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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1 - 스완네 집 쪽으로 1
마르셀 프루스트 지음, 김희영 옮김 / 민음사 / 2012년 9월
평점 :
드디어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스완네 집 쪽으로 1>을 읽었다. 1권밖에 읽지 않았지만, 이 작품이 왜 그렇게 유명한지, 그런데 왜 읽기 힘든지 공감했다.
한문장 한문장이 길게 쓰여저 있어 즉흥적으로 이해가 되지는 않았지만, 곱씹어 볼수록 감탄하게 되었고, 정말 매 페이지마다 생각과 행동을 멋지게 표현한 문장들이 넘쳐난다.
특히 이 책에서 가장 유명한 '홍차와 마들렌'을 먹으면서 떠올린 생각을 묘사하는 부분은 무려 6페이지에 걸쳐서 쓰여 있어서 놀랐다.
[이제 우리 집 정원의 모든 꽃들과 스완 씨 정원의 꽃들이, 비본 냇가의 수련과 선량한 마을사람들이, 그들의 작은 집들과 성당이, 온 콩브레와 근방이, 마을과 정원이, 이 모든 것이 형태와 견고함을 갖추며 내 찻잔속에서 솟아 나왔다.] 91페이지
또한 개인적으로는 소설의 효용에 관해 그가 쓴 문장들이 정말 와닿았고 좋았다. 내가 소설을 좋아하는 이유를 대신 말해주는 것 같았다.
[소설가가 쓴 책은 꿈과 같은 방식으로, 그러나 우리가 자면서 꾸는 꿈보다 더 선명하고 더 오래 기억되는 꿈으로 우리를 뒤흔들 것이다.
소설가는 한시간 동안 모든 가능한 행복과 불행을 우리 마음속에서 폭발시키는데, 실제 삶에서라면 그중 몇개를 아는 데도 몇년이 걸리며, 또 그중에서도 가장 격렬한 것들은 너무도 느리게 진행되어 우리 지각을 방해하기 때문에 결코 우리에게 드러나지 않을 것도 있다.] 155페이지
<스완네 집 쪽으로 1>은 주인공이 어린시절에 경험한 것들과 그것에 대한 감정, 어린시절에 경험한 가족 및 친척과 주변 인물들, 그가 지냈던 '콩브레' 지역에 대해 회상하는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주인공을 중심으로 한 특별한 사건이 없다보니 책에 집중하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10권 이상의 대작이기 때문에 벌써부터 특별한 사건이 나온다면 그게 더 이상한 걸수도 있겠다.
(일반 작품의 도입부 정도로 이해하면 좋을것 같다.)
<스완네 집 쪽으로 1>에서는 주인공인 '나'에 대한 이름이 나오지 않지만, 주인공은 아마 작가인 "마르셀 프루스트"의 자아이며, 작가의 경험이 녹아들어간 인물일 거라 생각되는데, '나'는 어머니에 대한 집착이 강하고, 다소 내성적이지만 주변에 대한 관찰력이 뛰어나고 생각이 깊은 성격을 보여준다.
특히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한적한 곳에서 책을 읽기를 좋아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왠지 내 모습이랑 겹치는 것 같아서 공감이 되었다. 역시 책은 조용한데서 읽어야 한다~!!
또한 <스완네 집 쪽으로 1>에서 관심이 가는 인물은 주인공의 할아버지의 이웃이면서 세련된 인물인 "스완"과 "스완"의 딸이자 주인공이 첫눈에 보고 반한 "질베르뜨" 였다.
주인공과 관계된 사건이나 그들에 대한 묘사가 자세히 그려지지 않지만 2권에서부터는 나오지 않을까 기대가 된다.
얼마전에 읽은 '버지니아 울프'의 <등대로>가 '의식의 흐름'에 따른 이야기라면, '마르셀 프루스트'의 <스완네 집 쪽으로 1>은 '의식의 집중'에 따른 이야기라 볼 수 있겠다.
두 책 모두 쉽게 읽히지는 않지만, 그만큼 매력적이고 문장 하나하나의 의미를 이해하기 위해 집중해서 읽어야 하는 책이었다.
빨리 2권을 읽고 의식을 정리해 봐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