이입해서는 안 됨을 알아차렸다.

미혼모를 선택하고 호스피스 간호사로 일하며 만난 열두 명의 환자에 대한 기록은 개인의 경험을 넘어 죽음을 향해 가는 모두에게 삶과 죽음에 대한 통찰을 열어준다. 태어난 자는 모두 죽는다는 공평한 인생의 질서를 떠올린다. 언제가 될지 모를 죽음을 염두에 두고 삶의 흐름을 거역하지 않고 순리를 거스르지 않는 순연함으로 지금 이 자리에 정성을 기울이며 살아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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