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박민규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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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보다 자신의 그림자가 더 아름다운 여자는... 그림자로서 세상을 살아야 해요. 그렇게 살 수밖에 없어요. 그러니까 나는... 이미 세상에서 사라진 여자에요.(p.211)" 남자는 '자신보다 자신의 그림자가 더 아름다운' 여자를 사랑했다. 친구는 동정으로 시작된 사랑은 무관심이나 증오보다 더 나쁜 것이며 말렸다. 남자도 자기 자신을 의심했다. 유난히 잘생겼던 그의 아버지는 유난히 못생겼던 그의 어머니를 버렸다. 아버지에 대한 증오와 어머니에 대한 동정심의 발로로 여자를 사랑하는 것은 아닐까, 하고 말이다. 하지만 그는 끝내 용기를 내 여자의 손을 잡았다. 그렇게 오래오래 행복할 줄 알았다.



박민규의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사실 몇 달 전 책을 구입하자마자 읽기를 시도했는데 문체가 생경하기도 하고 작중 상황이 이해가 안 돼서 몇 장 읽고 덮어버렸었다. 그러다가 며칠 전 <창비 라디오 책다방> 박민규 작가님 편을 듣고 다시 한번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날 당장 읽기 시작했는데, 오 마이 갓! 내가 이 책을 그냥 포기했다면 큰일 났겠다는 생각에 정신이 아찔했다. 한 남자의 인생 이야기 같기도 하고, 두 연인의 러브 스토리 같기도 하고, 세 남녀의 젊은 시절을 그린 청춘물 같기도 한 이 소설은 그냥 읽으면 마치 80년대 청춘 영화를 보는 듯 그저 재미있지만, 진지하게 읽으면 그 속에서 2010년대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는, 아니 더하면 더했지 결코 덜하지 않은 '여성의 미(美)'에 대한 사회의 야박한 시선과 이로 인한 사회적인 계급의 형성, 외모에 대한 비관 때문에 생긴 내면의 장애 같은 것에 대한 저자의 일갈을 읽을 수 있다.



소설을 읽으면서 가끔 케이블 채널에서 보는 <렛 미 인>이라는 프로그램을 떠올렸다. 방송에서 외모 때문에 각종 사회적 차별을 당하고, 그것 때문에 외모뿐만 아니라 자신의 내면까지 고통받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가슴이 아프면서도, 그러한 차별과 고통이 성형수술이라는 과정을 통해 여배우나 걸그룹 같은 외모를 가짐으로써 해소될 수 있다고 보는 프로그램의 시각에는 부정적인 생각이 든다. 그 방법밖에 선택하기 힘든 것이 현실이고, 출연자 중에는 외모와 관련하여 신체적인 고통을 겪고 있어서 의학의 도움을 받는 것이 불가피한 경우도 있지만, 외모라는 것이 하나의 사회적인 자본처럼 다뤄지고, 외모가 아름다우면 자본이 있는, 소위 말하는 갑(甲)이고, 아름답지 못하면 자본이 없는 을(乙)처럼 취급되는 현실 자체의 개선이 필요한 것이 아닐까.   



비단 외모의 문제만이 아니다. 넓게 보면 외모뿐 아니라 모든 것을 자본화하는 자본주의사회의 모순과 폐해, 또한 그러한 자본의 유무를 통해 계급이 정해지는 사회의 폐단, 그러한 것을 인식하지 못하거나 인식하더라도 무시하고 살아가는 '현대판 노예'나 다름없는 일반 시민들의 아이러니를 이야기 하는 것이 이 소설이다. "고대의 노예들에겐 노동이 전부였다. 하지만 현대의 노예들은 쇼핑까지 해야한다." (p.310) 자본주의 사회의 '노예'들은 그저 일만 하는 것이 아니라, 공부도 잘해야 하고, 외모도 아름답게 꾸며야 한다. 세상의 눈에 고깝게 보이지 않도록 때 되면 대학가고, 때 되면 취직하고, 때 되면 결혼하고 아이낳고, 때 되면 퇴직하며 살아야 한다. 내 인생은 왜 고달플까? 못생겨서? 공부를 못해서? 좋은 대학을 못나와서? 직장이 별로라서? 돈이 없어서? 결혼을 못해서? 애가 없어서?... 그런 것들을 고민하기 전에, 먼저 그런 것들을 고민하게 만드는 이 사회와 구조에 대해서 생각해봐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궁극적인 메시지가 아닌가 싶다.   



두 시간을 기다려 5분 열차를 타고 내려오는 사람들을 보며 아마도, 하고 나는 얘기했었다. 그런 걸 거야. 여기까지 왔는데 이건 꼭 타고 가야지, 그런 심리가 되는 거지. 두 시간 줄서서 5분 열차, 두 시간 줄서서 5분 회전바퀴, 두 시간 줄서서 5분 바이킹... 우와, 거의 하루인 걸. 한적한 느낌의 참으로 시시한 회전 커피 잔에 앉아 나는 생각했었다. 누구나 그럴 듯한 인생이 되려 애쓰는 것도 결국 이와 비슷한 풍경이 아닐까... 생각도 들었다. 이왕 태어났는데 저건 한번 타봐야겠지, 여기까지 살았는데... 저 정도는 해봐야겠지, 그리고 긴긴 줄을 늘어서 인생의 대부분을 보내버리는 것이다. 삶이 고된 이유는... 어쩌면 유원지의 하루가 고된 이유와 비슷한 게 아닐까. (p.200)



그런 점에서 이 소설의 열린 결말은 어떤 의미인지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었다. 해피엔딩이었다면 현실에서는 평생을 응달에서 살아야했을 여자의 운명을 비현실적으로 마무리지었다는 느낌이 들었을 것이고, 새드엔딩이었다면 못생긴 여자와 그 여자를 사랑한 남자의 운명은 결국 비극으로 끝날 수 밖에 없는 것인가 하고 한탄하는 마음이 들었을 것이다. 작가는 해피엔딩과 새드엔딩을 모두 취하는 독특한 결말을 통해 독자가 다양한 해석을 할 수 있게끔 결말을 열어두었다. 그렇다면 이 사회의 운명도 열린 것일까? 마냥 행복하지는 않겠지만, 그렇다고 마냥 비극적이지도 않을까?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지금보다는 덜 팍팍하고 다양성을 인정하는, 더 관대한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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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과의 대화 - 세계 정상의 조직에서 코리안 스타일로 일한다는 것에 대하여 아시아의 거인들 2
톰 플레이트 지음, 이은진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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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을 좋아하고 존경하는데도 그에 대한 책을 이제까지 한 권도 읽어본 적이 없다. 대부분이 아동, 청소년용 도서인 탓도 있지만, 한국인의 정서상 그를 객관적이고 냉철하게 분석한 책보다는 영웅시하고 미화하는 책이 많을 것 같다는 걱정이 들어서다. 그런 점에서 <반기문과의 대화>는 읽기에 적절했다. 일단 저자가 톰 플레이트라는 미국인이기 때문에 한국인의 정서에 물들지 않고 제 3자의 시선으로 반기문의 공과 실을 객관적으로 분석했으리라는 믿음을 준다. 또한 그는 <타임>, <뉴스데이>, <뉴욕> 등에서 활동한 바 있는 전문 언론인이자 미국 언론계에서 가장 유력한 '아시아 정보통'으로 손꼽히는 인물이기도 하다. 반기문이 유엔사무총장으로 선출되기 전부터 만남을 가져온 사이라서 오랫동안 그의 경력과 업적을 지켜봐 왔다는 점도 좋았다. 또한 반기문도 지난 2년 동안 바쁜 일정을 소화하는 가운데 십여 차례 이상 저자와 만남을 가지며 책의 인터뷰이로서 성실하게 참여했다. '반기문 사무총장이 공식 인정한 유일한 책'이라는 광고 문구가 전혀 과장이 아니었다. 



저자는 먼저 유엔사무총장이라는 직책에 대해 설명한다. 국내에서는 유엔사무총장을 '세계의 대통령'이라느니 '대통령 중의 대통령'이라느니 하는 말로 찬양하지만, 미국인인 저자의 눈에는 "정신에 이상이 없는 사람이라면 이 일을 하고 싶어할 리도 없지만 할 수도 없"는 일에 불과하다. "이 세상에 유엔 사무총장 같은 직업은 없다. 독특하다는 말이 딱 맞는 직업이다. 사무총장이 되면 세계적인 스타로 떠오르지만, 동시에 적대적인 태도를 취할 때가 많은 관료들에게 둘러싸여 살아야 한다. 유엔 회원국 수를 감안하면 200여 명의 보스가 있는 셈이다. 게다가 몇 분 안에 음식을 요리해내는 전자레인지처럼 바로바로 성과를 내놓길 바라는 서구 언론들까지 그를 주시하고 있다. 그뿐이랴. 유엔의 역사만큼이나 오래되고 복잡하게 얽힌 문제가 산적해 있다. 국제적인 규모로 움직이는 폭력단들 간의 싸움도 그중 하나다." (p.23) 일반인들은 신경도 안쓰고 사는 재해와 테러, 전쟁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하루 24시간 내내 전세계를 누비는 것도 모자라, 일을 잘 못하면 전세계로부터 비난을 받는 것도 감수해야 한다. 여가, 취미는커녕 하루에 몇십 분 쉬지도 못한다.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처럼 엄청난 부를 실컷 누리고 사는 것을 성공이라고 부르는 미국인들의 눈에는 반기문처럼 똑똑하고 능력있고 야심도 있는 사람이 고작 20만 달러의 연봉과 관저만 받고 이런 힘든 일을 하는 것이 이해가 안된다는 것이다. 예로부터 관료를 우대하는 문화가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국가공무원으로서나 외교공무원으로서나 최고위직에 오른 반기문을 가장 성공한 한국인 중 하나로 여기는데, 외국인들에게는 다르게 보일 수도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돈만 잘 벌면 장땡'이라는 식의 미국식 사고방식이 좋은 것은 아니지만, 직책이 높고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직업이기만 하면 됐지 일의 본질이나 실체에 대해서는 크게 관심을 두지 않는 우리나라의 정서도 문제인 것 같다. 그렇다면 유엔사무총장이 하는 일의 실체는 무엇일까? 궁금한 마음을 안고 계속 읽어보았다.



저자는 반기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그의 이력과 업무 스타일, 유엔이라는 조직 내에서의 문제, 여성 문제, 북한과 일본, 중국 등을 아우르는 동아시아 정치 문제에 대한 생각 등을 낱낱이 밝혔다. 그의 이력이야 국내에도 잘 알려져 있고, 지독한 워커홀릭에, 스스로를 잘 드러내지 않으면서 원하는 바를 이뤄내는 전형적인 '외교가'라는 업무 스타일 또한 유명하다. 이 책에서 새롭게 알게 된 것은 유엔이라는 조직 내에서 그가 어떤 어려움을 겪었으며, 대외적인 문제를 해결함에 있어 유엔의 수장으로서 어떤 고충이 있는지에 관한 것이다. (여기서부터가 바로 유엔사무총장이 하는 일의 실체다) 먼저 유엔이라는 조직은 전세계 백여 개의 나라에서 온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정부나 일반 사조직과는 시스템과 문화가 매우 다르다. 반기문은 사무총장이기에 앞서 유엔이라는 조직의 리더로서 업무를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일하기 좋은 문화를 형성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동안의 관행이 무너지는 것이 싫어서 저항했던 직원들도 차츰 그의 노력에 동참하기 시작했고, 결국 그는 유엔이라는 조직의 틀과 속을 모두 바꾸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전형적인 '외교가'인 그는 그것을 자신의 덕으로 돌리지 않고 한국 문화의 공으로 돌렸다. "유엔은 각양 각색의 문화를 모두 접할 수 있는 곳입니다. 그러므로 모든 문화를 존중해야 합니다. 한국 문화도 중요한 문화 중 하나입니다. 그래서 저는 한국 문화를 지키고 싶었습니다. 적어도 한국의 성공신화만큼은 배울 필요가 있습니다. 한국인은 훌륭한 관리방식을 발전시켜왔습니다. 저는 그런 좋은 관행을 유엔에 도입하고 싶었습니다. 실제로 그 부분에서 몇 가지 진전이 있었고, 그래서 지금은 사람들도 이해하고 있습니다." (p.127) 한국의 조직관리방식이 '훌륭한'지는 모르겠지만 효율적이라는 점은 공감한다. 그것이 자신의 덕이 아닌 한국 문화의 공으로 돌린 점도 인상적이다.



대외적인 문제를 해결함에 있어 그가 느낀 고충은 더욱 컸다. 임기 초반부터 선진국의 수장과 언론들은 그의 한국이라는 작은 나라 출신이라는 것과 카리스마와 언어 실력 부족을 대놓고 조롱하며 무시했다. 재해, 전쟁, 테러 등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아시아, 아프리카의 개발도상국에서는 그의 개입을 주권 간섭이라며 거부하기도 했다. 더 큰 문제는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전세계 리더들의 관계를 조율하는 일이었다. 외교, 정치도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고, 아무리 잘나고 대단한 리더라도 사람이기 때문에, 그 사람들의 관계를 조율하는 일이 무척 어려웠다. 그 중에는 수천, 수만 명의 목숨을 걸고도 약속을 지키지 않는 사람, 거짓말을 하는 사람도 있었다. 유엔사무총장도 사람인지라 그런 사람을 대할 때는 화가 나고 어이가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멸사봉공의 자세로 개인적인 감정을 누르고 공적인 임무에 최선을 다했다. 그리고 그런 때에는 (많은 사람들이 약점으로 지적한) 카리스마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제가 분명한 입장을 표명하면 사람들은 놀랍니다. 이런 사무총장을 본 적이 없다면서요. (전 이집트 대통령) 호스니 무바라크에게 물러나라고 처음 말한 사람이 바로 접니다. '이제 그만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죠." (p.183)



이밖에도 여성 문제, 북한과 일본, 중국과 미국 등 동아시아 정치 문제에 이르기까지 상당히 많은 내용이 다뤄져 있고, 국내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았던 반기문의 하버드 케네디 스쿨 재학 당시의 일화도 소개한다(무려 저명한 국제정치학자 그레이엄 앨리슨과 조지프 나이의 회고록이 담겨 있다!). 여러 차례 부부 동반 모임을 가졌기 때문인지 저자는 반기문의 부인 유순택 여사에 대해서도 여러 번, 그것도 매우 자세히 언급한다. 유명 인사의 평전에 가족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흔한 일이지만, 미국인인 저자의 눈에는 지극히 가부장적인 교육을 받고 자란 부인의 모습과 행동이 신선하게 보였던 모양이다. 첫만남에서 부인의 다소곳하고 조신한 몸가짐을 묘사하는 대목이라든가, 사서로서의 커리어를 포기하고 밖으로만 도는 남편을 위해 헌신한 이야기를 들었을 때의 느낌을 서술한 대목에서 놀라워하는 작가의 느낌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남편이 사회적으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부인이나 가족이 그림자처럼 사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우리 정서로 보면 낯설지 않을 이야기가 외국인에게는 이런 식으로 보인다는 것이 신기했다. 만약 이 책을 한국인 작가가 썼다면 대단하다, 존경스럽다, 현모양처다 라는 식으로 일축했을텐데...... 그런 부인을 둔 반기문이 유엔 안팎에서 여성의 지위 향상을 위해 노력한다는 것이 저자의 눈에는 어떻게 보였을까? 직접적인 평가를 하지는 않았지만,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가 있었던 것은 아닌지, 힐러리 클린턴 같은 여성 정치인에게 잘 보이기 위해 그런 것은 아닌지 캐물은 것을 보면 그저 곱게만 보지는 않은 것 같다.  



어느 곳 하나 반기문을 찬양하거나 영웅시하는 부분이 없다는 점에서 이 책은 '쿨'하기 그지 없다. 그러나 한국인이 아닌 미국인의 눈에는 반기문이라는 인물이 어떻게 비치는지, 아울러 미국인에게는 한국인 관료의 업무 스타일이나 정치적인 행보가 어떻게 보이는지를 알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은 상당히 '핫'하다. 또한 (대부분의 책이 그렇듯) '위대한 한국인' 반기문으로서가 아니라, 전략적으로 커리어를 설계하고 자신의 일을 완수하기 위해 노력하는 외교 전문가, 일과 개인적인 생활 사이의 균형을 잡기 위해서 나름대로 노력하고 주변과 타협하는 사회인, 한 인간으로서의 반기문을 만난 것 같아서 개인적으로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 정치외교학 전공자로서 내가 하고 있는 일과 공부, 진로 때문에 고민을 하게 될 때마다 이 책을 들여다보면서 마음을 다잡고 미래에 대해 생각하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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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일보다 사람이 힘들까 - 눈치 보느라 지친 당신을 위한 촌철살인 심리 처방전
조범상 지음 / 알키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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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에서 <나는 왜 일보다 사람이 힘들까>라는 책 제목을 보자마자 무릎을 탁 쳤다. '이건 내 얘기야!' 일보다 사람이 힘든 것이 비단 나만의 이야기일까? 통계에 의하면 직장인 10명 중 4명은 스스로를 직장 부적응자로 생각하고, 직장인 4명 중 1명은 심리건강이 우려되는 수준이라고 한다. 업무에 몰입하는 사람은 6퍼센트, 마지못해 회사에 다니는 사람은 절반에 가까운 48퍼센트에 이른다. 회사 사장들이 들으면 숨이 턱 막힐 일이지만, 직장인 개개인에게도 이는 비극이 아닐 수 없다. 매일 여덟 시간에서 길게는 열두 시간 가까이 보내는 직장에서 인간관계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정신적으로도 엄청난 고통이지만 인생 전체를 놓고 보아도 큰 손해이기 때문이다. 



저자 조범상은 고려대학교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산업 및 조직심리학 전공으로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LG경제연구원에서 책임연구원으로 재직 중인 조직심리학 전문가다. 그는 조직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현상들을 심리학적 관점에서 분석하여 개인은 물론 경영자에게도 도움이 될 만한 연구를 하고 있다. 그는 이 책에서 직장 내 인간이 스트레스와 상처를 받는 가장 큰 원인이 '사람'이라는 사실에 주목했다. 여러 직장사례를 통해 그는 상사와 동료, 부하의 유형을 각각 다른 툴로 정립했고, 각 유형의 특징과 장단점, 관계 솔루션 등을 정리하여 이 책을 썼다. 상사와 동료, 부하의 유형을 나눠서 분석한 점이 좋았고, 매 챕터마다 나는 상사로서, 동료로서, 부하로서 어떤 유형의 사람인지 알 수 있게끔 체크리스트를 제시한 점도 좋았다. 당장 직장 내에서 인간관계 때문에 문제를 겪고 있지 않더라도, 직장인이 아니더라도, 자신이 조직 안에서 어떤 유형의 인간인지, 장단점은 무엇인지 알아보기 위해 이 책을 읽어보면 좋겠다.



먼저 상사의 유형으로는 실적을 과도하게 강조하는 '워커홀릭형', 사소한 것에도 일일이 간섭하는 '매니저형', 일은 제대로 안 하고 인기 쌓기에만 골몰하는 '연예인형', 자기보다 더 높은 상사와의 충돌이 잦은 '혁명가형' 등이 있다. 나는 아직 상사가 아니라서 어떤 유형인지 잘 모르겠는데, 만약 상사가 된다면 워커홀릭형이나 매니저형이 될 것 같다. 이런 사람들은 악의가 있는 것은 아니니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말고, 일로써 상사의 기대치에 부응할 수 없다면 성실한 모습이라도 보이는 게 좋다고 한다. 부하의 유형으로는 과도하게 적극적인 '질주형', 상사의 지시는 듣지 않고 제멋대로 행동하는 '뚝심형', 일을 미루는 '말뚝형', 잘하는 일은 없으면서 딴지 걸기만 좋아하는 '나 잘난형' 등이 있다. 이중에 나는 '질주형'이 아닌가 싶은데, 이런 사람들은 일처리가 빠르고 잘하려는 욕심이 큰 나머지 갑작스런 사고에 당황하거나 디테일을 간과하는 실수를 저지르기 쉽다. 상사는 이런 부하를 대할 때 일부러 새로운 일, 어려운 일을 시켜서 일의 어려움을 알게 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나한테는 아직 이런 상사가 없으니 스스로라도 노력해야겠다. 동료의 유형으로는 일 벌리기 좋아하는 '앞잡이형', 인맥 만들기에 골몰하는 '사교형', 변화를 거부하는 '현상유지형', 나서지는 않으면서 머리만 굴리는 '주도면밀형' 등이 있다. 이 중에서 나는 '사교형'인 사람하고 지내는 게 참 어렵다. 워커홀릭 기질이 있어서 그런지 일을 할 때는 일만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크고, 뭐든 인맥이나 관계로 처리하거나 사담, 잡담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사교형과 잘 지내기 위해서는 많이 부족해 보여도 작은 노력이나 성과에 칭찬을 아끼지 말고, 어떻게 느끼고 생각하는지 관심을 가지고 질문하는 것이 좋다. 인맥쌓기에 빠져 일을 제대로 못하는 것 같을 때에는 화내지 말고 일의 틀을 잡아주거나 이미지로 윤곽을 잡아주며 이끌어주는 것이 좋다. 당장 적용해 봐야겠다.



이렇게 노력했는데도 안될 경우를 위한 솔루션도 제시되어 있다. 그 중에서 직장에서 소위 말하는 '뒷담화'를 할 때의 요령과 안 좋은 일이 있을 때 뒤끝을 남기지 않는 방법에 관한 대목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뒷담화의 요령은 다음과 같다. "나를 화나게 만드는 대상에게 직접 화를 낼 수 없으니, 화를 투정으로 만들어 믿을 만한 동료에게 푼다고 생각해보자. '업무가 너무 많아서 폭삭 늙어버릴 지경이야.' '잔소리에 압사당할 것 같아.' '요즘 애들은 왜 그렇게 되바라지지?' 하는 식으로 특정대상을 지칭하지 않고 불만사항을 흘리는 것이다. 자칫 이야기가 번지지 않도록 적정선에서 끊어주는 센스는 필수다." (p.197) 이런식으로 뒷담화를 하면 문제를 일으키지 않으면서 스트레스를 풀 수 있고, 대화를 통해 다른 사람으로부터 위로를 받거나 해결책을 얻을 수도 있으니 일석이조다. 상사에게 혼이 나거나 동료, 부하와 트러블이 있을 때 뒤끝을 남기지 않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먼저 의도적으로 지우고 싶은 기억을 떠올리면서 동시에 기분을 좋게 만드는 사진이나 그림을 보거나, 음악을 듣는 방법이 있다. 이 행위를 여러 번 반복하게 되면 동료들 다 보는 앞에서 상사에게 호되게 깨진 기억이 날 때마다, 동시에 기분 좋은 풍경이나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 행복한 음악이 같이 떠오르며 불쾌함의 농도를 옅게 만들어줄 것이다."(p.204) 이 방법은 전에 읽은 에란 카츠의 <뇌를 위한 다섯 가지 선물>에 소개된 망각의 기술과 일맥상통한다. 안 그래도 A형이라서 소심하고 뒤끝도 많은데 앞으로는 이 방법을 사용해서 뒤끝 없이 깔끔한 사회인으로 거듭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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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알고 있는 걸 서른에도 알았더라면 - 천 개의 인생이 나에게 가르쳐준 것들
이의수 지음 / 토네이도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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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서점에서 <아플 수도 없는 마흔이다>라는 책 제목을 보고 '빵터졌던' 기억이 난다. 김난도 교수가 쓴 <아프니까 청춘이다>의 제목을 재치있게 패러디하여 웃음을 주면서도, '청춘은 아플 수나 있지, 마흔이 되면 이것저것 책임질 게 많아서 마음 놓고 아플 수도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하는, 가슴 찡하게 만드는 멋진 제목이었다. 그 <아플 수도 없는 마흔이다>의 저자 이의수의 새 책 <지금 알고 있는 걸 서른에도 알았더라면>이 나왔다. (이번에는 유명 시집의 제목을 패러디했다!) 전작에서 마흔 이후의 삶을 이야기했던 저자는 이번에 서른으로 눈길을 낮췄다. 서른이란 어떤 나이이길래 이토록 수많은 작가들이 화두로 올리는 것일까? 내 생각은 이렇다. 예전에는 서른이면 취업도 다 하고 결혼도 해서 아이도 한두명쯤 있는 나이였다. 그러나 요즘은 취업과 결혼 연령이 높아지면서 서른 이후에도 취직을 못해서, 또는 취직은 했으나 천직을 찾지 못해서 방황하는 이가 많고, 짝은 있으나 경제적인 사정 때문에 결혼을 미루는 사람, 아예 결혼을 포기하는 비혼자도 많다. 이런 모습이 윗세대의 눈에는 생경하고, 삼십대들에게는 자신들의 삶의 모습이 어른들의 그것과 달라도 너무 달라서 '내가 제대로 사는 게 맞나' 불안한 것이다. 



이렇게 이십대의 젊음과 사십대의 안정 사이에서 혼란스러워 하는 삼십대 '늦깎이 청춘'들을 위해 저자는 총 다섯 장에 걸쳐 62가지의 조언을 던진다. 본문에 앞서 저자는 인간의 나이를 결정하는 '시간'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데, 나는 이 대목이 이 책의 핵심인 것 같다.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좋은 방법이 있지. 그건 바로 그 시간을 잘 기억하는 것이야. 투명한 캔버스 같은 시간 위에 색깔을 입히고, 향기를 그려 넣고, 아름다운 소리들을 심어봐. 기억할 만한 일들을 새겨 넣는 거야. 그러면 힘든 일이 생길 때마다 자연스럽게 그것들을 꺼내보면서 새로운 힘을 얻게 될 거야. 시간을 잘 쓰려면 시간을 꽉 붙잡아야 해. 아무것도 그려 넣지 않으니까 시간이 어떤 속도,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는지 알 도리가 없는 게지." (p.8) 흰 캔버스를 좋아하는 색깔과 무늬로 채우듯 시간이라는 캔버스도 좋아하는 일과 취미, 사랑하는 사람과 아름다운 추억들로 채우면 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잘 알아야 할텐데, 의외로 잘 아는 사람이 많지 않다. 십대, 이십대 때 부모님과 선생님이 하라는 대로만 하던 '범생이', 친구들과 TV속 연예인들을 따라하기만 하던 '따라쟁이'들이 많은 탓이다. 그 때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며 자기 스스로 캔버스를 채우는 방법을 배운 사람이라면 삼십대의 삶이 좀 더 수월하련만, 남이 하라는 대로, 남을 따라서만 살던 이들에게는 어려울 수밖에 없다. 아쉽지만, 마흔이나 쉰 이후에 계속 어려움을 겪지 않으려면 삼십대에라도 스스로 생각하는 법, 홀로 서는 법을 배워야 한다. 내가 좋아하는 것, 사랑하는 것, 하고 싶은 것을 무수히 떠올리고 그것에 매달리는 노력을 해야한다.



일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십대 때는 공부, 이십대 때는 오로지 취직할 생각만 하면 되지만, 서른 이후에는 전직과 이직, 실직 등 일과 관련된 다양해진다. 계속 이 직장에 다녀도 좋을지, 이 일 자체가 나에게 맞는 건지, 갑자기 회사에서 잘리면 어떻게 할지 등등의 고민이 삼십대의 머릿속에 들어앉아 옴짝달싹 못하게 만든다. 이런 이들에게 저자는 이런 조언을 던진다. "내가 다시 서른 살로 돌아간다면, 나는 실직의 고민보다는 '성과'에 대한 고민을 깊이 할 것 같아요. 매일 아침 '나는 꾸준한 성과를 내고 있는가?'라는 질문으로 시작하면 좋습니다. 꾸준한 성과를 내는 사람은 살아남아요. 회사는 망해도 성과를 내는 사람은 망하지 않아요." (p.19) 일단 내가 시간과 노력을 들인 만큼 성과가 나오는 일을 하면 이직이든 전직이든 문제없고, 실직을 당해도 걱정이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성과가 나와도 보람을 느끼지 못하는 일을 하고 있다면 어떨까? "내가 원하는 삶을 일찍 발견하지 못하면 내가 원하는 방식대로 그곳에 도착하기엔 너무 늦어버린다오." (p.29) 저자는 당장 밥벌이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하고 싶지 않는 일을 계속 하다가는 늙어서 후회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취미나 투잡으로라도 하고 싶은 일을 하는 방법을 모색하다보면 직업으로 연결하는 방법이 생기고, 그러다보면 결국 인생 전체가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다, 이는 빠르면 빠를 수록 좋다는 것이다. 안 그래도 요즘 이 문제 때문에 고민이 많은데 저자의 글을 읽고나니 내가 해야 하는 일이 아니라 하고 싶은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더욱 강하게 든다. 구체적인 방법이 나와있지 않아서 조금 아쉽지만, 나 스스로 방법을 찾아봐야겠다.



감정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일이든 가정이든 점점 책임질 것이 늘어나는 서른 이후에는 걱정과 불안도 늘어난다. 이런 이들을 위해 저자는 어니 젤린스키의 <모르고 사는 즐거움>이라는 책의 문구를 인용했다. "걱정의 40%는 절대 현실로 나타나지 않고, 30%는 과거 일이고, 4%는 피할 수 없는 불가항력이고, 4%만 바꿀 수 있는 것이다." (p.132) 주변 사람들로부터 '신경과민'이라는 놀림 아닌 놀림을 받을만큼 예민하고 걱정이 많은 나는 이 대목이 아주 인상깊었다. "서른 살쯤 된 젊은 애들을 위해 책을 쓴다고? 그럼 그 애들에게 한번 물어보게나. 그 애들이 태어나서 30년 동안 건강하게, 멀쩡하게 살아왔다는 건 뭘 의미할까? 세상에서 떠들어대는 것처럼 무수한 사건 사고들이 일어난다면, 그 애들보다 갑절 이상 별일 없이 살아온 나 같은 노인네는 뭔가? 기적인가? 아닐세. 삶을 망칠 만한 심각한 일은 그렇게 잘 일어나지 않는 법이야. 대부분 삶이 무너지는 게 아니라 마음이 무너지는 것이지." (p.134) 나는 이 대목이 서른이면 아직 어리고 젊은 것 같지만 그만큼 살았으면 이제 세상살이에 익숙해질 때도 되지 않았느냐, 덜 상처받고 덜 불안해 해도 되지 않겠느냐는 뜻으로 읽혔다. 십대 때는 몰라서, 이십대 때는 경험이 부족해서 방황하고 고민하고 걱정하고 불안해 해도 됐지만, 삼십대쯤 되었으면 모르지도 않고 경험이 부족하지도 않으니 덜 번민하라는 것이다. 일 년하고 몇 달만 지나면 서른이 될 사람으로서 한줄 한줄 의미를 되짚으며 마음공부하며 읽기에 좋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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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백성실록 - 우리 역사의 맨얼굴을 만나다
정명섭 지음 / 북로드 / 2013년 8월
평점 :
절판


<조선백성실록>의 저자 정명섭은 원래 바리스타였다고 한다. 평범한 직장인이었던 그가 바리스타로 전업하여 9년 동안 커피를 끓이던 장소가 파주 출판도시의 어느 카페였다니 작가가 된 것이 자연스럽다면 자연스러운 선택일지도 모르지만, 첫 책을 출간한 2009년부터 해마다 문학과 역사 분야의 책을 부지런히 낸 것을 보면 바리스타로 일하는 동안 커피만 끓인 것이 아니라 자기 안의 재능과 열정도 함께 익히고 우려내지 않았나 싶다.



이 책은 저자가 유네스코에서 지정한 세계기록유산이기도 한 조선왕조실록에서 우리가 흔히 '민초'라 부르는 백성들, 요즘으로 치면 서민들의 생활 모습을 찾아낸 결과물이다. 조선왕조실록은 왕의 치적과 역사적 사실만 기록되어 있는 책인 줄 알았는데, 이 책을 보니 의외로 백성들에 대한 기록도 적지 않았다. 그 중에는 현대 사회의 모습과 달라서 웃음과 놀라움을 자아내는 것도 많다. 가령 실록에서 가장 빈번하게 나오는 사고사는 다름 아닌 벼락에 맞아 죽은 것이라든가(p.59), 떡에 곡식이 허비되는 것이 술보다 더하다고 여겨 떡 만들기를 금하는 '금떡령'을 내린 것(p.95), 조선의 3대 임금인 태종이 도읍지를 옮기려고 하는데 좀처럼 정해지지 않자 동전 던지기로 정한 것(p.174) 등이 그렇다. 반면 과거의 기록을 통해 현실을 돌아보게 만드는 내용도 있다. 자식이 보는 앞에서 어머니를 때려죽이는 사이코패스가 있었는가 하면(p.121), 오늘날 성범죄자의 신원을 공개하고 전자발찌를 부착하는 것처럼 조선시대에도 이마에 글씨를 문신으로 새겨 넣는 자자형, 발뒤꿈치의 힘줄을 끊는 단근형 등이 있었다고 한다(p.154). 당시의 기술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미제 사건도 많았다. <흠흠신서>는 정조의 명을 받아 미제사건 해결에 투입된 정약용이 범죄 사례와 판결을 모아 쓴 책이라고 한다. <목민심서>, <여유당전서> 등과 함께 그냥 제목만 알고 있었는데 이런 내용인 줄은 처음 알았다. <흠흠신서>를 잘 연구하면 정약용을 주인공으로 조선판 CSI, 셜록홈즈 같은 작품도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이밖에 유교 국가였던 조선에 이슬람교 신도가 살았다는 이야기, 중국처럼 장성과 운하를 지으려고 노력한 이야기, 농사일을 거들게 하기 위해 물소를 수입한 이야기 등 국사 시간에 선생님이 가르쳐주지 않았던, 아니 어느 곳에서도 들은 적 없는 이야기가 많이 담겨 있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 신기한 것은 책에 소개된 기록 중에 재미있는 기록은 세종과 성종 등 성군으로 일컬어지는 임금 시기의 것이 많고, 잔혹한 범죄나 비극적인 사건에 대한 기록은 세조나 연산군 등 정세가 혼란했던 시기의 것이 많다는 것이다. 지도자의 치세가 백성들의 삶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치는지를 느낄 수 있었다. 그렇다면 만약 '조선왕조실록'이 아닌 '대한민국실록' 같은 것이 있다면 지금 우리 사회는 어떤 모습으로 기록될까? 새삼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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