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절을 만나러 청두에 갑니다 - 두보와 대나무 숲, 판다와 마라탕이 있는 문화와 미식의 도시 쓰촨성 청두 여행 Comm In Lifestyle Travel Series 1
김송은 지음 / 컴인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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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중국 여행을 준비하면서 구입한 책인데 그 사이 팬데믹이 퍼지는 바람에 여행은 못 가고 이 책만 읽었다. 저자 김송은은 대학 졸업 후 화장품 회사에서 소비자 연구를 하다가 상하이에 출장을 가게 되었고 이를 계기로 중국의 매력에 빠져 중국을 공부하면서 중국 관련 글을 쓰고 있다. 이 책은 저자가 중국의 매력에 눈을 뜬 상하이보다도 더 많은 애착을 가지고 있는 도시 청두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청두는 중국 쓰촨성의 성도로, 인구가 1600만 명 정도 되는 대도시이다. 청두 하면 한국인들에게는 마라탕과 훠궈, 판다 등이 유명한데, 사실 청두는 <삼국지>의 유비가 촉나라의 수도로 정했을 만큼 역사적으로도 중요한 도시이며 차 문화의 원산지로도 잘 알려져 있다. 저자는 한국인 여행자들이 좋아할 만한 명승지, 음식, 찻집, 서점, 카페, 로컬 여행지 등으로 테마를 나누어 청두의 이모저모를 소개한다. 편집이 깔끔하고 내용이 깊지 않아서 가벼운 마음으로 훑어보기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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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테 - 내세에서 현세로, 궁극의 구원을 향한 여행 클래식 클라우드 19
박상진 지음 / arte(아르테)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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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메로스, 셰익스피어, 괴테와 함께 서양 문학의 4대 시성으로 손꼽히는 이탈리아의 시인 단테의 생애를 박상진 작가가 직접 단테의 고향 이탈리아를 여행하며 돌아본 내용을 담은 책이다. 단테는 대표작 <신곡>을 비롯해 여러 권의 작품을 남겼으나 정작 단테 자신의 생애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많지 않다. 저자는 단테가 태어나고 자란 피렌체를 비롯해 훗날 피렌체에서 추방되어 망명 생활을 할 때 거쳐간 곳을 하나씩 직접 돌아보며 당시 단테가 보고 듣고 생각하고 느꼈을 만한 것들을 대리체험한 내용을 이 책에 담았다. 


단테는 시인이면서 동시에 유능한 정치가이자 행정가, 철학자, 자연과학자이기도 했다. 그가 살았던 13세기 말과 14세기 초는 이탈리아가 교황의 지배에서 벗어나 민족주의에 눈을 뜨기 시작한 때였고, 피렌체가 막대한 부를 기반으로 이탈리아는 물론이고 유럽의 중심으로 부상한 때였다. 어려서부터 아리스토텔레스와 아퀴나스의 사상을 수학한 단테는 현실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가지는 실천적 지식인이 되고자했고, 그러한 소망은 정치가, 행정가가 되는 것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뜻을 이루기도 전에 정치적 분쟁에 휘말려 1301년 망명길에 올랐고 1321년 타계하기 전까지 다시는 고향에 돌아가지 못했다. 


저자는 단테의 망명이 단테에게는 불운이자 비극 같은 사건이었을지 몰라도 인류 전체에게는 선물 같은 시간이 되었다고 평가한다. 그도 그럴 것이 이 망명길에서 단테가 대표작 <신곡>을 구상하고 완성했기 때문이다. <신곡>에는 당시 피렌체와 이탈리아의 정치 상황은 물론 잘 알려져 있지 않은 단테의 생애를 짐작할 수 있는 여러 단서들이 숨겨져 있다. 오랫동안 단테를 연구한 저자 박상진은 적절한 인용과 이해하기 쉬운 해설로 <신곡>과 단테, 피렌체를 비롯한 이탈리아 중북부 도시들의 문화와 역사를 연결한다. <신곡>을 읽고 나서 이 책을 다시 한 번 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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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속의 죽음 - 애거서 크리스티 재단 공식 완역본 애거서 크리스티 푸아로 셀렉션 3
애거사 크리스티 지음, 박슬라 옮김 / 황금가지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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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거서 크리스티의 대표작 중 <오리엔트 특급 살인>이라는 작품이 있다. 이 작품이 폭설에 갇힌 기차 안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을 다룬다면, <구름 속의 죽음>은 공중에 뜬 비행기 안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의 진실을 파헤친다. 이야기의 무대는 프랑스 파리와 영국 크로이든을 오가는 비행기 프로메테우스 호. 순조롭게 비행이 이루어지고 착륙을 준비하던 중, 중년 여성 승객 한 명이 죽은 채로 발견된다. 우연히 그 비행기에 타고 있던 에르퀼 푸아로는 단순한 사망이 아님을 인지하고 범인 찾기에 나선다. 


이동 수단 안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이라는 점에서 <오리엔트 특급 살인>과 비슷하다고 느꼈지만, 그 밖에는 비슷한 점이 거의 없었다. 범인을 찾는 과정이나 범인의 유형으로 볼 때는 애거서 크리스티의 이전 작품들과 더 비슷하다. 이 작품의 결말에 큰 충격을 받은 사람이 많다고 하는데, 나로서는 1935년에 발표된 작품인데 그 시절에 이미 일반인들이 자유롭게 비행기를 타고 외국을 오갔다는 사실이 훨씬 더 충격적이다. 한국에선 1989년 해외여행 전면 자유화 이후에나 가능했던 일. 이것이 제국과 식민지의 차이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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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소포타미아의 살인 - 애거서 크리스티 재단 공식 완역본 애거서 크리스티 푸아로 셀렉션 2
애거사 크리스티 지음, 김남주 옮김 / 황금가지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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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자기 전에 애거서 크리스티 푸아로 셀렉션을 조금씩 읽고 있다. 최근에 읽은 두 권이 예상한 것보다 너무 재미있어서 잠을 잊을 정도였는데, 그중 한 권이 이 책이다. 이야기는 영국의 여성 간호사 에이미 레더런이 메소포타미아 유적 발굴 현장의 감독관 레이드너로부터 자신의 아내 루이스를 간호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바그다드로 가면서 시작된다. 나중에 알고 보니 루이스는 신체적인 문제가 아니라 정신적인 문제가 있었는데, 그 사연이 밝혀지면서 본격적인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 소설이 애거서 크리스티의 다른 소설들과 구별되는 점은 화자가 여성이라는 것과 배경이 중동이라는 것. 애거서 크리스티의 소설 중에서도 에르퀼 푸아로 시리즈의 화자는 푸아로의 조수 헤이스팅스가 맡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 작품은 드물게 에이미 레더런이라는 여성 간호사가 화자를 맡았고 그 역할을 훌륭히 해낸 점이 좋았다. 소설의 배경이 중동의 유적 발굴 현장인 점은 애거서 크리스티의 두 번째 남편이 고고학자이고 그를 따라 중동에서 생활한 적이 있다는 것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 외국에서 느낄 수 있는 생경함이나 공포감 등이 작품에 긴장감을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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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한 행복
정유정 지음 / 은행나무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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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누구나 행복을 추구한다. 그것은 인간의 본능이며 삶의 목적이 되기도 한다. 다만 늘 기억해야 한다. 우리에겐 행복할 권리와 타인의 행복에 대한 책임이 함께 있다는 것을." - '작가의 말' 중에서



서늘한 뜨거움 또는 뜨거운 서늘함. 정유정의 소설에는 분명 이런 정서가 있다. 신작 장편 소설 <완전한 행복>도 그렇다. 


이야기의 분위기는 대체로 서늘하다. <겨울왕국>을 좋아하는 지유는 엄마와 단둘이 산다. 친아빠는 엄마와 이혼한 후로 얼굴을 보기 힘들고 새아빠는 친절하지만 아직 불편하다. 지유와 지유 엄마는 지유 엄마의 할머니가 물려준 시골집과 늪지에 종종 간다. 시골집에 가면 지유 엄마는 직접 산 고기를 손질해 오리 먹이로 쓴다. 지유는 유치원 아이들에게 '오리는 고기를 먹는다'고 했다가 놀림을 당한 적이 있다. 지유 엄마는 규칙이 많은 사람이고 지유가 규칙을 어기면 엄한 벌을 준다. 지유는 엄마가 무섭지만 고아가 되는 벌을 받는 게 더 무서워서 엄마가 만든 규칙을 열심히 따른다. 엄마와 있었던 일을 남에게 말하는 건 절대 비밀. 그건 친아빠에게도 이모에게도 안 된다. 


지유의 주변에는 어른들이 여러 명 있지만 이들 중에 지유가 겪는 상황을 눈치채고 먼저 도움의 손길을 뻗는 어른은 거의 없다. 지유의 친아빠 준영은 이혼 후 생활고를 겪다 못해 소식이 끊겼고, 새아빠 은호는 전처와의 관계를 정리하고 아들 노아를 돌보는 일만 해도 힘에 부친다. 지유의 이모 재인이 그나마 지유를 안타깝게 여기고 챙기려고 하지만, 지유의 외할머니는 재인이 하는 일을 전부 못마땅하게 여기고 유나만 감싸고돈다. 그래도 여기까지는 여느 집에나 있는 갈등이나 불화 수준으로 볼 수 있었는데, 갑자기 한 사람이 사망하고 그의 가까운 사람이 가해자로 지목되면서 잔잔한 촛불 정도였던 불이 거대한 횃불 정도로 커진다. 급기야 이들 주변에서 일어난 사망으로 귀결된 사건 사고의 대부분이 실은 오랫동안 누군가에 의해 계획되고 실행된 연쇄 살인 사건임이 드러난다. 


'작가의 말'에서 작가는 한때 가스라이팅을 당한 적이 있으며, 이 때문에 가스라이팅을 하는 사람에 대해 오랫동안 많은 생각을 해왔다고 고백한다. 작가에 따르면 가스라이팅을 하는 사람은 나르시시스트일 가능성이 높고, 나르시시스트는 자신이 특별한 사람이라고 믿기 때문에 남에게 고통을 주고 남을 희생해서라도 완전한 행복에 이르고 싶어 하는 경향이 있다. 내가 특별하기 때문에 남도 특별하다고 믿는 게 아니라, 내가 특별하기 때문에 남은 특별하지 않다고 믿는 우월감 내지는 오만함은 대체 어디에서 오는 걸까. 작가는 본성이나 양육 환경 중 무엇으로부터 그러한 성격이 발현된다고 못 박지는 않았지만, 이 소설을 보면 본성과 양육보다도 행복에 대한 강박이 나르시시즘의 발현에 큰 역할을 하는 것 같다. 더 자세히는 나의 행복을 위해 남의 행복을 짓밟아도 된다는 착각. 


행복을 가로막는 요소를 문자 그대로 '제거'하면 행복해질 수 있다고 믿는 범인의 모습은 내가 이 집에서만 안 태어났어도, 학벌만 더 좋았어도, 직장만 잘 들어갔어도 지금보다 행복했을 거라고 믿는 사람과 얼마나 다른가. 그때 그 주식을 샀으면, 그때 그 부동산에 투자했으면 행복했을 거라고 믿는 사람과는 어떻게 다른가. 행복을 '지금 여기'에서 찾지 않는 사람, 뭔가를 희생하거나 누군가를 짓밟아야만 얻을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이 일으킬 수 있는 극단의 비극을 서늘하게 묘사하고 뜨겁게 비판하는 이 작품이 오래도록 머릿속을 맴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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