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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미카 스미레 5
타카나시 미츠바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7년 12월
평점 :
품절

<스미카 스미레>는 연애 한 번 못해보고 환갑을 넘긴 할머니 키사라기 스미가 우연히 신비한 능력을 지닌 고양이의 봉인을 풀게 되고 이로 인해 고등학생이 되어 또 한 번 청춘을 살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다. 2016년 키리타니 미레이 주연의 드라마로 제작된 바 있다. 작년에 이 만화를 읽고 설정이 워낙 독특해 어떤 내용으로 전개될지 궁금했다.
예순 넘은 할머니 스미는 열일곱 살 여고생 스미레가 되어 다시 한 번 고등학교 생활을 하게 되어 무척이나 행복해했다. 젊고 건강한 몸으로 체육 시간에 운동을 할 수 있는 것도,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고 방과 후 친구들과 어울려 노는 것도 (스미레가 된) 스미 할머니에게는 귀한 체험이자 다시 누리게 된 행복이었다.

최근에 출간된 5권에서 스미레는 남자 친구 마시로가 갑자기 원인 불명의 병으로 쓰러지는 바람에 수험 공부에 전념하지 못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 대학에서 영화 관련 공부를 한 다음 장래에는 영화에 관련된 일을 하고 싶다고 들떠있던 스미로서는 상상조차 하지 못한 시련이다. 스미는 자신에게 젊음을 준 레이에게 마시로를 살릴 수 있는 방법이 없는지 묻는다.
"할 순 있지만, 그러면 당신은 다시 예전의 할머니로 돌아가게 됩니다." 레이에 따르면, 스미레가 젊어질 때 받은 '생기'를 가슴의 중심에 모아서 마시로에게 전해주면 마시로는 기력을 되찾고 예전처럼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다. 하지만 그 대가로 스미레는 모처럼 찾은 젊음을 잃게 되고 과거의 자신 - 60대 할머니 - 로 돌아가야 한다.

모처럼 찾은 젊음과 사랑하는 사람의 목숨 사이에서 스미레는 길게 고민하지 않는다. 레이가 자신에게 준 생기를 모아서 마시로에게 살린 다음, 자신은 마치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마시로의 곁을 떠나 원래의 자신인 60대 할머니로서 살아가기로 결심한다(그런 스미레를 바라보는 레이의 눈길이 애처로운 것은 그새 레이가 스미레를 사랑하게 되었기 때문일까).
마시로를 살리기 위해 마시로가 입원한 병원을 찾아가는 스미레. 웬일로 예쁜 옷을 입었느냐는 질문에 스미레는 "대학에 합격하면 이 옷을 입고 마시로랑 데이트를 하려고 샀는데요, 이런 예쁜 옷은 이제 입을 기회가 없을 것 같아서..."라며 말을 줄인다. 대학생이 되는 꿈, 남자친구 마시로와 데이트를 하는 꿈... 이 모든 꿈들이 손에 잡힐 듯했다가 손 앞에서 사라지는 것을 바라보는 스미레의 기분이 어땠을까. 마음이 아프다.

마시로를 살린 스미레는 60살 할머니 스미의 몸으로 돌아가고, 결심한 대로 마시로의 곁에서 사라진다. 한편, 씻은 듯이 나은 마시로는 스미레의 소식을 궁금해하지만 스미레는 연락을 하지 않을뿐더러 학교에도 나오지 않는다. 끈질기게 전화를 거는 마시로를 보다 못한 스미레가 마시로에게 자신의 '정체'를 고백하는데 이 장면도 참 슬펐다. 스미레가 왕자를 살린 후 거품이 되어 사라지는 인어공주 같았달까.
자신의 여자친구가 실은 60살 할머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 마시로의 기분은 어땠을까. 스미든 스미레든 어떤 그녀라도 사랑하게 된 레이의 기분은 또 어땠을까. 5권 마지막에 스미 할머니는 다시 한 번 젊음을 되찾게 되고 6권에서부터는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는 듯하다. 어떤 이야기가 전개될지 매우 기대된다.