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도서관 기행 - 오래된 서가에 기대앉아 시대의 지성과 호흡하다, 개정증보3판
유종필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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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도서관 기행>은 국회도서관장을 지낸 저자가 전 세계 유수의 도서관 70여 곳을 방문하며 보고 듣고 느낀 경험을 엮은 책이다. 2018년 2월 개정증보 3판이 출간되었으며(초판은 2010년 출간), 과거 한국인에게 금단의 땅이었던 쿠바의 국립도서관을 비롯해 덴마크 왕립도서관, 오스트리아 아드몬트수도원도서관을 방문한 기록이 추가되었다. 


책을 읽으며 각 나라를 대표하는 도서관의 위용에 감동했고, 나라마다 책을 대하는 자세가 비슷하면서도 다른 점에 놀랐다. 세계 최초의 도서관인 이집트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은 거대한 해시계처럼 새긴 원반형 지붕과 세계 각국의 문자가 새겨진 화강암 벽면을 눈으로 직접 보기 위해서라도 꼭 가보고 싶다. 오스트리아 아드몬트수도원 도서관의 프레스코 천장화도 육안으로 보면 얼마나 환상적일지 궁금하다. 러시아의 대학생들은 교과서를 사지 않고 도서관에서 빌려서 공부하고 학기가 끝나면 반납한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미국에선 도서관이 주민센터, 직업소개소 등의 역할을 한다는 사실도 인상적이었다. 


클레오파트라가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의 단골이었다는 사실도 이 책을 통해 알았다. 클레오파트라는 그리스, 로마의 고전을 원전으로 읽었던 당대 최고의 지성인이며, 그의 지혜와 지략, 유려한 언변은 도서관에서 갈고닦은 내공에서 비롯되었다. 이를 알았는지 몰랐는지, 로마의 황제 카이사르는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을 불태워 클레오파트라의 분노를 샀다. 카이사르 사후 안토니우스는 터키 페르가몬도서관의 20만 장서를 통째로 배에 싣고 와서 클레오파트라의 연인이 되었다. 


런던이 자랑하는 대영도서관은 런던 시내 중심지 킹스크로스 역(9와 3/4 플랫폼에서 호그와트 행 기차를 탈 수 있다는 그곳) 근처에 위치한다. 여기서 유로스타 열차를 타면 해저터널을 통해 유럽 대륙은 물론 러시아, 시베리아, 중국, 신의주, 평양, 서울까지 연결된다. 병인양요 당시 프랑스가 약탈한 외규장각 도서를 반환받는 문제에 대해서도 나온다. 외규장각 도서는 프랑스가 조선을 침략하려 한 (프랑스 정부로서는) 부끄러운 역사를 보여주는 증거물인데 뭐가 좋다고 반환을 거부하는 걸까. 이해가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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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꿈꾸는 나라 ㅣ 지혜의 시대
노회찬 지음 / 창비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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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비 출판사가 각 분야의 명사들이 자신만의 길을 닦으며 깨닫게 된 지혜를 공유하는 '지혜의 시대' 시리즈를 선보였다. 故 노회찬, 김대식, 김현정, 변영주, 정혜신 등 주옥같은 저자 중에 내가 서평단으로 먼저 만나본 명사는 지난 7월 세상을 떠난 故 노회찬 의원의 책 <우리가 꿈꾸는 나라>다. 


이 책은 지난 2018년 2월 20일 창비에서 주최한 '지혜의 시대' 연속특강 중 故 노회찬 의원의 강연 '촛불시대, 정치는 우리 손으로'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강연 녹취 후 저자 교정 중에 노 의원이 갑작스럽게 유명을 달리하면서 유가족과 논의하여 이 책의 출간이 결정되었다. 유시민 작가의 추도사와 이정미 정의당 대표의 추도사, 안재성 소설가가 정리한 노 의원의 약전이 함께 수록되었다. 


책을 읽는 내내 故 노회찬 의원의 음성이 귓가에 들리는 듯해 가슴이 먹먹했다. "우리는 모두 비포 크라이스트(Before Christ)가 아니라 촛불 이전, 비포 캔들(Before Candle) 시대에 태어났습니다."라는 문장을 읽을 때는 노 의원 특유의 재치 넘치는 말솜씨가 그리웠고, 개헌의 당위성에 대해 설명하면서 "한 사람 나이가 일흔인데, 태어나서 성형수술을 아홉 번 받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수술을 받은 때가 마흔 살 때였습니다. 그러면 일흔인 지금은 얼굴이 어떨까요?"라고 청중에게 되묻는 장면에서는 노 의원의 특기였던 촌철살인의 비유를 더 이상 들을 수 없음에 마음이 아팠다. 


정치를 하면서 고초를 여러 번 겪고도 여전히 정치권에 남아 있고 더 큰 정당에 가지 않는 이유가 무엇이냐는 청중의 질문에 대해 노 의원이 내놓은 대답도 마음을 무겁게 했다. "제 개인만 생각하면, 으리으리한 당에 들어가서 더 많은 기회를 노렸을 수도 있었겠지요. 하지만 미래를 내다보면, 여전히 우리나라에 제대로 된 진보정당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이야 진보정당이 작지만 나중에 커지면서 거목 같은 정치인이 나올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저 같은 고참이 개인을 생각해서 편한 길을 찾으면 누가 진보정당을 키우겠습니까." 


공익보다 사익을 우선시하고, 대의가 아닌 눈앞의 당리당략을 챙기기에 급급한 정치인들이 판치는 이 나라에서 이런 정치인을 다시 만날 수 있을까. 대한민국을 故 노회찬 의원이 꿈꾸었던 나라로 만들 의무와 책임은 이제 우리 손으로 넘어왔다. 노 의원이 강연 말미에 청중들에게 당부한 대로 '이게 나라냐'라고 외쳤던 우리들이 당당하게 '이게 나라다', '나라다운 나라다'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날이 앞당겨지도록,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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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 아델
레일라 슬리마니 지음, 이현희 옮김 / arte(아르테)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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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다섯 살, 신문사 기자인 아델은 부족한 것이 없어 보인다. 남편 리처드의 직업은 의사이며 아델에게 다정하고 헌신적이다. 세 살 난 아들 뤼시앙은 가끔 말을 안 들어서 아델의 속을 썩이지만 그 나이 또래답게 명랑하고 건강하다. 일과 가정. 모든 여자들이 꿈꾸는 걸 다 가진 듯 보이는 아델이건만, 어쩐지 아델의 마음은 너무나 허전하고 권태롭다. 남편 친구, 친구의 애인, 직장 상사, 바에서 우연히 마주친 남자, 인터넷에서 만난 남자, 업무상 만난 남자 등등 수많은 남자와 잠자리를 같이 해도 아델의 마음은 좀처럼 채워지지 않는다. 시도 때도 없이 목마른 개처럼 남자를 탐하고 몸을 내준다. 


이 도발적인 소설을 쓴 작가는 2016년 <달콤한 노래>로 프랑스 최고 문학상인 공쿠르 상을 수상한 레일라 슬리마니다. 레일라 슬리마니의 데뷔작 <그녀, 아델>은 가정이 있는 유부녀가 남편 아닌 남자에 대해 끊임없이 성적 욕망을 느끼는 모습을 그렸다는 점에서 같은 프랑스 작가인 구스타브 플로베르의 <보바리 부인>이나 러시아 작가 레프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를 연상케 한다. 한 여성의 내면에 잠재된 자기 파괴적 욕망이 어떤 식으로 그녀 자신을 망치고 사회와 불화하게 만드는지를 그린 점은 레일라 슬리마니의 다른 작품인 <달콤한 노래>와도 통한다. 


소설을 읽는 내내 아델의 내면에만 집중했는데, 소설의 원제를 알고 나니 아델의 내면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남편 리처드와의 관계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소설의 원제는 <식인귀의 정원>으로, 여기서 식인귀는 끊임없이 남자를 탐하는 아델로 볼 수도 있고, 아델을 끊임없이 통제하려 드는 남편 리처드로 볼 수도 있다. 소설에서 아델은 남편 아닌 남자와 몸을 섞은 부정한 여자라고 손가락질 당하기보다 곁에 아무 남자도 없는 상태를 더욱 두려워하는 것으로 나온다. 옮긴이의 말에 따르면 이는 성욕 과잉증, 성적 강박증, 혹은 섹스 중독증이라고도 불리는 님포매니악의 전형적인 증상 중 하나라고 한다.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증상은 아니지만, 그 증상이 남성 중심적인 사회 내에서 한 여성을 어떻게 망가뜨리고 파괴하는지는 이 소설을 통해 잘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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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형외과 운동법 - 건강하고 즐거운 삶을 위한
은상수 지음 / 북레시피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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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형외과 전문의이자 대한민국 테니스 국가대표팀 주치의인 저자가 알려주는 정형외과 운동법을 담은 책이다. 목, 등, 허리, 어깨, 팔꿈치, 손목, 손가락, 엉덩이, 무릎, 발목, 발 순으로 아픈 부위가 있을 때 원인과 증상이 무엇인지 찾아보고 운동을 통해 직접 예방 또는 치료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일반적인 운동법 책과 달리 의학 논문 인용이나 엑스레이 사진이 많다. 운동법'만' 나와 있길 바란 나로서는 불필요하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척추에서 디스크가 빠져나온 사진, 관절 주위 근육이 파열된 사진 등을 보니 '내 몸도 이렇게 되면 어떡하나' 싶고 겁이 나서 당장이라도 운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는 내내 글자가 크다고 느꼈는데 시력이 좋지 않은 어르신들을 위한 배려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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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결정은 언제나 옳다 - 잘못된 선택을 성공으로 만드는 법칙
양현상 지음 / 한국경제신문i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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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결정을 내리려는 욕심이 뇌를 굳어지게 한다. 세상에는 완벽한 사람도 선택도 없다. 지금 바로 내리는 결정이 며칠을 거쳐 숙고한 끝에 내리는 완벽한 결정보다 나은 이유다. 결정장애를 겪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득보다 손실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결정 앞에 작아지고 결정을 두려워한다. (22쪽) 


<당신의 결정은 언제나 옳다>의 저자 양현상은 20년간 공직 생활을 했다. 보람도 있고 자부심도 많았지만, 점점 내가 주인인 삶을 살고 있지 않다는 회의감이 늘어갔다. 그래서 저자는 공직을 그만두고 인생의 경로를 바꿨다. 요즘처럼 많은 사람들이 공무원이 되기를 바라고 직장에서 떠나기를 두려워하는 시대에 아주 큰 결단을 내렸다. 후회는 없었을까? 저자는 말한다. 결정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결정을 내린 다음 결정을 자신이 원하는 결과로 이끄는 것이 결정 그 자체보다 중요하다. 


이 책은 저자가 성공학 강사이자 전문가로서 결정에 관해 연구하고 분석한 결과를 담고 있다. 저자에 따르면 결정장애의 다른 이름은 욕심이다. 결정을 차일피일 미루는 건 결국 완벽한 결정을 내리겠다는 핑계로 결정 그 자체를 피하는 것이다. 결정에는 좋은 결정도 없고 나쁜 결정도 없다. 당신이 한 결정이 좋은 결정이 되거나 나쁜 결정이 되는 것은 결정 이후다. 결정의 결과는 시간의 흐름이 좌우한다. 당장은 좋아 보이는 결정이 나중에 나쁜 결정으로 드러나는 경우, 그 반대의 경우가 왕왕 있다. 


그렇다고 아무 대책 없이 무분별한 결정을 내려선 안 된다. 이 책에는 성공적인 결정을 내리기 위한 조언이 나온다. 성공적인 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는 많은 정보들이 있어야 한다. 가능한 한 여러 루트를 통해 다양한 정보를 수집하면 보다 나은 결정을 내릴 수 있다. 성공적인 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는 자신의 마음을 정확하게 알고 있어야 한다. 내가 지금 어떤 상태이고, 어떤 상태로 바뀌길 원하는지 명확하게 인식할수록 좋은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 밖에도 다양한 조언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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