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타인만이 우리를 구원한다 - 폴란드 ㅣ 세계숨은시인선 3
아담 자가예프스키 지음, 최성은.이지원 옮김 / 문학의숲 / 2012년 10월
평점 :
<타인의 아름다움에서만> / 아담 자가예프스키
타인의 아름다움에서만
위안이 있다, 타인의
음악에서만, 타인의 시에서만.
타인들에게만 구원이 있다.
고독이 아편처럼 달콤하다 해도,
타인들은 지옥이 아니다,
꿈으로 깨끗이 씻긴 아침
그들의 이마를 바라보면.
나는 왜 어떤 단어를 쓸지 고민하는 것일까,
너라고 할지, 그라고 할지,
모든 그는 어떤 너의 배신자일 뿐인데,
그러나 그 대신
서늘한 대화가 충실히 기다리고 있는 건
타인의 시에서뿐이다.
(26페이지)
너무 좋은 시를 읽고 공유하고 싶어서 리뷰를 쓴다. 이 책은 고향인 폴란드를 떠나 타국에서 살아가는 시인 ˝아담 자기예프스키˝가 쓴 시집으로, 나와 타인, 존재, 정체성 등에 관한 100여편의 멋진 시들이 담겨 있다.
위의 시인 <타인의 아름다움에서만>은 이 시집의 표제와 같은 시이며, 이미 최근에 북플에서 스콧님이 올려주셨지만, 비 오는 날씨에 어울릴거 같아서 다시 한번 올려본다.
우리는 타인과의 관계속에서 살아간다. 그래서 가끔은 타인의 말과 행동에 의해 상처를 받고, 타인과의 관계 형성에 어려움을 느끼며, 타인에 의해 좌절과 아픔을 경험하기도 한다. 이러한 나쁜 기억 때문에 가끔 홀로있고 싶고, 타인과의 관계를 끊고 싶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가 존재하는 이유와 기쁨은 타인을 통해서만 확인할 수 있다. 타인이 아픔을 주기도 하지만 사랑을 받은 적이 더 많았을 것이고, 타인을 통해 잊지못할 추억들을 간직했을 것이며, 타인을 통해 행복했던 시간을 보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순간은 모두 진심이었을 것이고.
또한 직접 타인과 접촉하지 않더라도 우리는 타인이 만든 음악, 타인이 쓴 책, 타인이 표현한 시, 타인이 그린 그림 등 타인이 만든 산물을 통해 기쁨과 슬픔 등 인생의 감정을 공유할 수 있다.
따라서 타인은 지옥이 아닌, 위안이라 할 수 있으며, 우리가 홀로 있는 것은 결코 홀로 있는게 아니다. 당신은 결코 고독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