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테레츠 대백과 1
후지코 F. 후지오 지음, 허윤 옮김 / 미우(대원씨아이)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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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국민 만화 <도라에몽>의 작가 후지코 F 후지오의 또 다른 인기 만화 <키테레츠 대백과>가 출간되었다. 그동안 제목은 많이 들어보았으나 직접 읽어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작화는 물론 인물 구성이나 작품 분위기 등이 <도라에몽>과 비슷하지만 종종 다른 점이 엿보여 흥미로웠다.


주인공은 발명을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초등학생 키테 에이이치. 친구들과 어울려 노는 것보다 발명을 더 좋아하는 괴짜 같은 면 때문에 '키테레츠(일본어로 이상야릇하다는 뜻)'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키테레츠는 어느 날 아버지로부터 에도 시대의 대발명가였던 조상 '키테레츠 사이'가 남긴 책 <키테레츠 대백과>를 물려받는다. 그는 집이 농가였는데도 발명에만 파묻혀 살고, 릴리엔탈의 글라이더보다 33년 빠른 1859년에 비행기를 만들었다. 하지만 수상쩍은 술법으로 민심을 어지럽혔다는 혐의로 죽을 때까지 감옥에 갇혀 지냈다고(조선이나 일본이나 발명가, 과학자에 대한 대우는 비슷했던 듯). 


키테레츠의 어머니는 발명 따위 그만두고 공부나 하라고 타이르지만, 여기서 그만둘 키테레츠가 아니다. 키테레츠는 아버지가 물려준 선조 키테레츠 사이의 발명록, 즉 키테레츠 대백과를 열심히 읽으며 키테레츠 사이의 못다 이룬 꿈을 자신이 대신 이루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키테레츠의 높은 열의에도 불구하고 키테레츠 대백과는 모두 백지로 아무것도 적혀있지 않다. 자신도 키테레츠 사이 같은 대발명가가 되겠다는 꿈에 부풀어 있던 키테레츠로서는 그야말로 멘붕...!!! 


알고 보니 키테레츠 대백과는 선조 키테레츠 사이가 함께 남긴 유품인 '신통경'을 쓰고 봐야 보이는 특수 잉크로 쓰인 책이었고, 이 사실을 알게 된 키테레츠는 매일 밤 신통경을 쓰고 키테레츠 대백과를 읽으며 새로운 발명에 착수한다. 키테레츠가 키테레츠 대백과를 읽고 맨 처음 만든 작품은 기계 장치 인간, 즉 로봇 코로스케다. 이후 키테레츠는 코로스케와 함께 그때그때 필요한 물건들을 키테레츠 대백과를 참조해 만들게 되고, 이로 인해 땅속, 바닷속은 물론 과거와 미래까지 오가는 대모험을 하게 된다. 


<키테레츠 대백과>는 <도라에몽>과 비슷한 점이 많이 엿보이지만, 키테레츠는 노비타(진구)와 달리 도라에몽에게 도구를 달라고 부탁하지 않고 직접 도구를 제작하며, 키테레츠보다는 코로스케쪽이 훨씬 사고뭉치라는 점이 다르다. 키테레츠는 코로스케가 친 사고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키테레츠 대백과를 참고해 이런저런 발명을 하게 되고, 그러면서 점점 더 똑똑해지고 성숙해간다. 노비타가 영원히 자라지 않는 건 어쩌면 필요한 도구를 무한정 제공해주는 도라에몽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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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루네코 1 - 고양이패밀리 좌충우돌 일상 다이어리
쿠루네코 야마토 지음 / 미우(대원씨아이)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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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만 누계 판매 부수 200만 부를 돌파한 인기 고양이 만화 <쿠루네코>가 국내에서 재출간되었다. <쿠루네코>는 일본의 웹툰 작가 쿠루네코 야마토가 '냥줍'한 고양이들과 생활하면서 겪은 일들을 그린 만화로, 일본에서는 단행본이 20권까지 발매될 만큼 큰 사랑을 받았다. 


저자가 이 만화를 그리기 시작한 건 길에서 주운 고양이들을 직접 다 케어할 수 없어서 블로그를 통해 새로운 주인을 찾아 입양 보내기 위해서였다. 그래서인지 만화 곳곳에 운 좋게 새로운 주인을 찾아서 떠나보낸 고양이들에 대한 그리움과 주인을 찾지 못해 남아 있는 고양이들에 대한 애잔함이 묻어나 뭉클하다.






어떻게 된 노릇인지, 늘 유기묘와 조우한다. 

'고양이 신이 씐 것 아냐?'라는 야유도 받곤 하는데, 

정말로 그런 건지도 모르겠다. 

가족들도 빈번하게 주워 오는 걸 보면 

고양이 신이 씐 건 혈통인 것 같다. 


저자 쿠루네코 야마토(이하 쿠루 씨)는 주로 패키지 디자인을 하며 생활하는 프리랜서 디자이너다. 취미는 술과 역사 소설 읽기이며, 이제 슬슬 시집가고 싶지만 전혀 가망이 없는 35세다(연재 시작 당시. 현재는 기혼). 저자의 가족은 동물 사랑이 지극하다는 공통점이 있다. 아버지는 강아지를 주워온 전적이 있고, 어머니는 길가의 새끼 고양이가 대문 앞에 자꾸 오자 결국 식구로 맞았으며, 여동생은 허구한 날 어디선가 새끼 고양이를 들고 저자를 찾아온다. 저자는 그걸 보고 버럭 하면서도 고양이 우유를 가져다 먹인다 ㅎㅎㅎ 


가장 정도가 심한(!) 건 역시 저자 쿠루 씨다. 출근을 하다가도 길에서 주인 없이 혼자 있는 고양이를 보면 집으로 데려가고, 그로 인해 출근을 하지 않은 적도 여러 번 있다(결국 프리랜서의 길로...). 펫숍 주인이나 동물 병원 의사 선생님도 이런 쿠루 씨의 성격을 알아서 처치 곤란한 고양이가 있을 때마다 떠맡긴다(그때마다 사양하지 않는 쿠루 씨 ㅠㅠㅠ). 1권에서 쿠루 씨는 자택에서 토메키치, 미와 몽, 포코, 카라스봉 - 이렇게 네 마리의 고양이를 키우고, 작업실에서 못난이, 갈색 씨, 미인, 칼리토, 까망이 - 이렇게 다섯 마리의 고양이를 키운다. 이 중에는 새 주인을 찾아서 떠나보낸 고양이도 있고, 자기들끼리 눈 맞아서(?) 새끼를 낳은 고양이들도 있다. 본가에서도 여러 마리의 고양이를 키우고 있다. 





고양이가 좋아서, 예뻐서, 귀여워서 데려오는 경우도 있지만, 고양이가 크게 다쳤거나 몸 상태가 좋지 않아서 보호 또는 간병하기 위해 집이나 작업실로 데려오는 경우도 자주 있다. 포코가 대표적이다. 처음 만났을 때 포코는 탯줄이 달려있는 상태로 버려져 있었고, 눈곱과 콧물 범벅이라 맨손으로 만지기가 꺼려질 정도의 몰골이었다. 병원에 데려갔을 때 수의사가 이렇게 말했을 정도다. "바이러스성 감기네요. 안락사를 권해드릴게요." 안락사만큼은 절대 시킬 수 없다고 생각한 저자는 백방으로 손을 써 포코를 살려냈고, 덕분에 포코는 저자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건강하게 잘 자랐다. 이렇게 귀여운 포코인데 만약 그때 수의사 말만 믿고 안락사를 시켰다면 ㄷㄷㄷ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고양이를 한 마리도 아니고 여러 마리 키우다 보면 지치기도 하고 버거울 법도 한데, 저자가 그린 일상에는 그런 기색이 조금도 느껴지지 않는다. 포코처럼 처음 만났을 때만 해도 곧 죽을 것 같았던 새끼 고양이가 어느새 건강하게 자라서 즐겁게 뛰노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그저 좋고, 고양이가 밥을 먹지 않거나 심한 장난을 쳤다는 이유로 화를 내다가도 고양이의 귀여운 표정과 느긋한 동작을 보면 기분이 풀린다. 





<쿠루네코>에는 이 밖에도 고양이를 사랑하는 사람이 무한 공감할 만한 에피소드가 가득 실려 있다. 고양이 한 마리 한 마리의 귀여운 표정을 보면서 "우쭈쭈쭈", "넌 왜 그렇게 귀엽니?"를 연호하는 저자 마음 내 마음 ㅋㅋㅋ 애니메이션도 제작되었는데 성우가 무려 고양이 사랑으로 유명한 <카모메 식당>, <빵과 수프, 고양이와 함께 하기 좋은 날> 등의 주연 배우 고바야시 사토미다. 고바야시 사토미의 팬이라면(바로 접니다) <쿠루네코>도 반드시 체크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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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 긋기의 기술 - 눈치 보지 않고 당당하게 거리 두기
와키 교코 지음, 오민혜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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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사회생활이 힘든 건 대체로 일이나 돈보다도 사람 때문이다. <선 긋기의 기술>의 저자 와키 교코도 사람 때문에 직장을 여러 번 옮겼다. 도쿄대 졸업 후 미국 뉴욕대 MBA를 거쳐 첫 직장에 입사한 저자는 이후 여섯 회사를 전전했다. 직장을 여러 번 옮긴 건 일이나 돈이 아니라 사람 때문이었다. 매번 크고 작은 인간관계가 저자를 괴롭혔고, 결국 작은 일에도 예민해지고 틈만 나면 사람들에게 짜증을 부리는 성격으로 변했다. 급기야 부하 직원들의 팀 이탈과 상사의 질책이 이어졌고, 결국 저자는 이렇게 살다간 몸도 마음도 무너지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때 만난 것이 '인간관계를 정리하는 기술'이다. 여러 상담과 세미나를 통해 저자는 자신의 문제점 세 가지를 알게 되었다. 첫째, 주위의 기대에 따라 행동한다. 둘째, 위기를 파악해 상대방에게 맞춰준다. 셋째, 협조를 구하기보다 알아서 하는 편이다. 저자의 선생님은 저자에게 세 가지 사실을 가르쳐주었다. 첫째, 내 말과 행동이 달라지면 상대방의 반응도 달라진다. 둘째, 과거를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면 자기평가가 달라진다. 셋째, 훈련을 하면 말과 행동, 과거를 바라보는 관점을 바꿀 수 있다. 


저자는 조화를 중시하는 일본 문화와 부모님의 가르침으로 인해 어려서부터 '착한 아이'가 되기 위해 노력했고, 학교에서나 직장에서나 '좋은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고 싶어 했다. 하지만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착한 아이, 좋은 사람인 것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상황이 있기 마련이다. 좋은 사람이라는 이미지를 망치고 싶지 않아서 마땅히 클레임을 걸 만한 상황인데도 참거나, 부하를 질책해야 하는 상황인데도 넘어간다면 손해를 보는 건 오로지 나다. 잘못된 행동을 되풀이하면 자기 자신이 미워지고, 잘못된 과거가 쌓이면 후회가 늘고 행복과 멀어지는 건 당연하다. 


저자는 즐거운 인생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단 하나의 비결로 '나 중심 생각'을 제시한다. 나 중심 생각은 이기적이고 안하무인 같은 생각이 아니라 자신의 마음과 생각이 일치된 생각이다. '이 음식은 먹기 싫다'는 마음이고, '이 음식을 먹으면 몸에 좋다'는 생각이다. 마음은 이 음식이 먹기 싫다고 하는데 머리는 이 음식을 먹으면 몸에 좋다고 하니 마음과 머리가 모두 괴로울 수밖에 없다. 이럴 때는 '사실은 어떻게 하고 싶은 거지? 그렇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고 스스로에게 질문하는 것이 좋다. 마음이 하는 말과 머리가 하는 말로부터 멀리 떨어져서 가까운 미래 또는 먼 미래의 자신이 원할 것 같은, 후회하지 않을 것 같은 선택을 하는 것이 좋다.


"성인이 된 지금, 부모에게 '예전에 받지 못한 사랑을 지금이라도 주세요.'라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이에요. 부모님은 우리의 통제 영역 밖에 있으니까요. 지금은 당신이 당신 자신에게 좋은 부모가 되어주는 게 중요해요." 

"내가 나에게 좋은 부모가 되어주어야 한다고요?" 

"네, 나는 나를 배신하지 않으니까요. 부모에게 인정과 사랑을 받지 못했다면 내가 나를 인정해주고 사랑해주면 돼요. 그것만으로 자존감 문제는 많이 해결될 겁니다." (61-3쪽)


부모로부터 입은 상처로 인해 성인이 되어서도 심리 문제를 겪는 사람이 많다. 이런 사람은 부모에게 사랑과 인정을 받고 싶은 마음을 거두고 '나 스스로 나에게 좋은 부모가 되는 편'을 택하는 것이 낫다. 구체적인 방법으로 저자는 '하루 5분 칭찬 일기' 쓰기를 제안한다. 방법은 간단하다. 밑줄이 그어진 노트에 그날 내가 했던 '칭찬받아 마땅한 일들'을 총 5개 적으면 끝이다. 이 책에는 이 밖에도 유용하고 구체적인 인간관계 정리술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다. 저자가 직접 실천하고 효과를 본 것들이기에 더욱 믿음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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졔졔 2018-07-03 17: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단(?) 책표지가 너무 귀엽네요!ㅎㅎ 나자신에게 좋은부모되기ㅠㅠ 도전해봐야겠어요ㅠ

키치 2018-07-03 18:00   좋아요 0 | URL
괜찮은 방법인 것 같죠 ㅎㅎ 저도 며칠 전에 이 방법으로 그토록 가기 싫었던 치과에 다녀왔습니다 ㅎㅎ
최졔 님도 효과 보셨으면 좋겠네요 ^^
 
어떻게 일할 것인가
아툴 가완디 지음, 곽미경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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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잘한다는 것은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할까? 일을 완벽하게 처리하는 것? 일을 빠르게 처리하는 것? 투입 대비 산출을 극대화하는 것? 남들보다 높은 성과를 내는 것? 


미국의 외과의이자 저술가, 공중보건 전문의인 아툴 가완디의 책 <어떻게 일할 것인가>에 따르면 일을 잘한다는 것은 곧 일을 성실하게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단, 정해진 일을 차질 없이 완수하고 상사가 시킨 일을 묵묵히 수행하는 (기계적) 성실함이 아니라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 남들보다 배로 노력하고, 손해를 보더라도 올바른 일을 하며, 변화와 혁신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진정한 의미의 성실함이다. 


저자는 의과대학 졸업을 앞두고 내과에서 임상실습을 하면서 담당 레지던트에게 배운 교훈을 소개한다. 담당 레지던트는 저자에게 한 환자의 상태를 주기적으로 점검해 보고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저자는 하루에 두 번씩 환자의 상태를 점검했고 이 정도면 충분히 성실하게 지시를 수행하고 있다고 여겼다. 하지만 환자의 상태는 점점 더 나빠졌다. 보다 못한 레지던트가 직접 환자의 상태를 점검했다. 저자와 달리 레지던트는 '하루에 두 번'이 아니라 '오전에만 두 번' 환자의 상태를 점검했다. 저자보다 맡은 일도 훨씬 많고, 훨씬 바쁜데도 말이다! 그 결과 레지던트는 저자가 보지 못한 환자의 이상을 빠르게 발견해 신속히 조치할 수 있었고, 결국엔 환자의 목숨을 살릴 수 있었다.


환자를 하루에 두 번 점검하는 것과 오전에만 두 번 점검하는 것. 별로 다르지 않아 보이지만 그 결과는 어마어마하게 달랐다. 이는 단순히 빈도의 차이가 아니라 관심의 차이, 정성의 차이, 노력의 차이, 나아가 결과의 차이로 이어졌다. 이 일을 계기로 저자는 성실함의 중요성을 절실하게 깨달았지만 주변 사람들은 달랐다. 사람들은 여전히 성실함을 손쉽고 하찮은 덕목으로 치부한다. 하지만 막상 실천해보면 어마어마하게 어렵고 중요한 덕목이라는 걸 알게 될 것이다. 더욱이 병원 같은 의료 현장에서 결과의 차이는 곧 사느냐 죽느냐의 문제다. 


저자가 강조하는 덕목 중에는 손 씻기도 있다. 놀랍게도 의사와 간호사가 손 씻는 횟수는 요구되는 규정치의 2분의 1 내지 3분의 1에 지나지 않는다. 씻지 않은 손을 통해 전염병이 확산될 수 있다는 것을 몰라서가 아니다. 이는 대체로 과중한 업무와 바쁜 스케줄 때문이고, 손을 씻느라 수술에 지각하는 것보다 손이야 씻든 말든 정시에 수술실에 들어가는 것이 더 낫다고 여겨지는 병원 내 조직 문화 때문이다 


우리는 늘 손쉬운 해법만을 바란다. 일거에 문제를 해결할 간단한 변화 말이다. 그러나 인생에 그런 요행은 거의 없다. 오히려 성공은 백 걸음을 가기 위해 한 걸음 한 걸음 똑바로 나아갈 때, 단 한 번의 실수도 없이 모두가 힘을 모을 때 가능한 일이다. 우리는 의료 행위라고 하면 고독하면서 지적인 소임이라고 흔히들 생각한다. 그러나 제대로 된 의료란 까다로운 진단을 내리는 것이라기보다 모두가 손 씻기를 확실히 실천하는 것에 가깝다. (35쪽) 


저자는 성실함과 함께 올바름, 새로움 등의 덕목을 강조하며, 이런 덕목들의 중요성을 실감하게 된 계기를 생생하게 소개한다. 의료 현장에서 벌어진 일이 대부분이지만 저자가 도출한 교훈은 다른 분야, 다른 업종에서도 충분히 적용 가능하다. '나는 열심히 일하고 있다', '나는 성실하게 맡은 바를 잘 수행하고 있다'는 생각이 때로는 틀릴 수 있다는 것을 지적할 뿐만 아니라 이를 어떻게 교정하고 개선할 수 있는지도 일러주는 보기 드문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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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의 코스요리 - 글로벌 경영 셰프들이 준비한 최상의 성공 레시피
천위안 지음, 송은진 옮김 / 영인미디어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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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 수준의 CEO들이 공유하는 사상과 철학, 태도와 습관은 무엇일까? 중국의 경제학자 천위안이 쓴 <CEO의 코스요리>는 피터 드러커, 케인즈, 제레드 다이아몬드 등의 사상가와 스티브 잡스, 리처드 브랜슨, 모리타 아키오 등의 사업가들이 입을 모아 이야기하는 성공 비결과 이들이 최근 가장 관심 있어 하는 분야의 정보를 일종의 '코스요리'로 구성하여 소개하는 경제경영서다. 


제1장 트렌드(애피타이저) 편에는 지금 당장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변화와 이를 통해 도출할 수 있는 트렌드가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다. 현재 경제경영 분야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뤄지는 개념은 '네트워크'이다. 인터넷과 SNS를 통해 수많은 사람들을 동시에 연결할 수 있게 되면서, 네트워크는 세상이 돌아가는 방식을 바꾸고 개인의 역량 또한 과거에 비해 현저히 커졌다. 이럴 때 CEO가 유념해야 할 사항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어떻게 부족을 이룰 것인가?"이며, 둘째는 "어떻게 부족을 이끌 것인가"이다. 애플이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은 신제품을 출시할 때마다 열광하는 팬덤의 덕이 크다. 최근에는 유명 기업이 광고 대신 수십만, 수백만 명의 팬을 거느린 파워 블로거, 파워 인스타그래머, 파워 트위터리언과 협업해 매출을 올리는 사례도 흔하다. 


제2장 마인드(샐러드) 편에는 성공한 CEO와 실패한 CEO를 가르는 생각의 차이에 대한 설명이 나와 있다. 유능한 사람들만 모인 조직이 종종 어리석은 판단을 내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저자에 따르면 이런 조직에 부족한 것은 지혜가 아니라 지혜를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어도 조직, 직급, 분위기 및 결과에 대한 예상 등의 영향을 받아 아이디어를 입 밖으로 꺼낼 수조차 없다면 무용지물이다. 저자는 이를 방지하기 위해 모든 직원이 어떤 제한이나 금기 없이 자유롭게 사고하고 토론하고 교류할 수 있는 '커피 타임'을 가져야 한다고 제안한다. 실제로 HP는 카페 스타일 토론회를 도입한 이후 공장 사고율을 크게 줄였다. 


이 책은 이 밖에도 시스템(수프), 전략(주요리), 마케팅(부요리), 브랜드(디저트), 위기를 기회로(커피) 만드는 법에 관해 자세히 소개한다. 특정 지역이나 산업, 기업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지역과 국가, 산업, 기업의 사례가 나와 있어 흥미롭다. 단순히 사례를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4차 산업혁명이 급속도로 진행 중인 상황 속에서 독자가 무엇을 고려하고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지까지 일러주어 유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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