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 라이프 - 내 삶을 바꾸는 심리학의 지혜
최인철 지음 / 21세기북스 / 2018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학부를 졸업하기 전 미래에 대한 걱정보다는 현재 해결해야 할 과제를 풀며 순간을 살았던 듯하다. 의협심이 그리 강했던 것도 아니었는데 반독재·민주화를 열망하는 시류에 편승하여 강의실보다는 시가지에서 지낼 때가 있었던 유월 항쟁 세대로 지냈다. 민주화를 갈망하는 맞바람이 강하게 불어 의미 있는 경험을 쌓는 장으로 학생들을 내몰았다. 선봉에서 지도력을 발휘하며 위기에 직면하지는 않았지만 긴장감 속에 지내야 했다. 그 당시 시위 행렬에 가담한 친구들과 만나 교감을 나누며 산 지 30년째다. 운 좋게 교단에서 아이들을 만나고 있는 친구들은 여러 경험을 쏟아내며 서로의 생각을 나눈다. 한 해에 두 번 이상 만나 회포를 풀고 방학 때는 의기투합하여 가보지 않은 나라로 여행을 함께 하며 잘 사는 중년으로 지내고 싶은 바람을 여전히 품는다.

 

   감정 조절능력이 떨어지고 자기 통제력이 필요한 사춘기 아이들과 함께 지내며 겪은 경험들은 일상의 의미를 발견케 한다. 50을 넘겨서인지 친구들마다 몸이 예전 같지 않다는 말을 입에 달고 있으면서도 배우며 가르치는 일에 종사하면서 보람을 찾을 수 있는 직업이 있어 감사하다고 입을 모은다. ‘굿 라이프라는 어구가 들어간 광고가 눈에 띄는 이유는 생명의 덧없음 속에서도 의미 있는 삶을 살아야 하는 숙명 같은 생존을 위해 노력해야 함을 함의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하고 있는 자신의 일이 스스로에게 성취를 주고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고 있다는 의미를 발견하는 삶을 굿 라이프의 지향점으로 삼는다. 타인의 행복을 해치지 않는 가운데 행복을 추구하는 생활을 지향하며 품격 있는 삶을 도모하는 법을 배운다.

 

   스스로의 경험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생활이 나이 들수록 의미 있게 다가오는 이유는 앞으로 살아갈 날이 살아온 날보다 짧은 데 기인한다. 행복지수가 높은 나라를 보면 그 나라의 경제적 수준과는 무관한 나라들이 상위에 자리하고 있어 행복지수를 높이는 요인이 무엇인지 생각게 한다. 절대주의적 관점에서 잘라 말할 수 없는 행복은 천편일률적인 잣대로 규정할 수 없음에도 우리는 행복하게 살고 싶은 생각으로 가득하다. 철저하게 일상적인 행복은 부정적인 경험보다는 즐거운 경험 속에 깃들고 자신의 성장을 도모하며 타인의 삶에도 기여할 때 좋은 삶은 가능해진다. 유전학자 리처드 르원틴은 연구를 통해 유전율은 변량 분석에 관련은 있지만 인과 분석과는 관계없음을 밝혔다. 삶의 질이 좋은 나라에서 이민자로 생활할 때 행복감이 커지는 것은 사회의 질이 유전의 힘보다는 크게 작용하는 것임을 드러내고 있다.

 

   순간적 목표에 탐닉하여 쾌락을 추구하기보다는 의미 있는 목표를 성취함으로써 행복을 찾고, 그 목표가 자신의 소명이 되는 삶으로 의미를 발견할 때 굿 라이프는 열릴 것이다. 쾌락적 욕망에 빠져들기보다는 적절한 자기 통제로 목표를 설정하고 그 목표에 도달함으로써 의미 있는 경험을 반복하여 가치 있는 삶을 이을 때 굿 라이프는 가능할 것이다. 덕성을 갖추고 타인의 삶을 존중하고 아끼면서 자신의 행복을 추구해야 한다. 마음먹은 대로 삶이 살아지지 않는다고 탄식하기보다는 복잡한 삶의 구조를 겸허하게 받아들이며 유연하게 살아갈 필요가 있다. 죽음을 의식하며 갖가지 유혹에서 벗어나 자아를 확장하며 의식의 편중성에서 벗어나 살아갈 때 품격 있는 삶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여러 일에 얽매어 사느라 내 안을 살피지 않고 지내왔던 게 화근이 되어 몸과 마음의 피로도가 커졌다. 괜한 소리에 머릿속이 복잡해지면서 마음이 무거웠지만 이 또한 지나가리라.’를 마음속으로 읊조리며 다양한 생각으로 사는 이들이 세상에 많다고 여기니 한결 나아졌다. 단순하게 생각하고 호흡을 길게 하면서 의미 있는 경험을 확대하여 가는 생활을 즐기다 보면 어느 새 넉넉한 노년은 선물처럼 올 것이라 여긴다. 일터에서 즐겁게 일하고 의미 있는 생활을 지속하며 여행자의 꿈을 키워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