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직지 1~2 세트 - 전2권 - 아모르 마네트
김진명 지음 / 쌤앤파커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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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년 직지 축제장을 찾았을 때, 직지로드란 교황청비밀문서 수장고에서 충숙왕에게 보낸 것으로 추정되는 편지가 전시되어 그 내용이 궁금했다. 박병선 박사의 노력으로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보관됐던 직지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이라는 것이 세계 학계에 공식적으로 알려진 후 직지 관련 연구가 계속돼 고무적이다. 직지가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 이전에 유럽으로 전파되었을 가능성을 소설에 담은 <<직지>>는 한글 사용을 둘러싼 한국인의 문화적 정체성을 드높이는 계기를 마련했다.

 

    ‘바티칸 수장고 공개의 제 문제-계량학적 관점에서

    라는 논문을 쓰고 직지를 연구하던 전형우 교수는 직지가 유럽으로 전파됐다는 주장을 폈다. 이후 전 교수가 피살된 현장에서 그는 누군가에게 피를 빨리고 귀가 잘려 나간 채로 창에 찔려 있었다. 기묘한 피살사건을 추적하는 김 기자는 라틴어 전공자가 해석한 편지를 바탕으로 전 교수가 고의로 무엇을 왜곡하거나 진실과 동떨어진 해석을 내놓은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미궁에 빠진 전 교수 죽음의 용의자를 찾아 나서는 길이 녹록치 않았지만 김 기자는 굴하지 않았다. 이 메일을 주고받던 카레나 씨를 찾아 아비뇽까지 갔다.

 

    전 교수의 피살 사건과 관련해 알 수 없던 카레나는 조선 세종 때 한글을 비밀리에 주조하던 양승락의 딸이었다. 한글창제를 반대했던 보수적인 정치권력과 결탁한 명나라 환관들에게 아버지는 비명횡사했다. 아버지를 여읜 은수는 겨우 목숨을 부지했지만 명나라 사신단의 행렬에 함께하여야 했다. 명나라로 가던 중 유겸을 도와 그의 양녀로 들어가게 되지만 환란이 덮쳐 로마로 향하는 수도자의 마차에 오르는 운명에 놓인다. 이후 청동이나 납으로 글자를 만든 다음 먹이나 염료에 묻혀 종이에 찍는 시연을 보임으로서 은수는 필사의 중심지인 마인츠로 보내졌지만 그곳에서 결박을 당한 채 빛 한 줄기 들어오지 않는 지하에 감금되었다.

 

    사람들이 쉽게 글자를 대하고 책을 읽는다면 세상의 질서가 무너지고 궤변의 지옥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를 담은 편지를 바티칸 교황이 대주교에게 보내 은수(요안네스)를 악마의 대리인으로 단죄하려 했다. 금속활자를 만든 것이 악마의 지시라는 사실을 실토하라고 종용당하면서도 그녀는 금속활자를 포기하지 않아 화형에 처해질 위기에 놓였다

 

     ‘요안네스를 살려주십시오. 천억 권의 책을 만들 사람입니다.’

    간청이 받아들여져 형 집행을 피한 요안네스는 고르드 수녀원으로 보내졌다. 죽음의 문턱에서 살아난 은수는 힘없고 가난한 사람들도 마음대로 책을 보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을 바랐다. 쿠자누스는 카레나를 본 후 그녀를 사랑하게 되면서 함께할 뜻을 비치었지만, 카레나는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을 위해 둘의 사랑을 희생하기로 했다.

 

    카레나는 금속활자를 세상에 널리 퍼트리는 것을 도와달라고 쿠자누스에게 부탁하자 금속활자를 배울 사람으로 구텐베르크를 그녀에게 소개해 주었고, 구텐베르크는 성경을 인쇄하였다. 구텐베르크의 신전인 엘트빌레 수도원의 중요한 구성원인 피셔 교수는 조용히 해결할 일을 세상사의 관심사로 부각시켜 수도원 측으로부터 파문을 당한 뒤, 결국 그는 전 교수의 범인으로 상징적 사형에 처해졌다. 삶을 포기하려던 찰나 힘없는 백성들이 보여준 따뜻한 마음과 불의에 맞서는 정신은 직지와 연결되어 새 글자 한글에 담은 약한 사람과의 동행'을 보인 지식혁명으로 이어진다. 모진 위험 속에서 새 글자를 만든 국왕, 그 글자를 금속활자에 담아 모든 사람들에게 나눠주겠다던 아버지의 바람을 지키려 한 카레나, 직지 연구에 혼을 바친 전 교수 등이 있어 우리 문화의 씨앗은 탐스러운 열매를 거두는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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