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있는 삼성출판사 세계문학전집 중 너무 낡은 것을 바꿔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마침 좋은 기회가 왔어요.하드커버에 종이질도 좋은 것을 구했거든요.그래봤자 80년대에 나온 것이지만 깨끗한데다 값도 쌌습니다.한 권 500원이니까  2000원에 네 권.겉모습만 보면 호화양장본이니 서재에 꽂아놔도 맵시가 있군요.또 이런 책은 누워서 읽기에도 좋아요.카슨 매컬러스<마음은 외로운 사냥꾼>, 헨리 제임스<대사들>,귀스타브 플로베르<감정교육>,토마스 하디<비련의 주드>가 그 책들이랍니다.

 

  그렇게 값싸게 책을 살 수 있는 곳이 어디냐구요? <아름다운 가게>라는 곳이에요.사회적 기업을 표방하며 공정무역 커피나 유기농을 재료로 하는 과자 같은 것을 팔기도 합니다.나는 군것질을 거의 안 하니까 책만 사는데 헌책방 중 가장 책을 싸게 살 수 있는 곳이라 종종 이용합니다.세로줄로 된 40여 년 전의 전집류부터 최신간까지 골고루 마련되어 있습니다.특히 어린이 청소년 도서가 많고, 절판된 소설류도 꽤 있습니다.

 

  헌책방에 잘 안 가는 사람들은 모르겠지만 일반 헌책방은 책방에 따라 값이 들쑥날쑥합니다.나처럼 그쪽에서 흥정하는 법을 나름대로 잘 안다고 하는 사람도 예측불가입니다.헌책방에 잘 나오는 책들도  있는데 이럴 땐 평소 더 싸게 파는 곳에 가서 삽니다.헌책방들은 대체로 한 지역에 몰려있는데 바로 붙어있는 가게인데도 똑같은 책의 값이 다른 경우가 드물지 않습니다.이런 형편에다 흥정하는 것을 귀찮아하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니 헌책방이 사양업종이 되는 것이죠.겉으로는 헌책방을 살려야 한다고 하는 사람들도 막상 책 구입할 땐 가만히 앉아서 인터넷 거래로 책 받아 보는 사람이 많죠.입으로는 골목상권을 살려야 한다면서 실제로는 자가용 타고 마트 가서 물건 사는 것과 마찬가지 심리 아니겠어요?

 

  고물상은 헌책방보다는 더 싸게 책을 구입할 수 있지만 여기도 싸게 구입할 수 있는 곳이 따로 있습니다.어디가나 유독 비싸게 부르는 업소가 있지요.나는 우리 동네에 한 군데, 시내 중심가에 한 군데 단골 고물상이 있습니다.고물상 입구에서 "사장님 안녕하십니까" 하고 인사하면 "어서 오쇼."하고 인사 받아주는 그런 곳입니다.주인들에 의하면 폐지를 전문적으로 매매하는 사람이 아니라 책을 사러 일부러 고물상에 들르는 나같은 사람은 거의 없답니다.하긴 폐지가 산더미처럼 쌓인 꼭대기까지 올라가 여기저기 헤치며 책을 찾는 게 약간 노가다 같은 것도 사실입니다.맨손으로는 상처가 나기 때문에 나는 꼭 작업용 장갑을 끼고 책을 찾습니다.여러분도 한 번 고물상에 가서 책을 찾아보면 왜 장갑이 필요한지 알 것입니다.

 

  알라딘 중고서점에서도 어떤 것은 1000원 이하로도 괜찮은 책을 구할 수 있습니다.그런데 아무래도 1990년 이전 것은 안 나오는 게 흠이죠.예전에 얼핏 보니 80년대 책인 조진경<민족자주화운동론>이 나와있던데 이런 경우는 드뭅니다.내 경험으로는 일반 헌책방과 비교해 가격대비 만족도가 어떤지는 명확히 답하기가 힘듭니다.단, 검색기능을 비롯한 편의는 알라딘이 제일 낫죠.주인 눈치보며 흥정할 필요도 없고 몇 시간씩 책 본다고 직원이 쫓아내지도 않고요.

 

  모처럼 마음먹고 고물상을 찾아가도 전혀 헌책을 못찾을 때도 있습니다.그런가 하면 새 책이 무더기로 들어오는 경우도 가끔 있습니다.사실 고물상의 산더미 같은 폐지더미 대부분은 신문뭉치입니다.그 사이사이 책들이 박혀 있지요.그러고 보면  갈 때마다 괜찮은 책을 싸게 살 수 있는 곳으로는 아름다운 가게가 제일 나아요.절판본도 꽤 있고 그리 낡지 않은 것도 1000원짜리가 많으니까요.

 

  도시의 편리함에 중독된 사람들은 일반 헌책방이 불편해요.골목상권 살리자는 사명감으로 뭉쳐봤자 헌책방 특유의 분위기에 적응하기 힘듭니다.더군다나 고물상에서 책 사는 건...사실 도시사람 옷차림으로 노가다 하는 기분을 내고 싶은 사람은 어쩔 수 없겠지만 익숙하지 않은 사람은 어색할 거에요.특히 여자가 폐지더미에 올라가서 책 찾기는 힘들 겁니다. 책을 찾으려고 끈에 묶인 신문더미나 광고지 더미를 계속 들었다 놨다 해야 하는데 이게 거의 웨이트 트레이닝 수준입니다.

 

  결국 깔끔한 정장을 입고 세련되게 책구경하면서 살 수 있는 곳은 알라딘 중고서점이나 아름다운 가게밖에 없군요.새로운 경험을 하고 싶은 사람들에겐 고물상에서 책 사는 것을 권합니다.물론 낯가림이 심하거나 공주병 왕자병 환자에겐 결코 권하고 싶지 않은 장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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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14-01-26 16: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알라딘 중고서점에 들러 볼 계획이에요. 그래서 위치를 알아놨답니다.
팔아야 할 책 몇 권 가지고 가 보려고요.
책 구경도 실컷 할 수 있으니...

아름다운 가게, 고물상에 대한 정보... 님의 글을 읽으니 정보는 힘인 것 같아요. ^^

노이에자이트 2014-01-26 20:21   좋아요 0 | URL
알라딘 중고서점의 장점은 책을 현금과 교환해 준다는 것이죠.

아름다운 가게는 의외로 지명도가 약한 것 같아요.

transient-guest 2014-01-28 07: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곳에서는 고물상은 모르겠지만, 헌책방외에 더 싸게 랜덤한 책을 만날 수 있는 곳은 구세군 마트입니다. 보통 창고와 함께 매장이 있는데, 온갖 물건을 다 기부받아서 되파는 수익으로 구세군 사업을 운영합니다. 친한 선배가 유학하면서 이곳에서 상당량의 재즈 LP를 구입했지요. 저는 작년 11월인가 12월인가에 동네 구세군에서 퍼언연대기로 유명한 앤 맥카프리의 1st Edition을 여러 권 구한 기억이 나네요.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도 고물상은 난이도가 높다고 생각되네요. 하지만 헌책방은 그 특유의 구수한 분위기와 꽉 찬 책이 정겹기 그지 없습니다.

노이에자이트 2014-01-28 13:39   좋아요 0 | URL
구세군에서 그런 판매도 하는군요.옛날 엘피도 팔고...

고물상 폐지더미...처음 보는 사람은 올라갈 엄두가 안 납니다.완전히 노가다입니다...

외국의 헌책방 구경도 가보고 싶군요.

세실 2014-02-02 1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쉽게도 청주에는 알라딘 중고서점이 없어요.
서울에 갈때 들려야지 하지만 시간에 쫓겨 그냥 내려옵니다. 언제쯤 청주에 생기려는지......
아름다운 가게는 있으려나.......요.

노이에자이트 2014-02-02 16:23   좋아요 0 | URL
전주에도 있는 걸 보면 광역시가 아닌 지방 도시에서도 운영하는 것 같던데 청주는 아직 안 들어왔군요.

자하(紫霞) 2014-02-02 2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제가 아름다운 가게에서 일했었지요.
초기에 광화문 아름다운 가게 헌책방은 책이 들어오는 날이면 주변의 헌책방에서 책 사러 많이 왔었다고 하더라구요. 요즘은 아름다운 가게 책도 가격이 예전보다는 올랐어요.
아동도서는 세트로 많이 파는데 알라딘 중고서점보다 싸다고 생각합니다.^^

노이에자이트 2014-02-04 12:22   좋아요 0 | URL
오호...거기서 일했군요.

헌책방에서 아름다운 가게 책을 사러 오기도 했군요.광주는 아름다운 가게 주변에 헌책방이 없어서 그런 일이 없어요.

저는 수십년 전 책을 주로 구하러 가요.새 책은 확실히 알라딘 중고점보단 아름다운 가게가 좀 싸더군요.

버벌 2014-03-15 0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라 아름다운 가게에도 책이 있나요? 집근처 들러봐야겠어요. 오랫만입니다 ^^

노이에자이트 2014-03-15 23:11   좋아요 0 | URL
반가워요~

예. 오래된 것부터 비교적 최근 것까지 다양하게 팔아요.들른 다음 방문기를 올려보세요.
 

  김형욱이 중앙정보부장이었던 시절은 중앙정보부의 위세가 가장 드높을 때입니다.김형욱이 하늘을 쳐다보면 날아가는 비둘기 떼가 우수수 떨어지기도 했다죠.정치비화에는 김형욱이 행패 부린 일화가 많은데 그 중에서도 내 기억에 가장 선명히 남은 것이 있습니다.

 

  김형욱이 중정의 수장이 된 초창기인 1964년 서울대에서 수상한 독서모임이 적발되었습니다.민족주의비교연구회라는데 불온서적을 읽고 토론하는 모임이었답니다.줄여서 민비연이라고 하는 이 모임의 지도교수는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황성모  씨.황 씨도 잡히고 학생들도 잡혔는데 그 중 한 학생이 김형욱의 눈에 띄었습니다.

 

  "어이! 너는 경상도 출신인 것 같은데 왜 각하에게 반대하느냐?" 그러자 그 학생은 기세좋게 이렇게 받아쳤습니다."부장님도 북한 출신이면서  김일성에 반대하잖아요?" 자...그 학생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화가 머리 끝까지 난 김형욱은 옆에 있던 부하들이 말릴 사이도 없이 튀어나가 그 학생을 마구 두들겨 패버렸습니다.김형욱은 황해도 출신이었고 자신의 월남 경력을 꼬집은 그 학생을 참을 수가 없던 것이지요.

 

  박정희 시대 정치사에서는 이른바 친위집단들 간의 경쟁을 잘 살펴야 합니다.특히 중앙정보부-청와대 경호실-보안사령부 이 세 집단의 충성경쟁을 주목해야죠.김형욱이 중앙정보부장으로 있을 때 경호실장은 권총 사격의 명수라서 별명이 '피스톨 박'인 박종규였습니다.비대한 김형욱에 비해 박종규는 호리호리하고 날씬한 체격. 박정희 대통령에 대한 충성경쟁으로 둘은 늘 신경전을 벌였지요.그러다 어느날 말다툼이 주먹대결로 번졌는데 김형욱이 일방적으로 얻어 맞았다고 합니다.날쌘돌이인 박종규에겐 상대가 안 되었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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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14-01-15 15: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 나라의 국민들인데, 갈려지는 파가 많은 나라지요.
도에 따라서, 여당이냐 야당이냐에 따라서...

그런데, 그 학생이 똑똑한 것 같네요. 재치가 있었나요?

노이에자이트 2014-01-16 17:13   좋아요 0 | URL
어느 나라나 정치사는 파벌의 역사지요.

학생운동사에서 민비연 사건이 꽤 유명합니다.저 학생은 나중에 민자당에 입당했습니다.

transient-guest 2014-01-16 1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나 지금이나 독재자는 측근들 몇이 충성경쟁을 하는 구도를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지금이라고 뭐가 다르겠습니까...그나저나 그렇게 성질 나쁘고 무식하게 충성하던 김형욱이가 나중에 권력에서 밀려나자 미국으로 가서 박정희 등에 칼을 꽂으려다가 닭모이로 뿌려졌다지요 (실화인지는 모르겠습니다).

노이에자이트 2014-01-16 17:12   좋아요 0 | URL
예.그러다 친위부대들 간의 갈등이 우두머리에게까지 튀어 비명에 가기도 하지요.

아직까지 김형욱의 사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아서 실종으로 결론난 상태입니다.
 

   나를 빤히 쳐다보는 고양이를 나도 빤히 쳐다보고 한마디 했습니다."자네는 나를 아는가?". 길가다 고개를 쳐드니 담장에 앉은 고양이가 나를 보고 있길래 말을 걸었습니다.고양이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나를 계속 쳐다보고 있고...고양이들이 그렇게 빤히 보는 것도 익숙한 일이라서 그 친구를 이리저리 관찰하니 덩치가 꽤 크더군요.검은 얼룩무늬에 뭘 먹었는지 살도 포동포동하고...엉덩이도 펑퍼짐해서 좁은 담장 위가 불편한지 몸을 이리저리 비틀면서도 계속 나를 관찰합니다.내가 담장 가까이 가자 약간 경계하는 듯 몸을 멈칫거려서 그냥 쳐다보기만 했습니다.3분 정도 그러고 있다가 안녕! 하고 손을 흔들고 지나갔습니다.몇 걸음 가다가 뒤돌아 보니 고양이는 내겐 이제 관심 없다는 듯 다른 곳을 보고 있습니다.

 

  고양이를 무서워하는 사람도 있고 싫어하는 사람도 있습니다.길가에서 고양이를 마주치면 깜짝 놀라는 사람들도 있습니다.물론 고양이가 사람을 물어죽이는 일은 없습니다.하지만 고양이에 대해 무서움과 함께 혐오감을 지니는 사람도 있습니다.아마 미신 때문이겠죠.고양이가 쳐다보는 것이 기분나쁘네 재수없네 등의 편견을 지닌 사람도 있고요.번식기에 심야에 우는 고양이 울음이 싫다는 사람도 꽤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고양이에게 먹이 주는 사람에게 욕을 퍼붓기도 하고, 행동파에 속하는 사람들은 그 먹이에 독약을 넣어 고양이를 몰살시키기도 합니다.

 

  내가 동물을 좋아하는지 내 자신에게 물어볼 때가 있습니다.길가다 남들이 데리고 나온 개나 고양이가 이쁘다고 쓰다듬거나 안아주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내가 직접 동물을 기를 생각은 없습니다. "키우다 버리려거든 애초에 기르지 말자"는 게 소신이죠.동물 뒤치닥거리가 보통 신경쓰이는 일이 아니거든요.내가 그 정도로 정성을 기울일 정도로 동물을 사랑하진 않습니다.하지만 고양이가 밤에 억 억 하고 운다고 해서 고양이를 죽여야 한다고 열변을 토하는 사람도 아닙니다.밤에 조용한 게 좋긴 하지만 고양이도 번식은 해야 하니 어쩔 수 없지 않느냐 정도로 체념하는 편이죠.

 

  그리스의 유명 관광지 산토리니 섬은 경치도 아름답지만 길고양이들이 많기로도 유명합니다.하지만 이곳 사람들은 고양이와 함께 살기로 작정한 모양입니다.상가 주변에 몰려들어 사람들에게서 먹을 것을 얻어가는 고양이는 귀찮은 존재가 아니라 광광풍물의 하나가 되었습니다.굳이 관광상품으로 고양이를 활용하는 지혜 운운 하며 접근할 것도 없지요. 공존을 선택한 것도 지혜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고양이나 매미가 크게 울면 짜증도 나겠지만 그렇다고 고양이를 죽이려고 독약을 뿌린다거나 매미 죽이라고 농약살포해달라고 민원을 넣는 것도 너무 예민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세상 살다 보면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야 할 일도 있지 않겠습니까. 우리가 민족해방운동이나 민주화 투쟁하듯 비분강개할 일은 아니니까요.물론 조용하면 좋겠지만...

 

  통영에 욕지도가 있습니다.최근 들어 방송을 많이 타서 관광객들이 많이 몰려드는 섬이죠.얼마 전 SBS 방송의 '동물농장'을 보니 욕지도 사람들이 길고양이와 함께 사는 모양이 나왔습니다.고양이가 양식장 생선도 물어가도 하지만 그곳 사람들은 고양이도 먹고 살아야지 하는 반응이었습니다.그래서인지 고양이들도 사람을 그다지 무서워하지 않는 태도를 보여줍니다.잘하면 산토리니 섬처럼 고양이를 보려고 욕지도에 오는 사람들도 생길 것 같습니다.

 

  호남 사투리에 "엥간히 하시오"라는 표현이 있습니다.너무 예민하게 굴지 말고 적당히 하라는 뜻입니다.동물을 대하는 태도도 마찬가지입니다.병적으로 좋아하는 것도 문제지만 동물에 대해서 지나친 예민함, 짜증, 혐오감을 품는 것은 정신건강에도 좋지 않을 듯합니다.저것들도 먹고 살아야지 하면서 적당히 무관심을 보여주는 것도 좋지 않을까요.굳이 동물을 사랑하지는 않더라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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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개 2014-01-21 08: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 저희 같은 캣맘들은 정말 다른거 바라지도 않아도.
그냥 제발 냅둬라...이것하나뿐이에요.

물론 애들 밥만 주고 개체수 조절 같은거 안하는 캣맘은 저도 별로 달갑지 않습니다.
밥이 있으면 애들이 모이게 되고 그러다 보면
주민들이 당연히 불편할수 있어요.
길고양이 중성화 수술은 애들애겐 미안하지만
그나마 공존하기 위한 최후의 수단.....

노이에자이트 2014-01-05 20:43   좋아요 0 | URL
저는 잘 모르겠는데 길고양이 밥주는 사람들 간에 중성화 수술 문제로 갈등이 있군요.

자하(紫霞) 2014-01-06 0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야옹아~너 귀엽다. 하면서 뒤쫓아가면 고양이가 귀찮다는 듯이 한 번 슥 쳐다보고는 덤불 속으로 훌쩍 뛰어들어가더군요.^^
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베리베리 올림

노이에자이트 2014-01-06 15:10   좋아요 0 | URL
고양이의 그러한 도도함 때문에 좋다는 사람들도 있더군요.

감사합니다.베리베리 님도 복많이 받으세요.

카스피 2014-01-06 2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전 고양이 넘 좋아해요.어려서 키우기도 했는데 가장 힘든것은 발정시에 애기울음소리죠.암만 고양이가 좋아도 이건 참 오싹하더군요^^;;;;
그나저나 늦었지만 노이에자이트님 새해 복많이 받으셔요^^

노이에자이트 2014-01-07 13:00   좋아요 0 | URL
고양이 특유의 애교에 빠져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더군요.저는 동물에게 오싹해본 적은 없어서 잘 모르겠어요.

카스피 님도 올해 건강하십시오.

transient-guest 2014-01-08 07: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릴 때 애기우는 소리 같은 고양이 소리에 놀란 적이 있습니다만, 키워보니 귀엽기 짝이 없더군요.ㅎ 개를 더 좋아하기는 하지만, 고양이도 정을 주고 키우면 매우 귀엽게 애정표현을 합니다.ㅎ 그나저나 위의 에피소드는 하루키의 작품은 경험이네요.ㅎ

노이에자이트 2014-01-08 15:12   좋아요 0 | URL
트란 님도 고양이를 좋아하는군요.고양이가 귀여운 동물이죠.

그런데 하루키 작품 이야기는 뭔가요?

transient-guest 2014-01-09 03:59   좋아요 0 | URL
잘못 type했네요. 마치 하루키의 소설속의 에피소드 같다는 표현을 한다는 것이 말입니다.ㅎㅎ 하루키가 고양이의 머릿속을 들여다보는 듯한 이야기를 자주 쓰거든요.

노이에자이트 2014-01-10 12:28   좋아요 0 | URL
예. 그 양반이 음악과 고양이에 대해 쓴 글이 많더군요.
 

   "어느 집안이든 그 벽장에는 해골, 즉 밝히고 싶지 않은 비밀이 하나씩은 있게 마련이라고 처음으로 말한 이가 영국인이었는지 프랑스인이었는지 나는 잘 모르겠다.아는 게 많이 없어서.하지만 누가 말했든 이 말에 경의를 표하고 싶다.정말로 딱 들어맞는 음울한 비유를 통해서 이 말은 놀라운 진실을 말하고 있다.우리 집안에도  벽장에 해골이 하나 감춰져 있었던 것이다.그해골의 이름은 조지 삼촌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단편 중 하나인 <집안의 비밀>(윌키 콜린스 지음) 첫머리입니다.사람은 욕심이 많고 남과 비교하기를 좋아합니다.특히 자기 가족들에게 불만이 있을 때 남의 가족의 화목함은 유독 돋보이기 마련입니다.그럴수록 자식은 부모탓을 하고, 남편은 아내 탓, 아내는 남편 탓을 하기 마련입니다.하지만 그렇게 좋아보이는 남의 집도 알고 보면 그 집 나름대로 고민이 있을 것이고, 남에게 드러내고 싶지 않은 비밀이 있을 것입니다.

 

  위에서 인용한 글에서도 보이지만 외국에도 숨기고 싶은 삼촌이 있나봅니다.모파상의 단편 <줄르 삼촌>에도 집안에서 숨기고 싶은 사람이 줄르라는 삼촌입니다.우리나라에도 일정한 직장 없이 젊은 시절을 방안에서 츄리닝 입고 만화책 보면서 지내다가 대낮에 가게에 라면 사러 가는 삼촌 이야기를 하나씩 가지고 있는 집안이 있습니다.이런 것은 서양이나 한국이나 다 마찬가지인가 봅니다.그러다 취직은 했는데 얼마 못가 때려치우고 그런 식으로 이 직장 저 직업을 여러번 바꿔서 마흔 되고 쉰이 되어도 장가 못가는 삼촌...

 

  사람이 사는 이치가 다 비슷하지요.비단 저런 삼촌이 아니라도 점잖은 집안에서는 남우세스런 집안 비밀은 동네 여기저기 나발 불지 않습니다.하지만 이제 인터넷을 비롯하여 SNS를 통해서 온갖 자기 사생활을 세계곳곳에 광고하는 시대입니다.재미있는 내용도 있지만 "뭐 이런 것까지..."하는 반응을 불러일으키는 내용도 있고 심지어 "정말 경솔하구나...이런 걸 대놓고 퍼뜨리다니 제 정신인가?" 하고 양식을 의심하게 되는 내용도 있습니다.그러다 욕을 바가지로 먹고 사진이나 글을 내리지만 이미 널리널리 퍼진 다음이죠.

 

  자기 사생활에 대한 글이나 사진을 온라인에 올릴 때는 생각을 하고 올려야 하는데 온라인의 특성상 자기 편 들어주는 사람들이 떼지어 우쭈쭈 해주니 창피한줄 모르는 사람들이 있어요. 제3자가 냉정하게 보기에는 정말 민망한데 정작 본인은 웃음거리가 되고 있는지도 모르니 뭐라고 말해주기도 뭣하고요. 정말 벽장에 깊숙히 숨겨놓아야 할 해골을 세계만방에 구경시키는 꼴입니다.

 

  자...그건 그렇고 영어공부나 합시다.

  어느 집안에나 그 벽장엔 해골이 있다___Every family has a skleton in its cupboard.

  딱 들어맞는 음울한 비유---apropriately grim metaphor

  웃음거리가 되다---make a fool of onesel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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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13-12-28 00: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말씀하신 두 단편 재미있을거 같아요. 밝히고 싶지 않은 비밀, 벽장에 있어야 하는 것들 돌아다닌 것 있나 다시 생각해보게 되네요.

영어 공부도 유익했어요^^

노이에자이트 2013-12-28 16:06   좋아요 0 | URL
예.단편 중에도 걸작으로 꼽힌답니다.
잊혀져야 할 권리라는 말도 있죠.홧김에 온라인에 퍼뜨려놨는데 나중에 지울 수가 없으면 곤란하고요.
이디엄으로 기억을 되살려보려 했어요.

transient-guest 2013-12-28 04: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온라인의 사생활 넋두리는 그 익명성에 특히 큰 이유가 있다고 봅니다. 사실 저만해도, 알라딘 서재에 이런 저런 이야기를 쓸 수 있는 이유가 그 익명성이거든요. 다만, 너무 깊은 이야기나 부끄러운 이야기를 네이버 톡처럼 마구 쏟아내면 민폐에 가깝다는 생각은 합니다. 그건 그렇고, 영국에서는 skeleton in the cupboard라고 하는군요. 미국영어에서는 skeleton in the closet이라는 말을 씁니다만..

노이에자이트 2013-12-28 16:08   좋아요 0 | URL
문제는 그게 부끄러운 것인줄 모르고 쏟아낸다는 거죠.나중에 깨닫고 지우려해봤자 이미 확산된 다음이고요...

해골을 숨겨야 한다는 점에선 영 미가 동일하군요.

쉽싸리 2013-12-28 1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세세한 집안사 같은 것은 좀 부담스러운거 같아요. 적당한 거리두기랄까, 그런게 필요치 않나 싶어요. 때론 가족끼리라도요. 조지 삼촌이 진짜 해골은 아니었겠죠? 영화 <숨바꼭질>생각나네요. 시체가 벽장에서 막 나오고 ㅎㅎ
현대인의 소외나 고독을 소재로 한거 같은데요, 여하튼 너무 친밀해도 탈인듯합니다.

노이에자이트 2013-12-28 16:16   좋아요 0 | URL
조지 삼촌의 비밀이 밝혀지는 장면이 압권이죠.

결론은 과유불급입니다.너무하면 곤란하죠.

가연 2014-01-03 2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떼지어 우쭈쭈 해주는 것도 그렇지만, 아무래도 많은 사람들이 지적하듯이 저런 공간이 사람들에게 정말 개인적으로 느껴지는가 봅니다.. 최근에 들은 강연도 인터넷 공간이 사적으로 변화, 공적 영역의 축소.. 등의 말을 쓰는 것 같던데..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너무 늦게 이런 인사를...ㅋㅋㅋ

노이에자이트 2014-01-05 10:56   좋아요 0 | URL
공적 영역 사적과 영역 구분이 점차 애매해지고 있는 것도 현실인가 봅니다.

가연 님도 새해 복많이 받으십시오.
 

   많은 사람들이 막장드라마의 대표작으로 <아내의 유혹>을 꼽는데 그 작가가 임성한 씨라고 오해하더군요.아마 임성한 씨 출세작인 <인어 아가씨> 주연이 장서희 씨라서 역시 장 씨가 주연인 <아내의 유혹>의 작가도 임 씨겠구나 하고 짐작하는 것 같아요.하지만 <아내의 유혹>의 작가는 김순옥 씨입니다.꽃님이라는 별명 (<내 딸 꽃님이>에서 꽃님이 역을 맡았대서 생긴 별명)을 지닌 진세연 씨가 주연한 <다섯 손가락>의 작가인 그 김순옥 씨죠.

 

  <아내의 유혹>은 얼굴에 점만 찍어놓고 딴사람 행세를 하는데도 아무도 못알아본다는 엉성한 설정과 김서형이 히스테리칼하게 절규하는 모습 덕에 코미디 소재로 지금도 자주 활용되고 있습니다.그런데 김순옥 씨는 이 드라마의 작가를 임성한 씨로 알고 있는 사람이 많은 사실을 어떻게 여길까요? 막장 하면 대중들이 떠올리는 이름이 임성한이라서 다행으로 여길까요...실제로 저의 지인들 역시 임성한은 알아도 김순옥은 잘 모르더군요.

 

  고인이 된 시드니 셀던도 소설 내용이 자극적이고 성애묘사가 선정적이라고 해서 생전에 미국의 보수적 도덕주의자들에게 욕을 많이 먹었습니다.토론방송에서 복음주의 계열의 목사와 셀던이 격론을 벌이기도 했죠.얼핏 생각하기에 이런 통속적인 소설은 쓰기가 쉽다고 생각하겠지만 사실은 독자들이 지루할 만한 틈을 주지 않으려고 상당히 정교하게 줄거리를 진행시켜야 되기 때문에 작가가 상당히 신경써서 집필한다고 합니다.셀던의 자서전을 보면 그런 사정이 자세히 나와있죠.

 

  우리나라 드라마 작가들도 마찬가지입니다.막장 드라마를 쓴다는 작가들이 욕을 많이 먹지만 시청률은 잘 나오는 편이죠.소설가와 달리 드라마 작가는 시청자들의 반응을 수시로 점검해가면서 어디에 충격요법적 장면을 집어넣을까 세심히 생각하며 집필하기 때문에 두뇌소모가 더 많을 겁니다.그런 드라마는 나도 쓰겠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드라마 작가 아무나 하는 거 아닙니다.우리나라 방송계에도 시청률 보장을 해주는 작가들은 손가락에 꼽을 정도입니다.

 

  <아내의 유혹> 방영 때도 저런 드라마는 발을 못붙이게 해야 한다는 사람들이 퇴출운동을 벌이기도 했고, 얼마 전 끝난 <오로라 공주>도 마찬가지입니다.그런데도 사람들은 김순옥이란 이름보다 임성한이란 이름을 더많이 기억합니다.막장드라마에 대한 논의보다도 왜 이렇게 지명도의 차이가  생기는지가 나는 더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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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13-12-24 15: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막장+오컬트의 조화 때문이 아닐까요.

노이에자이트 2013-12-24 15:49   좋아요 0 | URL
김순옥 씨도 오컬트적 요소가 있으니 굳이 임성한 씨만의 특징은 아닌 것 같아요.

마립간 2013-12-24 17: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누군가가 막장 드라마 작가 입장이 아니라 (작가야 시청률과 원고료라는 명백한 동기가 있지만)

드라마를 보는 시청자 입장에서 분석을 해 주었으면 합니다.

드라마나 드라마를 보는 사람을 폄하할 생각은 없지만, 막장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것은 좀...

예전에 SBS에서 관촌수필을 드라마로 만들었는데, 시청률은 낮았죠. ; 저는 이런 상황이 불편합니다.

노이에자이트 2013-12-24 22:06   좋아요 0 | URL
시청자 입장에서 분석하는 글이 나와봤자 문화평론가연 체하면서 그런 사람들 특유의 피상적 논평이나 할 것이 뻔할 것입니다.저는 관행상 붙여놓은 막장이라는 용어를 썼지만 막장드라마에 대해서 퇴출이니 뭐니 하고 호들갑 떨고 싶진 않고 그런 드라마도 그냥 인정해주었으면 해요.

저는 그런 상황이 불편하지 않습니다.관촌수필이야 이문구 씨 팬이나 읽지 누가 드라마로까지 보고 싶어하겠습니까...20년 전 드라마라고 해도 당시 이문구 씨 팬이 많은 것도 아니고...아마 몇 년 지나면 문학사에서나 논하지 대중들에게서는 점점 잊혀지는 작가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문학적 업적과는 무관하지만 지금 상황으로 봐서는.

transient-guest 2013-12-25 05: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막장드라마라고 알려진 드라마는 아직까지 본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멀리 있다보니 사실 유명세를 타거나 개인적으로 관심이 가는 드라마를 챙겨 보는 것도 쉽지는 않거든요. 글을 읽고보니 이것도 그냥 하나의 쟝르로 인정하고 나머지는 개인적인 취향에 맡기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도 드네요.

노이에자이트 2013-12-25 11:48   좋아요 0 | URL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막장드라마보다 더 막장인 게 그런 드라마 챙겨보면서 남들 앞에선 안 보는 체하면서 욕하는 태도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