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은 내 친구 - 아이의 두뇌를 깨우는 고전 읽기 가이드
안진훈.김혜진 지음 / 21세기북스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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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간을 내어 책을 읽으며 가치 있는 내용을 전하는 시간 눈빛을 반짝이며 가르치는 이를 쳐다보는 아이들과의 마주칠 때면 뜻 모를 희열이 스멀스멀 피어오른다. 책을 읽고 표현하는 가운데 스스로 발전해왔다고 여기게 될 때면 책과 함께 성장해왔고 앞으로도 책을 읽으며 나이 들어도 도태되지 않는 일상을 이어갈 수 있을 것 같은 막연한 희망이 변죽을 울린다. 삶의 의미를 찾아 현재적 삶에 충실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케 하는 독서는 깨어 있는 정신으로 문제를 해결하며 창의적인 틀을 제공해 준다. 록펠러가 설립한 미국 시카고 대학이 세계적인 명문대로 부상하게 된 비결은 '고전 읽기'에 있었다는 보도가 고전 읽기 운동과 함께 거론될 때마다 불후의 명작으로 불리는 고전의 힘을 가늠케 한다. 흡수력이 좋은 아이들과 함께 고전을 읽고 대화하는 길잡이 기능을 하는 책 <<고전은 내 친구>>는 할머니가 이야기를 전해주었을 때의 흥미를 되살려준다.

 

   등교한 학생들이 자리에 앉아 책을 보는 시간 정숙한 교실에서는 책장 넘기는 소리가 간간이 들리고 책 내용이 어렵다며 고개를 갸웃거리는 아이들과 만나는 아침 자율학습 시간은 더없이 소중하다. 책을 정독하고 생각을 풀어내는 활동을 장려하는 상을 전할 때면 아이들은 다음에는 자신도 독서 상을 받을 것이라며 마음을 다잡는다. 신상필벌(信賞必罰)을 주장했던 한비자와 견줄 수 있는 마키아벨리는 군주론에서 윤리성과 도덕성을 바탕으로 한 나라를 통치하되 변덕스러운 대중을 이끌기 위해서는 두려움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아는 것이 힘이라고 말한 베이컨은 신기관을 통해 많은 자료를 통해 질적으로 새로운 사실을 찾아내는 것이 철학의 참된 임무라 여기며 기존의 귀납적 방법의 한계를 넘는 사유를 담았다. 다양한 고전을 테마 별로 담고 적절한 예를 들어 사유하는 가운데 통찰력 있는 문제 해결로 현안을 풀어가는 열쇠를 제공한다.

 

   부모 슬하를 떠나 넓은 세상으로 나가 돌연한 일들과 조우하면서 살아갈 때 파생되는 만남은 자신의 신념과는 거리가 먼 움직임으로 스스로를 힘들게 할 때가 있다. 그럴 때면 상대가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여 현상 이면의 본질을 꿰뚫어 통찰력 있게 행동할 수 있어야 한다. 여러 유형의 고전은 군상(群像)들의 소소한 일상의 풍경에 깃든 인간의 다양한 본성을 이해하기 위한 자료로 물음에 답하는 사이 질적인 향상으로 자기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준다. 작품 속 핵심을 찾아 함께 궁구하고 예화로 든 이야기에 관한 의견을 나누며 적절한 발문으로 아이의 생각을 끌어낼 때 상승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시험을 앞두고 시험 성적을 올리기 위해 정답을 맞히는 기술을 익혀 높은 등급을 받으려는 이들을 만날 때가 종종 있다. 노력을 기울이기보다는 적당히 정답을 찾는 훈련으로 발등의 불을 끄려는 근시안적 태도로 일관하기보다는 매일 해야 할 일을 적게 지속하는 일이 필요함을 노자는 말하였다. 리어왕은 지도자가 지켜야 할 사회적 윤리를 도외시하고 딸들을 사랑하는 아버지로서의 개인 윤리를 중시하여 나라를 위태롭게 하였다. 분별력을 잃고 행동하다 패가망신하고 공적 조직까지 파괴하는 우를 번하지 않기 위해서는 고전 속 주인공들의 삶을 타산지석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 ‘달과 6펜스의 스트릭랜드는 그림을 그리며 살고 싶다는 내면의 소리를 좇아 안정적인 공간을 벗어나 새로운 세계로 향하는 도전을 서슴지 않았다. 가장의 책임에 얽매여 6펜스로 상징되는 현실적 삶을 잇기보다는 이상을 찾아 달의 세계로 떠났다. 타인의 시선에 짓눌려 자신의 꿈을 유폐한 채 사는 일이 현명하지 않은 일이라고 보았기에 주인공은 실존하고 있음을 증명할 수 있는 곳으로 향하였다.

 

   가족을 위해 헌신적으로 살아왔던 가장이 집을 나가 낯선 이들과 만나 기존의 삶과는 다른 일상을 잇는 삶을 다룬 소설 소금을 읽으며 자신의 감정은 묻어둔 채 지내왔던 아버지의 슬픈 생활에 눈물을 흘렸다. 한 인격체로 존중받고 대우받기보다는 돈을 주고 물질을 채워주는 도구에 지나지 않는 가장의 굴레는 카프카의 변신속 보험 외판원 그레고르 잠자의 죽음과도 상통한다. 한 사람을 그 자체로 존중하고 인격적으로 대하는 일이 쉽지 않음은 인간관계 역시 피상적으로 흘러 자신의 욕구를 채워 주는 수단으로 간주하고 희생을 강요한 데서 기인한다. 딸들을 지원할 부의 토대를 잃고 빈털터리가 된 고리오 영감은 딸들에게 무용지물이 되어 죽음을 맞은 영감의 장례식은 딸들이 나타나지 않아 고리오 영감의 왜곡된 사랑이 자초한 일로 비춰진다. 자식이 자신만을 생각할 때 불효는 시작됨을 일깨워주는 발자크의 고리오 영감은 철학 없이 아이들을 길렀을 때의 화근은 도처에 자리하여 재앙을 초래할 수 있음을 알게 한다. 시대가 흘러도 소중한 정신적 가치를 담은 고전을 시대적 맥락에 걸맞은 변주로 새로운 꿈과 희망을 찾아 나설 때 창의적 삶의 기틀은 마련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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