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리더 - 책 읽어주는 남자
베른하르트 슐링크 지음, 김재혁 옮김 / 이레 / 2004년 11월
평점 :
절판


2016. 1. 5. 화. '더 리더' - 베른하르트 슐링크 / 2 

 

영화로 처음 만났을 때에는 서른 여섯 한나와 열 다섯 미하엘이 나눈 사랑, 그 에로티시즘에 놀랬고
두 번째 한국어 책을 통한 만남에서는 책을 읽어주는 관계, 내밀하면서 농밀한 관계를 부러워했고
세 번째 역시 책을 통해 만나면서 그녀와 그의 인생을 물들인 수치심이 가장 짙은 감정으로 와 닿았었다.
네 번째 영문판 책을 통한 만남에서는...
한나의 범죄를 이해하고도 싶고 유죄로 판정하고도 싶은 마음 사이에서 갈등하다 마비되는 미하엘의 모습에 가슴이 먹먹했다. 
 
네 번째 여운이 아직 남아 있는 채로 갖게 된
다섯 번째 만남에서는 결코 헤어나올 수 없는 과거의 엄청난 무게감을 마주했다.
과거는 잊을 수도 지울 수도 없이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의 몸과 영혼 위에 문신처럼 새겨진 자취라는 것.
그리하여 우리는 과거를 모르거나 모른 척 할 수는 있어도 우리의 피안에 그리고 어깨위에 항상 과거가 얹혀 있다는 것이 가장 깊게 와닿는다. 
 
수치심과 함께, 상처와 함께, 죄책감과 함께
항상 그들의 그리고 우리의 뒤를 따르고 있는 과거가 마음을 무겁게 하는 가운데에도
과거만이 지니고 있는 그리움의 향수가 모든 기억을 토닥토닥 하는 느낌이 든다. 
 
# 베른하르트 슐링크. 지난 해 이맘때 쯤 독일어 원서로 그의 작품을 읽어보고픈 욕심을 냈었는데 그 욕심은 이제 지하 100층 정도로 내려앉았다. 그래도 또 모른다. 그 욕심 어느날 문득 고속 엘레베이터 타고 급상승할지도.
좋아하는 작가임에도 불구하고 '귀향' 외에는 이 책만을 자꾸 펼치게 되는 이유는 뭘까? 'The Reader'라는 제목이 주는 감흥이 깊어서일까?... 다음엔 꼭 그의 초창기 추리소설을 꼭 만나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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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lmA 2016-01-10 15: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밀란 쿤데라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자꾸 펼쳐보게 되는 것과 비슷하려나요....즐기는 향수를 고르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