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은 일 하면서 살면 왜 안돼요? - 남들처럼 산다고 성공하는 것도 아닌데
정제희 지음 / 21세기북스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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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지금 좋아하는 일을 하고 계십니까?’

  ‘당신은 꿈을 이루며 살고 계십니까?’

   이란어 통역사·번역가 등의 전문가로 자존감을 높이며 자신의 길을 가꾸어가는 저자는 일반적 관렴의 틀을 벗어나려는 강단진 태도에서부터 출발하였다. 취업이 잘되는 학과를 선택하라는 현실적인 제안을 거부하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이란어를 전공하며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오롯이 살아내는 일에 골몰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야할 길이라 여기는 대열에서 이탈해 혼자만의 길을 걸어가는데 모든 선택의 기준은 나로부터 시작된다.

 

   <<테헤란 나이트>>책으로 만난 저자는 5년이라는 세월이 흘러 이란어로 먹고 살면서 신나게 일하는 사업가로 변신하였다. 외국을 드나드는 상선을 탔던 아버지가 고국에 들를 때 사온 선물 꾸러미에 적힌 기이한 글자에 끌려 이란어 전공이 유일한 대학교에서 공부한 뒤 여느 취업 준비생들처럼 지냈다. 기업체가 좋아할 문구를 넣어 자신을 포장하는 자소서를 쓰고 서류전형에 응해봤지만 소모한 시간을 되돌리기에는 늦을 때가 많았다. 남들처럼 자격증을 취득하고 토익 점수를 받아 입사 지원 자격을 갖춘 뒤 대기업에 입사하였지만 정작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놓칠까봐 조바심 나는 시간이 흘러갔다.

 

   남들이 다니고 싶은 대기업에서 석 달 일하고 내린 결론은 이란의 중심부로 가서 이란어 공부뿐 아니라 이란의 문화까지 깊숙이 이해하는 이란 전문가로 일하는 꿈이었다. 대체 불가한 이란어 전문가로 현지 언어를 익히고 대학교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하는 구상을 실천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다. 입학 지원서를 신청하고 학생 비자를 발급받는 데도 많은 시간이 흘렀고, 테헤란대학교 여성학 석사 과정을 지원했다 외국인은 뽑지 않는다는 답변을 받고는 다른 학과를 찾아봐야 했다. 세 번째 관문을 통과하고 국제관계학을 공부하며 시행착오를 겪을 때마다 스스로를 담금질하는 과정으로 여겼다.

 

   문제 해결을 위해 전하는 선물 쉬리니 다르머니가 안 통하는 피루즈 교수를 만나 요령을 부리지 않아도 버틸 수 있을 만큼 내실을 다질 수 있었고, 써레네 가족과 함께 생활하며 타국에서 따스한 정을 확인하며 지낼 수 있었다. 신실한 종교 생활로 자유를 통제받기도 하였지만 이란인들과 함께 생활하며 그들의 문화 깊숙이 들어가 호흡하는 생활로 근본적인 삶의 자세를 배운 시간은 경험의 총체로 삶의 태도를 길러 주었다. 이란 영화를 보며 관심 분야를 다양하게 접하고 이란에 대해 전반적으로 알아갔고, 새로운 프로젝트를 기획하는 회사에 들어가 이란 현지를 누비며 한국 기업체와의 연결 고리를 찾으러 발품을 팔며 경험을 쌓아갔다.

 

   대기업 간부가 이란을 찾았을 때 안내를 맡아 통역했던 경험은 잠재적인 능력을 발휘하며 살아갈 힘을 불어넣었다. 미지의 나라에서 새로운 도전을 위해 치열하게 살아가는 유학생의 능력을 인정해주면서 잘 될 것이라는 어른의 한마디는 이란 아토즈대표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기업가로 서게 한 시초로 자리한다. 이는 기업컨설팅을 주로 하는 업체로 투자에 앞서 기업에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필요한 기관을 직접 찾거나 연락해 전수 조사를 마친 뒤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며 공신력을 키워왔다. 경제적 불황이 지속되는 상황에서도 어학원과 기업 컨설팅 업체를 이원화해 운영하며 이란의 지평을 확대하는 견인차 기능을 수행하는 모습에서 뚝심 있는 운영자의 실천력을 가늠할 수 있다.

 

   일정한 소득이 있는 직장인으로 어렸을 때부터 꿈꾸었던 일에 종사하면서도 자신이 이 길을 잘 걷고 있는지는 명확히 말하기 힘들어진다. 하고 싶은 일을 찾아 남들과 다른 길을 걸으려는 이에게 쉬운 길이 있는데 왜 어려운 길을 택하느냐며 꿈을 꺾어온 것은 아닌지 반성한다. 부모의 바람과 자신의 바람이 괴리되어 진로를 고민하는 고등학생들에게 현실적인 직업을 권하며 그 길로 내몰지는 않았는지 반성한다. 저자는 이란으로 유학을 떠나기 전 취업 전에서 고배를 마실 때마다 자존감은 곤두박질쳐 위축될 때 이름을 새롭게 바꾸고 불운을 행운으로 바꾸어갈 용기를 내었다. 세상이 정해 놓은 답을 따르느라 자신을 소모하며 살아온 시간들에 마침표를 찍고 자신이 그토록 바라던 이란어 통역사로 자리한 비터의 삶과 정제희의 삶은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되어 있다. 실패하고 좌절하더라도 타인이 자신을 보는 시선에 연연해하지 않고, 남들과는 다르지만 특별함을 이뤄가는 일에 도전적인 저자는 마침내 자신이 살고 싶은 대로 살아가는 주인공으로 자리할 수 있음을 전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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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옥에 가기로 한 메르타 할머니 메르타 할머니 시리즈
카타리나 잉겔만 순드베리 지음, 정장진 옮김 / 열린책들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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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통 편의를 위한 도로 확장으로 부치던 녹차 밭이 들어가 보상금으로 나온 1억 여 원의 돈을 어떻게 할지 고민이라는 일흔 둘의 엄마에게 노후 자금으로 비축해두라고 당부하였다. 길어지는 노후를 스스로 대비하지 않고는 자식들에게 홀대를 받을 수도 있으니 그 돈은 간직하고 있다 요양원을 갈 때 요긴하게 써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금껏 자식들을 키워 사회인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뒷바라지한 공을 생각하기보다는 자신들에게 부양책임이 올까 부담스러워하며 노인 문제를 풀어야 할 과제로 여기는 추세가 늘고 있다. 거주하고 있는 남해군은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한 지 오래라 거리마다 지팡이를 짚고 느리게 움직이는 할아버지, 보행기를 밀고 다니는 할머니들을 만날 때가 많다. 교통 흐름을 방해하는 이들로 간주하며 지청구를 늘어놓을 때도 있지만 우리 또한 하루가 다르게 늙어가고 있음을 배제할 수 없다.

 

   퇴직 후 노년을 보내기 위해 찾은 요양소에서의 일상은 별다른 어려움이 없었지만 다이아몬드 주식회사가 시설을 인수한 뒤에는 경비절감을 이유로 개인의 자유로운 선택권을 박탈하여 무력감을 학습하는 시간이 많았다. 시설의 부조리한 운영에 순응하며 무력하게 지내던 삶에서 벗어나기 위한 계획을 착수한 메르타 할머니는 인생의 황혼기를 즐겁게 보내기 위해 자금이 필요하다고 여겨 뜻을 같이하는 노인들과 5인조 강도단을 결성하였다. 계획을 수립하는 지략가인 메르타는 지금껏 순응적으로 환경에 적응하며 지냈던 시간을 뒤집더라도 새로운 삶을 위한 발판을 이루기 위해 그동안의 경험과 연륜을 바탕으로 지혜를 모았다. 처음에는 은행을 털어 현금을 확보하려 했으나 실패로 돌아갔고 이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다른 계획을 구상해 치밀한 전략을 펴나갔다. 뛰어난 기술력을 겸비한 천재 할아버지, 은행원 출신으로 계산에 밝은 안나그레타 할머니, 감성적 깊이로 예술적 안목이 뛰어난 스티나 할머니, 선원 출신으로 해상의 일에 밝은 갈퀴 할아버지의 모험은 궁극적인 목적을 위한 길에서 이탈하지 않고 이어진다.

 

   해서는 안 되는 게 많았고, 금기 사항이 많은 노인 요양소에서의 삶은 자유로운 활동이 거세된 채 보내야 하는 요양소에서의 일상을 벗어나 인생의 황혼기를 즐기며 당당하게 살고 싶은 열망은 노인들 을 하나로 묶어주었다. 위험을 감수하고라도 새로운 일에 착수하려는 모험에 나선 5인조는 돈 많은 부자들의 돈을 조금 나눠 갖자며 자신들의 강도 행각을 합리화할 때도 있지만 교도소에 가게 되더라도 다이아몬드 요양소에서의 삶은 끝내고 싶다는 마음이 더 컸다. 요양소를 탈출한 노인들은 늙음을 무기로 경비원들의 경계를 느슨하게 하여 구상한 일들을 실행으로 옮기며 성과를 낳기 시작했다. 형편없는 물건을 손에 넣었을 때도 낙담하기보다는 성공한 경험을 축하하며 훈련 과정으로 여기는 낙천적인 태도를 취했다.

 

   국립박물관으로 들어간 일행은 보행기에 실을 만한 안성맞춤인 명화로 점찍은 르누아르와 모네의 그림을 훔친데 성공한 뒤 박물관장을 협박하여 요구한 그림 값을 챙겨서는 잃어버린 국보급 명화들을 제자리에 돌려놓는 것으로 범죄를 마무리지으려했다. 이미 받은 돈을 숨길 곳을 둘러싸고 논의를 하면서도 이들이 머물렀던 호텔의 스위트룸에 숨겨 둔 그림들의 자취를 찾을 수 없게 되자 언론에서는 미증유의 그림 도난 사건을 보도하며 어떤 증거도 찾지 못한 경찰의 무능함을 드러내기에 이르렀다.

 

   일이 뜻한 대로 돌아가지 않아 갑갑함을 느낀 5인조 노인 강도단은 완전 범죄를 저지를 이들이라며 범죄행각을 고백하며 자수하였다. 각기 흩어져 수감되어 있는 동안 마지막 한탕을 구상하며 현금 수송 차량을 터는 탈취범의 강도짓을 들은 뒤 때를 기다리며 숨겨 둔 현금을 가로채서는 그것을 안전하게 운송하는 일에 성공하여 실패를 모르는 노인들의 치밀한 범법 행위를 보면서 범죄를 저지르지 않으면 즐거운 노년의 삶을 보내기도 힘든 것인지 회의가 들었다. 노년의 삶이 길어지는 장수 시대에 품위를 잃지 않고 살아갈 일이 요원해 보이는 것은 젊은 층에 기대어 사는 노인들의 무력감만 부각시키어 부정적인 측면만을 강조하여서는 안 될 것이다. 노인들 역시 지난한 시간 속에 직분에 충실한 삶을 잇다 때가 되어 일선에서 물러난 만큼 이들이 일상 속 즐거움을 추구하며 살아갈 자유가 보장돼 연륜에서 나온 생활 속 지혜를 발현하며 상생하는 공동체적 삶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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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은 모르는 남자들의 심리 - 사랑이 서툰 너에게
이성현 지음, 차상미 그림 / 21세기북스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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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험만큼 소중한 자산은 없다고 생각하며 이런저런 책들을 많이 읽고 지낸다실제로 이성 친구를 사귀어 본 경험이 적은 이들은 연애를 시작하기도 힘들어진다모태 솔로로 여학생 앞에서 말도 못하던 녀석이 어느 새 연애 박사가 되어 나타났을 때 그 연유를 물었더니 만남과 이별을 수도 없이 해서 감정은 너덜너덜해진 뒤였다고 했다여자와 남자는 여러 면에서 생각하는 게 달라 그런 것도 몰라주느냐며 서로 원망할 때가 있다별 일 아닌 일에 혼자 의미를 부여하고 착각하며 자기 나름대로 상상의 나래를 펴다 보면 큰 코를 다칠 때가 있다많은 시청자들의 관심 속에 방송을 진행하는 저자의 솔직담백한 생각에 간명한 그림이 더해진 연애 상담기는 젊은이들에게 더 인기가 많을 듯하다.


  사랑하면 소유하고 싶은 마음이 동해서인지 이성 교제하는 동안 다른 이성과 함께 밥을 먹고 차를 마시는 일을 거절하기를 바라는 이가 걱정이 많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남자 친구와 연애를 한다고 기존의 선후배 관계까지 소극적으로 대응해야 하느냐며 하소연하던 이가 떠올라 남자 친구의 질투 부분을 읽을 때는 그 마음이 무거웠다질투가 심한 남자 친구의 경우는 두 가지로 나눌 수가 있는데하나는 예전의 연애에서 된통 당한 경우또 다른 하나는 지금 여자 친구가 예쁘고 사랑스러워 타인과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이 없어서라고 한다수긍은 되지만 이성 친구를 아끼고 사랑한다면 나의 불편한 마음보다 상대의 마음을 불편하게 하지 않는 게 우선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단순한 남자들의 명쾌한 반응에 놀라 다시 그 사람을 보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돌려 말하지 않는 언행 때문에 상대의 기분을 더 상하게 할 때가 있다지금은 나설 때가 아닌 경우에도 자신의 생각을 명쾌하게 말하여 매를 배로 버는 경우가 흔하다속마음을 숨기지는 못하더라도 눈치껏 행동해서 불편한 관계를 심화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사람을 만나면 만날수록 연애가 쉽지 않다고 하소연하던 이의 말 속에는 방어막을 펴놓고 상대를 가늠하고 있으니 더더욱 그럴 수도 있다그래서 나이가 들어갈수록 연애가 힘든 일인지도 모른다.


  남자들은 마음이 없는 이성을 칭찬하지 못하고 마음에 없으면 상대를 위해 돈을 쓰지 않는다는 말에 다소 공감하며 그 내용을 살피는데 괜스레 미소가 번진다단순하고 직설적인 남자들이 연락할 때를 놓치는 경우가 있을 때는 지금 연락하면 여자 친구가 더 화날 것 같아 못한 것이라니 남녀의 생각 차이는 곳곳에 자리하여 연애를 더 힘들게 하는 듯하다이 외에도 이성 친구로 사귀기 전의 미묘한 상황과 연애 중에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 대해 솔직히 말한다만남의 끝과 새로운 시작으로 대별되는 이별 후 보이는 남자들의 행동에 대해서도 차근차근히 말한다서로 다른 별에서 살던 남녀가 서로 마음을 맞춰가는 과정이 쉽지 않기에 연애를 하면서 미처 깨닫지 못한 다른 자화상을 만나 내면을 조율하며 살아가는 청춘 남녀의 일상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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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 라이프 - 내 삶을 바꾸는 심리학의 지혜
최인철 지음 / 21세기북스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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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부를 졸업하기 전 미래에 대한 걱정보다는 현재 해결해야 할 과제를 풀며 순간을 살았던 듯하다. 의협심이 그리 강했던 것도 아니었는데 반독재·민주화를 열망하는 시류에 편승하여 강의실보다는 시가지에서 지낼 때가 있었던 유월 항쟁 세대로 지냈다. 민주화를 갈망하는 맞바람이 강하게 불어 의미 있는 경험을 쌓는 장으로 학생들을 내몰았다. 선봉에서 지도력을 발휘하며 위기에 직면하지는 않았지만 긴장감 속에 지내야 했다. 그 당시 시위 행렬에 가담한 친구들과 만나 교감을 나누며 산 지 30년째다. 운 좋게 교단에서 아이들을 만나고 있는 친구들은 여러 경험을 쏟아내며 서로의 생각을 나눈다. 한 해에 두 번 이상 만나 회포를 풀고 방학 때는 의기투합하여 가보지 않은 나라로 여행을 함께 하며 잘 사는 중년으로 지내고 싶은 바람을 여전히 품는다.

 

   감정 조절능력이 떨어지고 자기 통제력이 필요한 사춘기 아이들과 함께 지내며 겪은 경험들은 일상의 의미를 발견케 한다. 50을 넘겨서인지 친구들마다 몸이 예전 같지 않다는 말을 입에 달고 있으면서도 배우며 가르치는 일에 종사하면서 보람을 찾을 수 있는 직업이 있어 감사하다고 입을 모은다. ‘굿 라이프라는 어구가 들어간 광고가 눈에 띄는 이유는 생명의 덧없음 속에서도 의미 있는 삶을 살아야 하는 숙명 같은 생존을 위해 노력해야 함을 함의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하고 있는 자신의 일이 스스로에게 성취를 주고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고 있다는 의미를 발견하는 삶을 굿 라이프의 지향점으로 삼는다. 타인의 행복을 해치지 않는 가운데 행복을 추구하는 생활을 지향하며 품격 있는 삶을 도모하는 법을 배운다.

 

   스스로의 경험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생활이 나이 들수록 의미 있게 다가오는 이유는 앞으로 살아갈 날이 살아온 날보다 짧은 데 기인한다. 행복지수가 높은 나라를 보면 그 나라의 경제적 수준과는 무관한 나라들이 상위에 자리하고 있어 행복지수를 높이는 요인이 무엇인지 생각게 한다. 절대주의적 관점에서 잘라 말할 수 없는 행복은 천편일률적인 잣대로 규정할 수 없음에도 우리는 행복하게 살고 싶은 생각으로 가득하다. 철저하게 일상적인 행복은 부정적인 경험보다는 즐거운 경험 속에 깃들고 자신의 성장을 도모하며 타인의 삶에도 기여할 때 좋은 삶은 가능해진다. 유전학자 리처드 르원틴은 연구를 통해 유전율은 변량 분석에 관련은 있지만 인과 분석과는 관계없음을 밝혔다. 삶의 질이 좋은 나라에서 이민자로 생활할 때 행복감이 커지는 것은 사회의 질이 유전의 힘보다는 크게 작용하는 것임을 드러내고 있다.

 

   순간적 목표에 탐닉하여 쾌락을 추구하기보다는 의미 있는 목표를 성취함으로써 행복을 찾고, 그 목표가 자신의 소명이 되는 삶으로 의미를 발견할 때 굿 라이프는 열릴 것이다. 쾌락적 욕망에 빠져들기보다는 적절한 자기 통제로 목표를 설정하고 그 목표에 도달함으로써 의미 있는 경험을 반복하여 가치 있는 삶을 이을 때 굿 라이프는 가능할 것이다. 덕성을 갖추고 타인의 삶을 존중하고 아끼면서 자신의 행복을 추구해야 한다. 마음먹은 대로 삶이 살아지지 않는다고 탄식하기보다는 복잡한 삶의 구조를 겸허하게 받아들이며 유연하게 살아갈 필요가 있다. 죽음을 의식하며 갖가지 유혹에서 벗어나 자아를 확장하며 의식의 편중성에서 벗어나 살아갈 때 품격 있는 삶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여러 일에 얽매어 사느라 내 안을 살피지 않고 지내왔던 게 화근이 되어 몸과 마음의 피로도가 커졌다. 괜한 소리에 머릿속이 복잡해지면서 마음이 무거웠지만 이 또한 지나가리라.’를 마음속으로 읊조리며 다양한 생각으로 사는 이들이 세상에 많다고 여기니 한결 나아졌다. 단순하게 생각하고 호흡을 길게 하면서 의미 있는 경험을 확대하여 가는 생활을 즐기다 보면 어느 새 넉넉한 노년은 선물처럼 올 것이라 여긴다. 일터에서 즐겁게 일하고 의미 있는 생활을 지속하며 여행자의 꿈을 키워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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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세트 - 전3권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지음, 김희숙 옮김 / 문학동네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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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세상에 나와 부모의 보살핌 아래 있던 이들은 성장하여 경제적 활동을 잇는 동안 숱한 인연들이 파생하는 만남 속에 인간의 다양한 얼굴들을 보게 된다자아 정체성을 드러내지 않고 본질을 숨긴 채 가식적인 만남을 잇더라도 어느 순간 한 사람의 실존적인 모습은 드러날 때가 있다신뢰하였던 이가 속물적인 면을 드러내며 자본에 잠식당하는 모습에서는 환멸을 느끼며 만남의 끈을 놓기도 하고 지금의 입지 때문에 관계를 끊지 못한 채 이어갈 때도 있다청소년 시절 이 소설을 읽었을 때는 귀공자 모습을 하고 선을 실현하는 일에 관심을 두고 지내는 고결한 알료샤에게 매료되어 그를 가슴에 품고 지낸 적이 있었다.


   술독에 빠져 지내던 이웃 아저씨는 술만 마시면 농기구를 들고 가족들 모두 죽이겠다고 설치는 바람에 대문을 걸어 잠그고 방안에 불을 끈 채 아저씨가 지쳐 스러져 잠들기를 바랐던 어린 시절이 떠오른다두려움 가득한 주사가 동네를 뒤흔들 때면 난동 부리는 아버지가 존재하지 않는 게 다행이라 여기며 일찍 아버지를 여읜 슬픔을 달래기도 했다쾌락적 욕망에 탐닉하여 방탕한 생활을 일삼는 표도르 파블로비치의 행적은 어디에서든 구원받기 힘들어 보인다그는 안정적인 생활과는 거리가 있는 식객 신세에서 벗어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을 모으는 탐욕적 생활에 빠져 자기 파멸을 초래하였다아버지로서 자식을 양육하기 위한 역할은 차치하고 아버지에 대한 자식들의 원망과 증오만 키워왔다.


  표도르 파블로비치는 지참금을 챙기기 위해 첫 부인과 보쌈 결혼하였지만그녀는 세 살배기 드미트리를 그에게 남겨 두고 도망쳐버려 애정 없는 결혼은 파기되었다가여운 아이를 하인인 그리고리 부부가 거둬들여 키웠는데 큰 아들에게는 아버지의 피가 많이 흘러서인지 건실한 청년으로 자라지 못했다이후 표도르는 두 번째 부인 사이에서 아들 둘을 얻었지만 이 또한 화목한 가정의 형태와는 멀었다두 번째 부인이 세상을 뜨고 영민한 아들들은 남의 손에 키워질 운명에 놓였지만친부는 이를 반색하며 수중에 남은 돈을 간수하는 일에 관심을 두었을 뿐이다.


   연어가 강물을 거슬러 올라 산란하고 죽어가듯 세 형제의 귀향은 서로 다른 의미를 담고 있었다드미트리는 방탕한 생활을 잇다 친부에게 상속된 재산을 찾기 위해 아버지를 찾았고박학한 무신론자인 이반은 드미트리 형의 부탁이 있었고알료샤는 어머니의 묘에 참배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였다선량한 알료샤의 생각과는 달리 아버지는 아내가 죽은 뒤 묘를 한 번도 찾아보지 않아 그 위치마저 잘 모르는데서 비정함의 바닥을 여지없이 드러내 씁쓸함을 더했다우연한 회동으로 한 가족이라는 공동체에 묶인 이들은 사생아로 태어나 요리사로 일하는 스메르쟈코프의 존재까지 알게 되었다.


   각자 있는 자리에서 무탈하게 지낼 수 있는 것만으로도 다행스럽다고 스스로를 위로할 때가 있는데 정 없이 지내온 형제들 간의 형식적인 관계가 그러하다방탕한 생활로 돈을 밝히는 성향이 비슷한 아버지와 아들은 첨예한 갈등을 잇다 마찰을 빚기 일쑤였고이를 수습하는 중재자 알료샤는 지쳐갔다그는 탐욕과 어리석음으로 가득한 이들이 표독스러운 눈빛을 이글거리는 집과는 대비되는 수도원으로 들어갔지만 수도사로 가는 길에 제동을 거는 고민은 끊이지 않았다고리대금업으로 많은 돈을 모은 아버지의 재산은 상속자인 형제들에게 유산으로 남겨질 자본을 둘러싸고 형제들은 신경전을 벌이기도 하였다돈을 탐내던 드미트리는 유산을 상속받은 카체리나와 약혼한 사이지만 아버지 표도르가 빠져 있는 그루센카는 그의 사업 파트너이자 큰아들이 사랑하는 여자이다아들과 아버지가 한 여자를 사이에 두고 쟁탈하듯 서로 질시하고 반목하는 모습에서는 약육강식의 동물세계를 가늠케 한다박학다식한 무신론자 이반은 자기 편견에 빠져 타인의 생각은 수용하지 않지만 형의 약혼녀인 카체리나를 사랑하는 자신과 맞닥뜨릴 때 심리적 균열은 커진다.


   방탕한 호색한저열한 희극배우라고 아버지를 부르는 드미트리의 마음속은 평정심과는 거리가 멀어진다악마와 신이 싸우는 전쟁터 같은 마음은 카체리나를 손에 넣고 그녀가 준비한 지참금 6만 루브를 챙기고 싶은 이반에게도 자리했다순간의 욕정에 사로잡힌 표도르가 그루센카를 집으로 유인한 사이 아버지가 마련한 돈을 손에 넣으려는 드미트리는 친부 살해범으로 몰려 법정에서 심판을 기다리고 있다자신의 수호천사라 여기는 알료샤에게 그동안 있었던 이야기를 전하며 무죄를 주장하지만 증거는 충분치 않아 배심원들의 공감을 끌어내지도 못하였다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아버지 살해 현장에 있었던 증인 스메르쟈코프가 재판 하루 전에 자살하여 진실은 미궁 속으로 빠져들고 말았다.

 

  ‘아무에게도 죄를 돌리지 않기 위해 나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는 문구를 남기고 자살한 사생아는 스스로 모진 목숨을 끊으면서 카라마조프가라는 검은 얼룩으로 가린 때를 벗기려 했는지도 모른다표도르의 학대를 견디고 세상 사람들의 모멸을 겪으며 세 형제들과 수평적 관계를 이루지 못한 데서 오는 분노가 농축되어 아버지를 살해한 스메르쟈코프는 자기 파멸과 함께 다른 형제들의 파멸로 이끌었다정신적으로 쇠약한 이반은 악마의 환영을 보면서 점점 피폐해져갔고드미트리는 유형을 받고 아버지를 죽이려 했던 마음까지 단죄의 대상이라면 기꺼이 받아들이겠다며 체념했다.


   태어난 자는 반드시 죽는다는 생자필멸의 법칙에서 자유롭지 못한 인간은 여려 유형의 죽음으로 새로운 눈을 뜨게 한다유한한 인생에서 의미를 발견하며 가치 있게 살아가는 일은 영혼의 본질로 남아 세상을 사는 지혜를 길러준다스네기료프는열병으로 사경을 헤매던 아들 일류샤의 병세가 갈수록 악화되지만 손을 쓸 수도 없는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일은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나기를 바라는 기도뿐이었다신에게 의탁해서라도 구원받고 싶은 바람이 크지만 신은 도움을 바라는 모든 이들의 청을 들어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료샤 역시 드미트리 형의 유죄 판결 후 그에게 탈출을 강권하지만 성공 가능성은 희박해 보였다수도사로 악의 수렁에 빠져 있는 이들과 함께 하려는 선의를 실현함으로써 평화로운 세상을 꿈꾸지만알료샤의 소망은 탐욕으로 얼룩진 물신주의에서 이뤄지기는 힘들어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부당함을 바로 잡으려는 소수의 움직임 속에 희망은 선물처럼 올 수 있다고 믿으며 좌절의 늪에서도 새로운 이상을 꿈꾼다일류샤의 주검을 묻고 오는 길젊은 영혼들이 손을 맞잡고 애도하며 욕망에 찌들어 지낸 낡은 사고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제대로 된 꽃을 피우지도 못한 채 한 알의 밀알처럼 떨어진 어린 영혼이  싹을 틔우는 고귀한 생명체로 자라 맑은 영성으로 추악한 세상의 얼룩을 지워가길 바란다. 변해서는 안 될 부자 사이에 지켜져야 할 본연의 가치를 떠올리며 서로를 존중하며 상생하는 삶의 본질을 일깨운다. 

 

https://blog.naver.com/nopark99/221315213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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