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681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내 머릿속 청소법 - 생각의 짐을 버리고 업무와 일상을 단순하게 정리하는
김경록 지음 / 책들의정원 / 2019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직장에서 마케터로 일하던 시절, 저자는 입사한지 6개월이 지난 시점에 인사부장으로부터 부름을 받았다. 부장은 반 년 동안 저자가 보인 태도와 성과를 바탕으로 연봉을 올리자고 말했다. 이날 하루 만에 저자는 연봉을 15퍼센트 인상했다. 이 이야기를 들은 주변 사람들은 하나같이 이런 반응을 보였다. "진짜야? 그게 어떻게 가능해?"


저자는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었던 비결로 '머릿속 청소'를 든다. 저자는 매일 아침 머릿속을 청소하고 정리했다. 모든 업무를 A부터 Z까지 나누어 생각의 지도를 만들었다. 하루를 시작하기 전에 내가 할 일과 남이 할 일, 그리고 같이 해야 할 일을 구분해놓았다. 마케터는 회사에서 지시하는 일을 처리하는 것 외에도 외부에서 들어오는 요청에 바로바로 응답해야 하는 직업이다. 하지만 저자는 밀려들어오는 업무를 해결하면서도 새로운 프로젝트를 제안할 여유가 있었다. 매일 부지런히 머릿속을 청소해 과중한 업무를 쉽고 가볍게 만든 덕분이다.


이 책은 저자가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직장에서 마케터로 일하고, 강사이자 생각코치로서 공부하고 교육한 모든 내용을 담고 있다. 책은 크게 4장으로 구성된다. 제1장 '버려야 할 생각, 보관해야 할 생각'에선 공부든 업무든 무슨 일을 하기에 앞서 생각부터 정리해야 하는 구체적인 이유를 설명한다. 다산 정약용이나 백종원 등 자기 분야에서 대단한 업적을 올린 사람들은 생각을 정리하는 데 탁월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들은 언제 어디서나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할지 확실히 알고 있기 때문에 자신감이 있고, 비효율적인 일에 자신의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는다.


제2장 '생각만 하고 실천하지 않는 사람들'에서는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결정장애를 호소하는 이유를 설명한다.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이유는 선택지가 많을수록 선택하지 않은 것에 대한 미련과 아쉬움이 커지기 때문이다. 성공한 사람들은 결정에 드는 시간과 에너지를 줄이기 위해 자발적으로 선택지를 줄이기도 한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매일 같은 시간 일어나 잠들고, 스티브 잡스가 한결같은 패션 스타일을 고집한 것도 같은 이유로 분석된다.


제3장 '생각은 언어로 완성된다'에서는 논리적 사고를 위한 글쓰기 기술, 일 잘하는 사람들의 이메일 작성법, 3초 만에 완성되는 즉석 스피치 방법 등이 소개된다. 이메일은 친구에게 보내는 편지가 아니다. 이메일은 업무에 활용되는 것이 목적인 문서이므로 상대방이 핵심 내용을 한 번에 파악할 수 있도록 요점만 간단히, 효율적으로 작성되어야 한다. 제4장 '생각에 생각을 더하면'에서는 창의성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방법이 제시된다. 머릿속 청소만 잘해도 공부와 업무의 효율이 오를 뿐 아니라 인생이 달라진다는 저자의 조언이 마음에 남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주주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19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함께 나이 드는 작가가 있다는 건 참 행복한 일이다. 내게는 요시모토 바나나가 그렇다. 요시모토 바나나의 소설 <키친>을 읽었을 때, 내 나이 열네 살이었다. 자주 가는 서점 아저씨가 요즘 인기 있는 책이라며 <키친>을 권해줬다. 중학생이 읽기에도 무리가 없는 경쾌한 문장인 데다가, 소설 속 주인공이 소중한 사람을 잃은 후 음식을 통해 상처를 치유하는 모습이 왠지 모르게 마음에 와닿았다. 정확한 이유는 모르지만 좋은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 후 요시모토 바나나의 신간이 나올 때마다 꼬박꼬박 읽었다.


<키친>을 읽은 해로부터 정확히 20년이 지났다. 마침 요시모토 바나나의 신작이 나왔기에 반가워하며 읽었다. 소설의 무대는 '주주'라는 이름의 스테이크 하우스. 젊은 시절 70년대 미국 문화를 동경했던 부부가 '주주'를 시작했고, 아내가 세상을 떠난 지금은 그 남편과 딸이 '주주'를 운영하고 있다. 소설의 화자는 바로 그 딸인 '미쓰코'다. 매일 가게에 나와 스테이크와 햄버그를 굽고, 밝은 얼굴로 손님들을 맞이하는 미쓰코지만, 사실 미쓰코에게는 여러 해가 지나도 치유되지 않은 상처가 있다. 자신에게 가게를 맡기고 세상을 떠난 엄마. 형제처럼 자랐고 한때는 연인이었고 현재는 믿음직한 동료인 신이치. 미쓰코는 엄마를 잃은 상실감과 신이치를 볼 때마다 느끼는 복잡한 감정을 어떻게든 정리해보려 하지만 쉽지 않다.


소중한 사람을 잃은 아픔과 음식을 통한 회복을 다뤘다는 점만 보면, <주주>는 <키친>과 많이 비슷해 보인다. 하지만 20년의 세월 동안 요시모토 바나나도 변했고 나도 변했다. 그동안 요시모토 바나나는 아버지와 어머니를 연달아 잃었고, 힘들게 가진 아이를 유산한 적도 있다. 나도 가까운 가족들을 병으로 잃었고, 작년에는 친한 친구가 갑자기 세상을 떠나는 일도 겪었다. 


20년 전 <키친>을 처음 읽었을 때만 해도 죽음이 얼마나 잔혹한 일인지 몰랐다. 어제까지 살아 있던 사람이 영영 사라지는 일인 줄 몰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 사람은 살아야 해서, 아무리 슬프고 괴로워도 먹으면 먹게 되고 자면 잠들게 되는 일인 줄 몰랐다. 요시모토 바나나도 30여 년 전 <키친>을 썼을 때 죽음에 대해 잘 몰랐을 것이다. 알았다 해도, 훗날 부모님을 연달아 잃는 슬픔이나 뱃속의 아이를 잃는 고통을 미리 짐작해 쓸 수는 없었을 것이다.


<주주>를 읽으면서 나는 젊은 날 막연히 짐작해 쓴, 상실의 고통과 회복의 어려움을 직접 체험으로 알게 된 작가의 아픔을 보았다. 태어난 순간 죽음은 예정되고, 사랑이 시작되면 이별도 따라오지만, 살아있는 한 살아가고, 사랑하는 것이 인간이라고 말해주는 작가의 단단함과 따뜻함을 보았다. 그리고 마지막 책장을 덮으며 한없는 충만함을 느끼는 나도. 함께 나이드는 작가가 있다는 건 참 행복한 일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법진 구루구루2 : 8
에토 히로유키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9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마법진 구루구루> 속편이 나온다고 좋아했던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8권이다. 그 사이 니케와 쿠쿠리에게 무슨 일이 있었나 살펴보니 별일이 있었던 듯도 하고 없었던 듯도 하고 ㅎㅎㅎ (이 만화는 늘 이렇다 ㅎㅎㅎ)


에보르 마을에 도착한 니케와 쿠쿠리는 낯익은 모양의 몬스터를 맞닥뜨리는데, 니케는 몬스터의 얼굴을 전에 본 적이 있다는 걸 떠올린다. 그것은 바로 '마왕'! 쿠쿠리는 보물 상자에 갇히고 북북춤 할아버지는 돌이 되어버린 사면초가의 상황. 그런데 이때 돌이 된 줄로만 알았던 북북춤 할아버지가 '북북의 의지'를 발휘해 쿠쿠리를 구하고, 마침 쥬쥬가 나타나 보스의 지면 아래에 마법진이 있다고 알려준다. 마법진을 이용해 목숨을 건진 니케와 쿠쿠리는 몬스터의 '진짜 정체'를 알고 놀란다.


이번 8권에선 니케와 쿠쿠리의 친구 '토마'의 활약이 대단하다. 쿠쿠리가 실수로 친구 토마보다 털이 많고 인상이 진한 '다른 토마'를 불러내면서 예상치 못한 트러블이 발생하는데 그때마다 웃음이 빵빵 터진다. 특유의 개그 센스는 예나 지금이나 여전한 듯. 작화도 여전히 귀엽고 사랑스럽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동화나라의 손자 1
스미야 제니코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9년 5월
평점 :
품절




<빨간 모자>, <신데렐라>, <미녀의 야수> 같은 동화 속 인물들의 손자 손녀들이 다니는 학교가 있다면 어떨까. 스미야 제니코의 만화 <동화나라의 손자>는 바로 이런 기발한 상상으로부터 시작한다.


만화의 무대는 각종 동화에 나오는 인물의 자손들이 다니고 있는 동화나라 국립 메르헨 아카데미아, 통칭 동화학원. <빨간 모자>의 손자 '울프'는 엄마 말 안 들어서 늑대한테 습격당한 할머니의 가르침에 따라 약속 어기는 걸 무엇보다 싫어하고, <신데렐라>의 손자 '에릭'은 할머니의 피를 이어받아 사서 고생하는 성격이다. <미녀와 야수>의 손자 '레온'은 할아버지의 피를 이어받아 야수로 변신하는 능력을 지녔고(미녀로도 변신할 수 있다), <라푼젤>의 손녀 '샬롯'은 할머니를 닮아 머릿결이 곱고 성격이 천사 같다.


모두가 다 아는 동화 속 설정을 작가가 재치 있게 비틀어서 활용한 점이 재미있다. 평범하지 않은 코믹 학원물을 보고 싶은 독자에게 추천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노센트 데빌 1
나카무라 모토 지음, 소이치로 그림 / 대원씨아이(만화) / 2019년 3월
평점 :
품절




정유정의 소설 <종의 기원>에는 사람을 죽이고도 일말의 죄의식조차 느끼지 않는 '유진'이란 인물이 나온다. 나카무라 모토가 스토리를 담당하고 소이치로가 작화를 담당한 만화 <이노센트 데빌>에도 비슷한 유형의 인물이 등장한다.


여고생 신카이 아카네는 8년 전 양친을 잃었다. 친척이 없는 아카네에게 정부가 후견인을 붙여주었는데 그가 바로 범죄 심리학자 카미죠 토우코다. 토우코는 범죄 심리학자로서의 실력은 상당하지만, 어려 보이는 외모와 수줍은 성격 탓에 제대로 사회생활을 하기가 힘들다. 그래서 모로 보나 훨씬 어른스럽고 사회성도 좋은 아카네가 토우코의 곁에서 따라다니며 토우코가 맡는 사건들을 함께 해결한다.


이야기는 아카네와 토우코가 숨기고 있는 '비밀'이 드러나면서 급물살을 탄다. 사실 이들 중 한 사람은 한때 세상을 경악시킨 연쇄살인마다. 살인에 대한 저항감이나 죄악감이 조금도 없어서 '천진한 악마'로 불리는 그는, 목숨이 위험한 상황이 되면 즉각적으로 대응에 나서 상대를 제압하고 죽이는 것도 불사한다. 비밀을 공유하는 사이인 아카네와 토우코는 이 같은 '천진한 악마'의 진짜 심리가 무엇인지 파헤치는 한편, '천진한 악마'가 인류에게 재앙인지 아니면 미래의 가능성인지를 연구한다.


범죄 스릴러물을 워낙 좋아해서 그런지 도입부부터 훅 빨려 들었다. 작화도 깔끔하고 이야기 전개도 시원시원하다. 아카네와 토우코가 어떤 해답을 찾을지 궁금해서 완결까지 읽을 예정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681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