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앞의 생 (특별판)
에밀 아자르 지음, 용경식 옮김 / 문학동네 / 200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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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2014. 12. 8. 월 `자기 앞의 生` - 에밀 아자르

창녀의 아들로 태어나 엄마 아빠의 얼굴도 모르고 아우슈비츠 강제 수용의 끔찍한 기억을 갖고 있는 유태인 로자 아줌마에 의해 키워진 열네 살 아랍인 소년 모모.
그가 자신을 돌보아주었던 로자 아줌마가 뇌혈증으로 죽어가는 모습을 지켜보았던 슬프고 아픈 한 시절의 이야기.

˝사랑하는 사람없이 살 수 있나요?˝를 묻던 모모가 사람은 사랑하는 사람 없이는 살 수 없다는 사실을 스스로 깨닫게 되고...
그리하여 죽은 로자아줌마의 시체 곁을 3주일을 지키며 자신의 방식으로 사랑을 표현하는 마지막 대목에서는
가슴이 울컥했고 머리속이 하얘졌다.
사랑했던 이를 잃은 허망함과 아픔 뒤에도 스스로 ˝사랑해야 한다˝라고 이야기하는 14살 소년. 정말이지 어메이징이다.

아랍인이든, 유태인이든, 아프리카인이든, 가톨릭신자든... 그리고 너이든 나이든... 인간의 삶을 관통하는 유일무이한 진실.
˝사랑해야 한다˝ ... 소설 `인생`에서 위화는 사람은 살아가는 것 자체를 위해 살아가지 그 이외의 어떤 것을 위해 살아가는 것은 아니라고 하였다.
맞는 얘기.. 그러나 사랑이 없다면 살아가기 위한 힘을 얻을 수 없다는 것 그리고 삶의 온기를 느낄 수 없다는 것 그리하여 우리의 인생이 빛날 수 없다는 것...

사랑해야 한다.
앞날을 알 수 없는 인생이지만
`자기 앞의 生` 그 한치 앞이라도 비추며 나아가기 위해서는.. 사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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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프
얀 마텔 지음, 황보석 옮김 / 작가정신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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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8.5. 화 `Self` - 얀 마텔

남자로 태어나 18살 생일에 여자가 되고 다시 26살.. 끔찍한 강간을 겪으며 다시 남자가 된 주인공의 허구의 자전적 소설 `Self`

`Life of Pi` 에서는 태평양 한가운데서 뱅갈 호랑이와 함께 살아가는 법을 터득해 가는 주인공으로 나를 매혹시켰던 얀 마텔이 이번에는 `올란도` 처럼 성을 바꾸며 자신의 남자로서 그리고 여자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 방황하는 이야기로 나를 휘어잡았다... 소설가의 상상력은 정말이지 독자에 대한 `구원` 그 자체인 것 같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

유쾌하고 설레이는데 가슴 저리고 씁쓸하다. 어린 시절부터 서른 살까지 파란만장한 인생을 엿보는 성장 소설의 즐거움도 있지만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 헤매는 한 인간의 고단함이 무겁다.
우리가 무엇을 믿는다는 것은 결국 그것을 선택함으로써 세상에 우리 자신을 드러내는 일... 나는 무엇을 믿고 있고 또 거기에는 나의 무엇이 담겨 있는가... 무엇이 현재의 나를 만들었는가... 주인공의 디테일한 내면 묘사는 결국은 나를 향해 던져지는 수많은 질문들이 되어 나를 당황스럽게 하기도 했다.

책을 보면서 몇 번이나 앞 쪽을 뒤적거렸는지 모른다. 주인공 이름이 뭐였더라... 하면서. 내 심각한 건망증으로 또 외국 소설 주인공 이름이 뇌리에 박히지 않는구나 하면서. 그런데 내 뒤통수를 친 것은 주인공의 이름이 등장하지 않았다는 것... `Self`. 그냥 그 자신 혹은 그녀 자신 이었던 것. 왜 였을까... 작가가 주인공에게 이름을 주지 않았던 이유는.. 소설 속 `나 자신`의 시각과 경험을 통해 소설을 읽는 독자 `나 자신`이 소설을 완성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였을까?
같은 소설일지라 하여도 책을 읽은 수많은 독자의 수 만큼 다른 인격체로 완성되는 소설의 세계가 새삼 신비롭다.

..................
우리 눈의 맑은 액체는 바닷물이고, 우리 눈에는 물고기가 있다.
사랑은 눈에 있는 물고기의 먹이이고 사랑만이 그 물고기들을 키운다.
열정적인 포옹을 하고 있는 중에 숨결이, 숨소리가 가장 거세어지고
피부가 가장 짜릿해질 때 나는 내가 무아지경에서 바다의 일렁임을 듣고 느낄 수 있다는 생각 같은 것을 한다.
.... 어찌됐든 간에 나는 아직도 사랑은 대양같은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
<Self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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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의 한가운데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5
루이제 린저 지음, 전혜린 옮김 / 문예출판사 / 199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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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7.12. 토. `생의 한가운데` - 루이제 린저

Nina..
엷은 공기 속에서는 살 수 없었던 여자..
열과 동요와 변화를 필요로 했던 여자...
많은 위험을 감행할 성질의 여자...
나쁜 운명이 그 여자를 가져다 놓은 장소를 결코 떠나지 않고 운명은 어쨌든 의미 있고 정당하다고 믿었던 여자...
토끼처럼 밤낮 사는 것에 넌더리가 날 지라도 지금이 아닌 다른 삶, 나 아닌 타인의 삶을 원치 않았던 여자...
소름이 끼치는 추악함 일지라도.. 그것을 외면하면 생의 중요한 것을 보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여자...

질풍노도의 시기에 늘 내 곁에 두었던 책을 20년이 훌쩍 지나 다시금 펼쳐보니... 그 시절 가슴에 품었던 니나의 모습이 아주 조금이나마 내 안에 물들어 있다는 것이 느껴진다.

소설 속 현재의 니나가 서른 여덟인 줄은 미처 기억하지 못했다. 지금의 내 나이 즈음이라는 것이 왠지 더욱 애틋하다. 사랑과 좌절, 생에 대한 집념과 갈등... 기만과 타협을 용납치 않는 고집스러운 니나... 여전히 그대로의 모습인 그녀와의 간만의 재회가 너무나 설레었고 반가웠고.. 또 고맙다. 삶의 모델이었던 그녀가 이제는 친구처럼 여겨진다.

불안하지만 도전적인 그녀의 모습이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주말 저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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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도둑 2
마커스 주삭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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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10.27. 월. 책도둑 1&2 - 마커스 주삭

책을 붙들고 이토록 가슴이 저렸던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책을 읽으며 이토록 눈가가 뜨거웠던 적이 없었던 것 같다.
내 눈에 와 닿은 책 속의 글들은 머리를 때리는 망치가 되고 가슴을 쿡쿡 찌르는 창이 된다.

내 친구 리젤이 책도둑이 되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었던 2차 세계 대전 그 핏빛 잿가루의 시절...
책에서 건져올린 말들로 스스로를 구원하고 주변 사람들의 영혼을 위로하던 소녀의 이야기...
그리고 인간들을 굽어 보며 쉴 새 없이 죽은 자들의 영혼을 품어 나르느라 쉴 틈이 없는 죽음의 사신의 목소리...
문장 하나 하나가 시가 되어 가슴에 박히는 그런 책이었다.

책 말미... 죽음의 사신은 말한다.
˝나는 내가 늘 인류를 과대평가하는 동시에 과소평가해왔다고 설명하고 싶었다. 그냥 평가만 한 적은 없었다고. 나는 어떻게 똑같은 일이 그렇게 추한 동시에 그렇게 찬란할 수 있냐고.. 말이라는 것이 어떻게 그렇게 저주스러우면서도 반짝일 수 있냐고 물어보고 싶었다.˝....

산다는 것이.
추한 동시에 찬란하고...
살아있으면서 죽어가고...
웃고 있지만 눈물이 나는
그런 모순의 연속이다.
때론 그 모순이 삶의 기쁨이 되기도 하고
더 없는 아픔이 되기도 하며...
결국 모순적인 모순이 삶을 지탱하는 힘이 된다.

십대 어린 여자아이가 전쟁으로 모든 것을 잃은 한편 또 인간으로 겪을 수 있는 모든 것을 경험한다는 것.
정말이지... 말이 안되게 슬프고. 말이 안되게 아름다운 이야기
잿빛 흑백영화처럼 그려지면서도 형형색색의 온기가 느껴지는 이야기.

세상사 힘들고 답답한 내 마음에 위로와 힘이 되어 준 잔혹세계사의 한 장....
그리하여 너무나 안타깝고 미안하면서도 너무나도 고맙고 소중한 그런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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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도둑 1
마커스 주삭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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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10.27. 월. 책도둑 1&2 - 마커스 주삭

책을 붙들고 이토록 가슴이 저렸던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책을 읽으며 이토록 눈가가 뜨거웠던 적이 없었던 것 같다.
내 눈에 와 닿은 책 속의 글들은 머리를 때리는 망치가 되고 가슴을 쿡쿡 찌르는 창이 된다.

내 친구 리젤이 책도둑이 되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었던 2차 세계 대전 그 핏빛 잿가루의 시절...
책에서 건져올린 말들로 스스로를 구원하고 주변 사람들의 영혼을 위로하던 소녀의 이야기...
그리고 인간들을 굽어 보며 쉴 새 없이 죽은 자들의 영혼을 품어 나르느라 쉴 틈이 없는 죽음의 사신의 목소리...
문장 하나 하나가 시가 되어 가슴에 박히는 그런 책이었다.

책 말미... 죽음의 사신은 말한다.
˝나는 내가 늘 인류를 과대평가하는 동시에 과소평가해왔다고 설명하고 싶었다. 그냥 평가만 한 적은 없었다고. 나는 어떻게 똑같은 일이 그렇게 추한 동시에 그렇게 찬란할 수 있냐고.. 말이라는 것이 어떻게 그렇게 저주스러우면서도 반짝일 수 있냐고 물어보고 싶었다.˝....

산다는 것이.
추한 동시에 찬란하고...
살아있으면서 죽어가고...
웃고 있지만 눈물이 나는
그런 모순의 연속이다.
때론 그 모순이 삶의 기쁨이 되기도 하고
더 없는 아픔이 되기도 하며...
결국 모순적인 모순이 삶을 지탱하는 힘이 된다.

십대 어린 여자아이가 전쟁으로 모든 것을 잃은 한편 또 인간으로 겪을 수 있는 모든 것을 경험한다는 것.
정말이지... 말이 안되게 슬프고. 말이 안되게 아름다운 이야기
잿빛 흑백영화처럼 그려지면서도 형형색색의 온기가 느껴지는 이야기.

세상사 힘들고 답답한 내 마음에 위로와 힘이 되어 준 잔혹세계사의 한 장....
그리하여 너무나 안타깝고 미안하면서도 너무나도 고맙고 소중한 그런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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