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지평선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33
제임스 힐튼 지음, 이경식 옮김 / 문예출판사 / 2004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2015. 5. 28. 목. `잃어버린 지평선` - 제임스 힐턴 /67

산을 오르는 것과 책을 읽는 것은 닮아 있다.
그 고생스러움과 벅찬 기쁨,
양면의 동전같은 세계.
산에서 찾게 되는 즐거움이 제각각인 것처럼
책을 읽는 것 또한 마찬가지.
잃어버린 지평선... 그 너머에 위치한 샹그릴라. 세월의 흐름에 아랑곳 않고 멈춰선 푸른 달 계곡 그리고 정열이 고갈된 곳에서 시작된 예지.
중용의 세계에서 평안한 장수를 누리며 조용히 미소짓는 그들이 부러브다.

시간 앞에서 늘 허둥대며 발을 동동 구르는
내 모습이...
푸른 달 계곡을 떠올려도
내 일상의 고민과 지친 육신에 파묻히며 흐릿하게 사라져버리는 이 느낌이...
문득 처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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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5. 24. 일. `반박` - 아멜리 노통 /66

나 스스로 내가 누구인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타인이 바로 지옥>이라고 했던
사르트르의 말처럼
나는 누구인지도 모른 채 타인이라는 지옥 안에 허우적거리고 있는 나만이 오롯이 느껴진다.
공허감으로 늘어져버린 낯선 자아를 반박하고 질타하는 내 자신이 문득 우습다.
내가 스스로 만들고 걸어온 길이 여전히 진창처럼 느껴지는 5월의 어느 날 오후.
...... 나는 내가 어떤 인간인지 정말이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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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5. 23. 토. `천안문의 여자` - 샨사 /65

1. 중국인 여성 작가 샨사가 프랑스로 건너가 불어를 배워 불과 7년 만에 그 유명한 천안문 사태를 다룬 이야기 `천안문의 여자`를 써냈단다. 궁금했다.

2. 나는 사실 `천안문의 여자`라는 소설 제목보다 작가의 이름 `샨사`라는 이름에 반하여 책을 골라들었다. 몇 번 입으로 소리내어 말하다 보면 나도 모르게 눈이 감기고 입 가에 부드러운 미소가 지어지는 이름이랄까.

3. 중국 근대 역사의 핏빛 잔혹사를 상징하는 `천안문`을 책 간판으로 걸었음에도 역사 소설은 아니었다. 내게 이 책은 현실과 꿈 사이를 비틀거리면서 나아가는 청춘들의 이야기로 비춰졌다. 현실에서 내가 쫓아야 하는 이상과 꿈이..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세상의 모든 청춘들이 자석처럼 끌릴 만한 소설이었다. 고로 나도 청춘.

4. `천안문`이라는 잔혹하고 차가운 현실과 중국의 시골 해변과 산골을 배경으로 하는 우화, 신화 속 한 장면같은 꿈의 이야기가 교차된다. `천안문`은 소름끼치는 역사의 비극일 지언정 `천안문의 여자`는 떠올리면.. `나비의 꿈` 처럼 누군가의 꿈 안에서 헤매다 나온 듯 포근한 몽롱함이 느껴진다.
5. 천상으로 향하고자 오르고 또 오르고 있는 아야메이와 그녀를 잡고싶은 만큼 놓치고도 싶은 자오 중위. 남녀 주인공이면서도 한 번도 만나지 않은 두 사람의 눈빛이 마지막 장면 먼 거리에서 쌍안경을 통해서 마주친다. 그 별거 아닌 장면에 심쿵했다. 책장을 덮어도 커다란 눈동자 하나가 내 앞에 떠올라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 기이한 경험이 지속된다.

6. 책 내용과 상관없이 책을 읽는 시기동안 나를 스쳐가는 일상사가 책이 주는 여운과 뒤섞여 책도, 내 일상도 새로운 느낌으로 채색된다. 나를 짓누르는 무게에 숨이 막히면서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던 날들의 번뇌를 한 권의 책, 책장 사이에 몰래 끼워둔다. 도서관 반납으로 몰래 쫓아보내고 싶은 무거운 현실의 짐들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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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5. 21. 목. `예고된 죽음의 연대기` -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64

젊은 시절 친구의 죽음을 접하고 이를 이야기로 기록하고자 증언들을 수집했던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그리고 오랜 세월이 흘러 이를 소설화한 `예고된 죽음의 연대기`
누군가가 잔인하게 살해당한 자명한 사실.
그리고 그 사실을 둘러싸고 있는, 바라보고 있는 모두가 공범인 사건.
살인에 대한 `집단적 책임`을 거장의 감각으로 시적으로 표현해 낸 소설...
마르케스의 작품들은 그 어느 것이나 상상 그 이상이고 뜨거움 그 이상이다.

# 아. 지금까지 만나온 마르케스의 4편의 작품들 모두, 초반에 아몬드 나무가 등장하여 나의 눈을 반짝이게 했다. 왠지 바람결에 아몬드 냄새가 실려 오는 듯 하여 코를 씰룩대기도 했다. 앞으로 그의 작품들을 펼칠 때 마다, 그래서 아몬드 나무를 만날때마다 반가움에 미소지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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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5.18. 월 `원더스트럭` - 브라이언 셀즈닉 /63

˝우리는 모두 시궁창에 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어떤 이들은 별을 바라본다˝

자동인형을 깨우고 싶었던 위고처럼
아빠를 찾고자 고군분투하는 소년 벤.
그 험난한 여정속에서도 절실한 마음 하나로 한발 두발 나아가는 그 모습이 너무나 대견스럽다.
50년이라는 세월의 강 이쪽과 저쪽에서 흘러가는 로즈의 스토리 그림과 벤의 이야기가 톱니바퀴처럼 맞물리는 순간 순간의 재미.
아기자기한 재미가 미소도 짓게 하고 뒤통수 치는 놀라움도 선사한다.

... 월요일의 그래픽노블은 휴식같은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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