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 세컨드 9
미쯔다 타쿠야 지음, 오경화 옮김 / 대원씨아이(만화)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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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 세컨드>는 인기 야구 만화 <메이저>의 주인공 시게노 고로의 아들 시게노 다이고의 성장담을 그린 야구 만화다. 일찍이 일본 야구계를 평정하고 미국 메이저 리그에 진출해 그곳에서도 혁혁한 성과를 올린 아버지 시게노 고로의 명성에 부담을 느낀 다이고는 한동안 야구를 멀리하다가 이제 막 야구를 다시 시작한 풋내기다. 


최근 한국에서 정식 발행된 <메이저 세컨드> 9권에서 다이고는 돌핀스의 타자로서 리틀 야구 대회 준준결승에 임하는 상태다. 돌핀스는 마유즈미 남매가 이끄는 강호 토토 보이스를 맞아 고전을 겪고 있다. 돌핀스가 토토 보이스에 2점 뒤지는 가운데 타석에 들어선 다이고는 그동안 우라베와 열심히 연습한 번트 기술을 활용, 1루 진출에 성공하며 시합 분위기를 바꾼다.





다이고가 그동안 번트 연습만 죽어라 한 줄 모르는 토토 보이스는 다이고의 배짱과 담력에 기선을 제압당하고, 그 사이 돌핀스가 1점을 얻어서 토토 보이스와의 점수 차를 줄인다. 당황한 토토 보이스의 에이스 마유즈미 미치루는 오빠이자 포수인 와타루의 배를 가격하며 "빠릿하게 굴어, 사령탑!" "네가 정신 못 차리면 어떡해?! 지려고 작정했어?"라고 화를 낸다(미치루 포스 ㄷㄷㄷ).





토토 보이스의 이누가이 감독은 마침내 토토 보이스의 에이스 마유즈미 미치루를 등판시키고, 역전을 허용해선 안 되는 상황에서 미치루는 안정적인 좌완 사이드스로를 연거푸 던지며 돌핀스의 타자 다섯을 연속 삼진으로 내보내고 점수 차를 8 대 5까지 벌린다. 이런 열악한 상황에서도 기세가 꺾이기는커녕 점점 더 공격적인 타격을 선보이는 돌핀스. 그 중심에는 이제 막 야구를 다시 시작했을 뿐인 시게노 다이고가 있다...!





더는 물러설 곳이 없다고 느낀 미치루는 그동안 봉인해두었던 '그 기술'을 쓰고 싶다고 이누가이 감독에게 부탁하고, 이누가이 감독은 고민 끝에 미치루의 부탁을 들어준다. 마침내 진검 승부를 펼치게 된 시게노 다이고와 마유즈미 미치루! 미치루가 가장 존경하는 야구 선수가 다이고의 아버지 시게노 고로이기에 이 승부는 더욱 각별하다. 시합의 결과는 다음 10권에서 밝혀질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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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태양 8 - 개정판
타카노 이치고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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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태양>은 여고생 카메코 시마나가 덜컥 집을 나와 타이가, 아사히, 젠과 함께 기묘한 동거 생활을 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 로맨스 코미디 풍의 만화다. 시마나는 자신을 이 집에 데려온 장본인인 타이가 씨를 좋아하며, 오랫동안 줄기차게 대시한 결과 타이가 씨로부터 사귀자는 말을 듣는 데 성공했다(시마나가 타이가 씨에게 대시하는 동안 겪었던 일들은 정말이지 눈물겹다 ㅠㅠ).





지난 7권에서 시마나는 새로운 장벽에 부딪혔다. 타이가 씨의 아버지가 나타나 타이가 씨에게 하루빨리 철부지 고등학생들과 함께 사는 생활을 접고 어른스럽게 살라고 충고한 것이다. 타이가 씨와 아이들이 함께 사는 집을 매각하겠다는 엄포가 내려진 상황. 시마나는 타이가 씨의 아버지에게 타이가 씨에 대한 생각과 솔직한 마음을 털어놓으며 어떻게든 상황을 바꿔보려 하지만 타이가 씨의 아버지는 꿈쩍도 하지 않는다.


다행인 것은 그동안 시마나가 줄기차게 대시해도 목석처럼 버텼던 타이가 씨가 이제는 시마나에 대한 애정과 격려를 아끼지 않는다는 것이다. 타이가 씨는 아버지가 뭐라고 하든 시마나와 계속 같이 있을 거라며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고백한다. 그 모습을 본 시마나는 자꾸만 웃음이 난다. 그동안 늘 시미나 혼자서 타이가 씨와 같이 있기 위해 노력했는데, 이제는 타이가 씨도 시마나와 같은 마음이라니 기쁠 수밖에(그동안 시마나가 얼마나 노력해왔는지 알기에 독자인 나조차 타이가 씨의 변화가 반갑다 ㅠㅠ).





한편, 타이가 씨의 아버지는 타이가 씨와 아이들이 함께 사는 집을 팔기 위한 계획을 실행하고, 이를 저지하기 위해 젠은 시마나에게 사귀는 척을 해보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한다. 타이가 씨의 아버지는 자신의 아들이 시마나와 사귀는 게 못마땅한 것뿐이니 젠과 시마나가 사귀면 집을 파는 계획은 없던 일이 되지 않겠냐는 것이다. 


이때 시마나의 머릿속에선 타이가 씨가 이 말을 듣고 어떤 반응을 보일까 하는 생각이 떠오른 반면, 시마나를 전부터 좋아했던 젠의 머릿속에선 이렇게라도 시마나와 함께 있는 시간을 늘리고 있는 열망이 몽글몽글 솟아오른다(개인적으로 타이가 씨보다 젠이 훨씬 좋아서 젠의 이런 행동이 참 안쓰럽고 안타까웠다. 불쌍한 젠 ㅠㅠ).





그렇게 혼자서 시마나 한 사람만 좋아했던 젠에게 새로운 사랑이 찾아올 듯한 기운이 느껴진다. ^^ 상대는 학교의 최고 미인이자 타이가 씨의 직장 선배의 딸인 타마다 사에코. 얼굴은 예쁜데 성격은 괴팍한 사에코가 유일하게 맥을 못 추는 상대가 바로 젠이다. 안타깝게도 젠은 이를 알아채지도 못한 듯. 


시마나의 씩씩한 모습과 타이가 씨의 듬직함, 젠의 상냥함이 서로 더해져 따스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만화다. 이제 결말이 멀지 않은 듯한데 어떤 결말을 맺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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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미카 스미레 5
타카나시 미츠바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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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미카 스미레>는 연애 한 번 못해보고 환갑을 넘긴 할머니 키사라기 스미가 우연히 신비한 능력을 지닌 고양이의 봉인을 풀게 되고 이로 인해 고등학생이 되어 또 한 번 청춘을 살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다. 2016년 키리타니 미레이 주연의 드라마로 제작된 바 있다. 작년에 이 만화를 읽고 설정이 워낙 독특해 어떤 내용으로 전개될지 궁금했다. 


예순 넘은 할머니 스미는 열일곱 살 여고생 스미레가 되어 다시 한 번 고등학교 생활을 하게 되어 무척이나 행복해했다. 젊고 건강한 몸으로 체육 시간에 운동을 할 수 있는 것도,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고 방과 후 친구들과 어울려 노는 것도 (스미레가 된) 스미 할머니에게는 귀한 체험이자 다시 누리게 된 행복이었다.





최근에 출간된 5권에서 스미레는 남자 친구 마시로가 갑자기 원인 불명의 병으로 쓰러지는 바람에 수험 공부에 전념하지 못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 대학에서 영화 관련 공부를 한 다음 장래에는 영화에 관련된 일을 하고 싶다고 들떠있던 스미로서는 상상조차 하지 못한 시련이다. 스미는 자신에게 젊음을 준 레이에게 마시로를 살릴 수 있는 방법이 없는지 묻는다.


"할 순 있지만, 그러면 당신은 다시 예전의 할머니로 돌아가게 됩니다." 레이에 따르면, 스미레가 젊어질 때 받은 '생기'를 가슴의 중심에 모아서 마시로에게 전해주면 마시로는 기력을 되찾고 예전처럼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다. 하지만 그 대가로 스미레는 모처럼 찾은 젊음을 잃게 되고 과거의 자신 - 60대 할머니 - 로 돌아가야 한다.





모처럼 찾은 젊음과 사랑하는 사람의 목숨 사이에서 스미레는 길게 고민하지 않는다. 레이가 자신에게 준 생기를 모아서 마시로에게 살린 다음, 자신은 마치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마시로의 곁을 떠나 원래의 자신인 60대 할머니로서 살아가기로 결심한다(그런 스미레를 바라보는 레이의 눈길이 애처로운 것은 그새 레이가 스미레를 사랑하게 되었기 때문일까). 


마시로를 살리기 위해 마시로가 입원한 병원을 찾아가는 스미레. 웬일로 예쁜 옷을 입었느냐는 질문에 스미레는 "대학에 합격하면 이 옷을 입고 마시로랑 데이트를 하려고 샀는데요, 이런 예쁜 옷은 이제 입을 기회가 없을 것 같아서..."라며 말을 줄인다. 대학생이 되는 꿈, 남자친구 마시로와 데이트를 하는 꿈... 이 모든 꿈들이 손에 잡힐 듯했다가 손 앞에서 사라지는 것을 바라보는 스미레의 기분이 어땠을까. 마음이 아프다.





마시로를 살린 스미레는 60살 할머니 스미의 몸으로 돌아가고, 결심한 대로 마시로의 곁에서 사라진다. 한편, 씻은 듯이 나은 마시로는 스미레의 소식을 궁금해하지만 스미레는 연락을 하지 않을뿐더러 학교에도 나오지 않는다. 끈질기게 전화를 거는 마시로를 보다 못한 스미레가 마시로에게 자신의 '정체'를 고백하는데 이 장면도 참 슬펐다. 스미레가 왕자를 살린 후 거품이 되어 사라지는 인어공주 같았달까. 


자신의 여자친구가 실은 60살 할머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 마시로의 기분은 어땠을까. 스미든 스미레든 어떤 그녀라도 사랑하게 된 레이의 기분은 또 어땠을까. 5권 마지막에 스미 할머니는 다시 한 번 젊음을 되찾게 되고 6권에서부터는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는 듯하다. 어떤 이야기가 전개될지 매우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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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노노베 고서점 괴기담 1
콘키치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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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길한 고서, 제가 사도록 하겠습니다." <모노노베 고서점 괴기담>은 과묵한 고서점 주인 쇼타로와 가게 일을 돕는 씩씩한 소녀 시로가 사연 있는 고서를 회수하러 다니면서 맞닥뜨리게 되는 일들을 그린 기담 풍의 공포 만화다. '19세 미만 구독 불가' 판정을 받은 것은 야해서가 아니라 잔인하고 엽기적인 장면이 종종 있어서인 듯한데, 나로서는 이 만화가 얼마 전에 읽은 <뼈가 썩을 때까지>보다 덜 잔인하다고 생각한다(참고로 <뼈가 썩을 때까지>는 19금이 아니다).





주인공은 허구한 날 고서점에 처박혀 책만 읽는 고서점 주인 쇼타로. 고서 특유의 퀴퀴한 냄새가 진동하고 먼지가 폴폴 날리는 이 고서점에 틈만 나면 들락날락하는 사람이 있으니, 바로 마을에서 일어나는 괴기 사건을 취재하는 기자 곤도다. 쇼타로는 곤도가 고서점에 올 때마다 "달걀귀신이니 바다 허깨비니 하는 허튼소리 할 거면 얘기 꺼내지도 마."라며 매몰차게 내쫓지만, 실은 곤도가 만드는 잡지를 열심히 읽고 곤도가 하는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들었다가 신경 쓰이는 사건은 직접 나서서 해결한다.


이날도 어김없이 곤도가 모노노베 서점에 쳐들어 와서는 인근 마을에서 일어난 살인사건 소식을 묻지도 않았는데 전해주고 간다. 살인사건이란 산 너머 이나오쵸에서 한 달 동안 여자가 둘이나 살해된 사건을 일컫는다. 소문에 따르면 범인은 상당히 기괴한 수법으로 살해를 했다고 하는데, 경찰의 보도 규제로 인해 범인이 구체적으로 어떤 수법을 사용해 살해를 했는지는 알려져 있지 않다. 쇼타로는 수상쩍다 여기고 외출 준비를 서두른다. '어떤 이유'로 서점에서 심부름을 하고 있는 소년 시로도 함께다.





기차를 타고 이나오쵸에 도착한 쇼타로와 시로는 고서 매입을 하러 왔다는 핑계를 대고 마을 사람에게 이런저런 질문을 하며 돌아다닌다. 그러던 중에 지난달에 외아들이 행방불명돼서 미쳐버린 여자가 시로를 덮치는 일이 벌어지고, 그로 인해 쇼타로는 마을에서 여자를 둘이나 죽인 범인이 내장을 끄집어내는 끔찍한 수법을 사용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마을 사람들 모두 아이를 잃은 여자가 분풀이할 요량으로 살인 사건을 일으켰다고 짐작하는 가운데, 쇼타로는 살인 사건의 실상이 보이는 것과는 전혀 다를 것이라고 생각한다. 쇼타로가 생각하기에 이 사건은 오니(鬼)가 썼다고 전해지는 책, 과거에는 한 권이었으나 지금은 여러 개로 나누어져 버린 그 책과 관련이 있다.





전설에 따르면 그 책에는 읽은 자를 동족으로 만들기 위한 다양한 방법이 기술되어 있다. 그 책에 매료된 자는 즉각 그 방법을 시도하게 된다. 즉 오니화(化) 된다. 쇼타로는 귀서(鬼書)에서 태어난 인귀(人鬼)가 마을 사람들 사이에 섞여 들어서 살인을 저지르고 있다고 추정한다. 그렇다면 대체 어떻게 인귀를 찾아내 그를 없앨 수 있을까. 


<모노노베 고서점 괴기담> 1권에는 이 밖에도 세 편의 이야기가 더 실려 있다. 에피소드 하나하나의 결말이 독자의 예상을 기분 좋게 배신하고,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쇼타로와 시로의 과거 및 관계가 하나씩 드러나는 구성이라서 흥미진진하다. 일본풍 괴기담, 공포 만화를 좋아하는 독자에게 강력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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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 알랭 드 보통 인생학교 new 시리즈 4
The School Of Life 지음, 구미화 옮김 / 와이즈베리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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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백여 년 전에 비하면 먹고사는 형편이 월등히 나아졌음에도 하루하루가 고달프고 인생이 막막한 이유는 무엇일까? 알랭 드 보통이 설립한 인생학교에선 현대인들이 일상적으로 겪는 다양한 문제의 원인으로 자기 이해, 연민, 의사소통의 결핍을 든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인생학교는 문화를 통해 감성지능을 계발하기 위한 다채로운 방안을 모색한다. 인생학교의 신간 <관계>는 현대인들이 겪는 다양한 문제 중에서도 이성 간의 사랑에 관한 문제를 심층적으로 분석한다. 


이 책에 따르면 현대인들이 사랑을 하면서 크고 작은 어려움에 부딪히고 좌절하는 까닭은 '낭만주의 애정관'과 관련이 깊다. "낭만주의자들에게 사랑은 본질적으로 '발견'을 뜻한다. 우리가 별생각 없이 러브스토리라고 부르는 것도 사실 태반은 러브스토리의 '시작'이다. 사랑에서 정말로 투지 넘치는 도전은 어떻게 오랫동안 사랑을 지속하느냐와 관계가 있다." 


18세기 중반 유럽에서 낭만주의가 출현하기 전까지 인류는 '남자 집안에서 하는 곡물 사업이 번창하고 있어서' 혹은 '여자의 아버지가 그 지역의 치안판사라서' 등의 이유로 남녀 간의 결합을 결정했다. 이들에게 결혼은 경제적 또는 법적 계약에 지나지 않았고, 섹스는 후손을 만들기 위한 행위에 불과했다. 낭만주의가 출현한 이후 인류는 내면과 외면이 굉장히 아름다운 사람을 만나야 하며, 첫눈에 서로에게 특별한 매력을 느껴야 연애로 발전할 수 있다고 여기기 시작했다. 이들에게 결혼은 연애의 완성이며, 성적, 정서적인 애정이 없는 결혼은 곧 불행한 결혼이다. 


하지만 대체로 그렇듯이 이상과 현실은 일치하기 어렵고, 이 때문에 사람들은 낭만주의 애정관이라는 이상과 실제 연애 또는 결혼 생활 사이에서 갖은 어려움을 겪는다. 방금 전까지 뜨겁게 사랑을 나누고도 치약을 끝부터 짜지 않고 중간부터 짰느니, 일을 본 다음 변기 뚜껑을 내렸느니 안 내렸느니 하는 문제로 토라지고 다투는 것은 서로의 사랑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다 큰 어른 두 사람이 한 집에서 살아감에 있어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 책에선 이상과 현실의 괴리를 해소하기 위해 낭만주의 애정관에서 벗어나 심리학적으로 성숙한 애정관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충고한다.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상당히 인위적인 노력을 수시로 해야 한다. 직감으로는 자신이 가야 할 정확한 방향을 알 수 없다." 낭만주의 애정관이 만든 이상적인 연애, 이상적인 결혼 생활에 서로를 맞추려고 하는 것은 애당초 불가능한 일이다. 좋은 남녀관계란 우선 있는 그대로의 자기 자신을 이해하고 있는 그대로의 상대를 인정하는 것으로부터 출발해야 핬다. 


낭만주의 애정관을 극복하기에는 너무 멀리 와버렸다면 - 이미 사귀고 있는 애인 또는 배우자가 있다면 - 상대의 단점이나 약점 때문에 절망에 빠질 때마다 '장점의 약점'이라는 개념을 떠올리는 것이 좋다. 미국 작가 헨리 제임스가 제시한 이 개념은 간단히 말해 한 사람의 좋은 점과 짜증 나는 점이 교묘하게 연결되었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현재의 애인 또는 배우자를 고지식하고 보수적인 사람으로 여긴다면 한때 당신은 그를 책임감 있고 믿음직한 사람으로 여겼을 가능성이 높다. 현재의 애인 또는 배우자가 잔소리가 많고 간섭이 지나치다고 여겨진다면 한때 당신은 그런 그를 배려심 넘치고 자상하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이 책은 또한 낭만주의 애정관이 강조하는 '백년해로'라는 신화로부터 벗어나라고 충고한다. "두 사람이 서로를 소유하는 것이 아님을 알면 매일같이 서로에게 존중받기 위해 극도로 조심한다. 상대방이 언제든 떠날 수 있음을 알면 불안감만 들게 하는 것이 아니라 애정 어린 고마움을 가지도록 끊임없이 자극한다." 불행하지만 덜 외로운 결혼 생활이 외롭지만 행복한 독신 생활보다 낫다는 믿음도 낭만주의 애정관이 낳은 해악이다. 사람이 다 같은 생김새가 아니듯 사랑도 다 같은 형태일 수 없다. 나에게 잘 맞는 사랑의 형태가 누구에게나 잘 맞는 사랑의 형태일 순 없음을 인정하는 것이야말로 성숙한 자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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