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의 주인 신장판 8
사무라 히로아키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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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만화를 처음 볼 때만 해도 이렇게 빠질 줄은 몰랐다. 무협 만화를 전혀 읽어본 적 없는 내가, 이 만화의 신간이 나올 때마다 눈에 불을 켜고 읽고 있다니 ㅎㅎㅎ 내가 생각해도 신기하다 ㅎㅎㅎ


지난 7권에서 만지와 린은 막부를 위해 일하는 하바키 가키무라의 주선으로 어느 저택에 갔다. 만지는 린에게 잠깐만 기다리라고 말한 뒤 혼자서 저택 안으로 들어갔는데, 린이 아무리 기다리고 또 기다려도 만지는 나올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그러는 사이 린은 무해류의 햐쿠린과 우연히 만나고, 혼자서 전에 살았던 집에 갔다가 낯선 남자와 여자를 만나게 된다.


낯선 남자와 여자의 정체는 이사쿠 씨와 요시노 도우야. 에도(지금의 도쿄) 사람 같지 않은 외모나 말투로 보아 홋카이도에서 온 듯하고, 하는 행동이나 나누는 대화로 봐서는 이사쿠 씨가 도우야의 하인 같다. 빈 집 같아 보여서 자러 왔다는 이사쿠 씨와 도우야의 말을 듣고 일단은 잘 수 있게 해줬지만, 날이 갈수록 방만해지는 도우야의 태도에 린은 점점 자신의 결정을 후회한다.


한편 저택에 들어간 후로 깜깜무소식인 만지는 엄청난 일을 당하고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죽지 않는 만지의 몸을 이용한 일종의 인체 실험이었다! 만지가 불사의 몸을 지녔다는 사실을 알게 된 막부 인사가 만지의 몸의 비밀을 파헤쳐 만지처럼 '죽여도 죽지 않는' 병사들을 만들어 전쟁터에 내보낸다는 계획을 세웠다고 ㄷㄷㄷ


만화 자체는 물론 허구지만, 일본이 한때 온갖 극악무도한 방식의 신체 실험을 자행한 전적이 있는 나라이다 보니 이런 내용이 허구로만 느껴지지는 않았다. 정말로 살아있는 인간을 만지처럼 불사의 몸으로 만드는 실험도 하지 않았을까. 이런 내용을 만화에 담은 작가의 용기(패기?)도 놀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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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의 주인 신장판 7
사무라 히로아키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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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권이 워낙 극적인 대목에서 끝이 나는 바람에 7권을 읽고 싶은 마음이 무척 컸다. 결론부터 말하면... 으아아 너무 재밌다, 이 만화!! 한동안 헤어져 있었던 만지와 린은 기적적으로 재회하고, 만지는 린의 곁에 있는 남자가 린의 부모를 죽인 원수인 아노츠 카게히사라는 사실을 알게 되지만 복수는 못하게 된다. 결국 아노츠 카게히사는 뒤따라온 00의 도움으로 달아나고 만지와 린 역시 자신들의 길을 가게 된다.


일도류에 돌아간 아노츠 카게히사는 그동안 자신들이 '아카기'라고 불렀던 남자의 정체가 막부의 하바키 카기무라이며, 하바키가 자신들의 목숨을 노리고 있다는 사실을 전한다. 막부가 일도류를 숙청해야 할 적으로 여기고 있다는 사실이 명백해진 이상, 더는 막부와 손잡을 이유가 없다며 이제부터는 누구도 믿거나 따르지 않고 자신들의 살 길을 찾자고 결의한다.


한편 만지와 린이 머무르는 숙소에 한 남자가 찾아온다. 그가 바로 막부의 수하로 일하는 하바키 카기무라. 순식간에 린을 인질로 삼은 하바키는 만지에게 막부를 위해 일할 것을 요구하고, 우여곡절 끝에 탈출해 린의 진심을 들은 만지는 이튿날 린을 데리고 어느 저택으로 향한다. 그곳에서 린은 의외의 인물과 재회하는데...! 이후에 생각지도 못한 전개가 이어져서 곧바로 8권을 읽지 않고는 배길 수 없었다. 언제 9권 나오나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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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대, 뭐 하면서 살 거야? - 청소년의 진로와 경제활동에 대한 지식소설 ㅣ 특서 청소년 인문교양 8
양지열 지음 / 특별한서재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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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봤을 때는 청소년들을 위한 직업 안내서 같은 책인 줄 알았는데, 읽어보니 사회에 나와서 일자리를 구하기 전에 미리 알아두면 좋을 법 상식에 관한 책이다.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책인 건 맞지만, 아직 본격적으로 사회에 나오지 않은 채로 아르바이트나 인턴으로 일하는 대학생이나 취업준비생, 이미 사회에 나온 직장인들에게도 유익할 것 같다.


이 책을 쓴 양지열 변호사는 중앙일보에서 8년간 사회부, 문화부 기자로 일하다 사법고시에 응시한 다소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기자 출신다운 탁월한 글솜씨를 발휘해 다수의 책을 집필했으며, 그중에는 <헌법 다시 읽기>, <내가 하고 싶은 일, 변호사> 등 법을 잘 모르는 일반인들이 법적 곤란을 겪지 않도록 법의 기초와 상식을 알기 쉽게 설명해 주는 책이 다수 있다. 이 책도 그중 하나로, 단순히 법 지식을 나열하지 않고 독자들이 끝까지 흥미를 가지고 읽을 수 있게끔 소설 형식으로 쓰인 점이 돋보인다.


이야기는 중학생인 시연의 시점으로 시작한다. 시연은 학생회장 언니가 연예인 기획사의 연습생이 되었다는 소식을 엄마에게 전한다. 마침 엄마도 그 소식을 듣고 시연의 삼촌을 소개해 준 참이다. 변호사로 일하는 시연의 삼촌은 사람들이 중요한 거래나 계약을 하기 전에 법적인 문제가 있는지 없는지 미리 검토해 주는 일을 한다. 연예인 기획사의 연습생이 되면 본격적인 트레이닝을 받기 전에 계약을 하게 되는데, 학생회장 언니가 향후 분쟁을 겪지 않도록 시연의 삼촌이 함께 계약서를 봐준 것이다.


연예인 기획사의 연습생이 될 기회는 흔하지 않지만, 계약을 체결하는 상황은 일상생활에서도 빈번하게 벌어진다. 카페에서 음료를 주문하고 계산을 하는 상황도 엄밀히 따지면 업주를 상대로 음료에 관한 매매계약을 체결하는 것이다. 이러한 계약은 민법에 속하는 원칙들로, 민법을 몰라도 일상생활을 하는 데에는 큰 지장이 없지만, 민법을 알아두면 일상생활을 하다가 크고 작은 문제가 발생했을 때 보다 여유롭게 대처할 수 있다.


책에는 이 밖에도 유튜브 크리에이터를 비롯한 인플루언서로 활동할 때 알아두면 좋은 계약 관련 사항들, 아르바이트를 할 때 필요한 단기 근로계약서 작성하는 방법, 청년 사업가로서 창업을 할 때 필요한 법 지식, 중소기업에 취직한 경우 필요한 법 지식 등이 자세히 나온다. 스토리텔링 형식이라서 가볍게 읽기 좋고, 가볍게 읽으면서 중요한 법 지식을 배울 수 있어서 유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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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모리 가즈오 - 위기를 기적으로 만든 혼의 경영
송희영 지음 / 21세기북스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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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세라, KDDI의 창업주이자 한때 도산 위기에 몰렸던 일본항공(JAL)을 흑자로 전환한 입지전적인 인물이 바로 이나모리 가즈오다. 조선일보에서 38년간 경제 전문 기자로 근무했고 도쿄 특파원으로 주재한 경력도 있는 송희영의 <이나모리 가즈오 : 위기를 기적으로 만든 혼의 경영>은 제목 그대로 '위기를 기적으로 만든' 경영인 이나모리 가즈오의 생애와 경영 철학을 소개하는 책이다. 그동안 국내에 출간된 이나모리 가즈오 관련 책을 여러 권 읽어보았는데, 이 책만큼 이나모리 가즈오의 전 생애를 자세히 정리한 책은 읽어보지 못했다.


이나모리 가즈오는 1932년 일본 규슈의 가고시마에서 4남 3녀 중 둘째 아들로 태어났다. 집안이 어려워서 고등학교에 진학할 때 아버지의 반대가 극심했다. 취업을 하라는 아버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공부해서 고등학교, 대학교까지 진학했지만 졸업 후 취업이 잘되지 않았다. 어쩌다 면접시험까지 보게 되어 다른 지원자들에게 물어보면 죄다 그 회사에 연줄이 있었다. 결국 힘들게 취업에 성공했지만 회사 사정이 어려워서 월급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그렇다고 어렵게 취업한 회사를 그만둘 수도 없어서 갈등할 무렵, 열심히 노력해 신기술을 개발했고 그것을 바탕으로 교세라를 창업했다.


말단 사원으로 시작해 대기업 총수의 자리에 오른 사람이라서 그런지 이나모리의 경영 철학의 중심에는 늘 사원들이 있다. 경영학자들이 이나모리의 경영을 '인본주의 경영' 또는 '인간 존중의 경영'이라고 부르는 까닭이다. 실제로 이나모리는 사원들의 만족과 행복을 최우선 순위에 둔다. 사원을 위해 경영하면 기업의 이익과 주주의 이익은 바로 따라온다는 말까지 남겼다. 이는 '일단 회사가 잘 되어야 사원이 잘 된다'라고 강조하는 일부 기업가들의 말과는 정반대다. 심지어 이나모리는 사장이 사원들 위에 군림하는 사람이 아니라 사원들이 행복해지도록 더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경영 또한 사람이 사람을 위해 하는 일이므로, 기업의 성장이나 이익 극대화가 아니라 사원의 행복과 인간의 성장을 목적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책의 장점은 단순히 이나모리 가즈오의 생애와 경영 철학을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이나모리의 경영 이념이 형성된 역사적 맥락과 지역적 배경까지 유추해서 설명한다는 것이다. 이나모리가 임진왜란 당시 조선인 도공의 다수가 끌려간 가고시마 출신인 것과 세라믹 사업을 택한 것은 어떤 관련이 있는지, '씨 없는 수박'을 개발한 우장춘 박사와는 어떤 관계인지, 해마다 이나모리경영스쿨의 세계대회를 요코하마에서 개최한 까닭은 무엇인지 등등 '사업가' 이나모리만 알고 '인간' 이나모리를 모르면 알 수 없는 정보들이 많이 담겨 있다.


이나모리 가즈오를 비롯한 경영 대가들의 책을 꾸준히 읽고 그들의 경영 철학을 학습해야 하는 까닭에 대해서도 상세히 설명한다. 이나모리는 후대 경영인들을 위해 '세이와주쿠' 또는 '이나모리경영스쿨'로 알려진 경영 강의를 무료로 해왔다. 이는 이나모리 자신이 중소기업 사장으로 일하면서 도움을 받거나 고충을 털어놓을 곳이 없어서 힘들었던 경험에서 비롯된 일종의 봉사 활동이다. 이나모리는 어떻게 하면 자신이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지를 끊임없이 고민하라고 조언한다. 이는 비단 사업가들뿐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꼭 필요한 조언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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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 특별 합본판 ㅣ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이윤기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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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시절, 신화를 주제로 한 교양 수업을 들으며 아주 힘들게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읽었던 기억이 있다. 그때는 한국인인 내가 왜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읽어야 하는지, 왜 어려운 지명이나 인물명을 외워야 하는지, 왜 어느 신과 어느 신이 사랑에 빠져서 벌어진 일을 알아야 하는지 납득이 안 되어 애를 먹었는데, 막상 그렇게 힘들게 공부를 하고 나니 철학이나 정치학, 문학, 예술사 등 다른 학문을 공부하기가 한결 수월했다. 이래서 다들 그리스 로마 신화를 공부하는구나 싶었다.


오랜만에 그리스 로마 신화를 다시 읽었다.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그리스 로마 신화 관련 서적으로 손꼽히는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인데, 오래전에 읽은 구판과는 다른 특별 합본판을 읽었다. 총 5권으로 출간된 구판을 한 권으로 엮은 특별합본판은 쪽수가 무려 1200에 달한다. 여기에 기존 책에서 선별하고 새롭게 추가한 도판 자료 220여 점을 수록했고, 오랫동안 소장할 수 있도록 양장본으로 만들어졌다. 누구나 집에 한 권씩 두고 궁금할 때마다 찾아보면 좋을 듯하다.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에는 신화를 잘 모르는 사람도 이름은 익히 들어보았을 제우스, 헤라, 아프로디테, 에로스 같은 유명한 신들의 이야기를 비롯해 테세우스, 하데스, 오르페우스, 디오뉘소스, 헤르메스, 나르키쏘스 등의 이야기를 자세히 소개한다. 각각의 신들에 얽힌 이야기를 소개할 뿐 아니라 해당 신을 주제로 한 명화도 소개해 다양한 분야의 교양 지식을 이 책 한 권으로 한 번에 얻을 수 있다는 점이 돋보인다.


무엇보다도 이 책은 저자인 이윤기 선생의 수려한 번역과 다채로운 해설이 최고의 강점이 아닌가 싶다. 제1권 1장의 제목은 '잃어버린 신발을 찾아서'이다. '신화 책인데 웬 신발?'이라는 의문을 가지기가 무섭게, 저자는 왕위와는 거리가 먼 평범한 청년이었던 이아손이 강을 건너지 못하고 있는 할머니(나중에 헤라로 밝혀진다)를 도와주다 신발 한 짝을 잃어버리는데, 얼마 후 '외짝 신발을 신은 사나이'가 이올코스의 왕이 된다는 전설의 주인공으로 지목되어 왕위에 오르는 신비한 이야기를 소개한다. 


"왜 하필이면 신발인가? 신발은 과연 무엇인가?" 그리고 이어지는 테세우스, 달마, 콩쥐의 이야기...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영웅 이야기로 시작해 불교와 한국의 전래동화 속 인물 이야기까지 엮어내는 솜씨가 탁월하다.





제4권과 제5권에는 각각 헤라클레스 신화와 아르고 원정대의 모험에 관해 소개하면서 저자가 직접 그리스 로마 신화의 배경이 된 장소들을 여행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여행해본 적 없는 나라와 장소들이라서 여행기 자체만으로도 흥미로웠고, 유적지 한곳에 가더라도 단순히 둘러보기만 하는 게 아니라 저자의 지식과 식견을 담아 풍부하게 해설을 들려줘서 유익했다. 언젠가 직접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장소들을 여행할 그날을 꿈꾸며, 그때까지 이 책을 여러 번 더 읽어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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