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 5 | 6 | 7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인형의 집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48
헨릭 입센 지음, 안미란 옮김 / 민음사 / 2010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14. 12. 2. 화. `인형의 집` - 헨리크 입센

누군가를 죽인 것도, 불륜을 저지른 것도 아니고
아픈 남편의 요양을 위해 아버지의 서명을 위조하여 돈을 빌린 것 뿐인데...
남편에게 그 사실이 발각되어 남편을 실망시킬까봐 걱정을 하다니...
언제나 남편의 취향대로 남편의 즐거움을 위해 남편의 꼭두각시가 되어 살아온 가여운 여인 노라.

사랑받고 편안한 삶 이면에 한 인간으로서 마땅히 누리고 가꾸어 나가야 할 스스로의 의지와 자존감을 상실한다는 것은
19세기 말 북유럽에서나 21세기 초 대한민국에서나 마찬가지로 슬프고 아픈 일이 아닌가...싶다.
노라처럼 지금의 우리도 정말 뭣도 아닌 것 때문에 인생 다 산것 처럼 전전긍긍해하는 모습이 너무나 닮아있다.

사회, 관습, 법률이 그녀에게 그리고 우리에게 요구하는 판단과 행동이 옳은지 그리고 그것을 따라야만 하는지는...
˝스스로 생각하고 설명을 찾아야˝ 한다는 것.
`관습` 그 자체가 악습이거나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관습` 그리고 `주류의 규범`을 무조건 따를 것을 요구하는 사회적인 분위기와 이에 대한 개개인의 고찰이 결여된 것.
그것이 악습이고 큰 문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노라가 떠나고 난 빈자리에 남아 맴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만과 편견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88
제인 오스틴 지음 / 민음사 / 2003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14. 10. 8. 수. `오만과 편견` - 제인오스틴

- 생각했던것 보다 너무나 밝고 가벼워서 그리고 코믹해서 놀랍다. 200년 전 영국에 대한 호감과 호기심 그리고 주인공 엘리자베스와 형성하는 공감대도 놀랍다.

- 19세기 초 영국 사회의 결혼 제도와 그 속에서 발견되는 다양한 인간 군상의 유형, 생생한 캐릭터들을 읽어가고 있자니 21세기 통통튀는 로맨틱 코미디의 원조가 이들이었구나 하는 생각을 하며 감탄 또 감탄했다.

- 영화 뿐만 아니라 다양한 각색으로 만들어진 드라마도 많고 정말 너얼리 알려진 고전임에도 불구하고... 이제서야 읽게 된 것이 조금 뒷북이라는 느낌도 있으나.... 어쩌면 그래서 다행이다. 누군가의 추천이나 권장도서라서가 아닌 마음이 가서 읽고 싶을 때 읽게 되는 것이 지극히 나다운 독서. 이제 아껴두었던 영화로 만날 차례 ^^

- 사실 이 책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북클럽으로 모인 분들과 함께 읽고 이야기나누기로 한 첫 책. 이런 모임은 처음인데... 다들 어떤 이야깃거리를 가슴에 품고 나오실지 궁금, 설렘, 기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톰 소여의 모험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03
마크 트웨인 지음, 김욱동 옮김 / 민음사 / 2009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14. 10. 17. 금. `톰 소여의 모험` - 마크 트웨인

커피랑 술은 물론이고 욕지거리에 담배까지 배우며 호기를 부리는 8살 안팎의 초절정 문제아 톰 소여.
하는 짓은 완전 비행소년이지만
정 많고 정의롭고 재기가 넘치는...
게다가 그 어린 나이부터 자기 인생을 주도적으로 살아가는 그 용감무쌍이 과연 19세기를 대표할 만한 소년이다.

미시시피강 인근 시골 마을을 벗어나지 않는 일상이지만 늘상 버라이어티한 모험이 지속되는 톰 소여의 유년 시절을 보고 있자니... 애나 어른이나 붙박이장같은 현실을 살아가는 대한민국 오늘 이곳에서의 날들이 문득 초라하게 느껴지네...

조만간 톰의 짝꿍이자 노는 급이 한수 위인 허클베리핀의 모험도 펼쳐봐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달콤 쌉싸름한 초콜릿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08
라우라 에스키벨 지음, 권미선 옮김 / 민음사 / 2004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14. 10. 31. 금. `달콤쌉싸름한 초콜릿` - 라우라 에스키벨

산다는 것은 그 어떤 고매한 목적과 드높은 이상에도 불구하고
매일 매일 먹고 정을 나누는 것 그리하여 나 자신의 영혼과 육체를 건강하게 지켜가는 것. 그 이상의 또 그 이하의 것도 아닌 듯 하다.
먹는 것을 잃어본 적이 없는 나로서는 전쟁 때, 보릿고개 때 겪은 굶주림이라는 것이 막연히 위 내부가 다소 건조해지고 가벼워지는 느낌일까...해하며 쉽게 짐작하지 못한다.
단순한 허기가 아닌 굶주림은 내 상상력으로 닿을 수 없는 곳에 있다.

그러나 요리를 묘사한 이야기는 설사 그것이 초리소, 세라노 칠레고추, 아니스, 몰레, 커민과 같이 난생 처음 들어보는 재료들이고 사진으로조차 본 적 없는 음식이라 할지라도
이미 그 요리가 풍기는 냄새는 물론이고 한 입 베어물기 전 침샘을 자극하는 그 느낌, 식감, 혀가 느끼는 자극,
목구멍을 타고 내려가는 음식의 질감까지도 생생하게 떠올리게 되는 놀라운 상상력이 발현된다.
한 번도 접해보지 못한 멕시코 요리 12가지가 티타의 인생과 함께 버무려져 `달콤쌉싸름한 초콜릿` 으로 내 앞에 펼쳐졌다.

주인공 티타는 막내딸로 태어나 죽을 때까지 어머니를 돌봐야 한다는 가족 전통 때문에 연인과 결혼하지 못하고 그 연인을 형부로 바라보며 살아가는 큰 고통을 감내하는 여성이다.
이 책에는 1월부터 12월까지 주인공 티타가 가족의 역사 속에 자리해 온 의미있고 중요한 요리 12가지를 만들어 사람들과 나누게 되는 내용이 담겨있다.
전통의 레시피에 그녀가 겪는 감정의 에센스를 더하여 다양한 환타지가 일상과 뒤섞이는 것이 이 책의 백미이다.
1월의 크리스마스 파이로 시작하여 12월의 호두 소스를 끼얹은 칠레고추 요리까지...
12가지 요리는 결국 독자들 마음 각각의 냄비 속에서 뒤섞여 달콤쌉싸름한 인생의 맛을 여운으로 남긴다.
가슴 어디론가 이어지는 목구멍에 여운이 남는 기묘한 느낌. 싫지 않다.

내가 만난 첫 요리 영화가 바로 이 책을 원작으로 한 `달콤쌉싸름한 초콜릿`이었다. 아마도 고등학교 때가 아니었을까 싶다.. 영화는 아마 19금이 아니었을까 싶고..
책 속에서 헤르트루디스가 티타가 만든 요리를 먹고 안에서 뿜어져 나오는 욕정을 참지 못해 샤워를 하던 중 나체로 뛰쳐 나와 몸에서 열기를 내뿜으며 어디론가 뛰어가는 장면이 너무 강렬하게 뇌리에 박혀있었는데, 책 속의 장면이 영화상에서 너무 제대로 표현되었다는 것을 20여 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뒤늦게 알게 되었다. 요리를 통해 분출되는 성적인 욕망 뿐만이 아니라 자유를 향한 갈망, 불륜에 대한 죄의식과 갈등 그리고 가족에 대한 의무와 책임 등... 20여년 전이나 지금이나, 영화로서나 책으로서나 무거울 수도 있는 그런 주제들이 요리를 통해 일상의 친숙한 것들로 필터링되어 친근감마저 든다.

십대 시절 이 영화를 통해 초콜릿의 달콤 쌉싸름한 맛을 처음 알게 되었을 때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 새 20년이 훌쩍 흘러 달콤 쌈싸름한 인생길 위에서 두리번 거리고 있는 내 모습. 마치 티타가 만들어 낸 환타지는 아닌가 싶어 헛웃음이 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태양은 다시 떠오른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80
어니스트 헤밍웨이 지음, 김욱동 옮김 / 민음사 / 2012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14. 11. 13. 목 `태양은 다시 떠오른다` - 어니스트 헤밍웨이

유감스럽게도 최근 독서 작품들 중 다소 재미없게 읽은 작품. 다름아닌 헤밍웨이의 대표작 `태양은 다시 떠오른다`

내 눈은 도망치듯 단어들을 훑고 훑어 이야기 마지막 마침표에 이르렀을 때 일종의 안도감을 느꼈다.
그래 나에겐 재미가 없었다. 어쩔 수 없다. 대문호의 책이라도 일단 내 안에서 작가와 썸을 타지 못한다면,
나에게 주인공들 사이의 케미가 그닥 매력을 발휘하지 못한다면... 어쩔 수 없다.

그러나 그렇게 지루하고 재미없던 책 속 인간들이 뭔가 아쉬운 듯... 책장을 덮자 내 안에서 그림자 인간들이 되어 서성인다.

@전쟁 중 부상으로 인해 성불구가 된 30대 중반 미국인 제이크 반스.
유머러스하지도 그렇다고 외모가 준수한 것 같지도 그렇다고 돈이 많은 것도 아닌데 하여튼 부드러운 카리스마가 느껴진다.
하지만 성불구의 그가 브렛과 우정이자 사랑인, 아니 우정도 사랑도 아닌 관계 속에서 소리없이 신음하는 모습이 씁쓸하다. 그를 떠올리면 무엇보다 투우장에서 거세 당한 소들이 황소들과 뒤섞여 경기하는 모습을 바라보는 그의 눈빛, 그 깊은 곳에는 무엇이 있을지 상상해보게 된다.

@제이크와 사랑에 빠졌으나 제이크의 상처로 인해 다른 남자와 약혼을 하고 또 자유분방하게 자신의 감정을 나누는 영국인 브렛.
자유분방하여 아름답지만 또 자유분방하기에 상처 그 자체가 되는...
자신의 비참한 심경을 한숨 섞인 목소리로 고백하는 것이 결국 제이크에게만 열어두는 사랑의 채널로 생각하는 이 여자가...
난 측은하면서도 짜증스러웠다. 그 이기심이 밉다.

@브렛을 자신 곁에 붙들어둘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호탕한 척 하지만 결국은 감정이 폭파하는 브렛의 약혼자 마이클.
브렛의 매력, 그 가치와 힘을 알기에 그녀의 방종마저도 품고자 했지만 그럴 깜냥은 안되어 술이나 퍼마시는 이 남자도... 측은하고 짜증스러웠다. 그 가식이 우습다.

@브렛에게 집요하게 집착하는 유태인 로버트 콘.
불안한 시대를 살아가며 자신의 마음이 향하는 곳을 바라보고 또 그 길로 향하고자 함은 지극히 순수한 아름다움이지만... 그 목적이 되는 대상이 손사래를 친다면 결국은 추한 미련.

@브렛의 마음을 일순간 사로잡은 19살 투우사 로메로...
아 투우사. 보는 이들은 피가 끓는 즐거움에 도취되어 그 열기를 즐기지만 정작 투우사는 그 수많은 군중에 쌓여 혼자만의 위험 천만한 싸움을 벌여야 한다는 그 고독. 브렛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한 들 그가 머물 곳은 관중속 다른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삶이 아니라 삶과 죽음을 오가는 흙먼지 쇼 무대인 것을...

여하튼 삶의 방향성도 가치관도 상실한 채 낯선 타국에서 길을 잃고 헤매는 삼십대 중반 미국인, 영국인들의 웅성거림은 다소 지루하게 와 닿았으나
투우사로서의 신념과 정신 세계가 견고한 로메로와의 만남은 별다른 대화 없이도 짧지만 강렬한 여운을 남겼다.

나 스스로가 이야기와 합을 이루지 못한 아쉬움이 크다.
1920년대 무덥고 눈부신 스페인의 여름,
각자만의 불안감, 우울증을 만취 상태로 버티며 어떻게든 적절히 살아내 보려는 이들의 무리가 내 눈 앞에 선명하게 펼쳐지는 것이 그냥 보기 싫었나보다.
태양은 다시 떠오르지만 여전히 혼돈스럽고 정처없는 방황은 계속되는 상황이 내 마음을 우울케 하는 건... 어쩔 수 없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 5 | 6 | 7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