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법을 알아야 논쟁할 수 있는 것들 (양장) - 독도와 바다, 주권과 인권, 그리고 전쟁에 대한 약간은 불편한 진실
홍중기 지음 / 한울(한울아카데미)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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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들어 역사 교육의 부재 또는 위기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국민으로서 그 나라의 역사에 대해 아는 것은 당연하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독도, 이어도, 동북공정 등 주변국 간의 관계에서 크고 작은 마찰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나라의 경우 역사를 잘 아는 것은 현재 그리고 미래 세대의 주권을 수호하는 일과 직결된다. 



이런 문제들에 대처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역사 말고도 또 있다. 바로 국제법에 관한 지식이다. <국제법을 알아야 논쟁할 수 있는 것들>은 독도, 이어도 등 우리나라의 국제관계 현안 이슈들을 국제법적으로 설명한 책이다. 저자 홍중기는 서울대 법과대학 졸업 후 미국에서 국제법을 공부한 국제법 전문가로 현재는 공무원으로 재직 중이다. 언론과 네티즌들이 그릇된 정보와 왜곡된 이론에 근거하여 공격적 또는 방어적 태도로 일관하는 현실을 목격한 그는 전문가로서 국제법에 대한 이론적 지식과 실무를 통해 냉철하고 논리적으로 문제를 설명해야겠다고 생각하여 이 책을 썼다고 한다. 독도, 이어도, 인권, 전쟁 이렇게 네 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는데, 인권과 전쟁 파트는 차치하더라도 독도와 이어도는 자주 논란이 되는 문제인 만큼 읽어두면 좋을 것이다. 법 하면 어렵고 딱딱할 것 같지만 이 책은 국제법 분야에서는 드물게 대중의 눈높이에 맞춰 쉽고 재미있게 쓰여 있으므로 즐겁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언론이나 네티즌 의견 중에는 외교부의 이른바 '조용한 대응'을 비판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저자는 외교부의 이러한 태도를 옹호한다. 독도 광고처럼 국민들에게 찬사를 받는 적극적인 홍보 활동이 오히려 제3자인 외국인들의 눈에는 자극적이고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나는 적극적인 홍보와 조용한 대응 모두 필요하다고 보지만, 현대 국제사회는 법이 지배한다는 사실을 떠올리면 조용한 대응에 더욱 무게를 실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리 목소리를 크게 내도 법적 주장이 약하면 효과가 없을 것이다. 적극적인 홍보 활동을 하더라도 법 체계를 잘 알면 더욱 효과적으로 준비하고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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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yond Startup 글로벌 스타트업 메뉴얼
원아시아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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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는 하버드 대학교를 비롯한 명문대 졸업생 중 다수가 취업 대신 창업을 선택할 정도로 창업을 장려한다고 한다. 실제로 모 미국 대기업의 임원직에 오른 한국인은 한국 기업에 재직한 경력보다 짧게나마 창업을 했던 경력이 미국 대기업 취업시 큰 장점이 되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이제는 '취업 보다 창업'이라는 구호가 심심찮게 들릴 만큼 창업에 대한 시선이 긍정적으로 바뀌어가고 있지만, 여전히 차가운 시선으로 보는 사람들이 더 많은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알고 있는가? 수많은 사람들이 취업하기 위해 목을 매는 대기업들도 누군가가 '창업'한 회사라는 것을 말이다.



<비욘드 스타트 업 - 글로벌 스타트업 매뉴얼>은 새로 시작하는 창업 기업, 즉 스타트 업(start-up) 기업들을 위한 매뉴얼 같은 책이다. '매뉴얼'이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게 비즈니스 아이디어를 얻는 방법부터 구체화하는 방법, 팀 구성, 자금 조달, 출구 전략 등 창업의 단계가 마치 교과서 내지는 설명서처럼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다. 마지막 장에는 미국과 동남아시아에 기반을 둔 기업들 또는 기술 기반 사회적 기업의 참고사례를 소개하여 신빙성을 더했다. 뿐만 아니라 국내외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과 창업경진대회 같은 창업 기회 및 해외에서의 회사설립절차 같은 법, 제도적인 자료까지 첨부되어 있어서 창업의 '창'자도 모르고 창업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실무적인 도움을 주는 책이 될 것이다.



이 책에서 권장하는 것 중 하나는 동남아시아를 비롯한 개발도상국에서의 창업이다. 개발도상국은 전 세계 GDP 성장에서 74퍼센트를 차지하고, 신흥시장의 주요 440개 도시가 전세계 GDP 성장의 50퍼센트를 차지할 만큼 성장 비중이 높다. 그러나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에는 여전히 경제 발전 격차가 존재하고, 기술, 서비스 등 여러 분야에서 신기술이 도입되고 확충될 수 있는 여지가 높다. 저자는 이에 근거해 "스타트업을 하고 싶다면 선진국에서의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신흥시장에서 창업하는 것을 권"한다. (p.17) 국내경제는 물론 세계경제가 전반적으로 불황이라고 불릴 만큼 호재가 없지만 신흥시장은 다를 수 있다. 창업을 생각한다면 국내뿐 아니라 신흥시장, 개발도상국에 눈을 돌려보는 것은 어떨까? 호재가 없다면 호재를 만드는 것도 창업자의 성공 비결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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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2 - 시오리코 씨와 미스터리한 일상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1부 2
미카미 엔 지음, 최고은 옮김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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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의 실패에도 불구하고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시리즈의 인기는 여전하다. 일본에서는 3부가 절찬리에 발매되었고, 국내에서도 1부와 2부 모두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오르며 라이트 노벨로서는 드물게 넓은 독자층의 사랑을 받고 있다. 나 역시 1부와 2부를 단 이틀 동안 읽어치우며(?) 뒤늦게 <비블리아>의 인기에 편승했다. 



이 작품의 매력은 무엇인가? 첫째는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서평에 쓴 것처럼 매력적인 캐릭터가 등장한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주인공 다이스케도 좋지만, 소설의 배경인 헌책방의 주인이자 실질적인 히로인인 시오리코의 매력은 단연 압권이다. 검은 생머리와 흰 피부가 매력적인 그녀는 늘 안경을 쓰고 책에 파묻혀 생활한다. 책 이야기 외에는 관심도 없다. 책을 좋아하는 여성이라면 누구나 공감하거나 동경할 것이고(나는 공감보다 동경쪽이다 ^^), 책을 좋아하는 남성이라면 이런 여성을 한번쯤 이상형으로 꿈꿔보지 않았을까? 게다가 그녀는 고서와 관련된 사건을 책에 대한 해박한 지식으로 척척 해결하는 명석한 두뇌의 소유자인 데다가, 그녀의 인생 자체가 미스터리 투성이다. 사건이 하나씩 해결될 때마다 그녀의 비밀도 하나씩 밝혀지지만, 그만큼 궁금증도, 호기심도 늘어난다. 미스터리 소설의 주인공으로서는 셜록 홈즈 급의 마성을 지닌 인물이라고 생각한다.



둘째는 '책에 대한 책'이라는 점이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책에 대한 책도 좋아한다. 1부에는 나츠메 소세키, 다자이 오사무 등 일본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유명한 일본의 대표적인 작가들의 작품들이 등장하고, 2부에는 장르를 넓혀 소설뿐 아니라 비문학 작품과 국내에도 잘 알려진 <도라에몽>의 작가 후지코 후지오의 작품이 나온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 전부가 이 책에 공감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적어도 일본문학과 일본문화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지식과 재미를 둘 다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셋째는 시오리코와 다이스케의 이어질 듯 이어지지 않는 러브 라인이다. 이 소설은 장르상 '라이트 미스터리 노벨'로 분류되는데, '미스터리'가 추가되었다는 점만 제외하면 보통의 라이트 노벨과 크게 다르지 않다. 라이트 노벨은 (적어도 내가 알기로는) 10대에서 20대 초반의 남성이 환상에 가까울 만큼 이상적인 여인을 만나 특이한 사건들을 겪으며 사랑을 키워나간다는 식의 줄거리인 경우가 많은데, 이 소설은 지극히 일반적인 라이트 노벨의 줄거리를 따른다. 그래서 미스터리 소설이기는 하되 많이 어렵지 않고, 연애물을 좋아하는 독자들이 흥미를 가지고 읽기에 좋다. 무엇보다도 헌책방 주인인 시오리코는 설정상 책만 읽느라 연애를 한 번도 안 해본 것으로 추측되는데도 다이스케를 너무나 잘 '조련'한다. 다이스케에게 마음을 주지 않으면서도 다이스케로 하여금 포기하지 못하게 빌미를 만드는 그녀의 '기술'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물론 실천은 별개라는 거......)



책을 좋아하다보니 인터넷 중고샵도 애용하고 오프라인 헌책방에도 종종 들르는데, 이 책을 읽고나서부터는 헌책방에 들르는 마음과 중고책을 대하는 자세가 사뭇 달라졌다. 시오리코의 말대로 책 한권 한권에는 어떤 사람의 인생과 사연이 담겨있을 터. 고서는 그저 낡은 책이 아니라, 그 책을 아끼고 사랑한 사람의 마음이 담긴 투영물이자 그 사람의 살아온 궤적이 담긴 역사인 셈이다. 내가 읽고 소장하고 있는 책들은 나의 어떤 마음을 담고, 어떤 삶의 일면을 보여줄까. 할 수만 있다면 시오리코 씨에게 감정을 받아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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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 시오리코 씨와 기묘한 손님들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1부 1
미카미 엔 지음, 최고은 옮김 / 디앤씨미디어(주)(D&C미디어)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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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이라는 드라마가 일본에서 방영되었다. 2012년 일본도서 랭킹 1위에 오른 인기 소설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라서 방영전부터 많은 이들의 기대를 모았으나 마지막회가 방송사의 그 시간대 드라마 최저 시청률을 기록했을 만큼 높은 인기를 누리지는 못했다. 인기 소설을 원작으로 했다고 해서 드라마의 인기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지만, 서점 대상에 노미네이트 되었을 정도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드라마가 역대 최저 시청률을 기록한 것은 기현상이라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대체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일까, 일드 팬으로서 궁금한 마음에 드라마를 보려다가 먼저 원작 소설을 읽어보았다.  



저자는 <다크 바이올렛>으로 데뷔한 라이트노벨 작가 미카미 엔이다. 라이트노벨은 젊은 남녀의 로맨스를 위주로 하는 가벼운 느낌의 소설인데, 이 소설은 라이트 노벨에서 조금 더 세분화된 '라이트 미스터리 노벨'이라고 한다. '미스터리'라는 단어가 추가된 것 말고는 라이트 노벨과 장르상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이야기는 어린 시절의 어떤 사건으로 인해 책을 읽지 못하게 된 주인공 다이스케가 취업에 실패하고 동네에 있는 '비블리아 고서당'에서 일하게 되면서 시작된다. 이 헌책방의 주인은 다이스케보다 연상인 시오리코라는 여성으로 검은 긴생머리가 매력적인 안경 미소녀이지만 책 말고는 아무 것에도 관심이 없다. 그런 두 사람이 몇 가지 사건을 고서에 얽힌 사연을 추적하는 방식으로 해결해가면서 이야기는 급물살을 탄다.



일단 분위기가 유쾌하고 문장이 어렵지 않아서 킬링타임 용으로 읽기에 좋다. 가마쿠라(도쿄에서 전철로 한 시간 가량 떨어진 곳에 위치한 해안 도시)가 배경이라서 그 고장의 정경을 아는 사람으로서 장면을 떠올리기가 한결 수월했다. (참고로 가마쿠라는 만화 <슬램덩크>의 배경이다.) 무엇보다도 시오리코와 다이스케의 외모가 무척 매력적으로 묘사되어 있어서 이 둘의 모습을 상상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시오리코는 한 번 본 사람도 잊을 수 없을 만큼 미인이고, 다이스케는 오랫동안 유도를 해서 몸이 매우 건장하다는데, 그런 두 사람이 비좁은 헌책방 안에서 몸을 부대끼며 일한다? 설정만으로도 로맨스가 몽실몽실(?) 피어오르는 것 같다. (^^) 게다가 시오리코는 외모만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책에 대해서도 해박해, 그 지식을 활용하여 현장을 보지도 않고 미스터리 사건들을 척척 해결한다. 주인공 두 사람이 워낙 매력적이라서 이들의 모습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매우 즐거웠다.



그런데 이런 소설일수록 드라마나 영화, 애니메이션 등으로 리메이크될 경우 실망감을 불러일으키기가 쉽다는 점이 아이러니하다. 이 소설은 내용이나 형식만 보면 드라마화 또는 애니메이션화 되기에 매우 적절하다. 비슷한 케이스로 <수수께끼는 저녁식사 후에>가 있는데, 이 소설 역시 내용이 가볍고 유쾌해서 드라마로 만들기에 좋았고, 실제로 드라마화 되어 큰 성공을 거두었다. (곧 영화로도 제작된다고 한다.) 그러나 이 소설은 주인공의 캐릭터가 상대적으로 약했던 반면,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은 과연 이런 사람이 실재할까 싶을 만큼 주인공들이 매력적인 인물로 그려져서 드라마화 되었을 때 시청자들에게 실망감을 준 것이 아닌가 싶다. (일단 여주인공이 긴머리가 아니다......) 찾아보니 캐스팅에 대한 논란이 방영 전부터 있었던 모양인데, 어떤 배우가 했든지 간에 소설 속 시오리코와 다이스케의 느낌을 표현하기가 어렵지 않았을까? 그러나 소설 자체는 매우 매력적이고 재미있으므로 드라마의 인기와 상관없이 시리즈가 계속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참고로 D&C BOOKS는 빨리 3권을 발매하라! 안 그러면 원서로 읽을테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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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지니아 울프와 밤을 새다 - 인생의 계단을 오를 때마다 힘이 되어 준 열 명의 그녀들
이화경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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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중에는 그 책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책들을 읽어보고 싶게 만드는 책이 있다. 그런 책들을 나는 멋대로 '씨앗책'이라고 부른다. 씨앗 하나로부터 줄기가 뻗어나와 여러 개의 가지로 이어지는 것처럼 그 책 한 권에서 다른 책들로 독서의 가지가 쭉쭉 뻗어나가기 때문이다. <버지니아 울프와 밤을 새다>가 바로 그런 책이다. 이 책을 읽고나서 등장 인물들이 쓴 책을 읽어보고 싶어지지 않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나도 책을 다 읽자마자 버지니아 울프의 <자기만의 방>과 헤르타 뮐러의 <숨그네>를 구입했다. 조만간 프랑수아즈 사강의 소설과 한나 아렌트의 책도 구입하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은 제목만 보아서는 버지니아 울프에 관한 책같은데,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저자 이화경은 <꾼>, <화투 치는 고양이> 등을 쓴 소설가로, 자신에게 많은 영감을 준 매혹적이고 지적인 열 명의 여성들의 삶을 이 책에 담았다. 그 중에는 버지니아 울프도 있고, 제인 오스틴, 조르주 상드, 프랑수아즈 사강, 헤르타 뮐러 같은 소설가와 로자 룩셈부르크, 수전 손택, 한나 아렌트, 시몬 드 보부아르 같은 정치가, 저널리스트, 학자도 있다. 버지니아 울프가 나오기는 하지만, 그녀를 비롯한 열 명의 여성들이 '공동 주연'인 셈이다.



책에 나오는 인물들 대부분이 여성주의 논의에 자주 거론되는 인물들이건만, 아이러니하게도 그들 중 대부분은 여성주의를 알지도, 의도하지도 않았다. 그저 '마음이 시키는 대로', '하고 싶은 대로' 한 것인데, 그것이 다른 여성들의 삶에 등불과도 같은 역할을 했다. 제인 오스틴은 경제적으로 윤택하지만 굴종적인 결혼생활 대신 가난해도 작가로서 독립적인 삶을 사는 것을 택했다. 조르주 상드는 여성 작가들이 가정과 연애 같은 소재에만 천착하는 것을 개탄하며 남성이 향유하는 생활을 경험하기 위해 남장을 불사했다. 현대인들의 눈에는 이들의 선택이 지극히 당연하고 올바른 것처럼 보이지만, 당시에는 남성들은 물론 같은 여성들에게도 어리석고 위험한 행동으로 받아들여졌다. 모든 사람들이 자신을 향해 돌을 던지고, 가족과 친구, 연인마저도 등을 돌리는 삶을 나는 알지 못한다. 그러나 그런 삶을 받아들인 여성들이 있었기 때문에 내가 지금 이렇게 자유롭고 편안하게 살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면 고개가 숙여진다.  



더욱 숭고하게 느껴지는 것은, 그들이 그렇게 산 것에 그치지 않고 그들 자신의 철학과 경험을 작품으로 남겼다는 것이다. 비록 그들의 작품 중 다수가 당대에는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고, 경제적, 정치적으로 편안한 삶을 살 수 있게 해준 것도 아니지만, 그들이 피땀 흘려 작품을 남긴 덕분에 후세 사람들의 삶은 더욱 풍요롭고 윤택해졌다. 여자라는 것이 때로는 삶을 옭아매는 족쇄처럼 여겨지지만, 여자이기에 이런 위대한 여성들의 삶에 귀기울일 수 있고 공감할 수 있고 본받고자 할 수 있다는 것이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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