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RE 헬로 2
미나미 토코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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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어머니를 여의고 아버지가 운영하는 심부름센터 일을 돕는 여자 고등학생 리리코의 두근두근한 일상을 그린 미나미 토코의 만화 <ReRe 헬로> 제2권을 읽었다.


지난 1권에서 리리코는 입원한 아버지를 대신해 심부름센터에 일을 의뢰한 사람의 집으로 찾아갔다가 가족과 싸우고 혼자서 살고 있는 남자 고등학생 미나토를 알게 되었다. 부잣집 아들 아니랄까 봐 살림 능력 제로인 미나토는 리리코의 살림 솜씨가 프로 수준임을 알고 리리코에게 매일 와서 식사를 해달라고 부탁한다. 마침 아버지가 입원하는 바람에 생활비가 떨어져 걱정하던 리리코는 웬만한 아르바이트 시급보다 훨씬 큰돈을 주겠다는 미나토의 제안을 덥석 받아들이고, 그렇게 두 사람은 매일 얼굴을 보는 사이가 된다.


처음에는 그저 돈이 목적이었지만, 미나토의 집을 드나들면서 리리코는 미나토가 첫인상과 달리 착하고 순수한 아이라는 걸 알게 된다. 리리코가 짝사랑하던 오빠한테 실연당하고 슬퍼할 때 미나토가 꼭 안아주고 위로해준 것이 계기다. 미나토 역시 리리코가 겉보기에는 밝고 씩씩한 아이 같지만 속으로는 고민도 많이 하고 남들한테 약한 모습을 보여주지 않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는 걸 알게 된다.


이런 두 사람에게 예상치 못한 위기가 닥치면서 둘은 헤어질 위기에 처한다. 과연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지, 위기를 극복한 후에는 얼마나 더 가까워질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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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테 9
오쿠보 케이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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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세기 베네치아를 배경으로, 여성은 화가가 될 수 없다는 편견과 맞서 싸우는 아르테의 성장과 활약을 그린 만화 <아르테> 제9권을 읽었다.


베네치아의 유명한 부자 중 한 사람인 우베르티노의 저택으로 심부름을 간 아르테는, 우베르티노가 일하는 집무실에 있는 그림 한 점을 보고 의문을 품는다. 저택의 다른 객실에는 수많은 미술품이 장식되어 있는 반면, 우베르티노가 일하는 집무실에는 그저 '부자와 라자로'라는 그림 한 점이 걸려 있을 뿐이다. '부자와 라자로'는 부자와 라자로라는 거지가 대비를 이루며 그려져 있는 단순한 그림이다. 아르테는 우베르티노에게 건네받은 편지를 스승인 레오 씨에게 전달하고, 그날부로 레오 씨는 정신없이 작업에 몰두한다. 대체 우베르티노의 편지 내용은 무엇일까.


9권에선 아르테의 좋은 친구들인 다차와 안젤로의 이야기도 비중 있게 다뤄진다. 삯바느질 일을 하는 다차는 아르테에게 주산을 배운지 오래다. 마침 납품하러 간 공방의 계산 담당이 자리를 비워 소동이 일어난 것을 보고 다차는 자신이 계산을 할 수 있다고 자원한다. 공방의 남자들은 '여자가 어떻게 계산을 해', '여자는 믿을 수 없다'라며 다차의 능력을 의심하지만, 워낙 급한 상황이라서 고양이 손이라도 빌리는 심정으로 다차에게 계산을 맡긴다. 하지만 그 다음날, 다차를 좌절하게 만드는 사건이 벌어지는데, 이때 안젤로가 나타나 다차에게 힘이 되어준다.


아르테가 처음 집을 나와 공방에 취직하려 했을 때에도 남자들은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여자가 어떻게 그림을 그려', '여자는 믿고 일을 맡길 수 없다' 같은 말이 아르테에게 쏟아졌다. 하지만 아르테는 그 모든 편견과 차별을 이겨 내고 어엿한 초상화 장인으로 커리어를 쌓고 있다. 부디 다차도 지금 겪고 있는 시련을 이겨 내고 자기 자신의 커리어를 이어갔으면 좋겠다. 여성에 대한 편견 없이 아르테와 다차를 응원하고 지지해주는 안젤로도 참 좋은 녀석이다.


한편 아르테는 우베르티노에게 로마에서 찾아온 귀빈을 대접하라는 명령을 받는다. 아르테가 피렌체에서 돌아온 후 새롭게 펼쳐지는 이야기라서 앞으로 어떤 전개가 이어질지 궁금하다. 우베르티노와 귀빈 간에 정치적 갈등이 있는 건지, 아니면 개인적인 사연이 있는 건지도 알고 싶다. 어서 10권이 나왔으면!! (1권 읽은 게 어제 일 같은데 벌써 10권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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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이라는 예술 - 우리는 각자의 슬픔에서 자란다 아르테 S 1
강성은 외 지음 / arte(아르테)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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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경계를 문학에 한정짓지 않고 영화, 음악 등으로 넓힌 점이 좋았습니다. 시인들이 다른 분야의 예술가에 관해 쓴 글이 많아서 새로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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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이라는 예술 - 우리는 각자의 슬픔에서 자란다 아르테 S 1
강성은 외 지음 / arte(아르테)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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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박연준 시인의 글을 좋아해서, 박연준 시인이 참여했다는 이유만으로 읽게 된 책이다. 박연준 시인을 비롯해 강성은 시인, 백은선 시인, 이영주 시인이 각각 네 명 또는 다섯 명의 여성 예술가에 관해 쓴 글을 모아 엮었다.


시인들이 호명한 여성 예술가는 아고타 크리스토프, 엘리나 파전, 다이앤 아버스, 마릴린 먼로, 프랑수아즈 사강, 버지니아 울프, 이사도라 덩컨, 실비아 플라스, 마리 로랑생, 제인 캠피언, 수전 손택 등이다. 의외였던 이름도 있다. 레이디 가가, 나탈리 포트만, 마돈나 등이다. 전부터 좋아한 가수 또는 배우인 데다가, 기자나 평론가가 아닌 시인의 눈으로 이들에 관해 쓴 글은 읽어본 적이 없어서 신선했다. 예술의 경계를 문학만으로 한정 짓지 않고 음악, 영화 등으로 넓힌 점도 좋았다.


한국의 여성 예술가로는 김혜순, 김민정, 이원, 이연주가 호명되었다. 이 중에 박연준 시인이 김민정 시인에 관해 쓴 글이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평소 친분이 있는 문인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집으로 돌아가던 두 사람은, 우연히 길에 고양이 한 마리가 죽어 있는 것을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 놀란 마음에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던 박연준 시인과 달리, 김민정 시인은 너무나 침착하고 의연하게 고양이 시체를 손수건으로 잘 싸서 염을 하고, 가는 길이 편안하기를 빌어줬다. 그 모습을 떠올리며 박연준 시인은 이렇게 썼다. "사랑이 없으면 죽음은 공포와 슬픔의 일일뿐이에요. 슬프지만 선뜻 마주 보기 힘들고, 가능하다면 피하고 싶은 일이요. 한데 언니 안에는 사랑이 가득했어요. 그 밤, 생각했지요. 이 사람은 진짜 시인이라고." (117-8)


이 책에 나온 여성 예술가 중 일부는 생전에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로, 감히 여성이 예술을 한다는 이유로 말도 안 되는 억압과 차별을 당했다. 그중에는 그 누구의 송별도 받지 못한 채 쓸쓸히 세상을 등진 이도 있다. 그런 이들의 이름을 호명하는 일, 그런 이들의 작품을 발굴하고 전수하는 일이 더 많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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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만 시간 특서 청소년문학 11
박현숙 지음 / 특별한서재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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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부모님이 건물주라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 생각을 한 번이라도 해봤다면, 박현숙의 장편소설 <6만 시간>을 읽어보길 권한다. 생각이 조금은 달라질지도 모른다.


주인공 서일은 2003년생 고등학생이다. 서일의 부모는 20년 넘게 치킨집을 운영하며 번 돈으로 지하철 역 앞에 있는 번듯한 건물 하나를 소유한 건물주다. 그렇다고 서일이 부모 돈으로 풍족하게 사는 건 아니다. 오히려 서일의 부모는 자신들이 피땀 흘려 번 돈으로 구입한 건물을 멍청하고 게으른 자식에게 물려줄 순 없다며 자식들을 채근한다.


건물주 대기 1호였던 큰누나는 서울대를 나와 미국 유학길에 오르며 순조롭게 건물을 물려받을 듯 했으나, 유학 중에 만난 남자와 사랑에 빠졌다가 한 달만에 차이고 현재는 한국에 돌아와서 백수로 지내고 있다. 건물주 대기 2호였던 작은누나는 전문대 졸업 후 바로 결혼해 아이 낳고 잘 살다가 뜬금없이 장사를 하겠다며 부모의 돈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건물주 대기 3호인 서일은 학교에서 별명이 '바보'일 만큼 성적은 바닥이고 공부 외에 달리 잘하는 것도 없다.


그런 서일에게 영준은 자신의 재능과 장점을 처음으로 발견해준 고마운 친구다. 영준은 서일과 정반대로 성적도 상위권이고 인간 관계도 괜찮은 편이다. 그런 영준이, 무서운 아이들에게 맞고 다니던 자신을 구해줬을 때, 서일은 영준이 시키는 일이라면 뭐든 하겠다고 생각했다. 얼마 후 영준은 서일에게 몇 가지 일을 부탁했고, 그 일을 해준 후 어떤 여자아이가 곤란한 상황에 처했다. 얼마 후에는 또 다른 여자아이가, 또 얼마 후에는 또 다른 여자아이가 난처한 일을 겪게 됐다. 대체 이건 우연일까.


<6만 시간>이라는 제목만 보고 독자를 계도하는 뻔한 내용이 이어질 거라고 생각했는데, 예상과 달리 앞 일을 쉽게 예측할 수 없는 전개가 펼쳐져서 놀랐다. 싫어도 싫다고 말할 줄 모르고 남들이 시키는 대로 하면서 살았던 서일이 어떤 사건을 계기로 변하게 되는 모습도 흥미진진했고, 모두가 착한 아이인 줄 알았던 영준이 숨기고 있던 비밀과 그것이 특정 대상에 대한 혐오로 발전하는 과정도 인상 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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