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4. 16. 목. `시간을 파는 남자` - 페르난도 트리아스 데 베스 / 50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담보대출에 인생의 상당 시간을 저당잡힌채 살아가는 세상.
시간의 주인이 인간인가.
인간의 주인이 시간인가.
집과 차, 출세, 성공에 인생을 저당잡히고
꿈과 취향, 즐거움을 누리는 것은
불편한 여유 아니...사치가 되어버린 현실.

나도 이 남자를 만나고 싶다.
늘 부족한 시간.. 그 금쪽같은 시간을 사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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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4. 11. 토 `은교` - 박범신 /47

영화 속 이적요의 서재에 매료된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2년여의 시간이 흘렀다.

박범신 작가의, 아니 이적요 시인의
눈부신 문장들이
봄비처럼 내 가슴을 적신다.
영원한 청춘 이적요와
70세가 다 된 나이에 발아한 그의 사랑이
물러진 내 가슴에
깊숙히 들어와 묻힌다.
....
`노인은, 그냥 자연일 뿐이다.
젊은 너희가 가진 아름다움이 자연이듯이.
너희의 젊음이 너희의 노력에 의하여 얻어진 것이 아닌 것처럼,
노인의 주름도 노인의 과오에 의해 얻은 것이 아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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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4. 6. 월. 그림자도둑 - 마크 레비 /46

결국 일상의 작은 것들에서
모든 깨우침이 일어난다.
모든 감동이 피어오른다.
모든 사랑이 시작된다.

누군가의 그림자를 느낀다는 것은
그림자에 베어있는 하나 하나의 아픔과 불행을 느낀다는 것.

불행도 느껴본 자만이
타인의 그림자에 숨어있는 불행을 눈치채고 위로의 말을 건네고 싶어 움찔거린다.

책장을 덮고
나의 일부로 평생을 함께 해 온
그림자를 바라본다.
그 오랜 세월, 주인의 따뜻한 시선조차 받지 못하고 언제나 함께 있어온 묵묵하고도 가엾은 `그림자`에 대한 미안함에 고개가 숙여진다.

보아도 보지 못하는 것들이 너무 많다.
일상의 작은 것들,
날 둘러싼 작고도 소리없는 것들을
더욱 세심히 들여다보고 또 발견하고 싶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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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4. 2. 목. `고슴도치의 우아함` - 뮈리엘 바르베리 /44

지난 가을부터 겨우내내. 이 책은 다른 책들을 읽는 사이 펼쳤다 닫기를 수도 없이 반복...결국 나에게 외면을 받은 책이었다.
마치 맘에 안드는 남자가 치근덕거리는 것을 간신히 떼어낸듯한 느낌? 그러면서도 왠지 미련은 남아있어 돌아보게 되는 복잡미묘한 감정을 품게 한 책이었다.
북클럽을 위해 약간의 의무감과 집중력,
기필코 읽어야지 하는 약간의 긴장감을 더하며 펼친 책은...
알고보니 의외로 나와 얘기가 잘 통하는 구석이 있는데다 미처 알지 못했던 숨겨진 매력으로 내 마음을 들었다 놨다 하는. 그런 요물이었다.

쉰네 살 파리 고급 아파트의 존재감 없는 수위 르네,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없어 자살을 꿈꾸는 열 두살 팔로마
그리고 빛나는 영혼을 알아보는 현자의 눈을 가진 부유한 일본인 오즈...
자신을 내보이지 않으려 꽁꽁 감싸고 움추리고 있던 르네와 팔로마가 오즈라는 가교를 만나 영혼의 자매가 되고
르네와 오즈는 서로를 채우고 있는 예술적, 문화적 세계에 매료되어 교감을 나누며
소울 메이트로서의 서로를 알아본다.
... 나는 이들이 서로를 알아보고 다가서는 모습을 숨죽여 지켜보며 안도와 부러움의 감정이 벅차오른다.
그리고 삶을 살아가는, 바라보는 르네와 오즈의 기품있는 태도와 넘치는 지성, 심미안에 탄복한다.

물질적으로 풍족하고 세상의 계단에서 높은 곳에 있다할 지라도
영혼이 가난한 자들이 얼마나 많은가...
재력과 세상에서의 위치에 상관없이 `사람` 그 자체를 향하는 순수함이
우리에게는 얼마나 말도 안되는 이야기가 되어버렸는가...

마음의 눈을 들여다보며 미소짓고
삶의 깊은 곳을 서로에게 내어주며
영혼의 맨살을 어루만지는 친밀감을 나누는 벗을 얻는다는 것.
그런 관계가 무르익는 장면들이 날 미소짓게 하고 눈물짓게 했다.

벗과 나누는 따뜻한 마음과
예술의 아름다움을 만끽하는 풍요로움
그리고 `고슴도치의 우아함`으로
내 삶을 향기롭게 채워가고 싶다.
그렇게 생의 아름다움을 즐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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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3. 31. `길 위의 생` - 나쓰메 소세키 /43

100년전이나 오늘날이나
무엇을 위한 삶인지 헤아리지 못하고
살아가는 미생의 측은한 존재들...
나이가 들수록 `관계`의 어려움과 무게감에
어깻죽지가 뻐근해진다.

어정쩡한 거리를 유지한채
내 본분과 책임을 끊임없이 저울질 하고
그 무게만큼의 소임을 다하느라 흘러가는 한 세월...
날 스쳐가는 100년전 겐조의 한 시절이 가엽고 짠하다.

# 3월은 겨울도 봄도 아닌 이름을 잃어버린 계절이지만... 4월은 빼도 박도 못하는 무조건 봄. `길위의 생`으로 내 39번째 겨울의 마지막 장을 채우고....논골 효리 언니의 온기가 가득한 꽃차로 40번째 봄, 그 첫 장을 시작한다. 반갑다, 봄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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