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점점 더 우주에 존재하는 외로움의 총합을 늘려갈 뿐인 게 아닌가.’

   지구라는 별에서 한 점으로 살아가며 여러 점들을 만나 교유하고 선을 이루며 사는 인생의 고독은 심연 깊숙이 자리한다. 상식을 벗어난 생각으로 어떻게 살아가느냐며 특별한 생각과 의도를 평준화하려는 태도는 다른 생각을 수용하는 데 인색한 편이다. 미래의 과학 기술을 현실로 재현하여 언젠가는 닿을 지도 모르는 미래의 꿈을 그리는 공상과학 소설을 읽으며 지금은 만날 수 없으나 데이터 시뮬레이션으로 죽은 혈육을 만날 수도 있겠다는 가능성을 품는다. 과학 기술력은 최첨단 정보 기술력과 만나 생활에 이로움을 주고 있지만 양날의 칼처럼 순기능과 역기능은 교차한다. 지금 우리 사회에 만연한 차별적 요소들을 불식시키고 사회적 이익을 대변하는 과학 기술이 현실로 재현되길 바라며 과학기술을 융해한 창조적 세계로 나아간다.

 

   ‘내가 왜 이런 선택을 했는지 궁금할 거야.’

   수많은 선택과 결정으로 이어지는 삶에서 어떤 선택과 결정이 자신에게 합당한 것이었는지 가늠하기 힘든 상황에서도 우리는 선택을 잇는다. 전통적으로 자리하는 선택 결정론에 따라 성년식을 치르기 위해 순례를 떠나는 이들 중 돌아오지 않는 이들에 대헌 의구심을 품은 데이지가 지구에 대해 들려주는 <<순례자들은 왜 돌아오지 않는가>>속 지구는 벗어나고 싶은 단면을 드러낸다. 릴리의 인간 배아 디자인으로 완벽하게 태어난 개조인과 그렇지 않은 비개조인 사이에 반목과 갈등은 차별을 낳고 어떤 낭만적 감정과 성애도 지니지 않는 이유를 고민하며 데이지는 지구를 떠난다. 얼굴에 혐오스런 흉터를 달고 살아야 하는 비개조인은 인간 배아 디자인의 불량품이라는 낙인이 찍힌 채 삶을 지속하는 일이 운명의 굴레처럼 여겨진다. 낭만적 감정을 느낄 수 없다는 점을 위안으로 삼고 지내야할는지도 모른다. 아름답고 유능한 디자인으로 탄생한 신인류는 질병 없이 수명이 긴 새로운 인류로 인간의 욕망을 최적화한 표본으로 보이지만 인류는 끝없는 욕망을 추구하며 살아갈 것이다. 이와는 달리 지구 밖에 새로운 마을을 만든 릴리는 어떤 장애가 있더라도 행복하게 살아갈 권리를 누리며 공생하는 마을공동체를 이루며 살아가는데 동조한 이들은 순례를 떠나기 전으로 회귀하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타자를 온전하게 이해하는 길은 출구 없는 미로처럼 막혀 있는 것일까?

   나와 다른 상대의 마음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면 최상의 비법을 내놓지 않더라도 상충하고 반목하는 갈등 요인은 다소 줄어들 것이다. 타인의 감정을 읽고 상대의 마음과 교유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서로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졌다고 여길 때쯤 그 사람은 죽음으로 사라진다. 낯선 행성에 도착해 외계 지성 생명체들과 동굴 속에서 지낸 <<스펙트럼>>의 희진은 의사소통이 가능한 언어가 없더라도 제 1의 루이가 죽고 또 다른 루이가 부재를 채우며 그림에 쓰인 색채로 루이의 마음을 읽고 교감했다. 한 개체의 영혼과 자의식을 넘겨주는 과정을 전수받은 것처럼 대체된 루이는 그림을 그리며 색체 언어로 서로의 생각을 주고받았다. 마음을 다해 희진을 돌봐 준 루이는 인간의 감각으로 사랑하기에는 너무 빨리 죽어버려 안타까움이 더했지만 그들만의 방식으로 사는 동안 타자를 사랑한 아름다운 생명체임에는 틀림이 없다.

 

  어딘가에 존재할 것 같으면서도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세계를 그리는 류드밀라는 머릿속에는 그곳의 이름이 있지만 어떻게 그곳을 불러야 할지 모르겠다고 한다. 류드밀라는 유년 시절을 기억하지 못하는 인간의 머릿속에 존재하는 외계 행성을 그리워하며 그곳을 자신의 이상향으로 삼고 위안 받는다. 인류와 공생해온 이질적인 존재가 있다고 가정하고 데이터를 분석하여 인간의 뇌 속에 서식하며 영향을 미치는 지를 풀어낸 <<공생 가설>>의 서사는 독특하다. 인간과 수만 년 간 공생해온 어떤 존재들이 있어 본 적은 없지만 심연 아래 있어 그리움으로 작용하며 교신을 보내는 것은 아닌지 반문하게 된다. 고독한 삶을 사는 인간들에게 위안을 주는 미답의 공간이 기억 속에 존재하는 공간은 아련한 그리움을 돋운다.

 

   미세먼지가 매우 나쁨 수준을 넘어서면 제대로 숨을 쉬기도 힘들어 맑고 공기가 대기에 가득한 투명한 행성으로 이주해 살고 싶다는 생각이 차오른다. 살기 좋은 제3의 행성으로 남편과 아들은 이주했고 100년 동안 정거장을 점유하고 있는 안나는 슬렌포니아 행성계로 떠나 가족이 함께 지낼 수 있는 시간을 꿈꾼다. 우주 여행자들이 이용하는 정거장을 관리하는 남자와 과학자 안나의 대화가 주를 이루는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속 주인공은 급변하는 시대에 날로 발전하는 과학 기술에 행성 간의 이동 방법은 구시대의 유물로 전락하였다. 지구와 행성 간의 새로운 이동 수단이 발견되면서 이전의 이동 방법으로 운항하는 우주선은 폐기되었다.

    ‘나는 내가 가야 할 곳을 정확히 알고 있어.’

    동결과 해동을 반복하는 동안 슬렌포니아 행성에 있을 가족은 이미 생을 거두었을 텐데도 안나는 가족이 존재했던 곳으로 떠날 계획을 강행했다. 빛의 속도로 갈 수조차 없다면 같은 우주라는 개념이 무의미함을 깨닫게 되더라도 한 점의 별이 되어서라도 가족과 함께하려는 생각으로 우주정거장에서의 기다림은 지속되었을 것이다. 오지 않을 고도를 기다리며 기다리는 것만으로 새로운 희망을 품고 있던 사내처럼..............

 

    인공 눈물 액을 떨어뜨려 안구를 촉촉하게 가꾸듯 감정을 조형화한 제품을 판매하는 업체에 필요한 감정을 구매한다는 <<감정의 물성>>에서는 자신의 감정을 상대가 이해해주기를 바라는 인간의 욕구를 투영한다. 가깝게 지낸다는 이유로 상대의 감정을 채 헤아리려는 생각보다는 으레 그렇게 생각할 것이라며 짐작하는 일들이 떠올라 괴란쩍어진다. 타자의 세밀한 감정의 파란을 읽어내느라 안간힘을 쓰기보다는 현상 이면의 본질을 이해하려는 노력은 이해 불가한 일이라고 속단하기보다는 보현이 지금의 감정을 드러내듯 내밀한 감정을 털어놓는 분위기 조성은 절실하다.

 

    죽은 사람들의 정보를 데이터로 만든 마인드를 관리하는 도서관에서 죽음을 애도하는 방식이 나온다. 추모하려는 이가 마인드와 접속하여 죽은 자의 영혼과 만날 수 있는 새로운 시스템을 다룬 <<관내분실>>에서 지민은 엄마를 인식하는 마인드가 분실됐음을 알게 되었다. 엄마와 소원하게 지냈던 지민이 한 아이의 엄마가 될 무렵 죽은 엄마의 마인드를 찾는 과정에서 결혼 후 여성이 사회와 단절돼 고립되는 부정적 상황을 보여준다. 산후우울증이 심했던 엄마는 딸에게 집착하였고, 지민은 자신을 엄마의 소유물처럼 여기고 통제하려는 엄마로부터 벗어나려는 딸로 모녀 지간은 멀어져 갔다. 엄마와 함께 살던 집에는 엄마만의 방이 없었다는 사실을 마인드로 확인하며 공감한 지민은 임신을 통해 엄마의 고립된 삶을 이해하기에 이르렀다.

 

   못할 이유를 여럿 들어서 한계상황에 맞서는 일을 두려워했던 시간은 축적되어 현실에 순응하며 무탈한 일상을 다행으로 여기며 사는 안일함을 낳았다. 상상 너머의 세상을 그리며 사는 것보다 지금을 열심히 살아가는 것이 더 낫다고 스스로를 위로하며 살아온 시간을 돌아보게 한다. 48세 동양인 비혼모로서 우주비행사로 선발된 재경의 도전을 담은 <<나의 우주 영웅에 관하여>>는 정형화된 틀을 깨는 용기는 그동안 소외되고 배제된 인간의 의지를 드러낸다. 세간의 편견을 불식하며 신체의 물리적인 한계를 넘어서는 데 집중한 우주비행사 재경의 선택과 집중은 후발 주자인 가윤에게 역할 모델로 자리했다. 비혼모 커뮤니티로 만나 또 다른 가족의 형태를 이루며 다수의 선택을 정상으로 여기는 상식을 뒤집는다. 백인 남성 중심의 우주비행사의 편견을 깨고 재경이 걸었던 우주비행사의 길을 가윤이 걸음으로써 소수의 절실한 꿈은 실현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준다.

 

   인간적 유대의 상실과 공동체 의식의 붕괴가 낳은 각박한 시대에 현실적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을 상상 속에 담은 SF소설은 미래의 시점에서 현재를 돌아보게 한다. 연구원으로 살다 한 점의 별로 박힌 존재의 현실적 부재 · 관습과 상식을 넘어서는 일들이 의미 있는 일들의 총합으로 귀결되는 때, 고차원적인 사고를 하며 살아가는 인간의 본질에 대한 생각을 깊게 한다. 환경에 대한 사랑을 은폐하고 사장하지 않은 채 인간과 자연계를 둘러싼 공동체적 연대로 함께하는 인류 공생체의 밝은 미래를 선도하는 과학적인 시도가 광범위하게 펼쳐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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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어하우스
베스 올리리 지음, 문은실 옮김 / 살림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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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인 가구 증가에 따른 1인 생활 확산으로 사회 여러 면에서 변화를 가져오는데 여러 형태 중 하나가 주거 형태의 변화다. 셰어(share)와 하우스(house)의 합성어인 셰어하우스의 확산은 여럿이 집을 공유하며 개인적인 공간인 침실은 따로 사용하지만, 거실·화장실·욕실 등을 공유하는 생활 방식 확대를 의미한다. 호스피스 병동에서 야간에 일하는 간호사는 자신이 일하러 간 동안 아파트(방과 침대)를 셰어한다는 광고를 냈다. 이를 본 티피는 한 달에 350파운드를 내고 시간대를 달리하는 한 집에서의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아파트 주인인 리언은 계획된 범죄의 희생양으로 복역 중인 동생 리치의 변호인에게 줄 수임료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같은 장소에서 시간대를 달리한 티피와 리언의 한집살이는 이로써 시작되었다.

 

   실용 도서를 만드는 출판사 편집자로 일하는 티피는 저스틴과 이별 후 혼자가 되면 아주 많은 일을 할 수 있다는 말로 자기를 위로하며 고통스러운 시간을 상쇄하여 갔다. 저스틴은 첫 순간부터 티피의 마음을 사로잡아서인지 자기 본위대로 움직이며 티피와 사귀면서 둘은 숱한 다툼과 이별을 반복하였다. 딴 여자를 찾아 떠난 저스틴은 티피의 직장 동료에게 접근해서는 그녀의 행적을 찾아 나섰다. 저스틴은 용의주도한 계획으로 이뤄진 티피와의 만남은 그녀를 곤란하게 했고, 다시 그녀에게 돌아와서는 자신과 결혼해달라고 애걸한다. 출판 기념회가 열리던 유람선에서 저스틴을 마주쳤을 때부터 그녀의 집 앞에 거대한 꽃다발을 갖다 놓은 일, 다른 곳에서의 출판 기념회까지 찾아와 일을 벌였다. 그는 그녀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의도적으로 그녀를 따라다니면서 정신적ㆍ신체적 피해를 주는 스토커로 집착이 낳은 이지러진 사랑의 폐해를 고스란히 드러낸다.

 

 

   불가피한 고통의 시간을 좀 더 편안하게 해주는 호스피스 병동에서 일하는 리언은 변화를 좋아하지 않았다. 하지만 티피와 다른 시간대에 같은 공간을 점유함으로써 그의 일상적인 패턴이 바뀌기 시작했다. 자신을 돌보지 않고 여러 남자와 사귀며 지내온 어머니를 보면서 허허로웠던 리언은 동생 리치와 마음을 터놓으며 형제애가 두터웠다. 그는 무장 강도 혐의를 받고 수감 중인 가공된 죄인 리치의 무죄를 입증하는 일에 관심이 쏠렸다. 속박의 시간을 보내는 리치는 전하고 싶은 내용을 편지에 담아 리언과 소통하였고 그 내용을 티피와 공유하였으며, 티피 역시 리언과 포스트잇 쪽지를 주고받는 가운데 두 사람의 일상을 담아갔다. 리언이 동생 리치를 사랑하는 것처럼 그를 사랑하지 않는 케이와는 결별을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기품 없는 말들이 무성한 시대에 상대를 떠올리며 전하는 메시지에는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있다. 한 번 내뱉은 말은 주워 담을 수 없고 영양가 없는 말들은 누군가에게 상처를 입히고 허공으로 흩어져버린다. 정해진 규칙을 따르며 절제하는 삶에 익숙한 리언은 포스트잇에 일상을 담으며 티피에게 자신의 심경을 전하였고 서로 다른 시간을 사는 인생을 공유해갔다. 일 마치고 들어오는 이를 배려하는 음식은 다채로운 것들로 채워졌고, 둘은 준비한 음식을 맛보며 함께하는 생활에 물들어갔다. 쪽지 하나에도 엄청난 에너지를 쏟아붓는 티피와 리언은 서로의 영역에 서서히 침범하며 그들만의 인생을 채워갔다.

  

 

   살다 보면 뜻하지 않은 일들로 일상의 균열이 일어나고, 되돌릴 수 없는 일은 금기의 벽을 허물어 관계가 좋아지는 기폭제가 되기도 한다. 케이와 헤어진 뒤 시간이 남아돈 리언은 욕조 안에서 속옷 차림의 티피와 마주친 뒤 셰어하우스 첫 번째 조건을 파기한 둘만의 비밀은 서로를 향한 그리움으로 작용했다.

 

 

   ‘뇌는 고통에서 스스로를 구해내려고 신기한 일을 참 많이 해. 너도 모르는 사이에 비밀을 지키려고 있는 힘을 다 쓰기도 하고…….’(212)

   청춘 시절을 함께 보낸 삼총사 티피·거티·는 서로의 인생에 깊이 관여하며 더 나은 삶을 지향하는 일에 관심을 두고 있다. 일방적인 이별 통보로 힘들어하던 티피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은 두 친구는 우정의 진가를 가늠케 한다. 리치의 무죄를 변론하는 일에 적극적인 거티는 항소심에서 결정적인 단서로 그가 무죄임을 끌어내려 온 힘을 다했다. 이전의 변호인 살과는 대조적인 거티의 모습은 일이 잘 풀려 리치가 무혐의로 풀려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에 설레게 하였다.

 

   살아갈 날이 얼마 남지 않은 프라이어 씨는 전쟁 중 같은 연대에서 복무했던 조니 화이트를 만나고 싶은 바람이 컸다. 그를 찾아 빅토리아역에서 브라이턴역으로 가는 길에 리언과 티피는 동행하였다. 생을 마감하는 날 보고 싶은 사람을 만나 그 사람이 지켜보는 가운데 영면에 들고 싶은 프라이어 씨의 소망을 현실화하는데 둘은 다리 역할을 자청하였다. 마음 씀이 넉넉한 리언은 호스피스 병동에 머무르는 환자들을 정성으로 돌보는 간호사로 다친 마음을 치유하는 길에 기꺼이 나섰다. 하지만 그는 티피에게 빠져 있지만 서두르고 싶지 않은 마음이 앞서 수동적으로 다가설 뿐이다.  

  

 

   휴정 중, 출간 행사에 참석한 티피가 저스틴의 청혼을 승낙하는 장면이 찍힌 영상을 보고 리언의 기쁨과 설렘은 반감되었다. 티피의 전 남친 저스틴은 대중 앞에서 기습적으로 그녀와의 결혼을 조작하였지만 리언은 그 사실을 몰랐다. 영상에 비친 장면을 믿을 수 없는 리언은 진실이 무엇인지 알고 싶었으나 리치의 항소심이 열리는 법정에서 이탈할 수가 없었다. 재판정에서 무죄 선고에 대한 희망으로 빛나는 리치의 눈은 밝게 빛났으나 리언은 백일몽을 꾸는 기분으로 그에게 기계적인 미소를 보낼 뿐이었다. 티피의 마음을 믿고 싶었지만 동영상 자료는 저스틴의 청혼을 수락하는 티피로 보일 뿐이다.

 

 

   ‘자신을 구할 사람은 자신뿐임을 상기한다. 남이 해줄 수 있는 최선은 당사자가 준비되었을 때 옆에서 도와주는 것뿐이다.’(419)

   깨어 있는 시간 티피는 대부분 리언을 생각하며 보냈고, 리언 역시 티피를 그리워하면서도 저스틴이 놓은 덫에 걸려 감정의 파고를 넘나들며 허우적거렸다. 동영상에 대한 오해로 냉각된 둘은 마침내 그 자료가 저스틴의 계략에서 나온 것임을 알아차리고 관계 회복에 나섰다. 서로에 대한 열망과 갈증을 덮고 인고하던 시간을 끝내고 사랑을 키워가는 연인으로 자리했다. 범죄를 조장하는 시스템의 희생양이 된 리치는 수감 생활을 버티기 위해 감옥에 있는 것을 받아들이면서도 언젠가는 질곡의 시간을 벗어날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놓지 않았다. 항소심이 열린 후 변호사 거티의 거침없는 변론으로 리치는 마침내 무죄 판결을 받고 자유인이 되었다.

 

 

   감성이 풍부하면서도 절제력이 뛰어난 리언은 닫힌 창으로 세상을 볼 때가 있었다. 프라이어 씨는 많은 세월이 흐르는 동안 가슴이 시키는 일을 뒤로 한 채 살아온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지금 만나고 싶은 사람을 놓치지 않는 적극성을 띨 필요가 있다고 리언에게 충고했다. 상대에게 사랑하는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며 한 발짝 다가서서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함께 성장하는 길을 모색할 때, 너와 나의 사랑은 우리 사랑으로 발아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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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론과 진화론은 종교와 과학이라는 다른 입장에서 보는 논리적 대립으로 평행선을 그으며 논쟁이 진행되어 왔다. 과학과 종교는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를 다루고 이해하는 사유 체계이지만 명백히 다른 근본 원리에 입각하고 있다. 영적인 믿음으로 이상적인 삶을 추구하는 종교와 현실적으로 증명이 가능한 자연 현상을 다루는 과학은 양립하기 힘든 것처럼 보여 왔지만 사유 체계를 구성하는 영역으로 상호보완적인 관계로 인식하여 시간적인 소모를 줄이는 게 바람직하다는 이들의 견해가 있다. 종교적 핵심인 믿음은 두뇌가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진실이라고 간주하는 모든 인지나 감정으로 정의 내리는 인지신경학자는 믿음의 기원까지 올라가 신에 근거한 신앙 체계를 뇌의 중요 요소로 확립하여 믿음으로써 존재하는 인간으로 이끌어 냈다. 진화론을 중심으로 한 과학은 기존의 자연 현상과 이론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두되, 객관적으로 증명된 것만을 명확히 있는 것으로 받아들인다.

 

  현대진화론과 유신론ㆍ무신론 논쟁의 정점에 서 있는 도킨스 교수는 <<만들어진 신>>에서 종교의 편협함, 맹신, 잔인함, 악습과 편견에서 나오는 극단주의의 폐단을 지적하며 신을 만들어진 망상이라고 말하여 유일신을 믿는 종교인들에게 비난을 받기도 했다. 그는 현재 환경에 더 잘 맞는 유전자를 지닌 개체가 더 많은 자손을 남기고, 이로 인해 시간이 흐르면서 개체군에 유전적 변화가 일어난다고 보았다. 이 변화는 그 생물의 환경에 대한 적응도를 향상시키기 위해 개체는 자연선택에 의해 진화하는 데서 기인한 것으로 여겼다. 자연선택은 모든 생명체가 실제로 살아남는 것보다 더 많은 자손을 낳고, 이 자손들의 형질이 각기 다르다는 것을 전제한 뒤 환경에 더 적합한 개체가 살아남게 되고, 살아남은 생명체의 형질이 유전을 통해 자손에게 전달된다는 것이다. 종교에 대한 진화론적 연구를 새롭게 열어 보이려는 윌슨 교수는 자연사적 정보를 통해 진화론의 강력한 기초는 금욕주의적 수행으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자이나교뿐 아니라 특정 종교를 연구하는 발판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드러냈다. 가설을 많이 내세워 자신의 논리를 펴고 있지만 설득력 있는 실례를 제시하지 못하는 밈 가설을 이론적 가능성으로 간주하였다.  

 

  우주는 생명체만을 위해 이상적으로 구성된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물리 현상을 말한다. 진화론을 취하는 과학은 인간이나 종교가 만들어낸 법칙이 아니라 자연의 원리에 부합하여야 하며, 자연과학의 결과와 이론은 실제로 검증할 수 있어야 하며, 그 연구 결과는 언제나 잠정적이며 바뀔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니고 있고, 비판할 수 있어야 함을 전제한다. 알렉산더 교수는 과학적 설명은 생물학적 다양성이 생겨난 방식을, 신학적 설명은 그 원인을 기술하는 상보성을 들어 통합 상보성 모델을 적용하는 일이 과학과 종교의 대척점에서 벗어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문화인류학자 겔너는 현대의 이데올로기적 권위자를 종교적 근본주의자, 엄격한 계몽주의자, 상대주의자라는 세 범주로 나눌 수 있지만 상대주의적 관점에서 타인의 세계를 이해하여 사회의 공적 역할에 충실해야 함을 주장했다.

 

  자신이 선택하는 대로 생각하고 믿으며 행동할 자유가 있지만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 것을 전제로 부정적 관점에서 편견을 가지고 바라보아서는 안 된다. 의심할 자유를 원한다면 다른 사람들의 믿을 자유 또한 인정해줘 무신론자의 자유는 유신론자의 자유와 밀접하게 엮여 있음을 킹 목사의 연설문을 인용하여 그 뜻을 명확히 하였다. 수양과 도덕에 초점을 맞추고 공공의 선을 향한 신념이 강한 불교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는 종교학과 강사 히로코 카와나미는 2007년 미얀마 불교 승려들의 반정부 시위를 억압적인 군사정권에 맞서 사회적 안녕과 윤리적 기초를 마련하는 일을 예로 들었다. 인과 관계의 상호관계를 믿으며 업을 역동적인 원리로 보아 공덕을 쌓고 지혜와 연민을 키워가려는 불교에 대한 바른 이해로 고통의 조건을 수용한다는 오해를 풀어가려는 움직임은 다원적인 측면을 인식하는 게 중요한 종교의 가치를 일깨운다. 과학자들은 모든 것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으며 어떤 경로로 연결되었는가를 파악하느라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부족들 간의 지위 경쟁, 폭력, 전통적 전쟁의 인류학에 대한 광범위한 고찰을 저서에 담은 마쉬너 교수는 길고 추악한 역사를 공유하는 전쟁과 종교를 들어 종교 자체가 전쟁의 직접인 원인은 아니며 궁극적으로는 종교가 전쟁을 촉진하는 것으로 봤다. 종교는 인간이 내집단과 외집단, 우리와 그들을 분류하는 근본적 수단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하기 위해 불가피한 수단으로 기능함을 역사 속에서 살피고 있다. 20세기 후반 종교적 사리사욕이 없는 물리학자들 사이에서 새로 부활한 설계론은 생물 진화의 환원 불가능한 복잡성의 출현에 초점을 맞추고는 신만이 이에 대한 유일한 답이라고 주장한다. 과학 자체로 신의 선물이라 칭했던 슈발리에는 과학이 어떻게 신의 권능을 가리키는지 살펴 볼 것을 촉구하여 과학과 신앙 간의 대화가 풍부히 오가는 것을 다윈의 유산에서 그 의미를 찾았다. 마이클 오브라이언은 문화의 진화를 파악하기 위한 유일한 접근법으로 다윈의 진화를 들어 진화론은 자연계를 설명하는 강력한 수단을 제공하는 것으로 믿음의 문제인 신앙과는 별개로 인정하여 종교와 과학이 배타성을 띠기보다는 모두 의미 있는 유효한 체계로 이해했다.

 

  종교의 기원은 인과성에 대한 믿음이 진화한 데 있으며 인과성에 대한 믿음의 기원은 도구 사용에 있다고 본 월프트 교수는 중요한 사건에 대한 설명을 제공하여 어려움을 해결해 온 종교 활동은 개인의 안녕과 낙관주의를 향상시켜 인간의 생태적 삶을 진화해 왔다고 봤다. 초자연적인 작용인(作用因)에 대한 믿음을 종교적 사유의 방식으로 여기는 이들의 인지적 유연성이 인간 사회 내에서 불가피한 현상으로 종교는 만들어졌다. 과학은 인간의 삶을 물질적으로 편안함을 제공하지만 종교는 인간의 삶을 심리적으로 안정하게 해주며 질적으로 향상시켜준다. 우리 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종교와 과학이 창조론과 진화론이란 논쟁에서 벗어나 마음을 열고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면서 인류의 행복한 미래를 위해 공동의 선을 추구할 필요가 있다. 언어와 공감을 가능케 했던 진화상의 거대한 도약인 거울신경세포는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며 상호 관련성이 있는 인간으로 교감한다는 게 은유에 불과할 수 있지만 서로 다른 영역이 공존하는 틀을 마련하는 토대가 될 것이다.

 

#과학책추천#현대과학종교논쟁#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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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직지 1~2 세트 - 전2권 - 아모르 마네트
김진명 지음 / 쌤앤파커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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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년 직지 축제장을 찾았을 때, 직지로드란 교황청비밀문서 수장고에서 충숙왕에게 보낸 것으로 추정되는 편지가 전시되어 그 내용이 궁금했다. 박병선 박사의 노력으로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보관됐던 직지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이라는 것이 세계 학계에 공식적으로 알려진 후 직지 관련 연구가 계속돼 고무적이다. 직지가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 이전에 유럽으로 전파되었을 가능성을 소설에 담은 <<직지>>는 한글 사용을 둘러싼 한국인의 문화적 정체성을 드높이는 계기를 마련했다.

 

    ‘바티칸 수장고 공개의 제 문제-계량학적 관점에서

    라는 논문을 쓰고 직지를 연구하던 전형우 교수는 직지가 유럽으로 전파됐다는 주장을 폈다. 이후 전 교수가 피살된 현장에서 그는 누군가에게 피를 빨리고 귀가 잘려 나간 채로 창에 찔려 있었다. 기묘한 피살사건을 추적하는 김 기자는 라틴어 전공자가 해석한 편지를 바탕으로 전 교수가 고의로 무엇을 왜곡하거나 진실과 동떨어진 해석을 내놓은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미궁에 빠진 전 교수 죽음의 용의자를 찾아 나서는 길이 녹록치 않았지만 김 기자는 굴하지 않았다. 이 메일을 주고받던 카레나 씨를 찾아 아비뇽까지 갔다.

 

    전 교수의 피살 사건과 관련해 알 수 없던 카레나는 조선 세종 때 한글을 비밀리에 주조하던 양승락의 딸이었다. 한글창제를 반대했던 보수적인 정치권력과 결탁한 명나라 환관들에게 아버지는 비명횡사했다. 아버지를 여읜 은수는 겨우 목숨을 부지했지만 명나라 사신단의 행렬에 함께하여야 했다. 명나라로 가던 중 유겸을 도와 그의 양녀로 들어가게 되지만 환란이 덮쳐 로마로 향하는 수도자의 마차에 오르는 운명에 놓인다. 이후 청동이나 납으로 글자를 만든 다음 먹이나 염료에 묻혀 종이에 찍는 시연을 보임으로서 은수는 필사의 중심지인 마인츠로 보내졌지만 그곳에서 결박을 당한 채 빛 한 줄기 들어오지 않는 지하에 감금되었다.

 

    사람들이 쉽게 글자를 대하고 책을 읽는다면 세상의 질서가 무너지고 궤변의 지옥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를 담은 편지를 바티칸 교황이 대주교에게 보내 은수(요안네스)를 악마의 대리인으로 단죄하려 했다. 금속활자를 만든 것이 악마의 지시라는 사실을 실토하라고 종용당하면서도 그녀는 금속활자를 포기하지 않아 화형에 처해질 위기에 놓였다

 

     ‘요안네스를 살려주십시오. 천억 권의 책을 만들 사람입니다.’

    간청이 받아들여져 형 집행을 피한 요안네스는 고르드 수녀원으로 보내졌다. 죽음의 문턱에서 살아난 은수는 힘없고 가난한 사람들도 마음대로 책을 보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을 바랐다. 쿠자누스는 카레나를 본 후 그녀를 사랑하게 되면서 함께할 뜻을 비치었지만, 카레나는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을 위해 둘의 사랑을 희생하기로 했다.

 

    카레나는 금속활자를 세상에 널리 퍼트리는 것을 도와달라고 쿠자누스에게 부탁하자 금속활자를 배울 사람으로 구텐베르크를 그녀에게 소개해 주었고, 구텐베르크는 성경을 인쇄하였다. 구텐베르크의 신전인 엘트빌레 수도원의 중요한 구성원인 피셔 교수는 조용히 해결할 일을 세상사의 관심사로 부각시켜 수도원 측으로부터 파문을 당한 뒤, 결국 그는 전 교수의 범인으로 상징적 사형에 처해졌다. 삶을 포기하려던 찰나 힘없는 백성들이 보여준 따뜻한 마음과 불의에 맞서는 정신은 직지와 연결되어 새 글자 한글에 담은 약한 사람과의 동행'을 보인 지식혁명으로 이어진다. 모진 위험 속에서 새 글자를 만든 국왕, 그 글자를 금속활자에 담아 모든 사람들에게 나눠주겠다던 아버지의 바람을 지키려 한 카레나, 직지 연구에 혼을 바친 전 교수 등이 있어 우리 문화의 씨앗은 탐스러운 열매를 거두는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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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 발자국 - 생각의 모험으로 지성의 숲으로 지도 밖의 세계로 이끄는 열두 번의 강의
정재승 지음 / 어크로스 / 2018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모난 돌이 정 맞는다며 튀는 행동을 삼가고 평준화된 생각에 순응하며 그럭저럭 지내는 삶을 표준화하던 시대는 막을 내렸다고들 하지만 여전히 사회적 통념을 답습하는데 익숙하다. 혁신 교육을 주창하면서도 우리 교육은 획일화된 정량평가로 성취를 높이는 일에 주안점을 두어왔다. 공식을 암기하여 5개 중에 정답 1개를 맞히는 문제풀이 중심의 정답 찾기 교육에서 벗어나 자기 논리를 정립하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익숙지 않은 길이더라도 근원적인 물음을 던지고 질문에 대한 답을 스스로 찾아가는 과정 속에 지적 호기심은 앎의 지평을 넓혀주는 욕망을 충족하는 과정으로 귀결될 것이다.

 

  통찰력 있는 생각으로 문제를 해석하여 재구성하는 논리를 펴 자신만의 관점을 새롭게 하는 교육으로 옮겨가는 과정에 나만의 관점에서 논리적 해답을 제시하는 능력이 존중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독서를 통한 사고력 신장과 어휘력 향상은 삶을 사유하며 철학하는 교육과도 연계된다. 숱한 선택의 갈림길에서 의사결정을 한 뒤 발자국을 찍으며 걷는 걸음은 삶의 궤적으로 개인의 역사를 이루고 나가서는 인류의 역사로 모아진다. 계획을 수립하고 조직적으로 움직이며 시행착오를 줄이려는 노력이 앞서 실행에 옮기지도 못하고 정해진 시스템을 따라야할 때가 많았음을 경험으로 알아차린다.

  복잡한 현대사회에서도 원시부족사회 때 유용했던 전략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선택하여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못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확신이 들면 의사를 결정하고 결정한 대로 우직하게 밀고 나가는 의사결정의 전형적인 패턴에서 벗어나는 게 우선이다. 70% 확신이 들면 의사를 결정하고 실행에 옮기고, 실행 중 잘못됐다고 판단되면 끊임없이 의사결정을 조정하는 게 나은 결정을 위한 방편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 나이 들수록 인지적 유연성은 떨어지고 자기 객관화와 멀어지는 게 보편적이다. 자신의 신념을 회의하고 의심하되, 다양한 시도를 통해 세상을 배우려는 가운데 자기 객관화는 정례화 될 것이다.

  정해진 길만을 걸으며 난관에 직면했을 때 슬기롭게 헤쳐 나가지 못하는 오류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탐험가의 마음으로 세상을 살아가야 한다. 집단적 선택을 따르며 안전성을 취하기보다는 집단적 선택의 범주를 이탈하여 시도하며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할 필요가 있다. ‘메멘토 모리죽음을 기억하며 놓쳐서는 안 될 의사결정을 끌어내는 사람으로 결정 장애의 늪에서 벗어날 수 있다. 습관의 틀을 벗어나려는 노력은 기존의 지식을 활용하여 새로운 고침으로 습관 뇌 영역을 관장하여 갈 수 있는데 삶의 진폭을 넓혀가는 일은 일상에서 시도되어야 한다. 오지 않은 미래를 통제하고 싶은 욕망보다는 현재적 삶을 사는데 필요한 즐거움을 발견하며 지낼 때 우리는 일과 삶의 균형을 찾아갈 것이다.

 

  하나의 사상이나 생각에 빠져들지 않고 생각의 주체로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을 세상과 연결하는 경험을 즐기며 창의적인 인간을 지향하는 호모루덴스로 살다가고 싶다. 우물 안 개구리를 벗어나 드넓은 세상과 호흡하며 살아가는데 여행과 독서는 일상에 에너지를 불어넣는다. 남과 다른 각도에서 문제를 바라보고 뇌 전체를 두루 사용할 때 창의성은 통찰력 있는 연결고리로 이어진다. 얼마나 많은 데이터를 저장하여 두었는가가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시대의 성쇠를 좌우할 수 있다니 판단의 주체가 되지 못하는 인공지능을 도구로써 잘 이용하는 게 필요하다. 나와 유사한 사람들이 가상공간에서 회합을 다지고 인터넷 연결로 정보를 공유하는 시대에 과학기술을 잘 이해하고 능숙하게 활용하는 일이 절실하다.

 

 

  뇌 과학을 연구하는 저는 신경과학적으로 뇌는 체중의 2%를 차지하지만 에너지의 23%를 쓴다고 한다. 뇌를 쓰면서 사는 일은 그만큼 에너지를 많이 쓴다는 셈인데 뇌의 인지적 에너지가 충만할 때를 생각하여 창조적인 일을 하는 게 우선이다. 일하면서도 스마트폰을 만지고, 책을 읽다 말고 영상에 빠져드는 경우 등을 흔히 겪으면서 남들과 다른 관점으로 세상을 보면서 나만의 지도를 그리고 잘 살고 있는지 물어본다. 다양한 생각을 수용하고 생각의 주체로 서는 이들과 협업함으로써 집단 지성의 긍정성을 확인하고 공유해 갈 때 자기 객관화와 혁신은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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